당국, 재무건전성 확보 촉구
유럽도 동결.보류 공식성명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에 대해 주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업과 가계에 대한 유동성 공급 여력과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일 "은행포함, 전체 금융회사가 유동성 공급 여력을 충분히 갖추기 위해 주주 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금융권별로 회의를 하거나 미팅을 가질 때 주주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 중단 요구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 금융권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배포하지 않을 방침이다. 주주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위기 상황인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 금융 당국 방침을 따라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요구는 비단 한국에서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공식 성명을 내 역내 은행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 경제 충격에 맞서 가계.기업에 제공할 유동성 공급 여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 오는 10월까지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동결.보류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역시 비슷한 시기에 시중 은행들도 중앙은행과 같은 '최종 대부자'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3월 이후에도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국내 금융회사가 적지 않다. BNK금융지주는 2011년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BNK금융지주는 지난달 한국투자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약 70억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오는 9월 3일까지 매입할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 20일 총468억 원 규모의 자사주 1300만주를 매입한 후 이익 소각하기로 결졍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45억원 규모의 자사주 300만주를 매입했다. DB손해보험도 지난달 19일 자사주 354만주(약 926억원)를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금융회사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당국 지침이 아니더라도 올해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면서 배당은 크게 줄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자사주 매입과 배당중단 선언은 가뜩이나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금융주를 추가 하락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문화일보 4월 1일 유회경.박세영.송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