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야기가 숨은 .. [곰틀봉~이만봉~희양산/ 문경,괴산]
2016. 11. 27 [일]
평택 종주산악회 53명
안말 - 사다리골 - 사다리재 - [곰틀봉] - [이만봉] - 시루봉 갈림길 - 성터 - [희양산] - 성터 -
은티마을 주차장 [6시간 10분]
1. 가을 안에 비어있는 흐린 색감이 붉은 톤에 흡입되었다. 거칠었던 산기둥이 어느 가을 속 태연에 안겨
적막을 추구하는 듯 현란했던 기억이 태엽처럼 감겨진다. 쓸쓸히 꺼지는 파란빛이 돌돌히 지상에서
지하로 내리쏟는다.
2. 무지 속 같은 적막감에 가슴이 스산하다. 왔다 가버리는 숲의 유산은 아무도 모르게 남겨졌다. 아니
변하여졌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가을은 게으름이 없는 지남의 계절이며, 눈 돌리면 금세 변해버리는
한갓 시간인 것이다.
3. 붉게 희석된 바위벼랑이 깊은 시름을 안은 채 가을을 여위어간다. 길게 이어지는 시간 속 파도는
파동에 젖은 빛에 묻혀 외롭게 시들어간다. 그 안에 있는 나는 가을 새 한 마리 되어 짐짓 어둠을
헤매는 듯하다.
4. 막다른 가을빛에 쩔은 산세는 가을의 후예답게 훤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그리 급한지 모양새가
시들은 건지 거칠은 건지... 그러나 눈부시게 비쳐오는 산위의 구름바다와 혼자 산속에서 날을 지세는
아릿한 첫눈(雪)들 ... 물빛처럼 말이다.
「마지막 가을운무의 향이 이 산중을 덥고 있네요. 두 손이 시려오는 겨울의 촉감이 촉촉이 적셔옵니다.」
「하늘에 달려있는 끝 11월의 색감이겠지요. 자유로운 계절도 한 시기가 떠남은 아쉬움이 크겠지요.」
5. 외인 산 홀로 꽃두릅처럼 우뚝 우량하다. 희양 상봉. 벼랑에 걸린 솔나무가 바위에 먹혀 빛을
파먹고 있다. 바람벽은 산들산들 느긋이 산중을 휘감으며 따사로운 빛을 따라간다.
6. 황톳빛 색깔로 치장된 가을 숲이 조금씩 산중을 떨어뜨린다. 7부와 8부는 이미 점령된 뒤라 산마루를
내어주고 있다. 흰 구름에 닿을라 낮아지는 산상에 객잖은 소리가 들린다. 시간을 잊을 때가 되었나
휘어진 산등에 추연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7. 커다란 기암에 허리춤을 뺏긴 희양이 하늘을 보고 있다. 고요하게 저어대는 산안개도 멀어진 가을 꿈이
감도는 듯 산골에 멈춰있다. 스산한 그늘이 변해진 계절을 아는 듯 산새를 부른다. 더러 바람소리가
빨간빛으로 변해 여릿하기까지 하다.
8. 허공위에 빈 가지처럼 늘어진 조령, 주흘, 백화, 대야, 조항, 월악이 가을이야기를 멈춘 듯 하늘거리고
있다. 물러서고 물러서며 반복적인 시간을 내뱉으며 고행에 몸을 달궜다. 안개公도 하늘 숲에 묻혀
깊은 곳을 찾고 있다. 서서히 가라앉는 가을은 격량에 처해있다. 차분히 날아다니는 흰 구름만 山鳥 같다.
산중은 아직도 긴긴 밤인가 보다. 가을 같은 바람이 분다.
「가을의 흰 창속에 묻힌 유장한 산맥은 이제 머무른 곳을 바라볼 수가 없는 거겠지요.」
「다가오는 겨울세상을 그리는 마음이 더 큰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모였다 흩어지는 안개처럼 한 시기를 기다리는 슬픔이 더 크지 않겠습니까.」
9. 오래된 길처럼 떠오르는 白頭가 선선한 재색을 머금고 허허로운 공간 속 하늘을 유유히 넘고 있다.
풍성했던 숲은 붉은 양탄자처럼 아득히 마지막 가을을 타고 있다. 여린 공기는 가을하늘 줄기에 사이사이
스며들며 장막처럼 점점이 쳐댄다. 비로소 찬 가을날 속 빛과 바람과 구름은 산언덕에 돌아오지 않는
시기의 변별함이 되고 말았다.
10. 돌아오지 않는 길에 채워지는 추상으로 맺은 여백을 고독하게 메워댄다. 차가운 서릿 산맥처럼 안개에
덮여 이치에 묻혀가는 중이다. 푸른 그늘과 함께했던 장성, 대야, 악휘, 마분은 시원스레 창창한 가을빛을
지어대고 다시 돌아올 길에 붉은 무지개를 심고 있다.
▣▣▣
더 큰 기다림을 안고 푸르른 세상은 흰 길속으로 묻혀져 갔다. 오는 세상은 새하얀 맑음을 편히 주는 곳.
그 시간, 겨울!!
그 시간을 함께하신 고문님, 회장님 이하 회원님, 산우님들께 수고의 말씀을 드립니다.
회장님 내외분께서 정성껏 준비하신 후(後) 식(食)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고생하신 회장님 사모님,
여성회원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 모든, 수고 하셨습니다.”
2016.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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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장님의 정성이 담긴 산행기 빛납니다
위험길이 기다리고 있는줄도 모르고 아이젠도없이 산행하시는 산우님들 보고 안타까웠어요
역시 준비는 계절에 맞게 잘해야 되겠어요
저는 아이젠 덕분에 희양산로프 구간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대장님 리딩하시면서 사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멋진시간 되세요
대장님 산행안내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산행후기와 영상잘보고 갑니다
눈길에 한사람도 사고없이 산행 할수 있었던건 대장님 덕분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눈이 와서 길도 안좋은 희양산 산행길에 멋있는 풍광 찍는다고 수고하셨어요.
잘 보고 갑니다
곰틀봉에 고사목은 아직도 잘 있군요.
산길에 눈도 제법 쌓이고 멋집니다.
좋은 풍경사진 잘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