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박재현사장 퇴임 3개월 남기고 직무정지
학계출신 박재현,최계운 사장 불명예 제대예고
수공 인사문제 난항으로 취임사 약속 실행 못해
환경부는 임기를 2개월 남겨 놓은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 대해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박 사장은 11월 말 환경부에 사의를 표명했지만, 환경부는 박 사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사표를 받은 1개월 여만에 직무정지를 내렸다. 역대 수자원공사 사장중에 직무정지를 내린 것은 이번 박재현사장(66년생)이 처음이다.
직무정지는 공무원법상 파면이나 해임, 강등, 정직에 준하는 중대한 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취해지는 조치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2년 5월과 7월 수자원공사 본사를 압수수색했었다. 20대 국회시절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수자원공사 수익사업 허가 법안을 처리해주고, 대가성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이와 관련되어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은 황 의원과 수자원공사 직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그동안 역대 사장중에는 고석구 전 사장이 사장 임기중 구속수사를 받은바 있으며 최계운 전 사장은 사장 재임시 스스로 임기를 반년 이상 남겨두고 사직한 바 있다.
따라서 학계출신으로 수자원공사 사장에 재임한 인물 2명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쓸쓸히 퇴임하게 되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사장 임명에서 최계운사장은 자생적 영향력과 정치적 힘이 작용된 반면 박재현사장은 정치적 영향력과 더불어 낙동강 네트워크,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NGO의 힘을 받아 임명되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박재현사장은 취임이후 첫 임원 인사에서 시대적 상황을 무시한 인물들을 임원급으로 배치했고 조직개편에서는 통합 물 관리와 상반된 개편으로 수공 내·외부로부터 거센 비판이 일었다.
취임사에서 박사장은 유역본부의 현장소통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본사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고,무임승차(Free-rider)는 과감히 배제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 직원에게 약속한바 있다.
그러나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부사장 겸 기획부문이사에 윤보훈, 경영부문이사에 박운섭, 수자원부문이사에 이한구, 수도부문이사에 오봉록, 그린인프라부문이사에 이준근 이사를 선임했었다.
이학수사장시절까지는 업무능력에서 밀려 K-water융합연구원 물순환연구소장, 재난안전실장등 변방으로 떠돌던 이한구(수공공채 12기,서울대)씨를 수자원부문이사로 임명하였으나 결국 1년만에 이사직에서 하차시켰다.
반면,이우석(서울대토목)현 글로벌사업본부장은 1,2급 인사에 적극 관여하면서
박재현사장 취임이후 부장(2급을),미래전략실장,본부장까지 고속 승진한 인물로 취임사와의 약속과는 배치된 인사행정을 펼쳤다.
이러한 인사문제는 사표를 제출한 직전까지도 계속되어 내외부에서 시대적 상황을 무시하거나 역량이 미달되는 인물들을 승진 배치했으며 조직개편에서도 통합 물 관리와 상반된 개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박재현사장이 추진한 2022년 10월 설립한 K-WATER 기술(주) 의 수자원공사 직영화는 향후 상하수도를 포함한 수자원 전분야의 운영관리 전문 산업의 발전에서 국가적 저해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K-WATER 기술(주)(전 수자원기술)은 1986년 설립했다가 DJ정부시절인 2001년 국내 최초로 민영화로 운영되던 수자원점검정비 전문회사 수자원기술(주)을 46년의 역사를 접었기에 그 후유증은 깊을 수 밖에 없다.
수자원기술은 댐시설, 발전시설, 수도시설의 유지·보수 및 수자원시설과 관련되는 토목공사와 다목적댐발전 시설점검정비, 광역상수도 시설점검정비, 지하수관측망 시설점검정비, 정수장불소화사업, 긴급복구공사등과 2021년부터 실행하고 있는 관망세척 및 점검정비사업을 수행하는 물산업 분야의 최대 점검정비 전문회사이다.(환경경영신문,2022년 6월24일자)
그러나 역사에 비해 수자원기술을 해체하고 수자원공사 직영화로 회귀한다는것은 결과적으로 모기업인 수자원공사가 자회사격인 수자원기술을 제대로 육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건설부(현 국토교통부)는 과거 빈약한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를 육성 발전시켜 도화,건화,유신,이산,한국종합,동명등 연 매출액 3천억원 내외의 엔지니어링사10여개를 키워냈다.
이학수 전 사장은 정부와 정치권의 강한 압력과 노조의 압력에서도 수자원기술의 직영화를 끝까지 반대했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박재현 사장은 귀국후 인제대교수로 활동할 초창기는 매우 순수하고 과확적인 논리로 수자원 문제를 잘 지적하여 좋은 평가를 받아 온 인물이다. 학계 출신은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국가 정책이나 사업방향에 대해 예리한 진단과 문제를 지적하여 국가의 균형발전에 일조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관장등 정부조직의 수장으로 경영전반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종합적인 식견 및 포용적 자세로 나무보다 숲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데 이런점이 매우 약하다. 그것은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에서 개인보다 조직과 동료들과의 선의적 경쟁을 통한 협치와 단합등의 훈련을 통한 조직운영의 실무적 영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자원기술의 수공 직영화도 수자원기술에 대한 경영방식과 노동조합의 경영권 참여에 대한 득과 실,입찰제도의 문제, 발주처의 관리 측면과 감독과 규제의 문제등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 물산업이 토목사업에서 운영관리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중심을 잡아야 했었다.”라고 지적했다.
박재현사장은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고 화가 전혁림등 예술과 문화의 고장으로 유명한 경남 통영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박사 학위 후 미국 MIT에 '포스트 닥 과정'의 연구원으로 연구를 하다 1999년에 귀국한 다음해 3월 인제대학교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도시방재기술과 관련 국내 최초로 홍수방어용 대심도터널 실험연구를 서울시가 의뢰하여 연구했다.(대심도터널 사업은 홍수등 침수예방을 위해 서울시가 박원순시장 시절 계획했으나 박재현사장의 선배인 박창근 교수와 NGO에서 터널사업을 극력 반대하여 서울시는 수리모형실험을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실시해야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대한하천학회 부회장, 한국수자원학회 지하수분과위원장, 대한토목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후임사장에 강력하게 바람이 불던 정연만 전 환경부차관(소통력, 업무장악력,조직 친화력,대외협력등에 매우 뛰어난 인물,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경남 진주산,서울대)은 사장 지원을 하지 않기로 잠정적인 결단을 내려 후임 인사는 향후 새로운 인물이 조망될 경향이 강하다.
역대 사장중 수공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성공한 인물로 평가되는 국토부(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김건호사장이 5년간 재임하였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