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암역 몇번 출구로 나가야 하나요?"
"장암역은 출구가 하나 뿐이에요."
"몇분 늦을것 같네요 ㅜㅜ"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맘 편히 오세요"
바쁜일정에 쫓기듯 일을 하다 보니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때 마침 계룡벙개가 눈에 띄었다. 머리를 잠시 쉬게 할 수 있는 기회!
모임 사람들의 카풀 계획이 오고가지만 사람을 태우기 위해 서울로 들어가는건
바보 같은 생각임을 알기에 "카풀을 원하시는 분은 의정부로 오세요." 라고 던졌고
고속도로 바로 옆의 장암역에서 [꽃님이]님을 기다린다.
작년 불후의명곡 벙개에 처음 봤고 그후로 친해졌으며 이젠 음방 CJ로 함께 방송하는 [꽃님이]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과 안개 자욱한 고속도로를 달린다.
12시가 모임 시간인데 40분 이상 늦었다.
제시간에 도착한 다른 분들 [주하의하루],[시원],[최군],[석준],[이퓨리밍이],[쉐프]님들은
이미 식사를 마치고 있었다.
정갈한 한식 4명분량의 한상이 식탁이위에서 우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고
젓가락을 들자마자 [후이]님과 [피오나]님이 도착했다.
지금도 뚝딱 해치우는 국밥한그릇도 좋아하지만 나이들며 그런 깔끔한 한정식이 좋아진다.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한다.
걸으며 이런 저런 잡담을 하며 따뜻한 봄날을 느끼고 있다.
한적한 도로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 길가에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새싹들까지...
이제 곧 저 산도, 이 길도 초록 빛으로 색칠이 될것이고
어쩌다 자동차 한대씩 지나가는 한적한 도로의 가로수는 분홍빛 벚꽃들의 잔치가 예상된다.
그때 또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평화롭고 한적하고 여유롭다.
아마도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연말 연초를 보낸 것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들이 나에겐 선물이다.
내려오길 잘했다....
정자에 모여앉아 사진을 찍는다.
함박 웃음을 지으며 던져지는 이야기 사이로.. KTX가 어딘가로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사람들을 태우고 지나친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잠시 마주치지만 대부분 그냥 스쳐 지나가는데..
이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특별하다는건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닐거다...
따뜻한 봄날에 한적한 길을 좋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걷는것... 이 모든것이 특별하다.
아쉬운 짧은 산책을 끝내고 [주하의하루]님의 집으로 향한다.
과연... 카페생활을 오래했지만.. 자신의 집을, 사생활을, 일터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일터는 그렇다 쳐도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을 사람들에게 공개한다는건 꾸밈이 없는 사람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보니 [주하의하루]님 같은 사람에게 신뢰가 더 가는건 당연하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뒤에 숨어서 누구는 이렇고.. 누구는 저렇고..
말많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 온라인 카페다. 그런 찌질하고 편협한 모습의 사람들이 많기에
오히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이가 상대적으로 더 빛이 나는건 당연하다.
반면 자신을 가감없이 오픈하는것이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를 쌓기위해 필요한 것이긴 한데..
불특정 다수에게 너무 공개할 경우 추후에 상처 받을 일이 생길까..살짝 걱정도 된다.
참석댓글을 달았지만 불참하게된 [청음]님의 메세지를 받았다.
새벽에 아이가 아파 응급실로 향했고.. 부득히 불참하게 됐다는 사과문자에.. 다들 안도와 걱정을 한다.
사고 같은 일이 아니여서 다행인거고 반면 아이가 아픈것에 걱정하는 사람들...
가까운 거리여서 뒤늦게 [이장]님까지 합류하니 CJ가 4명이나 모였다.
당연히 카페얘기 음방얘기.. 암소 수정하는 얘기.. 민턴얘기...
향초 몇개 켜놓고 그 잔잔한 분위기에 향기 가득한 (그대향기 아님.. ) 커피잔을 들고
라붐OST 곡 Reality가 흐르는 세상에 하나뿐인 멋진 카페에 앉아 정성가득한 대화들이 오고 간다.
그리고 떨어지는 빗방울소리..
........... 참..... 좋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1D84456C0289E06)
붙임성 좋은 짱구군의 모습이 처음엔 "녀석 남자답네"라고 느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져서 조금은..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멋진 남자로 자라게 될꺼라는걸 안다.. 조용히 단둘이 얘기했던 것..
학교에서 여자들에게 많은 댓쉬를 받아도 엄마만큼 예쁜애가 없기에 거절하는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ㅎㅎ
일찍 올라가야 하는 사람들과 소 밥을 줘야 하는 사람은 하나둘씩 일어선다.
나역시 이젠 일어나야 할 시간...
[꽃님이]님과 [최군]님을 태우고 비오는 주차장을 빠져 나간다.
대학 축제때 공연준비를 하느라 부산스럽고 정신이 없었으며 공연때의 열기가 확 달아오른후에
공연이 끝나고 관객이 모두 빠져버린 텅빈 무대에 섰을때...
그 오묘한 감정들이 [주하의하루]님에게도 느꼈졌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마셨던 찻잔과 의자들을 정리할때 그리고 그 적막함까지...
그래서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의 마음이 다른것에 대한 노래와 싯귀가 있을지도...
비오는 고속도로의 밤은 음악에 취해 하늘거린다.
자동차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의 노래가
계룡벙개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들리길...
그렇게 그렇게... 나의 휴식이 되어준 이러케의 하루는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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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튀케님~~ 언젠가 튀케님도 이런 벙개에서 뵈면 좋겠네요~~ ^^
@튀케 일단 오시기나 하세요~ ㅎㅎㅎ 신문지는 제가 준비할테니..논,밭은 튀케님이 준비하시는걸로~ ㅎㅎㅎㅎ
후기가 정말 훈훈합니다. 다음엔 저도 꼭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길.
그러게요.. 서울이 아니라서 좀더 가까웠는데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
음 역시 마음에 닿는 이야기를 쓰시네요. 어제 이러케님의 꿀성대 들을수 있어 좋았어요. 글구 우리 첨본날 기억났어요. ㅋㅋ제가 그자리로가서 잠시 앉아 인사드렸던 기억이. 남자분여럿에 여자분한분. 뻘줌해서 쫌있다가다시 돌아 왔다는. ^^
헉.. 시원님이 뻘쭘했었다구요? 진짜요? 믿을수 없지만.. ㅎㅎㅎ 이젠 그렇지 않아서 좋네요~ ^^
계룡이 아니라.. 어디 더 좋은 곳에 혼자 갔다 오신 것 아니신지 ㅋㅋㅋㅋㅋ 푸핫~ 두 번 읽었어요. ^^오고 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셨을텐데 그래도 그 하루가 괜찮다 하시니 제가 더 감사드리구요.
그리고....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 소수에게 제 하루가 보여진거니 괜찮을거라고 전 믿구요. 오신 분들도 다 같은 생각일겁니다. ^^ 하루. 봄을 느끼고, 빗소리를 듣고... 이것만 해도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온갖 얘기도 지금 생각하니 즐거웠구요. 기억이 다 조각났지만요 ㅋㅋㅋ 하지만 너무 아쉬운 마음은 숨길수가 없네요. 더 잘챙겼어야 했는데.. 그런 마음. 돌아가시고 나서 혼자 별별 생각을 다 했더랬습니다~
이미 충분히 감사한 시간들이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노노~~무척 즐겁고 잘먹고 신나는 시간이였다구~^^
서둘러 나오느라 짱구한테 인사도 못했네^^
기특한 녀석~얌전하게 잘 놀아주구 말이지^-^
자체대회날 보자^^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주하양 고맙고 국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대필)석준
ㅎㅎㅎ 저역시 즐거운 시간이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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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죠. 아이는 열이 좀 내렸나요? 고생 많으셨어요.
함께하진 안했어도
그 곳에 같이 있었던 느낌이네요~
바쁜 생활속에서 이런 시간은 필요한것같아요~^^
어젠 봄이였는데
오늘은 겨울이네요~아흐 추워요~ㅋ
정아님도 함께 였으면 더욱 좋았을것 같아요~~ ^^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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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님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
저도 내려가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어요~^^
주하님의 하루는 어떠할까..거기에 보태 나의 쉼을 더한 하루였네요~^^
이것저것 회원들 챙기느라 자리에 잘 앉지도 못하는 주인장이 안쓰럽기도 하고 ㅎㅎ
여기저기 사는모습들을 보며 많은걸 알게됐고,
거실에 있는 책들에 눈이 먼저가고 ㅎㅎ
비오는 소리에 좋은사람들과 향초와 와인과 책과 함께하면서 나도 이런 모습으로 집에서 쉼을 더해야겠다 생각했고 ㅎㅎ아낌없이 내놓은 음식들과 차~
그리고 이장님까지 더한 음방식구들~
더할나위없이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국장님도 운전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꽃님이님도 수고하셨어요~ 오늘방송도 수고하셨구요~ ^^
역쉬~그자리에 없었는데도 같이 있었던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진 후기네요..^^
주하님 넘 수고 많이 하셨구요..다들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 되신것 같아 저두 기분이 넘 좋네요..^^
같이 하지 못해 아쉽고 죄송합니다..CJ들 한번에 다 만날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ㅎ
그러게요~ 애기별똥님도 함께 였다면 정말 좋았을 꺼에요. 아쉽더라구요`~ ^^
좋은 사람들이 모인 좋은 만남의 시간, 부럽습니다,
부득이하게 못가게 되어서 아쉬웠는데
후기를 보니 마치 간듯한 착각을
똘스님도 계셨음 참 좋았을텐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