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 Out of mind #014

내 눈을 가리지 말고, 내 마음을 가려줘. -갑자기 우뚝 멈춰버린 저를 이끄는 의사쌤에 의해서 은표오빠 옆옆옆자리에 자리를 잡았어요. "주문하시겠습니까-" "음큼.오백두개랑요- 안주는... 음, 과일안주 주세요^0^" "네. 금방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종업원이 가지고온 강냉이를 야금야금 먹으면서 나에게 무어라고 말하는 의사쌤의 말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질 않고 저어어어멀리 앉아서 황연주와 싸우는 오빠의 목소리만 귀에 쏙쏙 들어왔어요. "오빠^-^ 요새 왜 그래요." "모르겠어. 나도 잘..." "오빠 요새 참 이상해. 둘이 있어도 멍하니 딴생각 하고," "미안해." "...누구 생각 하는거에요?" "모르겠어. 미안해." "누구 생각 하냐구요." "미안하다고 했잖아. 모르겠다구." "누구 생각 하냐구-0-" .. "어이. 이봐-0-! 누구 생각 하냐니까!?ㅠ_ㅠ" "아. 이런- 음흠-..- 죄송해요. 골뱅이가 먹고 싶었어요. 그뿐이에요-..-허허허허허" 허허허허 웃는 내 얼굴을 잠깐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골뱅이를 추가 시켜주는 의사쌤- 하하, 나 골뱅이 못먹는데, 제길이구나=_=... 먼저 시켰던 맥주와 과일안주가 나왔고 저번에 하랑언니랑 마셨을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0-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어요. "-0-야야. 천천히 먹어. 그러면 빨리 취해." "카하-0-.. 취해도 갠찮아요, 갠찬탑니다-..-" "요런, 혀 꼬이기 시작한거야ㅠ_ㅠ?" "어머, 꼬이다뇨ㅇ_ㅇ 그런 당치도 안은 말쑴을-0- 움화화하하하하하-" 움화화하하하 웃는 나를 또 한번 벙찐 표정으로 보시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술을 마시는 의사쌤. 민망하게 고개는 왜 절레절레 흔드냐구ㅜ_ㅜ.. 골뱅이 안주를 들고온 종업원 오빠에게 맥주 오백을 하나 더 시키고, 놀라서 쳐다보는 의사쌤께 그냥 씩 웃어보이고 말았어요- 아, 정말 취하도록 마셔버려야지. 취해서 다 까먹을때까지 마셔야지.. 두번째 오백을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머리는 어질어질 해져가고 혀는 이미 말할수 없을 만큼 풀려버렸는데 왜 정신만은 자꾸만 또렷해 지는 걸까요. 그 때, 은표오빠의 테이블에 누군가가 가서 또 앉네요. 이야-0- 잘생겼군요. "...황연주, 니가 서현이랑 바람 폈지?" "오빠.. 어디서 무슨 얘길 듣고 온거에요.." "서현이가 말했어, 미안하다고, 맞지?? 둘이서 나 가지고 논거였지??" "...한은표, 미안하다고 했잖아.." "니 책임을 묻는게 아냐, 지금은ㅇ_ㅇ" 곧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는 은표오빠의 친구로 보이는 그 남자. 그리고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황연주의 모습이 보였어요... "..바람 핀거 맞냐구 아니냐구, 물어봤는데^ㅇ^" "...........맞아요...." "풉. 병신. 너랑 빠이빠이야^ㅇ^" "오빠..이러지 마요, 나 오빠 없음 못살아........나 버리지 마요.." 냉정하게 돌아서서 가려는 오빠의 손목을 탁 잡는 황연주를 보면서, 또 다시 오백 한잔을 벌컥벌컥 마셨어요- 그러자 그만 마시라며 나를 말리는 의사쌤. 알았다고 대답하고 웃어보이곤 비어버린 오백잔을 내려놨어요- "그걸로 땡 하기야ㅠ_ㅠ 더 먹으면 안대.??" "알았어요^ㅇ^ 알아따규..-..-" 그리고 반쯤 감겨오려는 눈을 억지로 뜨면서 다시 황연주와 다투는 오빠를 물끄러미 봤어요. 그러자 금새 이쪽을 보는 오빠- 고개를 따른대로 홱 돌리며 안보는척 했어요-..- 하하, 내가 온걸 알아버렸네요=_= 그렇게 속으로 부끄러워 하고 있는데 뚜벅뚜벅 이쪽으로 걸어오는 누군가. "꼬맹이. 누가 술먹으랬어." "상관 없잖아요...이줴...-_-헉." 아제길ㅜ_ㅜ 멋있게 말하고 있는데 왜 하필 그 부분에서 혀가 풀려 버리냐구요ㅜ_ㅜ 아악- "피식. 꼬맹이 취했어^ㅇ^??" "안취해써요-..-" "취한거 같은데 뭘. 꼬맹아, 잠깐만 여기로 와봐." "-..-내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똥강아진가..." 그러면서 또 얌전히 은표오빠 옆에 가서 섰어요- "..............꼬맹아- 잠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