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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텀 1방학 때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방학을 맞아 마지막 뉴질랜드 여행을 떠났습니다.
우리 가족의 4년 뉴질랜드 생활의 대미를 장식할 여행으로 가장 적합한 곳은 마운트쿡인 것 같았습니다.
3년전 온가족이 남섬 7박 8일 캠핑카 여행을 할 때 아쉽게 마운트 쿡에는 가지 못했는데, 마운트쿡을 보지않고는 남섬여행을 완성했다 할 수 없기에 언젠간 꼭 가보리라 벼르고 있었습니다.
마운트쿡과 함께 제가 너무 좋아하는 퀸스타운쪽도 가려고 계획을 하다 보니 기간과 교통편을 조합하는 것에 약간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번 여행은 타우랑가 공항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이예요.
타우랑가 공항에서 출발하는 여행의 이점은 경험해 보신 분은 잘 아실 겁니다.
특히 공항에 도착해서 자기 차를 타고 15분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꿀같은 일인지...^^
퀸스타운은 아쉽게도 직항이 없는 데다 전에 2번이나 가 보았으니 포기하고 직항이 있어 항공편이 비교적 저렴한 크라이스트처치와
웰링턴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년전 차로 여행했던 웰링턴도 아주 좋았고 그 때 다 못봤던 곳들이 아쉬웠기에 이 번엔 편하게 항공편으로 가보았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행은 비행시간이 2시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웰링턴은 약 1시간 , 웰링턴에서 타우랑가도 약 1시간 걸립니다.
그리하여 결정된 여행 루트는 크라이스트 처치 도착, 마운트쿡에서 2박3일, 그리고 다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 웰링턴으로 넘어가 2박3일의 일정이 되었습니다.
출발 항공편은 아침 첫 비행기, 도착 항공편도 저녁 비행기로 하여 5일을 꽉 채웠습니다.
<테카포 호수와 Astro Cafe>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차를 렌트하여 달리고 달려 3시간여 만에 테카포 호수에 도착했습니다.
전에 캠핑카 여행 할 때는 이른 봄이라 호수 뒷편의 산맥이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는 장관이었는데 이 번에는 계속 날씨가 따뜻하여 아직 눈이 오지 않았습니다. 여행 하기엔 좋은 날씨지만 살짝 아쉽습니다.
설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선 모습이 정말 제대로인데...
이 곳의 유명한 랜드마크인 선한 양치기의 교회는 여전히 호숫가에 그림과 같이 서서 맑은 호수와 신령한 산을 바라보고 있었고,교회 안쪽에서 제대 뒷편의 통유리 너머로 내다보이는 장관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산봉우리의 눈 말고 3년전과 다른 것 또 한가지는, 풍경 속에 넘쳐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ㅜㅜ
사진 속에 중국인이 안들어가는 앵글을 잡기가 거의 불가능 했던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맑고 온화한 날씨에 전망 좋은 호숫가 카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점심 식사를 하니 행복한 기분이 절로 듭니다.
테카포 푸른 호숫가의 플라잉 폭스를 그냥 지나칠 순 없죠. ^^
( 마지막 두 사진은 3년 전 봄에 찍었던 사진. 눈 덮인 산이 비치는 인적 없는 호수가 더욱 고즈넉한 느낌입니다.)
테카포 호숫가에서 시간을 좀 보낸 후엔 테카포 호수 옆의 해발 1000m 가 조금 넘는 Mount John 으로 올라갑니다.
천체 관측소와 론리 플래닛에서 세계에서 가장 멋진 전망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로 소개한 Astro 카페가 있는 이 곳은 저와 남편이 3년 전 남섬 여행의 백미로 꼽았던 곳입니다.
발 아래로는 푸른 테카포 호수와 마을이 보이고, 주변 평원 너머 원경으로는 맥켄지(Mackenzie) 지역의 험산준봉들이 360도로 펼
쳐진 정말 기가 막힌 장관을 선사합니다.
이 곳과 마운트쿡을 포함한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Dark Sky Reserve 지역으로 지정되었는데, 깨끗한 공기 뿐만 아니라, 밤 하늘이 각종 불빛으로 오염되지 않아 별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자랑하기 때문이랍니다.
마운트 존 천문대를 위해 테카포 거리의 가로등 종류와 조사 각도까지 엄격히 제한합니다.
<마운트 존 정상에서 본 360도 전경>
저 많은 사람들을 앵글에서 제거할 수가 없었다는...;;;
Astro Cafe 에서 커피를 주문하는데, 이 곳도 역시 중국인 관광객으로 넘쳐납니다. ;;;
카페에 중국인도 많고, 아래쪽 진입로 입구에서 들어가는 차량에게 입장료를 받던 직원도 중국인인 걸 보니,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엄청늘어나긴 한 모양입니다.
좋은 곳이니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한적했던 이 곳이 더욱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배경의 구름이 마치 그림벽 같지요?
눈이 시원해지는 마운트 존의 전망을 실컷 감상 한 후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마운트쿡 빌리지로 향합니다.
원래는 가는 길에 푸카키 호수에 잠깐 들러 그 유명한 남섬 연어를 사가려, 매장 닫는 시간인 5시 전에 도착하려 열심히 달렸는데... 이런...!
마침 Anzac Day였던 그 날은 한시간 일찍 영업을 마감한 것이었습니다. ㅜㅜ
어쩔 수 없이 다시 열심히 달려 마운트 쿡으로 향합니다.
마운트쿡으로 향하는 길은 푸카키 호수를 끼고 돌아 길쭉한 푸카키 호수를 오른쪽에 두고 한참을 달려 갑니다.
푸카키 호수는 마운트쿡의 빙하에서 흘러나온 빙하수로 이루어진 길디긴 호수입니다.
그 날의 빛에 따라 아주 신비한 에메랄드 빛을 띠는 호수인데, 그 이유는 나중에 타즈만 빙하에 대한 얘기에서 나옵니다~
푸카키 호수 저 너머에 마운트쿡이 보입니다.
<마운트쿡>
마운트쿡 빌리지는 세계 자연유산인 마운트쿡 국립공원 안에 있는 마을로 마운트쿡에서 있는 모든 엑티비티의 베이스캠프인 셈이죠. 여기에는 그 유명한 허미타지 호텔 (Hermitage Hotel)을 비롯한 각종 숙박시설에, 이 곳에 상주하는 사람들의 자녀를 위한 작은 학교까지 있다지만 국립공원인지라 사유지는 없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하는 대표적인 엑티비티라면 뭐니뭐니 해도 트램핑 및 등산,
세계 유일의 빙하호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하는 빙하탐험,
그리고 남반구에서 가장 공기가 깨끗하다는 밤하늘에서 별 관측하기 등이 있습니다.
백두산이 한민족의 영산이라면 뉴질랜드의 영산은 마운트쿡이겠죠.
남섬 Southern Alps의 험산 준봉 중 가장 높은 산, 높이 3,724 미터로 우리의 백두산보다 거의 1,000m나 높고 언제나 만년설에 덮여 있는 산.
뉴질랜드 지폐에도 나오는 탐험가 에드먼드 힐러리경이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기 전에 연습했다는 산입니다.
'아오라키'는 마운트쿡의 마오리 이름으로 구름을 뚫는 산이란 뜻이랍니다.
실제로 마운트쿡 꼭대기는 일년 중 1/3은 구름으로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데, 저희가 갔을 땐 3일 내리 구름도 거의 없는 맑은 날씨로 봉우리를 뚜렷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운트쿡에는 여러가지 레벨의 데이 워크 코스가 정비되어 있는데, 그 중 우리는 왕복 3~4시간이 걸리는 Hooker Valley Track을 택했습니다.
후커밸리 트랙은 마운트쿡 트래킹 코스 중에도 가장 유명한 코스로, 빙하호수인 Hooker Lake 까지 왕복하는 코스인데, 경사가 거의 평지 수준으로 완만해서 크게 힘들지 않은 반나절 워킹코스입니다.
게다가 지난 번의 통가리로 크로싱 이후 이 정도는 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 날 오후 12시반에 있을 빙하 탐험 때문에, 평소라면 아직 쿨쿨 자고 있을 7시 반에 우리는 후커밸리트랙이 시작 되는 캠핑 그라운드로 갔습니다.
아침일찍 출발하니 후커 레이크에 거의 도착할 때 까지도 좌우로 병풍처럼 서 있는 높은 산에 해가 가려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중국인 관광객이 없는 트랙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
이른 아침의 산은 단순히 좋은 공기와는 조금은 다른 냄새가 나고 있었습니다.
숲이 아니라 산 냄새... 만년설 냄새 같기도 하고 대자연의 냄새랄까요? 암튼 뭔가 다른 공기가 느껴지며 웅장한 자연에 대해 절로 겸허한 마음이 듭니다.
올라가는 길 초입에는 저 산들을 오르다 죽어간 등반가들을 위한 위령탑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1914년 산사태로 숨진 등반가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탑인 모양인데, 이후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이름판이 하나씩 추가되어 사면에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트랙은 산책로나 다름 없지만 본격적으로 등반 하는 사람들에게 마운트쿡은 역시 만만한 산이 아닌 모양입니다.
올라가는 길에는 뮐러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뮐러 레이크(Mueller Lake)가 있고, 이후 3개의 구름다리를 지나 계속 걸어가면 마침내 목적지인 Hooker Lake 가 나타납니다.
우리가 오후에 갈 Tasman Lake에 비해 아주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이 호수 위에도 유빙들이 떠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 중간쯤 부터 저 멀리 마운트쿡이 위용을 드러냅니다. 구름 몇점 없는 날씨에 뾰족한 봉우리가 뚜렷이 보입니다.
저 봉우리의 동쪽 면이 10년 전 산사태로 무너지는 바람에 원래의 높이보다 10미터 낮아졌다고 합니다.
이 번에 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낀 것이지만 뉴질랜드는 정말 젊은 땅인 것 같습니다.
물론 대륙이 아니고 두 대륙판의 경계선상에 놓인 불안정한 위치 때문이긴 하겠지만, 최근까지도 뉴질랜드 곳곳에서 끊임없이 자연적인 지형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열심히 감탄하고 사진 찍으며 올라가다 보니 후커레이크까지 2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빙하 탐험에 늦지 않게 서둘러 쉬지 않고 뛰듯이 내려갔더니 내려가는 길은 1시간밖에 안걸렸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슬슬 몰려 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계속 그늘 속에 올라오던 길이 이젠 땡볕길이 되어 있는 걸 보며 다시금 일찍 오길 잘했다고 만족스러워합니다.
뮐러 호수 앞으로 첫번 째 구름다리가 나타납니다.
뮐러 호수는 규모는 가장 작지만 역시 빙하호입니다. 호수 옆으로 빙하가 깍고 지나간 흔적이 보이죠?
마운트쿡 봉우리 위에 천사링 같이 동그란 구름이 떠 있네요.
마지막 구름다리에 다다를 즈음 산 뒤에서 해가 고개를 내미네요.
드디어 뮐러 호수에 도착!
내려가는 길. 저 멀리 푸카키 호수가 보입니다.
빙하투어를 가기 전 숙소에서 마운트쿡을 조망하며 컵라면으로 점심식사.
<타스만 빙하 투어>
타스만 빙하 체험은 마운트쿡 빌리지의 Hermitage Hotel 에서 출발하는데, 이 곳에서 예약할 수도 있지만 미리 인터넷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도 좀 늦게 예약하는 바람에 애매한 시간밖에 남아 있지 않더라고요.
여기서 밤에 하는 별관측 투어도 예약할 수 있는데, 이 것도 미리 예약 하셔야지 저희는 당일 예약하려 했더니 자리가 없더라고요.
이 것도 중국인 단체 관광의 힘인듯...ㅜㅜ
빙하투어 진행시간은 2시간30분 정도로 호텔에서 1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서 주차장에서 30분 정도 걸어서 호수에 다다릅니다.
호수에 도착한 사람들은 모두 구명 조끼를 착용하고 3대의 모터보트에 나눠 타는데, 여기서도 2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차지.
나머지 한대에는 우리 같은 개별 관광객들이 올라탑니다.
우리는 보트를 타고 유빙들이 떠다니는 타스만호를 둘러보며 빙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빙하에 가까이 접근해 만져보기도 하고 떠다니는 빙하 조각을 건져 맛보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시 빙하호에 대한 흥미로운 지질학적인 사실을 설명 하도록 할께요.
이 내용은 빙하 투어 안내 팸플랫에 나와 있는 내용인데 저도 이 번에 처음 알게 된 주옥같은 내용이 가득하니 가시면 팸플랫을 꼭 챙기삼~
지질에 흥미 없는 분들은 패스~
-타스만 빙하와 빙하호수 푸카키호-
타스만 빙하호수는 길이가 약 5km,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240m 나 된다고 하는데, 가장 놀라운 것은 이 호수가 겨우 40년 전에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빙하 Terminal (빙하가 끝나는 부분) 반대편 5km 앞쪽인 호수 끝부분이 40년 전에는 빙하 터미널 부분이었답니다.
타스만 빙하와 호수는 두개의 산맥 사이 계곡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계곡은 30여 km 떨어진 푸카키 호수까지 이어집니다.
타스만 호수와 푸카키 호수 사이는 지금은 광활한 평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18,000년 전에는 이 곳이 모두 빙하였고 지금의 푸카키 호수 너머까지 빙하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빙하가 흘러 내려가며 계곡을 V자로 깎아 내려갔는데, 13,000년 전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서 빙하가 깎아서 싣고 온 돌과 바위 조각들이 그 자리에 남아 현재의 평원을 이루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이 평원은 물을 머금지 못하여 식물이 자라기 척박한 땅이고, 예전에 계곡의 바닥이었던 땅 밑 400여미터에는 지금도 강이 흘러 타스만 빙하의 녹은 물이 푸카키 호수까지 다다른다고 합니다.
즉, 푸카키 호수 물은 타스만 빙하가 녹은 물인거죠. 푸카키 호수의 신비한 에메랄드빛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빙하호인 타스만 호수의 물은 정작 시멘트물같이 탁한 회색을 띕니다.
이는 타스만 빙하에 섞여 내려온 아주 고운 바위가루들 때문인데요,
이 물이 푸카키 호수에 이르면 물이 흐름을 멈추고 잔잔해 지면서 굵은 입자들이 서서히 바닥에 가라 앉고 아주 고운 입자들만 물에 둥둥 떠다니게 됩니다.
햇빛이 이 호수에 비치면 다른 모든 빛의 스펙트럼은 흡수되지만 파랑은 이 입자들에 반사되어 호수가 아름다운 에메랄드 블루를 띄게 되는 겁니다.
타스만호 주변의 산 밑부분에는 옛날에 빙하가 흘러가며 깎아낸 흔적이 호수면에서 200m 높이까지 드러나 있습니다.
약 2만년전 빙하시대에 빙하가 있던 높이를 보여주는 거죠.
빙하는 새하얄 것이라는 우리 생각과는 달리 가까이 가서 본 빙하는 마치 바위나 흙처럼 검고 지저분해 보입니다.
이것은 빙하가 흘러 내려오며 산을 깎아 흙과 바위와 돌조각들이 빙하에 덮여 있고 속에 섞여 있기도 하기 때문이예요.
처음 빙하가 시작하는 꼭대기에서부터 만년설을 유지할 수 있는 고도까지는 빙하 위에 쌓여 언 눈 때문에 실제로 하얗고 깨끗하지만,
우리가 타스만 호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7km 구간은 얼음이 녹아 아래쪽의 빙하가 드러나 검고 지저분해 보인답니다.
꼭대기에 쌓인 눈이 얼어 타스만 호수까지 내려오는데는 300~6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즉, 호수에 떠 있는 유빙들은 최소한 300년 전에 만들어진 얼음이라는 얘기죠.
우리가 탄 보트는 빙하 Terminal에서 200m 정도 거리까지만 접근하는데, 그 이유는 우리는 볼 수 없지만 Terminal 에서부터 그 정도 거리까지 호수면 바로 아래 "얼음선반"이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빙하 Terminal 에서부터 다양한 형태로 거대한 얼음조각들이 떨어져 나가지만 수면 아래쪽에서보다 수면 위쪽의 얼음이 더 자주 무너져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수면 아래의 빙하가 수면 위의 빙하 끝 부분보다 훨씬 멀리까지 이어져 나와 있다고 합니다.
빙하는 아시다시피 전체 부피의 90%는 물 속에 잠겨 있죠. 그런데 무게중심이 잘 맞아 있는 것 같지만 일부가 녹기도 하고, 갈라지거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기도하여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빙하가 솟아 오르기도 하는데, 이럴 때 빙하가 뒤집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빙하의 얼음은 밀도가 보통 얼음의 몇배로 높아 녹는 속도도 더 느리다고 합니다.
빙하호 하면 아주 청정한 호수일 거라는 생각과 달리 물은 아주 탁한 회색을 띱니다.
수온은 빙하가 녹은 물인지라 3도 이하라고... 실수로 빠졌다간 심장마비 올 온도입니다.
유빙에 가까이 접근해 얼음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만져 보기도 합니다. 안에 함께 실려 온 돌맹이나 흙등이 많이 보입니다.
크기가 제법 큰 돌도 많습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여러 유빙들의 모습입니다. 집채만한 크기의 유빙들도 많습니다.
하얀 눈 위에 돌가루와 흙이 남긴 자국이 대리석 같은 무늬를 남겼어요.
요런 유빙은 수면 위로 드러난 상부가 많이 녹고 빙산의 무게 균형이 맞지 않아 뒤집어 지려 하고 있는 빙산이래요.
요렇게 조그만 얼음 조각들도 떠다닙니다. 최소 300년 전 형성된 얼음 맛도 한 번 보고...
물고기 모양의 잘 생긴 얼음조각도 들고 타스만 빙하 Terminal Face 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찰칵!
타스만 빙하의 터미널 페이스 입니다. 검은 언덕 같은 것이 깎여나간 자리가 이 것이 사실은 빙하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앞에 떠 있는 얼음조각들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고래 같아요.
예전 전성기 때의 타스만 빙하가 깎고 지나간 자리가 보이죠?
타스만 호수의 가장 깊은 지점은 저 높이 X 2 라고 합니다.
빙하 투어 끝나고 다시 주차장으로 30분 정도 걸어갑니다. 여기가 18,000 년 전에는 모두 빙하로 덮여 있던 곳이랍니다.
저녁 해가 지면서 마운트쿡 꼭대기가 발그레하게 물듭니다.
시원한 통유리창 너머 마운트쿡의 조망이 기가 막힌 Hermitage Hotel 의 레스토랑에서 웰링턴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밤의 저녁식사를 합니다.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하루 동안 트래킹부터 빙하 체험까지 바삐 움직였더니 꽤 피곤하지만 이 번 마운트쿡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별 관측이 남아 있습니다.
아쉽게도 전문가의 설명과 첨단 장비를 이용한 별관측 투어는 자리가 없어 못했지만, 지역 전체가 Dark Sky Reserve로 뉴질랜드에서 별을 관측하기 가장 이상적인 밤하늘이라는 멕켄지 지역, 그 중에서도 마운트쿡의 맑은 밤 하늘은 그냥 맨 눈으로 보는 것 만으로도 황홀합니다.
공기 오염이라곤 없는 뉴질랜드에서는 우리집 마당에서도 은하수를 볼 수 있지만, 주변에 빛이 거의 없는 캠핑 그라운드에서 본 밤 하늘은 정말 빈틈 없이 별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어찌나 별이 많은지, 우리집 마당에서 하늘을 올려다 볼 때면 금방 찾던 오리온 별자리를 그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 도저히 찾을 수
가 없더라고요.
같이 가신 수민 지민 아버지가 전문장비(?)로 멋진 밤하늘 사진 많이 찍으셨는데, 장비가 비루한 저는 건질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ㅜㅜ
좀 찍어 보려다 그냥 포기하고 그 많은 별들을 한참동안 눈에 가득 담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 마운트쿡 빌리지에 아침이 밝아 오네요.
마운트쿡에서의 짧은 여정을 끝내고, 어메랄드빛 푸카키 호수와 마운트쿡을 뒤로하고, 이제 또 열심히 달려서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비행기를 타고 웰링턴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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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멋져요!! 사진도 재미있는 글도~~~ 저도 글을 참고로 꼭 여행해봐야겠네요!!!
다른데는 안가도 테카포 호수와 마운트쿡, 퀸즈타운은 꼭 가셔야 합니당. 아니, 남섬은 꼭 가셔야 합니다. 아니지... 뉴질랜드 북섬도 여행하셔야지. 다 가보셔야 합니당. ^^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남섬.... 사진만으로도 여행 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꼭 도전 해 봐야겠어요~~~
정말, 뉴질랜드 자연은 경이로와요. 특히 남섬 서던 알프스의 웅장함이란...! 뉴질랜드 와서 여행을 안다닌다면 뉴질랜드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
멋진 여행기로 안구 정화 톡톡히 합니다. 저도 언젠간 꼭 가봐야겠어요~^^
꼭 가 보셔요. 저는 뉴질랜드 와서 좋은 구경 많이 한게 제일 보람있고 감사한 일이예요.
역시 이 여행기를 기다리고 기다린 보람. 정말 잘 읽고 보고.. 저도 언젠가는 꼭 다시 한번 가보겠다고 벼루고 벼른지 어언 몇년인자.. 더 멋진 경치의 뉴질랜드 대자연을 제대로 - 사전여행겸/ 잘 봤습니다. 다음편도 만땅 기대기대.. ^^
양사장님은 천천히 차곡차곡, 그러나 꼭! 다시 한 번 가보시길 기원합니다~
@ziyunny 네.. 당연히 그래야지요.. 저도 허미티지 호텔에서 진짜 잊지못할 추억이
있거든요.. ㅎㅎ 앞으로 조금만 마음적 여유가 생기면 다음 여행은 바로 여기예요.
@Robin&Hugh 점점 바빠지셔서 마음의 여유 찾기가 어려워 지실텐데... 하지만 마음의 여유도 맘 먹기 나름이겠죠. ^^
혹시 여기가 카메라 놓고 가셔서 혼자 다시 되돌아 오셨다던 거기인가요?
@ziyunny 허걱.. 어찌 그런 기억력이.. ㅋㅋ
이 호텔에서 잠이 깬 순간, 퀸스타운 레스토랑에 놓고온 카메라!
하루종일 운전해 퀸스타운 다시 갔다 온 그 추억입니다. ㅎㅎ
멋진 사진들과 글 너무 잘 읽었는데...부러워죽겠습니다 ㅎㅎ - 남섬을 아직 가보지못한 1인
앤드류씨가 남섬을 아직 안가보셨구나... 사실 우린 한국 가기 전에 다 가봐야지~ 하는 맘으로 바삐 다니는 거죠. 여기 사시는 분들은 맘에 여유가 더 있는듯.^^
저도 1텀 방학때 퀸스타운과 마운트쿡 허미티지호텔+빙하투어를 예약했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어리고 멀어서 마운트쿡은 그냥 포기하고ㅠㅠ 퀸스타운에서 1주일동안 액티비티만 잔뜩 했네요...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마운트쿡 다시 도전해봐야 겠어요. 사진구경 잘 했습니다^^
마운트쿡이 어디서든 좀 멀긴 하죠. 나중에 애들 좀 더 크면 트래킹까지 꼭 도전하세요.
이렇게 다시보니 새롭네요. 함께한 시간들이 참좋았어요^^ 귀국전까지 마음껏 즐기고 누립시다!
그럽시당! 수민 아버지 멋진 밤하늘 사진도 좀 올려 주셔요.
글 읽을때마다 참 좋았는데..
귀국하시고나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 같아요ㅠ
저도 뉴질랜드 여행기 쓰는게 참 좋았어요. 마구마구 찬양하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곳들이 가득이잖아요. 이런 좋은구경 많이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많이 그리울것 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