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이곳에 와서 글만 열심히 보다가 저도
맘먹은지 이틀만에 난생처음 혼자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나 뿌듯한지.. ^^
돌아온 제 모습은 제가 봐도 너무 자랑스럽고
기쁩니다..호호.
저는 이번 여행의 테마를 이렇게 잡았었습니다.
담배, 로모(카메라), PAPER(잡지), 음악과 함께 한
여행이라구요.. 그리고 제 자신이 성숙해질 수 있는
여행이라구요. 제 단점과 그 동안의 미움, 기억 이런것들을
털어버릴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 물론 제 바람대로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나봅니다. 지금 이렇게 편안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으니까요.. ^^
먼저 간 곳은 정동진 입니다..
해뜨는 것을 보려고 밤 11시 30분에 청량리에서 정동진행
기차를 탔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경포대까지 영동타고 밤에
2시간만에 갔던 기억이 나는데 오히려 열차는 무려 7시간
반이나 가더군요.. 어찌나 지루했던지..^^;;;;
아무리 무궁화호라지만 자리가 불편해서 잠을 잔 시간은
고작 3시간밖에 되지 않습니다..
휴ㅡ 그런데 그렇게 고생해 도착한 정동진은 날씨가 흐려
해뜨는 것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ㅜㅜ
하지만 해가 뜬지 얼마 안되어 삐쭉ㅡ 얄밉게 고개를 내민
해를 볼 수 있었구요.,.ㅎㅎㅎ
저는 마침 가져간 로모카메라로 첫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혼자가서 안좋은 점은..
주변 사람들의 사진을 전부 제가 찍어줘야 한다는..^^;
정말 오백장은 찍은 것 같군요..
정동진은 정말 바다빼고는 볼 게 없습니다.
모레시계도 그냥 그렇구여. 드라마 기념관도 별로.
전 차시간이 많이 남아 피씨방에서 라면을 먹으며
일기를 썼습니다.. ^^ 열차예약도 하구요.
그리고 백사장에 앉아 2시간동안 죽은 지인에게 마음껏
이야기도 했습니다. 반성의 시간이었죠. 고해성사랄까..? ^^
참, 저는 나중에 VJ특공대를 보고 알았지만 역앞에 바로 있는
큰 순두부집이 그렇게 맛나다고 그러더군요. 꼭 한번
가보시길.. ^^
그리고 전 12시 기차를 타고 안동으로 갔습니다.
전에 카페에 글 올리신 분이 자세하게 써주셔서 쉽게
마음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 ^^
가자마자 그분이 말씀하신대로 관광안내소에서 지도와 버스시간표를
챙겼습니다. 잘되어 있더군요.
우선 숙소ㅡ찜질방을 잡고(?) 시간이 늦어 그 곳에서 관광
계획을 잡았습니다. 도산서원과 하회마을, 봉정사..(전 불교
신자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찜질방은 잠자는곳까지 지나치게 더웠고
아주머니들의 코고는 소리에 전 또 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벽에 절에 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나왔습니다.
허걱.. 그런데 날이 너무 어두워 시장통은 무섭기 그지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가신다면 너무 이른시간엔 움직이지 마세요.
누가 잡아가도 모르겠더라구요..ㅡㅡ
그래서 전 찜질방 앞에 있는 야식집에서 김치찌게를 먹고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버스정류장까지 갔습니다.
또 시간이 너무 일러 버스를 한 시간이나 기다렸습니다.
추워 죽는줄....ㅡㅡ;
한참 후 봉정사에 내렸는데 절이라고 또 산에 있더라구요.
전 몰랐죠.. 불교신자랍시고 절에 가본적은 없으니..ㅡㅡ
가는길에 지게를 짊어지고 가시는 아저씨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같이 올라갔습니다. 아저씨 덕분에 절에서
아침밥도 얻어먹었구요..^^ 아침 먹었었지만 절밥이 맛있다길래
또 억지로 먹었습니다.. 헤헤
전 이른 아침에 가서 입장료는 내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돈 아꼈죠 ^^ 버스비는 왕복 1600원입니돠.
그리고 다시 안동역 부근으로 와서 도산서원행 버스를 탔습니다.
900원..비싸죠? ㅡㅜ 버스 잘봐야 됩니다. 같은 번호라도
꼬랑지에 도산서원이라고 안써있으면 안간다더군요.
피로가 몰려와 버스에서 졸았습니다..ㅡㅡ; 이틀동안 6시간도
못잤으니..
꽤 멀더군요. 한 3~40분?
내려서 2km정도 걸어들어가야 합니다. 그 길.. 정말 좋아요
왕복2차 찻길이지만 혼자 조용히 걷는 기분도 참 좋더군요.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고. 마치 북악스카이웨이같은 길입니다.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기대돼요 ^^
역시 걸어가다가 어떤분들이 태워주셨습니다. 호호
서울여행객들이라고 하더군요. 남자분들. 차 얻어타는건 조심해야
하는거지만 그 길은 도산서원밖에 갈 수 없는 길이라 안심하고
탔습니다. ^^;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였습니다. 입장료를 내려고 주머니를
뒤지던 중 지갑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거죠..ㅡㅡ
아... 아까 졸다가 버스에 흘렸나봅니다. ㅜㅜ
뻘쭘뻘쭘하는 저를 보고 그 분들이 입장료를 내주셨습니다.
입장료 1100원..
지갑이 없어져서 도산서원이 눈에 들어올리 없었습니다.
서울까지 걸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그 분들이 하회마을까지 동행을 요청하셨고
지갑을 못찾아도 서울까지 태워다 줄테니 걱정말라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죠. ^^
어찌어찌 버스기사 아저씨와 통화가 되었고 전 안동버스터미날에서
지갑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금, 카드 모두 그대루요 ^^
정말 행운이죠.. 다행히 아저씨가 발견해 돌려주셨습니다.
친절하게 서울사람인거 알고 안동 구경 많이 했냐고..걱정
많이 했냐고 하시면서..ㅜㅜ 눈물찔끔. ^^
그리고 아까 그 동행 분들과 함께 하회마을로 갔습니다.
우퍼를 단 차안에서 편안히 음악을 들으며 갔습니다. 호호
차비 절약~.. ^^
하회마을 입장료는 1600원입니다. 역시 그 분들이 내주셨습니다. ^^
점심때라 하회마을안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안동에 왔으니 찜닭을 먹어야 한다는 제 억지(?)에 찜닭과
감자전, 동동주를 시켰습니다. 혼자가 아닌 식사는 즐거웠습니다.
약간의 동동주도 긴장을 풀어줬구요. ^^ 3만원 나왔습니다.
이거는 그 분들의 친절의 답례로 제가 냈습니다.
하회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했습니다. 그 곳은 류시원..종가라더군요^^
하회마을 옆에 부용대라는 절벽이 있습니다. 그 곳에 올라가면
하회마을이 한눈에 보인다더군요. 올라가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한 5분~10분 정도 올라가면 됩니다.
부용대.. 정말 멋있습니다. 친구들 데리고 오고 싶더군요. ^^
낙동강에 둘러싸인 하회마을.. 정말 그림입니다.
국어시간에 배운 가사에도 나오지 않나요..? 부용대..
한가지 눈살 찌푸릴만한건 입구에 있는 엘리자베스 기념관입니다.
하회마을 방문 기념으로 지은 것인데 '충성..' '폐하..' 이런
말들이 몹시 기분이 나쁘더군요. 마치 우리나라가 영국의 식민지
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하회동탈박물관에 갔습니다. 여러가지 탈들도 있구요.
고등학교때 국어책에서 배운 '봉산탈춤" 혹시 기억나실런지?
거기에 등장하는 말뚝이, 양반.. 다 있습니다 ^^
배운것들을 보니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양반탈 하나를 동행분들께 선물받았습니다. ^^
그리고나서 안동역에서 그 분들과 헤어졌습니다.
저는 버스를 타고 중앙로역 참사현장을 보기 위해 대구로
갔습니다. 버스비 6700원.
버스터미널에서 중앙로역까지 택시비 3000원 들었습니다.
가슴이 아프더군요. 아직까지 탄 냄새가 가득했구요..
거기서 여러 참사 흔적들을 로모에 담고 서명에도 동참
했습니다. 때마침 열린 촛불시위에도 참가했구요.
어느 중학생들이 촛불을 주고 가더라구요.. 혼자 뻘쭘하게^^
뉴스에서 보셨죠? 그 날 촛불시위.. 카메라들이 참 많았습니다.
대구는 그거 하나때문에 간거라 사우나에서 잔다음(6000원)
다음날 아침 부산행 기차를 탔습니다. (5600원)
부산은 언니남자친구가 있는 곳이라 안심하고 아무 정보도
없이 갔습니다. ^^
그 동안의 추위와 피곤들을 모두 잊을 수 있는 기회였죠.
숙소는 호텔을 잡았습니다. 크하ㅡ
그리고 전 차를 타고 내내 편히 돌아다닐 수 있었죠.
제가 카매니아라 차라면 열광하는데 때마침! 절위해
벡스코에서 튜닝카 전시회ㅡ오토살롱을 하더군요 ^^
정말 행복했습니다. 서울 모터쇼의 실망을 한순간에 씻어버릴
만큼 볼거리가 많은 전시회였습니다.
입장료 8000원이 아깝지 않을만큼.. 물론 입장료도 제가
안냈습니다. ^^
간만에 새로 지은 광안대교도 4번이나 탔습니다.
아직 통행료를 받지 않는다더군요. 그 다리에서 보는 바다도
정말 멋집니다. 갓길에 세워놓고 사진도 여러장 찍었습니다.
부산에 맛난집이라고.. 언양불고기도 먹었구요. 버터때메 쫌
느끼하지만 참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큰 배를 개조해 만든
호텔..? 머 암튼 그런곳에 가서 칵테일도 한잔 ^^
그리고 달맞이 고개에도 월출보러 갔었는데 구름이 많이껴
볼 수 없었습니다. 참 아쉬웠죠..
바닷가 포장마차에서 술한잔 한다음 오랜만에 침대에서 편히
잘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서 보이는 바닷가도 좋았구요..
그 다음날은 아쿠아리움에 갔습니다. 별기대 없이 갔는데
의외로 무척 재밌더라구요. 14000원입니다. 비싸죠~?
그리고 복국도 먹었습니다. 첨 먹는건데 특이한게 괜찮았어요.
복국7000원~
해동용궁사라고 바닷가에 지어진 절이 있습니다.
송정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불행히도ㅡ 비가 오는 바람에
우산이 없어 갈 수 없었습니다. ㅜㅜ
날씨 맑은 날에 가면 참 멋있답니다. 꼭 가보세요~
부산을 끝으로 전 5박6일의 일정을 마치고 수원행 열차를
탔습니다. 18000원..
추위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고 몸도 이곳저곳 안쑤신 데가
없었지만 부산에서의 충전(?) 덕분에 편안히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줄인다고 줄였는데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여행일기라는 게시판이 있었는데 없어졌네용..ㅡㅡ
이 글이 성격에 맞을라나..
기차표도 끊을 줄 몰랐던 저는 이제 무서울 것이 없어졌습니다.
하 하 ~ 여행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혼자가는 여행을 망설이시는 분들.. 당장 떠나세요!
'구두가 없어도 인도에 갈 수 있다' 아시죠? ^^
미루기만 하면 영원히 못 갑니다.
첫댓글넘 부럽네요~~ 저도 글케 혼자서 자신있게 여행하는게 원입니다~ 좋은 절도 많이 다니고, 스님들에게 인사도 하구..그러고 싶네요~~ 비록 불도는 아니지만, 절이 좋드라구요~!! 무사히 귀한하신걸 추카드려요~ 전 부산사는데도, 아직 광안대교를 못가봤네요~~! 꼭 가볼께요~!
첫댓글 넘 부럽네요~~ 저도 글케 혼자서 자신있게 여행하는게 원입니다~ 좋은 절도 많이 다니고, 스님들에게 인사도 하구..그러고 싶네요~~ 비록 불도는 아니지만, 절이 좋드라구요~!! 무사히 귀한하신걸 추카드려요~ 전 부산사는데도, 아직 광안대교를 못가봤네요~~! 꼭 가볼께요~!
전 지난번에 경주에서 카케라 잃어 버렸었는데 버스기사아저시께서 챙겨주셨더군요. 눈물,콧물,,다나오게 기쁘더군요..그뒤로 경주사람은 다 착한줄 알고 삽니다.. 존여행 하셨네요...늘 존여행 하시길..
너므너므 부러워요^^;; 저도 미루지말고 당장 떠나봐야겠어요^^;; 아....여행가고 시포랑
좋았겠어요.^^ 앞으로의 삶에 많은 도전이 되겠네요.^^ 아무쪼록 더 많은 곳을 보고 누비고 경험하길 바래요.
잘 잃었습니다.^^꼭 제가 여행을 갔다 온것 같군요..나도 여행가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