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우리 교회에서 독거 어르신 안부전화 사랑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봉사 활동이다. 아래는 그 중에 한 분의 간증이다. 지난주에 있었던 전교인수련회에서 자매님이 간증한 내용을 페북에도 나눈다. 교회의 기쁨이고 목회의 보람이다.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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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내선교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독거어르신 안부전화 사랑봉사단` 봉사자 박ㅇㅇ 자매입니다. 안부전화 사랑봉사단은 고령화시대에 홀로 생활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말동무가 되어드리고 고독사도 예방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는 취지로 2021년 3월에 국내선교위원회에서 시작한 지역봉사활동입니다. 현재 봉사자 열네분이 단톡방에서 어르신들과의 소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저를 제외한 모든 분들은 초창기 멤버로서 이제 4년차에 접어들고 계십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안부전화팀에 합류하게 된 배경과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나눔과 이 일에 하나님께서 얼마나 세심하게 살펴주시고 인도해 주시는지에 대한 은혜와 감사함을 나누고자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2021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광고를 통해 안부전화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저에게 딱맞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바로 신청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신청댓글을 몇 번 쓰다 지우다를 반복하며 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마음에 찔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께도 자주 전화를 못드리는데… 봉사에 참여하기 전에 내 부모님을 먼저 챙겨드리는 일부터 하자… 로 마음을 바꾸어 먹게 됩니다.
시부모님은 저를 너무도 사랑해 주셨지만, 저는 자식된 도리를 하는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진정한 마음으로 살펴드리지 못한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렇게 2주 남짓 지났을 때 시아버님이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십니다. 노환중에 계셨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나실줄 몰랐습니다. 같은 해 수능을 두어달 앞둔 딸아이가 갑자기 쓰러져서 두달을 누워지내게 됩니다.
2021년도는 제 인생속에서 마음이 가장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보여지는 상황은 달랐지만 욥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되는 시간을 지나게 됩니다. 그 시간들을 지나오며 `은혜`의 찬양 가사가 마음에 하나 하나 박히고 심어지게 됩니다.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이고 감사였는데,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고 밥먹고 씻고 당연히 학교가고 당연히 출근하고 당연히 잠자고.....이렇게 평범한 일상이 정말 당연한게 아니라 은혜인 것을 절실히 깨닫고 감사하며, 제안에 머물러 있던 모든 벽은 허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은혜가 하나님과 나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듯이그리스도의 보혈이 다시금 저를 흠뻑 적셔주며 막혔던 관계들과 화평하게 되어지는 은혜를 부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제안에 사랑이 없음을 알게 하셨고 사랑을 부어 주셨고 기도하게 하시고 자복하게 하시고 말씀안에 머물게 하시고 회복시켜 주시고 견딜수 있는 힘을 주시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주시고 상담자가 되어주시고 치료자가 되어주시고 찬양하게 하시고 깨닫게 하시며 `폭풍`같은 은혜를 부어 주셨습니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지나 ‘안부전화 봉사자’ 모집광고가 또 나왔습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성경통독하기에 참여하고 계시는데요.
21년도 제가 그 아픈시간속에서도 다섯명의 1기 통독팀과 함께 매일 통독을 하며 말씀으로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안부전화 모집광고가 있기 전날인지 그날 아침인지 통독진도가 마태복음 5장까지였는데, 그날 저의 마음속에 계속 남아있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마태복음5장 46절에서 47절 48절 말씀입니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이 가운데서도 47절 말씀이 가장 마음에 남아 있던 중에 `안부전화 모집광고`가 밴드에 올라왔던 것입니다. 보자마자 김ㅇㅇ목자님 폰에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저의 마음을 갈아엎어주신 하나님께서 사람을 볼 때 어떤 편견이나 경계심보다 그를 그냥 한 영혼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셨기에 기쁨으로 안부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초부터 저와 친구가 되신분은 50대 초반의 여자분이신데요.
조현병 알콜중독 극심한우울증 공황 대인기피 공포 행동장애등 복합적인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분이십니다. 큰 병원에 갇혀 지낸적도 많으십니다. 거기에다 육체적으로도 큰수술을 몇 번이나 하셔서 허리도 다리도 불편하십니다. 조ㅇㅇ 자매님께서 어려운분을 매칭해드리게 되어 미안하시다며 그냥 편하게 하시라고 합니다, 통화가 안될때도 많고 잠수탈때도 많으시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요. 저의 마음에는 요동이 1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매님께 저는 준비된자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일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일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해동안 많은일이 있었지만 에피소드 몇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인공포증이 있는 이 자매님은 사람만나는걸 두려워하십니다. 그런 자매님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생일선물전달을 비대면으로 하고자 찾아갔습니다.
7월 목요일 오후. 아파트 주변에 주차를 하고 둘러보니 챙이 큰 모자를 눌러쓴 여자분이 걸어오십니다. 저와 그분이 같은 엘리베이터 앞에 섭니다. 그분이 12층을 누르십니다.
혹시 이분이 ㅇㅇ자매님? 엘베에서 내려 같은집앞에 멈춥니다. 전화상으로 우리는 만날 수 없고 전화만 하자고 했는데, 그날 집에까지 들어가서 차대접을 받고 `공동체성경읽기`앱을 깔아주고 기도해주고 옵니다. `하나님 어쩜 이리 타이밍을 절묘하게 잘 맞춰 주셨습니까?`
추석을 앞둔 가을에 통화를 합니다. 명절동안 집콕만할것이라는 자매님이 마음에 많이 걸립니다.명절음식이라도 해서 꼭 찾아뵈야지 했건만 시간은 왜이리 빨리가고 할 일은 왜이리 많은지..명절이 끝나는 주일날 예배를 마치고 소박한 선물을 들고 찾아갑니다. 집안이 엉망이라며 엘베앞에서 잠깐 인사를 하고 헤어집니다.
이틀후 문자가 옵니다. 자매님집에 방문해서 기도좀 해달라고요.
내용인즉슨 명절기간동안 죽기로 작정하고 모든 약을 끊고 준비를 했답니다. 그런데 엊그제 찾아온 저를 보는 순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오늘 약을 타러 병원에 다녀왔답니다. `하나님 하나님은 정말 ㅇㅇ자매님을 집중케어하고 계시는군요`
1년동안 이런 절묘한 타이밍은 정말 많았습니다.
이후 온라인예배를 공유해드리고 기도문을 보내드리고 찬양을 공유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자매님,다음주는 저희 교회에서 서천으로 수련회를 가서 예배송출이 안될수도 있어요.` `거기가 밥이 맛있다면서요. 어떤분은 회비만 내고 신청안한사람도 있고.`
`자매님이 그걸 어떻게 아세요?`
`저도 예배드리잖아요`.
`맞다맞다 저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시네.
우리교회 온라인성도시죠.`
자매님은 늘 귓가에 맴도는 저의 방정맞은 웃음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그동안 통화녹음을 들어보니 제가 그 자매님과 통화할 때 엄청나게 많이 웃어댔더라구요.
하나님,독특한 저의 웃음이 그 자매님께 효과가 있다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요.
하나님덕분에 부요하게 살아가는 나,
좋은친구를 만나 더욱 부요한 나,
지난해는 안부전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하고 풍성했는지 모릅니다.
자매님이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1년동안 너무 큰사랑을 받아서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저도 자매님이 제 전화를 매번 받아주셔서 감사했고, 저또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자매님 저에게는 선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에게 선한 것이 보였다면 그것은 내안에서 일하시는 주님으로부터 비롯된것입니다.
모든 감사함은 하나님께.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