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기분이 바닥을 치는 날.
날씨 또한 오후에 들어서며 빗방울이 하나씩 내린다.
점심땐 혼자서 식사를 하러 전주대 사거리까지 나갔는데 국수를 시켜놓고 먹으려니 처량하기 이를데 없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나하고 비슷한 일인을 발견, 장영형님이 역시 혼자서 뭔가를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다.
자리에 앉아 음식이 나올때까지 서로에게 말벗이 되어주며 있다보니 이번에는 배은기가 식사를 마치고 나가다가 함께 어울린다.
결과적으론 나쁘지 않았네!
전주에 있다고 한들 오가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래야 되는데 맨날 생활이 정해진 범주에서 머물다보니...
퇴근 후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나가며 헬스클럽으로 갈까 하다가 아들도 없는데 괜히 처량해지는 기분도 들고...말리녀석은 못 나가서 안달인데다 다음달 마라톤대회도 달려야 하니 연습도 해야될 판이라...녀석을 어깨줄을 해서 함께 천변으로~
녀석에게 새로운 환경과 주로에 적응을 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되길래 이편한세상 방향으로 내려가 보는데 아직 공사중인 구간이 제법 길고 거기엔 포장이 되지 않은 그대로 자갈이 울퉁불퉁 하기 때문에 꺼리는 눈치.
(길 가장자리에 만들어지고 있는 경계석의 좁은면을 따라 달리는 것을 보니)
이편한세상에서 삼천천으로 옮겨타고 홍산교, 마전교, 효자교를 지나 우전교가 보이는 부근까지 이르러 3.5Km라고 표시된 곳에서 반환.
(전주천 1.5 + 삼천천 3.5)
가는 동안엔 몸을 풀듯이 천천히 조깅모드로 달렸는데 어깨줄을 묶고 거기에 기존의 개줄 2m짜리에 운동화끈 수준의 약간 탄력이 있는 3m가량 되는 줄을 연결했더니 이것을 적응하는게 쉽지가 않다.
끈이 너무 길게 잡으면 강아지와의 거리에 따라 바닥에 끌려지기도 하고 또 너무 짧게 잡으면 속도나 거리차에 따른 완충이 안되기 때문에...
게다가 말리녀석 또한 자기가 좋아서 신나게 뛰던 그간과 달리 뭔가에 묶여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그것이 흥을 많이 떨어뜨린 듯하다.
주인과 함께 갈기 휘날리며 마음껏 자유를 펼치던 그것관 확실히 다르지!
반환점에서 잠시 멈춰서 녀석과 스킨쉽을 나누며 칭찬과 격려를 곁들여 이후엔 예전처럼 신나게 달려보자고 독려를 하고 후반을 출발했는데 말귀를 100% 다 알아들은 것 마냥 녀석이 페이스를 올려서~
여기에서 또한 문제가 생기는데 녀석이 앞서가다보니 줄이 발에 걸리기도 하고 녀석과 나란히 달리자니 자전거 등과 교차할때 복잡하고 내가 앞서서 달리면 끌고 가는 게 되지만 그렇게 녀석을 끌만한 속도도 나오지 않을 뿐더러...에휴!
아무튼 이런 경험을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이런일이 없이 바로 실전 대회에 가서 달린다면 오만가지 상황에 다 대처하지 못하고 힘들 것이 뻔할뻔자.
징검다리~이편한세상(1.5) 9'42" (6'28"/Km)
이편한세상~ 반환점(3.5) 17'55" (5'07"/Km)
[27:37 / 5Km]
반환점~이편한세상 15'24" (4'24"/Km)
이편한세상~징검다리(1.5) 6'24" (4'16"/Km)
[21:48 / 5Km]
{총49:25 / 10Km}
누가 뭐라고 해도 참 대단한 런닝파트너 말리.
오늘도 녀석에게 감동을 먹으며 꿀꿀한 기분을 달랬고 운동 또한 게운하게 한판 치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