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만년필 애호가라면 한번 쯤 써 봐야 할 라미 2000 만년필을 소개해 드립니다.
파카45처럼 세미 후디드 닙이라 잉크 마름에 강하고 14K 닙을 백금 도금하여 잉크 흐름이 좋습니다.
그립이 스탠레스 스틸로 제작되어 무게 중심이 낮고 캡을 포스팅해도 필기시 뒤로 쏠리지 않아 편합니다.
피드 아래에 잉크, 공기 통로인 작은 구멍이 있고, 쉐퍼처럼 캡에 딸깍하고 걸리는 돌기가 2개 있습니다. 그 아래 잉크 창이 있어 충전 시기를 알 수 있습니다.
배럴 끝에는 긁힘 방지를 위해 스탠레스 스틸로 마감되었고, 캡탑은 브러쉬 처리된 그립, 바디, 캡과 달리 파카 51 주얼처럼 유광 처리되어 있습니다.
클립 좌측에는 LAMY가, 하부에는 GERMANY 1이 미니멀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클립은 전체적인 유선형 디자인과 달리 각져 있어 도드라져 보이며, 쉐퍼처럼 스프링이 내장되어 있어 옷에 견고하게 체결됩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배럴과 피스톤 필러 노브가 잘 구분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캡 내부에는 파카51처럼 판 클러치가 있어 배럴에 포스팅할 때 부드럽고 견고하게 물립니다.
캡을 꽂으면 15.3cm, 닫으면 13.9cm 길이입니다.
BRAUN사의 게르트 알프레드 뮐러가 Bauhaus 디자인 철학에 영향을 받아 설계하였는데, 1966년에 이런 현대적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기조 아래,
- 기능별 분절과 매끄러운 곡선
- 철, 플라스틱 재료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반죽기와 만년필의 분절과 곡선이 흡사합니다.
면도기 날과 하우징, 닙과 그립은 금속을 사용한 반면, 면도기 손잡이, 펜 배럴은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재료간 비율도 유사합니다.
라미 2000은 기능을 위해 디자인을 단순화했고, 58년간 큰 변화 없이 생산된 스테디 셀러입니다.
바우하우스 디자인 내용 원본 출처 :
https://www.fountainpennetwork.com/forum/topic/227631-lamy-2000-and-the-origins-of-lamy-design/#entry2431618
장점은 주재질이 흠집에 강하고, 브러쉬 처리되어 손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한다는 것입니다. 마크롤론은 바이엘(bayer)사가 고급 플라스틱에 송진, 유리섬유를 섞어 만든 소재로 비행기 창문, 경찰 투명 방패에 사용될 정도로 질기며 튼튼하다 합니다.
또, 피스톤 필러가 1.3ml의 잉크를 충전할 수 있어 오랜 기간 필기가 가능합니다.
단점은 유선형의 원통 바디라 캡을 꽂아 쓰지 않으면 굴러 떨어져 닙이 손상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또, EF닙은 스윗 스팟이 좁고, 가로는 굵고 세로는 얇아 한글 쓸 때 약간 어색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판매하는 펜 중에 파카 51과 쉐퍼의 아이덴터티를 가장 많이 물려 받았으니 한번 구해서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제일 좋아하던 명기였습니다. 두 번 잃어버리고 항상 맘 속에 남아있었는데, 망언쟁이님 글 보니 다시 용기가 생기네요. 이번엔 절대 소중히 간직할 녀석을 들여야겠어요🫢
만년필이란 아날로그에 녹여진 세련됨이랄까요.
저에게는 하이델베르그 여행에서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클립에 각인을 짙게 하셔야 겠는데요 😊
@망언쟁이 저의 정신력을 짙게 무장하여 안 잃어버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아.. 이거.. 매번 보는데 외관이 저랑 안맞아서 매번 생각만 하는 그 유명한 펜이군요.. --; 정말 좋은 펜인가 봅니다. 궁금증이 생깁니다. :)
역사적으로 획을 그은 만년필이지요.
몽블랑149처럼 긴 세월 동안 스테디 셀러이구요.
그래도 개인의 취향이란 게 있으니까요 ㅋ
3호선 경복궁역 옆에 닙 사이즈별로 시필할 수 있는 펜샵이 있으니 직접 체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후디드 닙 스타일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라미 2000은 관심이 가더라구요. 저의 관심펜 목록에 있는 것중 하나 입니다.
저도 각인된 오픈 닙을 좋아합니다만, 저 유선형의 디자인에는 라인이 딱 떨어지는 세미 후디드 닙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산 EF닙이 스윗 스팟이 좁아 M닙을 써봤는데 버터 필감이지만 한글 쓰기에는 두껍더라구요.
그래서, F닙을 또 샀습니다.
2개를 돌려 쓰는데 와이프에게는 1개 있다고 거짓말하고 있습니다 😓
@망언쟁이 혹독 소장님 왈 만년필의 좋은점중 하나, 작아서 여러개 있어도 잘 모른다는 ㅋㅋ
혹시 그립부가 스틸이라서 미끄럽지는 않나요?
그립부 스틸에도 브러쉬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손이 큰 편이서 스틸 그립부와 체결용 돌기 사이에 마크롤론 부위를 잡아 미끄럽지는 않습니다.
펜샵에서 직접 잡아 보시는 게 좋으실 듯 합니다.
필기감 그립감 너무 좋아서 저에겐 가격대비 최고의 펜이네요.
저에게도 오로라 탈렌튬과 더불어 가격 대비 최고의 펜이네요.
정말 실용적이어서 파카51의 계승자는 51 복각판이 아니라 비슷한 시대의 라미 2000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만년필 리뷰의 표본이라고 해도 좋을 글이네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미 2000 만년필이 워낙 기능에 충실하고 스토리가 많아, 리뷰 내용이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디자인 자체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펜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몽블랑146보다는 라미2000에 더 손길이 갑니다.
1919년에 독일 바이마르주 바우하우스에서 시작된 디자인 철학이 현대 건축, 디자인, 산업에 근간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Form follows function.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Less is more.
(적을수록 풍요롭다)
바우하우스 교장, 교수진이 남긴 이념에 스티브 잡스, 이케아, 무인양품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펜샵에서 써보고 너무 부드러워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명분이 생기길 기다리고 있답니다 ㅎㅎ
EF닙도 스윗 스팟에만 잘 맞으면 부드럽고 흡족한 필감을 주더군요.
승진하시거나 수익률이 20% 나서 행동하실 때가 곧 오기를 바랍니다 ㅎㅎ
나으 최애펜... 누군가, 또 사랑해주시는 분이 계시네요. 반갑습니다. ^^
사람의 마음은 다 똑같은 거 같습니다.
약 60년간 사랑 받는 이유가 당연히 있겠지요.
저 또한 반갑습니다 😁
저도 라미 2000을 보내려다가 정을 떼기는 커녕 더 애착이 생겨 매일 챙겨다니고 있어요. 자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오래 쓰면 브러쉬 처리가 닳아 없어져 반질반질해지면서 더 정이 들더라구요.
오래 함께 하시길 빕니다 ~
제게는 너무 보들보들 부들부들 한 마크롤론~~~
필감이 부들부들 하다는 말씀이시죠?
저는 사각사각한 오로라 탈렌튬도 좋아하는데 이런 날엔 부들부들이, 저런 날엔 사각사각이 땡기더라구요~
나의 첫 만년필이었는데, 그 동안 모르고 사용했군요.
너무 좋은 만년필에 대한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펜의 스토리를 알면 더 각별해지더라구요.
첫 만년필과 오랫 동안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