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인들, 디지털과 친해져야 한다 |
[사설] 일감감소 공급과잉 위기 극복하려면 산업변화 놓치지 말고... |
건기업계가 시련의 연속이다. 낮은 단가에 임대료 체불, 그리고 10여년에 걸쳐 애써 잡아놓은 ‘1일 8시간 작업’ 질서 마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건기 공급과잉에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일감 감소로 버티기 조차 힘든 상황인데, 설상가상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디지털마인드부터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 일반에서 디지털 마인드를 이야기하면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언제’ 이야기를 이제 하느냐 할 것이 뻔하기 때문. 하지만 평균 나이가 중장년을 넘어선 건기업계는 좀 다르다. 폴더 휴대폰을 가진 분이 있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도 쓸 줄을 몰라 전화나 문자, 혹은 게임 한둘 즐기는 게 고작인 이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서둘러 디지털 활용방법을 익히는 게 좋을 성 싶다. 대여·매매·제조판매 등 거의 전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전화기 울리기만 기다리다간 머잖아 '문 닫을‘ 지 모르기에 하는 소리다.
임대료 체불을 막으려고 정부가 시행한 ‘건기 대여료 지급보증제’ 예를 들어보자.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가 있다. 제도는 알아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도 수두룩하다.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어플’(스마트폰 앱) 어쩌고 하면 손사레를 친다. 그럼 더 이상 설명도 어렵다.
정부가 업계와 협의해 최근 ‘지급보증제 활성화 어플’을 개발 중인데, 이걸 활용하려면 앱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임대차 계약을 맞은 뒤 스마트폰 앱을 치고 들어가면 키스콘(건설산업정보, 정부가 건설계약관련 정보를 총괄해놓은 DB)에 있는 계약내용(건설사측이 신고)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안에는 지급보증여부도 들어있다.
지급보증이 안됐을 경우 건기협에 처리를 위임할 수도 있고, 상대 건설사에 가입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건설사가 거부하면 행정기관에 신고(위반시 과태료)할 수 있는 기능도 앱에 들어있다고 한다. 키스콘에 따르면, 8월말경 출신된다고 한다.
디지털은 이처럼 건기인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와 있다. 어떤 건기업자는 대여 주문을 전화가 아닌, 앱으로 받는다고 한다. 그게 되겠냐 할지 모르나, 동두천의 한 사업자에 따르면, 잘된다고 한다. 제조업자는 생산(사무) 자재를 온라인으로 공동구매 한다. 판매·매매업자는 인터넷쇼핑몰이나 모바일쇼핑몰로 사업을 한다. 대여업자와 조종사간 구인구직도 앱으로 한다. 건기조종 자동화도 디지털이 구현하는 새 세상이다.
연합회 등 단체활동을 할 때도 모바일과 인터넷은 필수다. 정보공유, 의견수렴이 중요한 조직에서 온라인매체를 쓸 줄 모르면 활동능력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 최근 전건연이 전국의 광역·기초 건기단체 임원들을 구성원으로 ‘밴드’(앱)를 활성화했는데, 수백명이 여기저기서 올리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원건기연은 영동·영서로 임원회의 한 번 하려면 4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화상회의로 해결했다.
미래 건기관련 사업자단체 조직활동과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할 중요 변수로 디지털활용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 나이에’, ‘어떻게’라며 하소연할지도 모르나, 길이 있다. 첫발을 내딛으면 된다. 인터넷이든 모바일이든 ‘클릭’ 하면 된다. 시작이 반이라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