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3월 26일(화) 10시 ~12시
▶장소 : 갈산도서관 2층
▶참석 : 고은희, 이수미, 조지은, 조정아, 최명심, 이정미(6명)
▶읽은 책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중 두 번째인 타인의 증거
*공지사항*
.다음주 읽을 책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중 세 번째인 50년간의 고독
.4월 둘째 주: 씨의 최후>/스칼릿 토머스/이운경 옮김
.4월 서기는 조정아 님입니다.
▶다음주 4월 4일(목) 저녁 7시에 우리들의 저녁모임이 잡혔어요^^
장소는 미정인데...추천 받습니당
<나눈 이야기> 제2부 「타인의 증거」(1988년 출간)
.제2부에서 ‘그’라는 제3인칭에 의해서 상징되는 것 같다.
.두 번째 이야기는 문체가 바뀌었다.
.루카스의 삶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맺은 관계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쌍둥이 중 하나인 루카스 & 클라우스를 비롯해서 등장인물 모두가 이름을 가지게 된다.
.아버지의 아이를 낳고 방황하는 처녀 야스민
.남편의 억울한 죽음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도서관 사서 클라라
.한 권의 책을 쓰겠다는 꿈을 좇으며 폐인이 되어가는 알코올 중독자인 서점주인 빅토르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영리하지만 불구인 소년 마티아스
.미남이고 지적이지만 소심한 동성연애자인 공산당 간부 페테르
.사회체제의 희생양이 된 늙은 불면증 환자 미카엘
.전쟁은 끝났어도 여전히 사회 분위기는 무겁고 고통스럽다.
.아그네스, 금발 소년 사무엘
.루카스의 노트 기록은 클라우스를 위한 것이다.
.특수 아동의 교육과 보호에 관한 문제점과 개선 방안
.철학적인 부분이 있다.
.타인들의 존재의 증거는 오로지 호적계로만 판단하게 되는 것일까?
.사라졌던 클라우스가 겪었던 그런 사회 속에서 또 얼마나 고독하게 지내고 있을까?
.클라우스의 인생도 나름 고달팠던 듯하다.
.‘고래’ 는 현실적인 것 같은데 현실이 아닌 이야기다.
.‘존재의 세 지 거짓말’ 은 현실적이지 않은데 현실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루카스는 어디에 있을까?
.2부의 노트 기록은 클라우스를 위한 것이다.
<김효숙>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두 번째 이야기 <타인의 증거>에서 글의 문체가 바뀐다. 전 작 <비밀 노트>는 아주 짧은 단문과 최소한의 접속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타인의 증거>는 여타의 소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문체다. 또한 <비밀 노트>는 쌍둥이가 주인공이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나 <타인의 증거>에서는 할머니집에 남은 쌍둥이 중 한 명인 루카스의 삶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맺는 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늘 함께였던 쌍둥이가 헤어지면서 혼자 남은 루카스는 삶의 의미를 잃고 그저 잠을 자며 간신히 삶을 지탱한다. 어느 날 자신처럼 강가에서 삶을 던지려다 만난 야스민과 아기를 돌보며 활력을 찾는다. 야스민의 아기는 야스민의 아버지와 사이에서 난 아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기형으로 주변은 물론 아이 자신도 병신이라 칭하지만 루카스는 온 정성을 다해 돌본다.
두 번째 이야기에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야스민 말고도, 죄수형 당한 남편을 그리다 우울증에 걸린 여인 클라라, 알콜 중독에 걸려 자신을 돌봐준 누나를 살해하고 그 이야기를 글로 쓴 문구점 주인 빅토르와 주둔군에 기생해서 승승장구하며 사는 서기관 페테르, 부인과 재산을 정부에 빼앗기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노인까지…
마지막에 수 십년이 지나고 또다른 쌍둥이 클라우스가 마을에 도착해 루카스를 수소문한다. 할머니 집은 운동장으로 변하고, 문구점은 페테르가 맡아한다. 루카스는 사라지고 도시로 떠났다는 야스민 이야기의 반전이 펼쳐진다.
두 번째 이야기 역시 외국 군대의 주둔은 계속되고 사람들의 삶은 팍팍하다. 혁명이 일어나 하루 아침에 정부가 바뀌었다가 반혁명이 일어나 주둔군 세력에 기생하는 정부가 다시 정권을 잡는다. 하지만 시골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별 다르지 않다.
책을 읽을 수록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그리고 의문점이 커진다.
루카스는 도대체 사람을 몇 명이나 죽인 것인가. 클라우스는 클라우스인가 루카스인가. 다 거짓말인가. 쌍둥이는 어려서부터 할머니집에 살았는데 문구점 주인 빅토르는 왜 루카스만 알았을까.
도대체 진실이 있기는 한건가.
마지막 이야기 3부 <50년 간의 고독>에서 진실이 밝혀질까?
<최형례>
루카스가 타인이라는 증거에 대한 거짓말이지만 왠지 진실인것 같아 거짓말로 여길 수 없다 루카스의 주변 인물들이 루카스와 관계를 맺으며 진실성을 드러내는데 거짓이란다 마티아스는 '내 인생의 전부라'는 루카스의 말을 믿지못하고 사무엘을 질투한다 왠지 어릴적 쌍둥이 형제인 클라우스같은 느낌이다 쌍둥이이기 때문에 클라우스가 루카스였던것은 아닌지...
<최명심>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아고타 크리스토프/까치
2부 타인의 증거
루카스와 클라우스(Lucas & Claus)
떠난 클라우스와 그 도시에 혼자 남겨진 루카스.
2부는 루카스에 대한 이야기.
둘이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을 두고 떠난 클라우스는 그 흔적을 알 길이 없지만, 혼자 남겨진 루카스는 5년 전에 죽은 엄마와 여동생의 해골 아래에서 작문노트에 글을 쓰고 그 아래에서 모포를 깔고 잠을 잔다.
전쟁이 끝난 지 5년이나 지나서 국경이 개방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살아온 루카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루카스는 모든 걸 잊은 듯이 멈춘 듯 지내고 있다.
서점 주인 빅토르 덕분에 페테르를 알게 되고 도움을 받는다.
야스민과 마티아스, 그리고 루카스에 대한 소문은 온 마을에 퍼져 있지만, 동네 소문 따위엔 신경도 쓰지 않는 루카스. 혼자였던 루카스는 그들을 자연스럽게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이한 행동을 하는 마티아스는,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마티아스의 슬픈 운명 같다.
루카스는 늘 불쌍한 것에 대한 연민이 있나보다. 야스민과 마티아스에 대한 태도만 봐도 알 만 하다. 루카스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는 부분으로, 편견과 선입견이 없는 루카스.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루카스다.
동네 도서관에 처음으로 책을 빌리러 간 루카스, 그곳에서 클라라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책이 클라라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 준 것일까? 아니면 불쌍한 마음이 클라라에게로 향하게 했을까? 루카스의 심리가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겠어.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 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 지나갈 뿐이네.” (~본문 302쪽)
서점주인 빅토르의 말은,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어릴 때부터 노트에 기록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그것이 바로 2부의 주제인 존재의 증거가 되는 것이겠지.
마을 끝집 할머니 집을 정리하고 시내 서점을 인수하고 이사를 나온다.
악몽을 꾸는 마티아스, 마티아스가 꾸는 악몽 중에 강에 대한 꿈은, 결국 나중에 엄마인 야스민의 시체가 강기슭에서 발견된 것을 예견이라도 한 것이었을까?
마티아스는 신체는 기형이지만, 천재적인 아이다. 스스로 문자를 해독하고, 모든 것을 읽어낸다. 그러면서 루카스의 노트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지만, 루카스는 그 노트는 클라우스 혼자만의 것이라 꼭 보관해야 한다며, 노트를 페테르에게 보관해 달라고 부탁한다.
불면증 환자의 말 ‘기억은 희미해지고, 고통은 줄어들고, 나는 사람들이 어떤 새나 꽃을 기억하듯이, 내 아내를 기억하고 있지.’ (~본문 316쪽)라고 말하는 미카엘.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대변하듯이, 미카엘은 말하고 있다. 불면증 환자라고 할 정도로 제대로 일상을 살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마티아스는 불구지만 천재다. 학교 아이들의 질투라는 감정은 참으로 인간의 묘한 감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티아스의 자존심과 자긍심이 대단하다.
“내가 당한 몸의 상처는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해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게는 참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거야.” (~본문 328쪽) 이렇게 말하는 마티아스. 그는 타인에게 고통을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야말로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학교 담임이 루카스의 서점으로 찾아와서 하는 말은 진정으로 마티아스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아이들의 폭력성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을까? 그나마 서점에 도서실을 두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직접 마티아스를 가르쳐 주겠다는 마음을 선의로 봐야 하는 것일까?
마티아스,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보겠다는 그런 마음이 대단하다. 그런 것이야말로 대단한 자존심이고 자긍심이 아닐까?
빅토르와 그의 누나. 빅토르는 누나를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자신이 그 도시를 애초에 떠나온 것을 후회하고 있다.
페테르의 인간성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많다. 빅토르나 루카스, 그리고 마티아스에 대해서도 편견 없이 그대로 볼 줄 알고 받아들이는 페테르.
이 도시에 살아 본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나 보다. 페테르도 그렇고 빅토르도 이 도시를 떠난 것을 후회하고, 클라우스도 돌아온 걸 보니, 사라진 루카스도 결국 돌아오지 않을까?
마티아스는 다른 무엇보다도 루카스의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 “똑똑한 건 아무 소용도 없어. 잘생기고 금발이라는 게 더 중요해.” (~본문 362쪽) 이렇게 말하는 마티아스, 그러면서 루카스에게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엄마 대신 루카스를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마티아스.
그런 마티아스는 루카스가 아그네스의 동생 금발의 소년 사무엘에게 강한 질투심을 느끼다 못해 자살을 하다니.... 마티아스는 자신이 써놓은 글을 모두 태우고, 루카스의 엄마와 여동생의 해골이 있는 곳에서 자살을 한다. 처음부터 어린아이답지 않던 마티아스였는데, 마지막 죽음마저도. 충격적이다.
마티아스의 독특한 성격은 살아있을 때나, 마지막 죽음의 장면마저도 특이하게 그리고 있다.
마치 1부의 비밀노트에서 어린 루카스와 클라우스를 보는 듯 하다.
클라우스, 드디어 도시로 돌아온 것인가?
15살부터 페테르와 알고 지내던 루카스는 30살에 사라졌다. 그 서점은 루카스 대신 페테르가 지키고 있었다.
페테르는 클라우스를 보고 루카스라고 착각한다. 그들은 쌍둥이니 그럴 수밖에.
루카스가 맡겨 놓은 커다란 노트 5권을 클라우스에게 전해 준다.
할머니 집 가까운 강가에서 발견된 야스민의 시체. 그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은 다음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루카스. 야스민의 시체가 그곳에서 발견된 원인은 무엇일까?
설마 루카스가 마티아스를 혼자서 독차지하기 위해서 죽인 것은 아니겠지? 마티아스가 살았을 때 엄마는 이미 죽었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설마 루카스의 짓일까?
돌아온 클라우스는 노트에 쓰여 져 있는 내용을 읽고, 그 노트가 루카스의 존재의 증거라고 말하고 마지막 8장만 클라우스 자신이 썼다고 한다.
당국에서 밝힌 조서의 내용으로 보면, 호적계에 등록되지 않으면, 설사 존재했더라도 그 존재 사실 자체도 부정당하고 만다.
루카스도 마티아스도 야스민도 모두 없는 사람들이 되고, 오직 호적계에 올라 있는 할머니만이 마리아Z라는 이름으로 존재의 증거가 되고 있다.
그래서, 빅토르도 그렇고 루카스와 클라우스도 어릴 때부터 노트에 존재의 흔적을 기록하려 고 했던 것일까?
타인들의 존재의 증거는 오로지 호적계로만 판단하게 되는 것일까?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또는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쓰고, 책을 쓰고 싶어 하는 것일까?
돌아온 클라우스는 “돈에 기초를 둔 사회입니다. 인생에 대해 회의를 느낄 여지도 없죠. 나는 삼십 년 동안 끔찍이도 외롭게 지냈습니다.”(~본문 384쪽)라고 말한다.
사라진 루카스는 어디에 있을까?
사라졌던 클라우스가 겪었던 그런 사회 속에서 또 얼마나 고독하게 지내고 있을까?
사라진 루카스의 삶이 궁금해진다.
이 책의 특징 중에 한 가지,
1부 비밀노트에서는 전혀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쌍둥이, 할머니, 엄마, 장교, 당번병, 하녀, 누나, 언청이, 신부, 아빠 등등 이름보다는 호칭으로만 이루어졌다.
2부 타인의 증거에서는 처음엔 이름이 없다가 나중에 이름을 알려 준다.
루카스와 클라우스, 서점 주인 빅토르, 혁명당 서기관 페테르, 불면증 환자 미카엘, 고아원 원장 주디트, 도서관의 사서 클라라, 야스민, 마티아스, 아그네스, 사무엘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