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제목]*한살연하남과연애중
[작가닉넴]*슈퍼맨이선호
[작가메일]*cnr89@hanmail.net
[소설출처]*★이민우,신혜성을 덮쳐라★
─────────────────────────
" 아악 ! 짜증나 ! "
평온하기만 할 줄 알았던 일요일 오후.
시험이다 뭐다 해서 그동안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한 탓에 그 잠을 보충하기 위해서 곤히
자고 있는데 거실에서부터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음들. 도대체 누구냔 말이다.
내가 어제 자야한다고, 제발 조용히 좀 해달라고 부탁까지 했건만. 누구든 다 죽었어 !
벌 컥.
" 아 시끄러워 죽겠어 ! "
헉. 고래고래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서야 보이는 낯선 사람들의 얼굴. 뭘까, 누굴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끝에 결론을 내렸다. 이놈들은 김동완의 친구들 일 것이다.
역시나 부엌에서 들려오는 꽤나, 퍽이나 정겨운 동완이놈의 목소리.
" 야, 니가 더 시끄러워. 들어가서 잠이나 자. "
" 동완아. 너 여동생도 있었어? "
그러면서 신기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꽤나 조각적이고 감각적인 얼굴을 소유한
그 놈. 허허, 여동생이라니. 멀쩡한 대한민국의 남아를 두고 그 무슨 망언이냐고.
" 몇살이니? 귀엽게 생겼네. 오빠들이 할 일이 좀 있어요. 좀 시끄러울 수도 있거든.
그래도 참고 들어가서 자고 있어. 알겠지? "
진짜 아주 어린아이 취급을 하고 있는 조각놈. 아무리 내가 또래보다 키가 좀 작고
좀 동안인 얼굴을 가지고 있다지만, 이건 좀 심한거 아니냐고요.
" 저 … 나 동생아니야. 동완이 형인데 … "
여동생인것도 모자라 정말 어린아이 취급을 한 조각놈에게 바락바락 소리를 치려고
했으나,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 답게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다.
" 헤에, 말도안돼. "
" 진짜야. 얘 내 형이야. 우리보다 한 살 많아. "
저 자식이 ! 어렸을때는 '형아형아' 하면서 곧 잘 따르더니 대가리가 크니까 '얘, 쟤'
하면서 지 형을 아주 지나가는 똥개보다 우숩게 본다니깐 !
" 하하. 그랬구나. 죄송합니다. 저는 문정혁이라고 합니다. "
문정혁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조각놈은 미안하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 나를 여동생 같다고 할때도, 내가 형이라고 밝힐때도, 아니아니, 내가 나올때
조차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한 놈만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뭐야, 저건.
빤히 쳐다보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그제서야 날 뭐냐는 눈빛의, 꽤 도전적인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김동완, 너 능력좋다. 어디서 꼭 너 같은 앨 만났니?
" 하하. 얘는 이민우예요. 이민우. "
" 아 그래? "
" 야, 근데 언제까지 그거 입고 있을건데? "
내가 뭘 ~ 이라는 눈빛으로 동완이 놈을 한번 째려봐주고 내 옷차림을 살짝 쳐다봤다.
맙소사 ! 너무 흥분해서 잠옷을 그대로 입고나왔잖아 !
" 아하 … 하하. 그, 그럼 재밌게 놀다가. "
나는 황급히 내 방으로 들어왔다. … 라고 정말 간절히 말하고 싶었다. 아으 ! 젠장 !
문이 잠겨 버렸다. 내가 이 문 좀 고쳐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
" 뭐하냐? "
" 어? 아 그게 … 하하. 어쩌지? "
" 뭘? "
" 무, 문이 잠겨버렸네? 비상키 어딨냐? "
" 풉. "
웃음을 참으려는 표정이 역력한 정혁이. 젠장, 이게 무슨 개망신이냐고. 안그래도
창피해 죽겠는데 민우라는 놈은 아주 자지러지게 웃는다. 숨넘어가겠다, 이자식아 !
" 어쩌냐 ~ 저번에 여행갈때 혹시 몰라서 비상키 가져갔잖아. 그 뒤로 쓸일이 없어서
아빠 차안에 그대로 있을텐데 … "
" 뭐? "
뭐냐고 ! 그 말은 즉, 난 방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얘기야? 이런 개개망신이 다 있나 !
" 풉. 어쩔 수 없네요. 형도 우리랑 같이 놀아요. "
" 아 … 하하. "
……
제길. 내가 이 자리에 끼어드는게 아니었다. 어린놈의 자식들이 대낮부터 술판을
벌인다 싶었더니, 내게 안주값을 다 물게하고 말이다. 집은 어찌나 어질러 대는지.
아아 ~ 내 용돈. 다 털려 버렸다.
" 근데 친형 이예요? 동완이한테 형 있다는거 처음들어서요. "
" 아 … 그래? 그게 … "
" 친형이나 다름없어. "
내 말을 바쁘게 가로채버리는 동완이녀석. 그렇다. 나는 동완이의 친형이 아니다.
내 이름은 신혜성. 동완이는 김동완. 내 부모님은 내가 7살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 뒤로 이모가 나를 거두셨고, 동완이와 함께 길러진 것이다. 그때가 동완이는 6살.
내가 같이 살기시작했는데도 전혀 의문같은걸 두지않고, 정말 친형처럼 대해주었다.
그리고 커가면서 내가 불편해 할까봐 일부러 싸가지 없게 구는걸 안다. 그런 동완이의
배려를 받아들여 나도 막 대하고. 훗. 내겐 … 티격태격 하지만 더 없이 소중한 녀석.
아니, 잠깐. 김동완은 정말 싸가지 없는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요새 좀 든다. 큼.
" 아아. 하긴 동완이랑 안 어울리게 너무 예뻐요, 형은. "
" 어? "
" 하하. 이 자식은 쫌 뭐랄까. 산적같잖아요. 하하하하하하 ㅡ "
" 너 죽을래? "
그러면서 정혁이의 목을 조르는 동완이. 그런 둘을 바라보며 웃는 민우란 녀석.
그러고보니 저 녀석 목소릴 아직 듣지 못했네. 아무튼 그렇게 웃고 떠드는 사이 집은
정말 아수라장이 됐다. 이모랑 이모부가 여행을 가셔서 망정이지 ! 게다가 아주
대(大)자로 뻗어버린 녀석들.
" 야야, 일어나봐. 응? "
툭툭 까대고, 얼굴을 치고, 소리를 질러봐도 꿈쩍을 안한다. 제길, 이자식들이 정말 !
그럼 이걸 나보고 다 치우란거냐? 제일 연장자라고(-그래봤자 한살이다) 안주도
다 내 돈으로 사더니, 뒤치닥 거리까지 ! 아우 … 골아.
" 내가 못살아 정말. "
나는 긴 한숨을 내쉬고 빈 병들을 들었다. 그런데 베란다 쪽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헉, 혹시 불인가? 나는 문을 확 열어제끼고 들어가서 베란다 끝쪽을 바라보았다.
" 야. "
" 아 ! 아 씨파. 놀랬잖아 ! 너 뭐야 ! "
" 그, 그러는 너야말로 여기서 뭐하는데 ! "
나쁜새끼 ! 목소리만 크면 다냐 ! 쫄았잖아 ! 아니 근데 이 자식 목소리가 좀 괜찮다.
비록 꽥 - 지른 볼품없는 소리였지만 말이다.
" 보면모르냐? "
" 어? 담배 … 그럼 그게 담배연기였어? "
" 알았으면 좀 들어가지? "
" 야 ! 학생이 담배피면 어떻게 ! "
" 내 맘이야. "
" 빨리꺼 ! 너 그게 얼마나 안 좋은 줄 알아? 너 지금 쥐약먹고 있는거야. 그리고 또
바퀴벌레약도 먹고 있는거고 … 또 … 아 ! 좀약도 먹고 있는거야. 게다가 또 … "
" 아우, 진짜 ! 너 왜 따라와서 귀찮게 하냐? "
" 흠, 빨리 안끌래, 진짜 ! "
" 아후 ~ "
민우놈은 아쉬운듯이 한번 더 빨아들이더니 담배를 껐다. 짜식, 그래도 말은 잘듣네.
나는 왠지 모를 뿌듯한 마음에 민우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아이 착하다. "
" 참나. 가지가지 한다, 너? "
그러더니 나를 슬쩍 비켜나가는 민우놈. 췌, 칭찬해줘도 난리야. 다시 거실로 돌아가
술병들을 치우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굉장히 귀찮은 표정을 얼굴에 가득짓고는
치우는걸 도와주는 민우놈. 역시, 좀 착한놈일까?
……
" 동완아. 우리 비디오 빌려볼까? "
" 질질짜는건 안본다. "
그리곤 지 방으로 쏙 들어가버리는 버릇없는 김동완. 그래, 내가 보고싶으니까 간다 !
김동완이 말하는 일명 '질질짜는' 멜로를 보고 싶었으나 심성고운 나는 액숀 ~ 영화를
빌렸다. 아, 나랑 영 ~ 취향이 아니라고. 집에 가는 중간에 슈퍼에 들려 입에 소세지를
물고 비디오가 담긴 비닐을 빙글빙글 돌리며 열심히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내 팔을 휙 ~ 낚아챔과 동시에 내 앞으로 오토바이 한대가 쌩 ~
하고 지나갔다. 헐라. 이건 뭐하는 시츄레이션 ~ 이냐고.
" 야 ! 너는 내가 몇번을 불렀는데 모르냐 ! 귀 먹었어? "
어라라. 이 분은 그 좀 착해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싹퉁머리없는 이민우씨가 아니던가.
(- 반말에다가 '야' 라는 말에 심히 삐쳤음.)
" 뒤에서 '야야' 거리면 누가 알아듣냐 ! 내 이름이 '야' 야? "
" 아휴, 됐다됐어. 너랑 말하면 내가 저능아 되는 기분이야. "
허허. 내가 이겼 … 응? 그 말은 내가 저능아 같다는 얘기야? 이런 !@#$#%$$%$#^$ !
나는 또 한마디 해줄참으로 이민우 놈을 째려봐주었다. (-첫만남만 소심모드 신혜성)
" 근데 너는 왜 야심한 밤에 싸돌아다니냐? "
" 췌, 말 안한다면서 하기는. 비디오보려고. 근데 너네 언제 갔어? "
다시 말을 걸어오는 민우놈때문에 반박할 기횔 놓쳤다. 제길, 그 사이에 까먹냐고 !
정말 머리 나쁘구나, 신혜성.
" 아침일찍. "
" 진짜? 빨리도 갔다. "
" 너보단 빠르지. "
" 이씨 … "
" 풉. "
" 흠, 근데 너도 여기살아? "
" 어. "
" 정말? 어디 사는데? "
" 302동. "
" 우와, 진짜? 302동이면 우리 바로 옆동이네. 완전 가깝구나. "
" 응. 근데 뭐 빌렸냐? "
그러면서 내 손에 있던 비디오를 뺏드는 민우놈. 그리고 나를 한번 더 쳐다봤는데
그제서야 내 손의 소세지를 본건지 뭐라고 해대는 놈.
" 야, 너는 나이가 몇갠데 그런걸 물고 다니냐? "
" 췌, 소세지 먹는거에 나이가 무슨상관? "
" 쯧쯧. 꼭 너 같은것만 먹고다니는구나. "
" 나, 나 같은게 뭔데 ! "
" 애같은거. "
" 너 ! 소세지를 무시하지 말란말이다 ! "
" 너도 소세지가 불쌍하지? 그렇지. 너랑 비교되는 소세지가 불쌍하지. "
" 죽을래, 너 ! "
" 후후. 많 ~ 이 먹어라 소세지. 응? "
" 너, 너 자꾸 형한테 반말할꺼야? "
" 너 할말없지? 가만히 있다가 왜 이제와서 난리야? "
흠, 큰일이다. 정말 할말이 없다. 어쩌지, 어쩌지? 여기서 지면 안되는데. 허허, 참.
이대로 지면 이 자식이 정말 날 깔볼지도 모른단 말이지.
" 흠, 야. 내가 한마디만 할게. "
" 뭐? "
" 밤길 위험하니까 이 형아가 봐줄게. 어서 후딱 뛰어라 ! "
" …… 돌았냐? "
검지손가락을 지 머리통 옆에까지 들어올려 빙빙 돌려보이는 싹퉁 이민우. 그리고는
휘적휘적 걸어간다. 형한테 못하는 말이 없구만 ! … 그리고 어느새 내 눈앞엔 우리집이
보였다. 어라, 언제 여기까지 휘적 왔디야.
……
" 너무너무 멋있었다구, 정말 ! "
" 어어, 그래그래. "
내 베스트라고 할 수 있는 이선호, 전진과 함께 학교를 탈출하여 분식점에 갔다가
학교로 돌아가는 길. '신화'라는 가수에 아주 깊숙이 빠져사는 이선호는 아까부터
계속 난리다. 어제 우연히 압구정에서 봤다고. 운명이라고.
" 야, 넌 도대체 운명이 몇개냐. 초등학교 3학년때는 짝궁 김모씨. 6학년때는 싸움짱
장모씨. 중학교때 1학년때는 반 회장 이모씨. 3학년때는 학생회장 최모씨. 고등학교
2학년인 지금은 신화. 거 참 운명한번 많네. "
나는 진이의 말에 굉장히 동의하는 바로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 흥 ! "
" 아. 중간중간 김동완씨한테도 빠지지 않으셨나? "
" 뭐, 뭐래. 전진 ! "
그러면서 투닥투닥 거리는 전진과 이선호. 그리고 잠깐사이 그들의 말소리가 작아졌고,
갑자기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정확이 일분후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 아아 ! 선생님 ! 귀귀 ! 아, 아파요 ! "
" 따라와 ! "
그렇다. 누구나 알 듯이 학교에서 무단탈출은 곧 죽음이다. 전진과 이선호는 학주가
우리쪽으로 걸어오는걸 보고 잽싸게 어디론가 숨은 것이다 ! 이것들이 투닥대다가
이런건 호흡 척척이지 ! 제길, 우리의 우정이 이따위밖에 안됐냐고 !
" 여기에 무릎꿇고 앉아있어 ! "
교무실 앞에 무릎꿇고 손들게 하고는 교무실 안으로 들어가는 매몰찬 학주. 나참,
아직도 초등학교식 구식적인 사고를 버리지 못하시다니. 안타깝다. 아 그나저나
왜 하필이면 여기야 ! 1학년도 많구만 ! 나쁜 학주 ! @$#%$^%$&^^^*&^(*^(^( .
열심히 학주를 씹고있는데 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 이야 ~ 안하는거 없이 학교생활 한번 알차게 한다, 너?"
아니나 다를까 ! 싹퉁 이민우 ! 그리고 그 옆에 야비한 웃음의 김동완 ! 조금은
착한 미소를 짓고있는 문정혁. 허허. 이런 개망신.
" 형. 푸푸풉. 괜찮아요? "
문정혁. 그렇지. 넌 저놈들의 친구지. 착할리가 없지 !
" 아 진짜. 내가 너 때문에 창피해서 학교를 못다니겠다고. 형아야, 니가 나의
형이란걸 누가 알기라도 할까봐 가슴 졸이며 다니는 동생심정을 알긴 아냐? "
" 야 ! 죽을래? 너 저번에 이모부가 아끼시는 와인 깬거 불어버린다. "
" 야, 너나 잘해. "
" 쿡쿡. 너나 잘하란다. "
어찌나 친절도 하신지. 내가 못들었을까봐 재방송까지 해주시는 싹퉁 이민우씨.
하루가 피곤하다, 정말. 전진, 이선호 네 이놈들 ! 단매에 죽여주겠다아아아아 !!!
……
" 어우, 삐졌어? 응? "
" 그거가지고 왜그래에 ~ "
" 그거가지고? 그거가지고? 너네가 지금 그말이 나와 ! "
어찌나 분통터지는지 ! 꼴도 보기 싫지만 전진은 우리집 위에, 이선호는 우리집
바로 옆에 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교를 같이 해야한다. 왜 다들 이 아파트에
모인거냐고 ! 뭐 땅이좋냐, 뭐가 좋냐 !
" 에이, 좋아 ! 우리가 카스트리에서 팥빙수 쏠게. 어때? "
" 진짜? "
" 당근이지 ! 이제 화풀꺼지? 응? "
" 후훗, 내가 뭘 ! "
카스트리란, 우리 아파트 상가쪽에 있는 엄청 분위기 좋은 카페다. 거기에서 파는
팥빙수가 정말 맛있는데, 지금 내 상황으론 절대 사먹을 상황이 아니다. 얼마전
그 싹퉁트리오에게 안주값이라고 뜯겼으니까. 제길.
아무튼 그 팥빙수에 홀딱 넘어간 나는 여느때와 같이 진이, 선호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하며 놀이터를 막 지나는데 누군가가 날 불렀다.
" 혜성이형 ! 동완아, 너네 형 지나간다. "
오호, 문정혁이구만. 정혁이 외에도 민우, 동완이, 그리고 거의 벗은듯 옷을 입은
여자아이들이 보였다. 정혁이가 날 아는체 하자 무지 째려보는데, 오우, 요즘애들
무섭다니깐. 난 남자라고.
" 여기서 뭐해? "
" 형아 ! 오늘 정혁이 생일이라서 좀 늦는다고 엄마한테 좀 말해줘. "
" 아 몰라. 일찍들어와. 안그러면 나도 몰라. "
" 헤헤, 형아만 믿을게♡ "
저 자식, 지 필요할때만 형아지. 아까는 그렇게 골려먹더니. 저 폼새를 보아하니
쎄쎄쎄나 하며 건전하게 놀 기세는 아니고만. 분명히 한번 펴주고, 한잔 걸치시겠지.
" 또 술먹고 와서 나까지 공범자 만들지 마 ! "
" 알겠어, 형아 ~ "
" 후후. 니 동생 진짜 귀엽다니깐. "
" 뭐래. 니들이 뭘 모르는 … 응? "
갑자기 뒤로 홱 ~ 돌려진 나의 몸. 절대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싹퉁이민우가 보였다. 그리고 이민우 옆으로 보이는 동완이와 정혁이. 여자들.
" 뭐, 뭐야? "
그리고 무작정 끌고가는 녀석들. 이거 뭐냐고 !
" 소주 5병, 맥주 5병 먼저 주세요. 안주는 과일안주 하나, 마른안주 하나. "
정말 익숙한듯이 주문하는 김동완. 허허, 저 자식이 쥐도 새도 모르게 이런곳을 많이
드나들었군. 그나저나 아주 가시 방석이다. 저 여자애들은 뭘 그렇게 째려보냐고 !
눈돌아가겠네. 난 남자라고 ! 질투할껄 해야지 !
" 미안해요. 무작정 끌고와서. "
알긴아니?
" 야, 얼굴 좀 펴라. 우리도 좋아서 데리고 온 거 아니다? "
그러면서 어느새 나와있는 맥주를 들이키는 김동완. 나참, 그럼 왜 데려왔는데?
" 내가 이 사람한테 홍 갔거든요. 첫 눈에 반한거. "
진이를 가리키는 정혁이의 손가락. 그런 정혁이를 놀란눈으로 바라보는 진이. 아아,
이런 비리가 숨어있었구나. 정혁이가 진이를 보자마자 외쳤다고 한다. ' 빙고 ! '
" 저기, 나는 남자거든 … "
정혁이는 반했다는 말을 하자마자 여자아이들을 모조리 돌려보냈다. 말을 듣지
않는 여자애들에게 보여주는 포스란. 으아, 나도 쫄았다.
" 에이, 그거 가지고 날 밀어내는 거예요? "
" 아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
" 오케이. 우리 그럼 사귀는 거예요. "
" 얘기가 왜 그렇게 되는데? 난 너 안 좋아해. "
저렇게까지 말하면 포기하기 마련인데, 정혁이는 포기란걸 모르는 아이같다. 아니면
정말로 아까 말한것처럼 한눈에 뿅 ~ 가버린 것일까? 그리고 또 다른 한쪽에선.
" 에헤헤, 진짜라니까 ~ "
" 아, 네. 그래요. "
" 어? 너 지금 안믿어? 우리가 운명이라는거 안믿어? "
" 믿는다니까요. "
알딸딸 하게 취해버린 선호는 동완이를 붙들고 '운명' 이라고 열렬히 말하는 중이다.
사실, 선호가 운명이라며 떠들었던 사람들은 많았지만, 동완이한테 하는 것 만큼
관심을 가지고, 사소한걸 궁금해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하긴 처음부터 좋아한건
동완이었으니까. 따지고 보면 선호가 운명이라고 했던 사람들은 죄다 동완이를
닮았었다. 김동완자식. 꼴에 튕기고 난리야. 우리 선호가 아까운데.
" 흠. "
싹퉁 이민우씨는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다. 하긴, 나도 지친다. 심심도하고.
그냥 집에가서 자고 싶은데. 이것들을 놓고가자니 … 아 몰라 ! 알아서 하겠지 뭐 !
나는 스리스리 은근슬쩍 엉덩이를 띄어 술집을 나섰다. 딱 두시간만에 맡아보는
바깥의 신선한 공기.
" 흐흡, 푸 ~ "
아, 근데 으슬으슬 한게 좀 춥다. 아으, 벌써 12시네. 아직 이모한테 전화 안온걸
보면 집에 안오신건가? 아무튼 길거리가 으슥하기까지한게, 께름칙하다. 몸을
잔뜩 움츠려서 걷고 있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턱' 잡았다.
" 엄마야 ! "
" 뭘 그렇게 놀래? "
" 당연히 놀래지 ! 인기척이라도 내야 할거 아니야 ! "
" 니가 못 느낀거야. 병신. "
" 근데 왜 나왔어? "
" 너 도망가는거 잡으러. "
" 뭐, 뭐? 나 도망가는거 아니거든 ! "
" 그럼 뭔데? "
" 그냥 ! … 집에가는 … 거? "
" 그게 도망가는거지 뭐냐. "
" 틀려 ! "
" 뭐가 틀린데? "
" 도망가는건, 그 뭐냐 - 내가 죄를 지었을때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해결짓지도
않고 가는것이고 집에가는건 그냥 내 의지대로 집에가고 싶어서 … "
" 너 애인있냐? "
" 뭐? "
말도안되는 논리를 펼쳐가며 열변을 토하고 있는데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는 이민우.
뭐야, 그 질문은 … 상당히 당황스럽게.
" 그런건 왜 묻냐, 갑자기. 사생활이라고 ~ "
" 미안하다. 아픈델 찔렀네. "
" 야 ! 그러는 너는 있냐? 지도 없으면서 ! "
" 훗 … 근데 너 왜 맨날 야자 띵까냐? 공부 좀 해라. "
" 나를 뭘로보고 ! 나 맨날 공부해 ! "
" 구라까네. "
" 구라라니, 나는 그런거 할 줄 모른단다 ~ "
" 너 맨날 야자 띵까고 저 술집에 있는 형들이랑 담타는거 봤거든? "
이런 제길 ! 딱 걸렸다 !
" 아 ~ 스토커. 이 형아가 좋으면 좋다고 말로하지 왜 훔쳐보냐 ! "
그리고 욕먹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에게 되돌아온 말은 뜻밖이었다. 정말로.
" 좋아한다고 말해도 넌 병신이라서 모르잖아. "
" 벼, 병신이라니 ! "
" 좋아해서 좋다고 말로 해도 넌 띨해서 못알아 듣잖아. "
" 어?! "
" 아 진짜. 돌려 말해도 못알아 듣고, 대놓고 말해도 못알아 듣고, 말을 안하면
당연히 못알아먹을 위인이고 … 미치겠네, 진짜. "
" 내가 뭘 … "
" 아우, 진짜. 너 오늘부터 나랑 사겨. 오늘부터 1일이야. "
귀까지 빨개진 얼굴을 하고선 나보다 앞서나가는 이민우. 짜식, 의외로 부끄럼 많이
타는구만. 쿡쿡. 뭐, 그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나도 호감이 있었던건 사실이니까.
나는 조금 남아있는 어색함을 풀어보고자 먼저 말을 꺼냈다.
" 야. 근데 너 왜 나한테 형이라고 안해? 진이랑 선호한테는 하면서. "
내심 '형이라고 부르면 날 동생으로 볼것 같아서 …' 라는 말을 기대했었다. 그런데
이 귀여운자식 말하는 꼬라지가
" 니가 어딜봐서 형같냐? 애같지. "
이런다. 아무튼, 이런 싹퉁없는 이민우와 나는 이렇게 사귀기 시작했다.
그 후로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다. 아주 비극적이게도 사귀기전과 후는 똑. 같. 다.
여전히 '너' 라고 불리고 있으며, 애인취급은 커녕 엄청난 무시와 갖은 핍박을
견뎌내야 하는 나. 이젠 아주 김동완, 문정혁, 이민우 세트로 날 골려먹고있다 !
체육시간. 지금 날라들어온 이 문자를 봐도 알 수 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체육복만큼 너한테 어울리는게 없다 ㅋㅋ]
[어떤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거지?]
[븅신. 투박스럽다고 ㅋㅋ 여태껏 그렇게 잘 어울리는애 본적이없다 ㅋㅋ]
이런 개 … !! 이게 정말 내 남자친구란 말인가? 남자친구면서 이 따위 망언을
퍼붓다니 ! 널 저주한다 ! 나는 놈을 골려주기위해 겨우겨우 내 머리에서 쥐어 짜내
문자를 보냈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하하. 그러는 너는 어쩜 그렇게 어울리는 옷이 없니? 체육복이라도 어울리는
내가 낫지 않냐?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냐? 체육복만 어울리는 옷걸이라 너는 좋겠다 ㅋㅋ]
이런 개새끼 ! 내가 욕을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
" 왜, 핸드폰이 너한테 시비걸어오든? 뭘 그렇게 째려봐? "
" 이민우 이 자식이 !! "
" 푸푸, 또 애정행각을 펼치시는 중이군. "
" 넌 이게 애정행각으로 보이냐? "
한참을 열을 내고 있는데 내게로 날아든 또 하나의 문자.
[형. 진이자기야 보고 문자 좀 보내달라고 말해주세요. 소식이 없네. ]
정혁이의 문자였다. 그렇다. 그날 정혁이의 끈질긴 구애 끝에 둘은 사귀게 되었다.
선호는 … 신화에 꺄악꺄악 거리는 상태를 보니 아직도 맺지 못한것 같다.
" 진아. 정혁이가 문자 보내달래. "
" 아 됐어. 맨날 쓸데 없는 문자나 보내. "
" 왜, 뭔데? "
그러면서 진이의 핸드폰을 열어 문자를 확인하는 선호. 그러더니 바로 토하는 시늉을
한다. 도대체 얼마나 심하길래 저런 오바액숀 ~ 을 취하는 것일까.
[진이자기야♡ 아침밥은 먹고왔어요?]
[아침밥 거르면 안되는데.]
[하긴, 내 사랑만으로도 진이자기야 배 부르겠다♡]
[수업 열심히 들어요, 쪽 ♡♡]
아주 하트 남발이시구만 ! 그래, 이런게 바로 연인들의 문자가 아니겠냐고 ! 근데
이민우 이자식은 체육복어쩌고저쩌고 하는 문자나 보내고 !
" 근데 우리는 언제쯤 제대로 된 체육수업을 받나. "
그렇다. 아까 말했듯 지금은 체육시간. 우리에게 자율적인 운동의 장을 펼쳐보라는
말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버리신 체육선생님. 선생님의 그 말과 이렇게 사라지시는
행동은 우리에겐 곧 '니들 맘껏 놀아라' 였다. 역시, 열심히 날뛰며 놀고있는 아이들.
너희들의 그 해맑은 미소와 힘찬 몸놀림을 보면 우리나라의 희망이 보인단다.
체육시간이 마지막이었던 우리는 야자를 띵까고 또 다시 담을 넘기로 다짐했다.
[오늘은 야자하고 가라.]
막 담을 넘으려는 찰라 띠리링 날아온 문자. 허허. 내가 야자 띵까려는건 어떻게 알고.
미안하구나. 나는 그 말을 들을 수가 없다. 어찌하여 나에게 그런 고통을 주려는 거니.
무튼, 다 때려치우고 진이와 선호, 그리고 나는 담넘기를 시도했고 역시나 성공했다.
" 휴우 ~ 신혜성 선수. 10점만점의 10점 ! "
" 쑈를해라. "
한심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먼저 사라지는 녀석들. 췟, 나만 재밌으면 장땡이네 !
집에오니까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우리는 야자를 하고 있을 시간인데. 김동완
이놈은 편안히 쇼파에 거의 눕다시피 하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괘씸한 !
" 너 또 야자 땡깠냐? 작작땡까라. "
" 동완아 … "
" 왜 목소리는 깔고 난리야. "
" 넌, 우리가 이렇게 가족이 된걸, 같이 살게 된걸 원망해 본 적 없니? "
" 돌았냐? "
" 내가 니 형이 된거 … 니가 내 동생이 된거 … 한번도 원망해 본 적 없어? "
" 또 어디서 주워들은 대사냐? 넌 영화를 너무 과하게 봤어. 그게 탈이지. "
" 이게 제발 영화였으면 좋겠다 ! 어디 너 같은 캐릭터가 가능하긴 하냐? "
" 하긴, 너 같은 캐릭터도 현실불가능이다. "
그리고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다시 나를 바라본다.
" 형. 영화를 핑계로 은근슬쩍 내 맘을 확인하려 하지마. 어차피 우린 안돼. "
그러면서 방으로 들어가더니 다시 나와서 싹퉁없는 말만 하고 들어가 버린다.
" 내가 니 놀이에 장단 맞춰줬으니까 아이스크림. "
치사한 놈. 그거 한번 하고 너무 큰걸 바라는거 아니냐? 그러나 아주 착했던 나는
돈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타고 있는
그네가 너무 재밌어 보여서 그 아이가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네를 탔다.
[집이야, 학교야?]
요게 맨날 문자질이네.
[학교지 ! 니가 야자하라며 !]
훗. 지가 어떻게 알겠어? 이럴땐 이렇게 살짝 거짓말 해주는 센스 !
[병신. 넌 놀이터가 학교냐? 그네 타는게 공부고?]
어엉? 문자를 보고 당황해 하고 있는 내 앞으로 검은 그림자와 익숙한 신발이 보였다.
조금씩 드리워 지는 불안감을 가지고 고개를 들었다. 나는 곧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 하하하하. 안 … 녕? "
" 여기가 학교던가? "
" 아하하하하 !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나. 이게 어찌 된 일인가. 하하 ! "
" 내가 야자 하라고 했지? "
" 야자 재미없어. "
" 너 정말 애냐? "
" 췟. 니가 해봐야 내 맘을 알아 ! "
" 으휴. "
함게 한숨을 내뱉더니 내 옆 그네에 털석 앉는 민우. 가만히 앉아서 모래를 툭툭
차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올려 나를 쳐다 보는 민우. 아우, 깜짝아.
" 왜, 왜 - "
" 형 … "
헉. 이 자식 이거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내가 지 말 안들었다고 화 난건가?
" 으, 으응? "
" 혜성아. "
" 왜 ; "
" 야 - "
" 아씨, 왜 ! 왜 자꾸 불안하게 부르기만 하는거냐고 ! 화났으면 화를 내면 되잖아 !
아니면 때려 ! 때리라고 ! 자 ! 때려봐 ! 씨 … 괜히 쫄게 만들고 있어 ! "
" 성질하고는. 니가 잘못한걸 알긴 아나보다? "
" 씨 … "
" 그러고 보면 조상님들 말씀 틀린게 하나없어. 도둑이 제 발 저린다잖아. "
" 내, 내가 뭘 훔쳐갔냐 ! "
" 응. "
" 웃기시네 ! 내가 뭐 … ㄹ "
" 내 마음 훔쳐갔잖아. 그거 비싼거다. "
" 뭐, 뭐래. "
" 훗. 널 부를때 뭐가 더 나은지 불러본 것 뿐이야. "
" 흠흠. 내 생각으론 형이 좋다. 귀엽게 형아도 좋고. "
이러면서 민우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보려고 몸을 민우쪽으로 살짝 기울 였는데
삐끗 ! 그대로 쿠당, 하고 모래와 맞닿았다. 이런씨.
" 참 나. 이래서 형이란 소리가 잘 도 나오겠다 ~ "
이렇게 쪽팔릴때가. 그러고 내 앞에 쪼그려앉는 이민우. 일으켜야지 왜 앉냐고 ! 팍
엎드려 있는 나를 앉히는 민우. 그리곤 나를 빤히 바라본다. 뭐, 뭐냐고.
" 근데 내 의견은 너랑 다른데 어쩌냐? 이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이거거든. "
" 뭐? "
" 혜성아 … "
점점 클로즈업되는 민우의 얼굴. 그리곤 내 입술에 조금은 차갑지만 부드러운 민우의
입술이 닿았다. '쪽' 하는 달콤한 소리와 함께. 하하하하 … 하, 하면 한다고 말이라도
해주지. 부끄럽게 … 그대로 멈춰있다가 너무 부끄러워서 내가 먼저 벌떡 일어났다.
" 흠. 도, 동완이 아이스크림 가져다 줘야 하는데. 너도갈래? "
" 풋 - 아니. 너 봤으니까 됐어. 집에 갈래. "
" 어? 그럴래? 그럼 우리 내일보자. 조, 조심해서 들어가 ! "
정말로 내 딴에 최대한 이쁘게 뛴다고 뛴것이었다. 그런데 이 나쁜놈이 끝까지 !
" 혜성아 ! "
" 응? "
" 너 뛰는 모습 … "
참 남사스럽게. 예쁘다고 말하려고 하는건가?
" 졸라 용가리같애. 큭큭큭큭 - "
아주 숨 넘어 가겠구나. 저놈은 다 좋다가 꼭 마지막에 초를 친다. 훗, 애인이 된 입장으로
민망함을 무릎쓰고 맞장구를 쳐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한바퀴 빙글 ~ 돌고
한손은 머리에 한손은 허리에 손을 얹고 먼진 포즈를 취해주었다.
" 너. 이렇게 섹 ~ 쉬하고 멋진 용가리 봤냐? "
" 하아 … 꿈에 나올까봐 두렵다. "
정말 냉정하게 홱 - 돌아서 가버리는 민우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놀이터에 혼자남겨진 나는 참으로 민망했다. 그렇게 의기소침한채 집으로 갔는데
아이스크림이 다 녹았다며 무지하게 꿍시렁 대는 동완이놈. 허허. 딱 걸렸어. 여느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오늘은 동완이의 목을 살며시 졸라 주었다. 아까 느꼈던
그 민망함과 비례하는 힘으로 …
" 으아아아아아악 !!! "
……
" 소개팅 하자 ! "
" 더위먹었냐? 내가 누구 같애? "
" 내 베스트 신혜성 ! "
왠만해선 나오지 않는 '내 베스트 신혜성'. 선호 니가 되게 급하긴 급한가 보구나.
" 그래. 나 신혜성이지. 그럼 내가 지금 쏠로냐? "
" 어우 ~ 뭐 어때. 사귄다는 목적으로 나가는것도 아니고, 만약 들킨다면 그냥 탐색
차원에서 나갔는데 역시 내 애인으로는 너 밖에 없더라. 이러면 끝나는거잖아. 응?"
" 또 운명? "
" 응 ! "
하우, 우리 선호 불쌍해 죽겠다. 또 김동완 닮은 놈 봤나보네. 그러게 김동완 이자식
그만 좀 튕기고 우리 선호 좀 받아주지. 지가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튕겨대는거야 !
" 진이는 나간다고 했어 ! "
" 뭐? "
진이를 쳐다보자 어깨를 으쓱여 보이는 진이. 허허. 진이 네가 이렇게 대담할 줄이야.
" 너 정혁이 알면 어쩌려고 그래? 걔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
" 가만히 안있으면 어쩔꺼야. 알아서 나한테 정떨어지면 더 좋은거고. "
" 그렇게 정혁이가 싫어? "
" … 부담스러울 뿐이야. 쉽게 변할 그런 관심. "
" …… "
진이의 말에 나도, 소개팅에 나가자며 조르던 선호도 조용해 졌다. 아직도 그 자식을
못잊는것이다. 그리움에 못잊는것이 아니라 커다란 아픔에 못잊는 것이다.
2년전.
" 미안하다. 역시 넌 아니였어. "
" 지석아 … "
" 좀 더 사실대로 말하면 너 사랑하지 않았어. 그리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지도
않았어. 훗, 아무한테도 안넘어오는 그런 도도한 성격이라길래 도전해보고 싶었을 뿐.
근데 너무 쉽다, 너. 나 하나에 울고웃는 그런애들 난 싫거든. 헤어질때다 우리. "
누구나 있을수 있는, 겪을 수 있는 이별이었다. 그러나 순수했을 나이에 진이는 그자식을
만났고 누구보다 사랑해서 마음과 몸을 모두 주었다. 그리고 그자식이 말했던 이별의 이윤
실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사실 진이는 소문처럼 도도하고 싸가지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단지 누군가와 사귀는 법을 몰라 혼자 지내고 있었을 뿐.
" 문정혁. 너 정말로 진이가 좋아? "
" 무슨말이예요. 좋아하니까 사귀는거죠. "
" 진이는 너 좋아하지 않는데도 좋아? "
" … 날 좋아하게 만들면 돼요. "
" 됐어. 그럼. "
" 네? "
" 내가 진이를 지켜줄게. 나한테 맡겨만 둬 ! "
" - ? "
나를 불안스럽게 쳐다보는 정혁이 앞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래. 내가
아무도 진이를 건들지 못하게 지켜줄게!
" 나 미팅 갈거야 ! "
선호와 진이는 갑작스런 나의 발언에 놀람과 동시에 불안감을 얼굴가득 나타내었다.
……
" 안녕하세요. 강진우라고 합니다. "
" 서지헌이예요. 잘부탁해요. "
" 최훈이요. 다 예쁘시네요. "
혹시나 해서 선호에게 물어봤다. 이들이 우리가 남자인 걸 아냐고. 허허, 글쎄 우리가
남자인 걸 안다네. 이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엔 꽤 있는가 보다.
" 진이씬 원래 말 수가 적어요? "
" 네. "
" 그렇구나. 난 말 잘해요. 후후. 우리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요? "
어허 ! 이놈 ! 어디 감히 우리 진이 어깨에 손을 올리는거야 ! 그리고 한쪽에선 선호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 선호에게 자꾸만 터치하려는 또 한놈. 아 진짜 ! 나는
누구한테 먼저 가야 하는거야 ! 왜 양쪽에서 난리냐고 ! 그렇게 고민에 빠져 있는데
내게 말을 걸어오는 누군가.
" 노래불러요. "
" 아, 아니요. 전 노래 못 불러요. "
" 에이, 잘 부를것 같은데. "
" 착각이십니다. "
이 녀석에게 빠져나가려고 하는 찰나 노래방 문이 쾅 ! 하고 열린다. 등장하는 세남자.
딱. 걸. 렸. 다. 제. 길.
" 너 그 손 안치워? "
" 하, 너 뭐야? "
" 나 이 사람 애인이거든. 그 손 빨리 치워라. "
" 안 치우면 어쩔건데. "
" 그럼 죽어야지. "
말릴 틈도 없이 정혁이의 주먹은 진이에게 찝적댔던 놈의 얼굴을 강타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는 진이. 놈이 정혁이에게 달려들려고 했고 그런 놈을 붙잡아
나가는 두 놈. 우리를 노려보는 눈빛이 살벌하다. 이 세녀석의 눈빛도.
" 내가 너무 외로워서 졸랐어. 미팅하자고. 그러니까 너무 뭐라고 하지마. "
마이크에대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을 내뱉는 선호. 바보, 지도 무지 놀랐으면서.
김동완이 저렇게 문앞에 있으니까.
" 그러길래 왜 애인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요? "
" 미안. "
" 아니면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오든가. "
" 미안. "
" … 남자가 그렇게 좋아요? "
" 뭐? "
" 남자가 그렇게 좋냐구요. 남자만 보면 들이대는게 취미예요? 아주 붙어서 장난
아니던데요? 난 가벼운사람 정말 싫거든요. 그래서 내가 선배를 싫어 … "
쫙.
" 어. 니 말 다 맞아. 나 남자 좋고, 남자만 보면 들이대는게 취미야. 또 뭐? 그래.
나 가벼운 사람이야. 근데 너한테 그 따위말 들을 필요 없어, 난. 니가 안다니까 이제
너한테 안 붙어. 걱정하지마. 진작 알았으면 금방 떨어져 줬을텐데. 미안하다. "
그리고 노래방을 나가는 선호와 그런 선호을 따라 나서는 진이.
" 문정혁. 우리 얘긴 나중에 하자. "
노래방안은 금새 어두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나도 선호와 진이를 따라 나가려는데 내
손을 붙잡는 민우. 나는 고개를 들어 민우를 쳐다보았다.
" 잘 위로해 줘. "
" 응 … "
노래방을 나와 한참을 돌아다닌 뒤에야 선호와 진이를 찾을 수 있었다. 놀이터 벤치에
앉아있는 선호와 진이를 향해 걸어갔다.
" 흡, 미안해 혜성아. 동생 때려서. "
" 아니야. 괜찮아. 내가 그 녀석 패줄게. "
내 말에 고개를 가로 젓는 선호. 으휴, 너를 어쩌면 좋니. 나는 선호와 진이를 꽉
끌어안았다. 그렇게 위로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거실 쇼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는 동완이가 보였다. 그냥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말을 걸어오는 동완이.
" 울었냐? "
" 누가? "
" … "
" 당연한걸 왜 물어? "
" … 그래. "
" 말이 지나쳤어. 선호 그런애 아니라는거 너도 잘 알잖아. "
" … "
" 후회하니? "
" … "
" 후회하면 선호한테 진심으로 사과해. 그 바보같은 이선호는 니가 지나치는 말로
사과해도, 아니,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말 걸어도 받아 줄 녀석이야. "
그리고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핸드폰 전화벨이 울렸다. 민우였다.
" 여, 여보세요? "
(" 어디야? ")
" 집. 너는? "
(" 나도 집이지. 잘 들어 갔으면 됐어. ")
" 아 저기 ! "
(" 왜? ")
" 저기 … 있잖아 … "
(" 말해. ")
" … 오늘 … 미안해. "
(" … ")
" 화났니? "
(" 화 안났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
" … 미안. "
(" 그래서, 어땠어? ")
" 응? 뭐가? "
(" 그녀석들. 나 보다 더 멋졌어? ")
" 아, 아니 ! 니가 더 멋져 ! 니가 훨씬 ! 그리고 … ! "
(" 그리고? ")
" 그, 그리고 … 니가 더 좋아. "
(" … ")
" 민우야? "
(" 훗. 그러면 됐어. 잘자라. ")
" 응? 으응. 너두. "
음, 화가 풀린건가? 하. 다행이다. 그나저나 진이는 괜찮으려나 … 정혁이한테
한번 전화해 볼까?
[동완시점]
정말 욱 한거였다. 그 자식이 선호형을 안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이놈의 욱하는 성격.
그대로 나와 버린것이었다. 그것도 그 자식한테가 아닌 선호형한테. 절대 그런말을 하려고
하려던건 아닌데. 형의 그런 상처받은 듯한 얼굴은 처음봤다. 제길, 내가 왜 그랬지?
쇼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봐도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혜성이 형이 들어오자 물어봤다. 울었냐고. 당연한게 아니냐고 말하는 혜성이 형.
자꾸만 신경쓰인다. 난 원래 누군가에게 이렇게 신경쓰는 사람이 아닌데. 젠장.
[진이시점]
" 무슨일이야? "
" 얘기 … 해야죠. "
" … 그래. 무슨 얘기 부터 할까? "
" … "
" 그렇게 보지말고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봐. 대답해 줄테니까. "
" 내가 그렇게 … 싫어요? "
" … 처음부터 말했잖아. 너 좋아하지 않는다고. "
" 내 말에 대답해요. "
" 대답했잖아. "
" 아뇨. 좋아하지 않는거랑 싫어하는거랑은 틀려요. "
" … 싫어해. 됐지? 가볼게. "
" 다행이네요. "
" 뭐? "
" 다행이라구요. 나는 선배가 좋아하지 않는거라고 하면 어쩌나 했어요. 좋아하지
않는건 좋아와 싫어의 중간이나까 어중간하잖아요. 감정이 잘 움직이지 않는 시점이고.
근데 싫어한다는건,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거니까. "
" … 갈게. "
"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요. "
카페를 나서려고 일어섰는데 정혁이의 말에 다시 돌아보았다.
" 내가 열심히 달려갈 테니까.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만 있어요.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카페를 빠져나왔다.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착한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제발 … 널 놓기 싫어지기 전에, 내가 놓아준다고 할때 가. 제발.
[정혁시점]
" 네, 여보세요. "
(" 나 혜성이 … ")
" 형이 왠일이예요? "
(" 너 정말로 진이 좋아해? ")
" 저번에도 말했잖아요. 좋아해요. 정말. 왜 그러는 건데요? "
(" 진이가 너 밀어내려는 이유 … 말할까 말까 고민중이라서 … ")
" 예? 그, 그게 뭔데요? "
날 밀어내려는 이유. 알고 싶었다. 날 정말로 싫어하는게 이유가 아니라면 … 그것만
아니라면 다 괜찮을텐데 …
(" 중2때부터 진이가 사귀던 애가 있었어. ")
" 예. "
(" 진이는 그 애를 정말 좋아했거든. 그래서 몸도 마음도 … 다 줬어. 그리고 누구나
사랑에 빠지는 그 모습처럼 진이도 그 애의 일거수일투족에 울고 웃는 아이였지. ")
" 네. "
(" 그런데 그 자식이 … 진이를 찼어. 진이를 좋아하지 않았고, 자기의 일거수일투족에
울고 웃는 애는 싫다면서. 진이는 모든걸 다 주면서 사랑했는데 … ")
" … "
(" 그 상처가 아직도 큰가봐. 그래서 … ")
" 무슨말인지 … 알겠어요. "
(" … 진이가 싫어졌니? 마음도, 몸도 … 다 주었던 아이라? ")
" 지금은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은 없나요? "
(" 확신해. ")
" 됐어요, 그럼. 그런 이유따위로 싫어질 그런 마음 아니었으니까. 더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 뿐이예요. 말해줘서 고마워요, 혜성이형. "
(" 나도 고마워. 우리 진이 정말로 좋아해주는것 같아서. ")
" 훗 … 그럼 나도 또 고마워 할게요. 우리 민우 정말로 좋아해 줘서. "
(" 하하. 이러다가 끝이 없겠다. 그럼 이만 끊을게. ")
" 네. 그래요. "
그런 이유라면 난 괜찮아요. 날 싫어하는게 아니니까. 말도안되는 억지논리를 써서라도
난 진이형 잡아둘거예요. 잡을꺼예요. 그러니까 지금 … 나한테 잡혀줘요. 제발.
……
" 진이자기♡ 점심먹어요? "
" 다 먹었어. "
" 에게? 이렇게 조금? 그러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그래요. "
교내식당에서 뜨거운 애정행각을 펼쳐보려는 정혁이와 그런 정혁이를 꺼려하는
티를 팍팍내는 진이. 그리고 아직도 어색한 동완이와 선호. 선호는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근데 김동완 저건 뭘 잘했다고 지도 눈을 피하는거야 !
" 우리 내일 영화보러 갈래? "
" 영화? "
" 응. "
" 그래 ! 좋아 ! 에헤헤 - "
우와, 이게 따지고 보면 정식 첫 데이트다 ! 에씨, 저 자식은 지가 알아서 하겠지 뭐.
미안하다, 동생아. 그리고 친구야. 첫 데이트에 너희들의 고민도 다 필요없구나.
" 민우야 ! "
" 야, 빨리 좀 와라. 굼벵이도 너보단 빠르겠다. "
" 이씨. "
그거 쫌 늦었다고 아침부터 구박이야 ! 우리는 뭘 볼까 고민하다가 한국영화를
사랑하자는 마음에서 단 하나 있던 한국 멜로 영화를 선택했다. 질질짜는건 절대로
싫다는 이민우를 설득해낸 당당하고 당당한 신혜성 ! 움화화 ~
……
" 영화 보면서 자는애가 어딨냐? "
" 췌, 그럴 수도 있지 뭐 ! "
" 내가 한국영화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멜로 고를 때부터 알아봤어. "
" 이씨, 고만 좀 구박해 ! "
여기는 영화관 근처에 있는 카페. 팥빙수를 시켜놓고 나를 막 구박하고 있는 이민우.
아니, 영화 보면서 잠 좀 잘 수 있지 ! 뭐 그거가지고 구박하냐고 !
" 으휴, 그래그래. 팥빙수나 많이 먹어라. 많이먹어. "
니가 안그래도 배터지게 먹을꺼다 ! 췟.
" 근데 넌 왜 안먹어? "
" 나 단거 별로 안좋아해. "
" 움 … 그럼 국물이 라도 떠먹어. "
" 야. 국물이 뭐냐, 국물이. "
" 뭐 어때서 ! 그럼 이걸 뭐라고 하는데 ! "
"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국물은 아니지. 참 진짜 항상 느끼는거지만 너는 정말
검소하고 투박스럽다. 쯧쯧. 자, 입에 묻은거나 닦아라. "
그러면서 휴지를 던. 져. 주는 싹퉁 이민우. 그럼 그렇지 ! 니가 하루에 한번은
꼭 이런 싹퉁없는 짓을 저질러 주셔야지 !
" 흠, 너는 좋겠다 ! 니 애인이 검소하고 투박스러워서 ! "
" 별로 좋진않아. "
" 이이 !!! "
나는 삐쳐서 발을 쿵쿵 거리며 카페를 나왔다. (-물론 팥빙수는 다 먹고) 그런 나를
보면서 웃기만 할뿐 달래줄 생각은 전혀, 전 ~ 혀 없어 보이는 싹퉁 이민우 !
" 이민우. 니가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하 ! "
이민우를 한번 쫙 - 째려봐주고는 이민우보다 앞서 나가는데 나를 부르는 이민우.
내가 돌아보나 봐라 ! 절대 안돌아봐 !
" 신 ~ 혜 ~ 성 ~ "
" 투박스러운 신혜성 ! 정말 안 볼꺼냐? "
어. 절대 안봐.
" 야, 검소한 애인아 ~ "
" 체육복만 어울리는 제대로 투박스런 … "
" 너 죽을 … !! 어억 ! "
길거리에서 아주 크게 떠들어대는 이민우의 입을 틀어막아 주고자 뒤를 돌아보자
내게 부드럽고 푹신하지만 묵직한 걸 안겨주는 이민우.
" 뭐, 뭐야 … 곰인형? "
" 삐치지 말라고. "
" 흥. 내가 이런다고 … "
쪽.
" 화풀어라, 형아♡ "
내 볼에 쪽, 하더니 이런 귀여운 말을 하는 이민우. 그러더니 휘적휘적 먼저 앞으로 간다.
" 야 ! 가, 같이가 ! 곰인형 너무 무거워 ! "
이민우 이자식, 아무래도 나를 다루는 방법을 터득한 듯 싶다. 후후, 나쁘지않네.
좀 더 사실대로 말하면, 너무너무 좋다. 이민우가.
……
하아, 이 둘은 언제까지 이러고 있으려나. 나는 동완이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그러자 나를 쫙 - 째려보는 김동완녀석. 나는 뭘 ~ 이라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렇게
알게모르게 점심시간엔 동완이놈과 나의 눈빛싸움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
" 저 … 얘,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
" 무슨얘기? "
" 여, 여기선 좀 … 조용한 곳에서 얘기 좀 … "
이게 왠일. 정말 귀여운 여자아이가 정말 귀여운 우리 선호에게 말하려고 하는건
필시 고백이다. 고백 ! 일어서는 선호를 놀란듯 바라보는 김동완.
" 여자도 좋아해. "
그리고 막 걸음을 떼려는데 선호의 손목을 잡는 김동완. 호, 이거 ~ 흥미진진한데?
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 뭐야? "
" 야, 여자애. 너 고백하려는거야? "
" 네? 아 … 네 … "
" 안돼. "
" 네? "
" 고백하지 말라고. 이거 안보여? "
그러면서 선호의 손목을 잡은 손을 올려보이는 김동완. 저게 무슨뜻인데?
" 김동완. 너 무슨 …"
" 내가 이선호 손 잡았어. 그러니까 고백하지마. "
" 김동완. "
" 미안해요. 백번, 천번 미안해요. 아무리 사과해도 지워지지 않을 상처 라는 것 쯤
알고 있어요. 그래도 백번, 천번 사과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말도 하고 싶었어요. "
" … "
" 운명이예요. "
" !!!! "
" 운명 하고 싶어요. "
" … "
" 받아 … 줄래요? "
" … "
동완이의 말에 아무말도 없는 선호. 그런 선호를 바라보다가 체념한 듯이 선호를
잡았던 손을 놓는다. 그런 동완이의 손을 잡는 선호.
" 무슨 운명이 이래? 포기가 뭐 이렇게 빨라? 난 얼마나 기다렸는데. "
" 형 … "
동완이를 살짝 흘겨보다가 이내 활짝 웃음을 짓곤 동완이를 껴안는 선호. 그런
선호를 꼬옥 안아주는 동완이. 하하. 이것은 우리 학교의 커다란 이슈였다.
그렇게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 싹퉁 이민우 자식 !
" 그나저나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저 귀여운 아가씬 어째 … 아깝네. "
" 뭐? 하 ! 참나. 아까우면 니가 가서 꼬셔 ! 그러면 되지 ! "
" 아 … 또 삐친거야? "
" 안 삐쳤거든 ! 가서 꼬시기나 하시지 ! "
" 정말? 후회안해? "
" 내가 미쳤냐? 그딴걸하게. "
" 그럼 그러지 뭐. "
뭐, 뭐야. 정말로 가는거야? 어라? 어라라? 아니, 근데 저자식이 가란다고 정말
가네 ! 내가 가라고 하길 기다렸다는거야, 뭐야?
" 야 ! 이민우 ! "
뭐? - 라는 듯이 쳐다보는 이민우. 나는 이민우에게 당당히 다가갔다. 그리고는
이민우의 귀를 잡아당겨 작게 속삭여 줬다.
" 너 내꺼야. 까불지마. "
그리고 후다다닥 교내식당을 빠져나왔다. 멀리서 민우의 웃는소리가 들려왔다.
제길, 내가 이런말까지 해야 하는거냐고. 아우, 쪽팔려 !
그리고 우리는 갑작스럽지만 뜨거운 여름방학을 맞이하였다. 또 한번 갑작스럽지만
우리는 바다에 왔다. 와우 ! 바다 !
" 우와 ~ 바다다 ! "
" 야, 니들이 어린애냐. "
" 흥 ! 동완아, 바다 좋지? "
" 당연하지. 이민우, 너 죽을래? 감히 누구한테. 신혜성이 더 좋아라 하거든? "
" 저게 ! "
" 그래. 얘가 더 좋아라 하긴 해. "
" 이익, 이민우 ! "
" 그만 싸우고 짐 먼저 풀자. "
" 진이자기♡ 내가 짐 들어줄게요. 줘요. "
" 됐어. "
그렇게 정혁이의 말을 단칼에 잘라버리곤 콘도로 향하는 진이. 굉장히 침울해 하는
정혁이. 으휴, 아직도 정혁이를 멀리 하려고 하는건가? 모두들 콘도에서 짐을 풀고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와 바다에 몸을 던졌다.
" 야, 우리 게임하자 ! "
" 게임? "
" 응. 어차피 밥은 해야하니까 팀을 정해서 하는거야. "
" 좋아. 그럼 가위바위보로 팀 짜자. "
그렇게 기나긴 혈투 끝에 민우, 나, 동완. 그리고 진, 정혁, 선호가 한 팀이 됐다.
선호와 동완이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지만 민우의 한방으로 끝을 봤다. 후훗.
우리가 할 종목은 비치볼. 해가 거의 저물어 갈때까지 공만 죽어라 쳐댔다. 그 결과
당근 우리팀의 승 ! 불만이 가득해 보이는 진이, 정혁이, 선호. 그러나 게임의
승부는 정정당당,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법 ! 으하하 !
" 니네 둘이 저녁 찬거리 사와. "
" 뭐? "
" 그릇에 먼지가 너무 많아. 나는 그릇 씻고 있을테니까 찬 거리 사와. "
" 그럼 내가 씻을테니까 니가 다녀와. "
" 야, 내가 꼭 니 애인이랑 가야겠어? "
" 그거랑 이거랑 무슨상관 이라고. "
" 상관있어. 우리 동완이가 씻는거 도와준다고 했어. "
" 응. 그러니까 얼른 다녀와요, 진이형. "
이게 다 선호의 계략이었다. 둘을 좀 더 친하게 하려는. 어쩔 수 없이 진이는
정혁이와 둘이 찬 거릴 사러 나갔다. 그리고 … 찬 거릴 사러 나갔다 들어 온
둘은 급격한 러브모드가 얼굴가득 떠 있었다. 뭐지, 무슨 일이야 …
" 야, 니들 뭐야? "
" 뭐가요? "
" 급 친해짐 이잖아. 뭐냐고. 응응? "
" 아무것도 아니예요. "
" 에에, 뭐가 있었나 본데? "
우리의 재촉임에 웃어보이기만 하는 정혁이. 네 이녀석 ! 우리의 은혜를 모르다니 !
에잇 ! 나쁜놈! … 훗. 하지만 둘이 친해진걸 보니까 좋다. 그래, 아무렴 어때. 둘이
좋아지면 된거지. 우리는 그날 처음으로 모두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열어 논 상태로
밥을 먹었다. 좋구만, 이런거.
[진시점]
" 불편하죠? "
" 별로. "
알고있다. 내가 불편해 하지 않기위해 애들앞에서만 내게 달라붙고, 자기라는
칭호를 쓴다는 것 쯤. 세심한 배려라는것 쯤 알고 있다.
" 줘요. 내가 들테니까. "
내가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가져가는 정혁이. 그런 정혁이를 한번 바라보았다.
그리고 정말 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을 만났다.
" 여, 오랜만이네? "
" 그래. "
" 옆엔 누구야? 설마, 애인? "
" 어. 애인. "
나는 정혁이의 팔에 팔짱을 끼었다. 좀 당황했는지 움찔 거리는 정혁이.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이 자식 만나면 분노라도 끓어오를 줄 알았는데,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 … 그렇다면 … 내가 정혁이한테 가도 되는걸까? 하지만 …
" 훗. 그렇게 상처받은 표정하길래, 난 연애 같은거 못할 줄 알았지. "
" 이만 가볼게. "
" 이봐요. 얘가 말했어요? 나랑 잔것도? "
그래. 내 과거가 … 이래서 … 그래서 …
[정혁시점]
내게 팔짱꼈던 손이 떨리는 진이형. 나는 진이형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개자식, 그 말을
아무렇지않게 짓껄이고 있다니.
" 혹시몰라요? "
" 아뇨. 압니다. "
내 말에 놀란듯 나를 쳐다보는 진이형. 나는 더욱 꼭 진이형의 손을 잡았다.
" 그렇구나. 얘 좋아하게 만드는거 쉽죠? 하하. 좋아하기만 하면 다 주는 애 … "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석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그 녀석 옆에 있던 여자도
진이형도 많이 놀란 눈치다.
" 쉽지 않았어. 아니, 지금도 쉽지 않아. 너 같은 개새끼 때문에 형이 많이 상처받았거든.
그래서 누군지 보고 싶었는데, 겨우 너 같은 거였냐? 씨발. 너 같은 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받은거였냐? 겨우 너 따위 때문에? "
" 이새끼가 근데 ! "
나에게 날라오는 그녀석의 주먹을 잡아 챘다.
" 너 … 경고하는데, 다신 내 눈에 띄지마. 죽도록 패줄테니. 그리고 진이형 앞에도
나타나지마. 상처주지마. 그때는 너 … 죽여버린다. "
잡았던 그 녀석의 주먹을 쳐내듯 놔버리고 진이형의 손을 잡아 성큼성큼 걸었다.
" 아파 … "
" … "
" 문정혁. "
" … "
" 손 아프다고. "
" … "
" 문정 … "
" 겨우 그런 새끼 때문이었어요? 겨우 그런 새끼 때문에 그렇게 상처받았어요?
내가 그런 되먹지도 못한 놈때문에 형한테 다가갈 수 없는거예요? 그래요? "
" … "
내 말에 눈물을 흘리는 진이형. 제길. 달래줘도 모자란데 뭐하는거야, 문정혁.
" … 미안해요. "
" … "
" 하지만 정말 화가나서 … 화가나서 미칠것 같았어요. "
" … "
" 형 … "
내 얼굴을 양손으로 쥐더니 입을 맞춰오는 진이형. 나는 너무 놀라서 그대로 굳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진이형의 눈에선 계속해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좋아해. "
" 혀, 형 … "
" 많이많이 좋아해, 정혁아. "
나는 형을 내품에 꼬옥 안았다. 이제 된거야. 이제 됐어. 그렇죠?
……
" 진이자기♡ 이것 좀 먹어봐요. "
" 응. 너도 많이 먹어. "
" 에이씨, 밥을 못먹겠네. 밥을 ! 니들 다시 사이 나빠져 ! 얼른 ! "
" 헤, 그렇겐 못해요. 형. "
" 야. 잘 해보라고 할 땐 언제고 이래? "
" 아무리 그래도 난 진이 네가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어 ! "
" 후후, 저 질투심에 불타오르는 신혜성 좀 봐. 야, 민우야. 니가 좀 어떻게 해봐. "
" 나도 못말려. "
나는 이민우를 째려보았다. 자식아, 저런게 바로 연인이란 말이다 ! 이렇게 갈구는게
연인이 아니란 말이지 ! 넌 저런거 보면서 뭐 배우는거 없냐? 문정혁과 김동완이
저러는데 저 둘의 친구인 넌 왜 아니냔 말이지 !
" 원하냐, 저런거? "
" 됐네. "
" 봤지? 얜 저런거 싫어해. "
제길.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 그런건 알아서 척척인거야 ! 척척 ! 에잇, 퉤 !
또 한번 삐쳐서 하루 종일 물놀이도 안했다. 밤이되서는 혼자 이렇게 산책을
나와버렸다. 짜식이 나 삐진것도 모르고 지 혼자 좋 ~ 다고 난리났다. 모래위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 훗 … "
그러고 보니 이렇게 짧은기간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 민우와 내가 사귀고
동완이와 선호가 사귀게 되고. 그것도 동완이가 고백해서. 정혁이와 진이는 사이가
좋아지고. 그런데 정말 어떻게 사이가 급친해짐이 된거지?
그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한테 덮여지는 가디건 하나.
" 여름이라도 밤바다는 추워. "
이민우였다. 내 옆에 살포시 앉는 이민우.
" 이민우. 너 나 어디가 좋아? "
" 뜬금없이 무슨소리야? "
" 어디가 좋아서 사귀자고 한거야? "
" … 훗. 바보같아서. "
" 뭐? "
" 바보같아서 좋아한다고. "
" 너 나 놀리냐? "
" 아닌데 … 정말인데. 바보같이 지 일보다 남 일 생각하는게 좋고, 바보같이 멜로
영화보고 울었으면서 들키지 않으려고 자는척 하는 것도 좋고, 삐쳤는데 금방
풀리는것도 좋고, 이렇게 바보같이 까먹는 것도 좋아. 더 말해 줄까? "
" 돼, 됐어. 내가 운거 … 알고 있었어? "
" 당연하지. 내가 바보냐? "
" 흠 … "
알고 있었다니. 난 내 연기가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한동안 아무말도 없이
바다만 쳐다보았다. 힘차게 왔다갔다 거리는 바다의 소리는 … 왠지 클래식보다도 더
로맨틱하고, 와인보다도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민우 너랑 같이 있어서 그런가?
" 너랑 같이있어서 그런가봐. "
" 응? "
" 너랑 같이있어서 모든게 다 좋아보인다. 시끄럽기만 했던 바다 소리도 좋게 들리고,
거칠고 따갑게만 느껴지던 모래도 푹신한 것 같고 … "
" 민우야 … "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왠지 기분좋은 닭살이 내 몸에 돋아났다. 이런 느낌이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깨닫는 느낌은 … 그리고 왠지 모를 느낌에
끌려 민우와 나의 얼굴은 점점 가까워 지고 있었다.
" 컷, 컷 ! 거기까지 ! "
제길 ! 이런 중요한 타이밍에 김동완 저 자식이 왠말이냐고요 !
" 신성한 바닷가 앞에서 이러면 쓰나? "
" 교육상 안좋아. "
" 야, 니들은 왜 쓸떼없이 나와서 난리야. "
" 왜? 약올르냐? "
" 그럼 약오르지 안오르냐 ! "
정혁이의 목을 조르는 민우와 그런 민우를 말리는 진이. 허허, 저 자식들 확실하게
좋아진게 맞구만. 아무리 그래도 괴씸죄는 용서못하지. 나는 동완이의 목을 졸랐다.
그러자 내게 달려드는 선호.
" 어머어머, 너 이거 안놔? 우리 동완이 죽겠다 ! "
" 야 ~ 그래. 애인 앞에선 우정도 필요없다 이거지? "
그날 밤. 바닷가 앞에선 살벌한 전쟁이 일어났다. 하하. 언제까지고 이렇게 모두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시는 누구든 아파하는 일 없이 …
……
" 진짜 몰라? "
" 나도 몰라. 이민우는 니가 더 잘 알지, 내가 어떻게 아냐? "
" 흐음 … "
정말 궁금해 미치겠다. 바다에서 돌아온 이후로 민우와 연락이 되질 않는다. 나만이
아니라 정혁이랑 동완이도 마찬가지다. 민우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리면 1초도 안되서 잽싸게 튀어 나가는건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
" 아 … 선호구나. "
(" 응. 목소리가 왜 그래? 민우랑 아직도 연락안돼? ")
" 그렇지 뭐. 근데 무슨일이야? "
(" 그냥. 안만난지 오래되서 만나자고 하려고 했는데 … ")
" 아, 그래? 어디서 볼까? "
(" 괜찮겠어? ")
" 당연하지 ! 친구의 부름인데. "
아무일도 없겠지. 그냥, 무슨 사정이 있어서 연락이 안되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이렇게 너 혼자 불안해 해봤자 해결되는 건 없으니까. 민우랑 하루라도 더 빨리 연락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 밖에는.
" 혜성아, 너 얼굴 많이 까칠해 졌다. "
" 그러게 … 잠도 못 잔거야? "
" 그냥, 조금. "
" 으휴. 아무 일도 없을거야. 자꾸만 불안해 하지마. "
" 응. "
나는 선호와 진이의 위로를 받으며 거리를 활보하며 돌아다녔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집에만 밖혀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밖에 있으니까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 그래도 어쩌면, 집에 가만히 있는게 나을뻔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열심히
움직이던 발걸음을 멈추었고, 그에따라 진이와 선호의 발걸음도 멈추었다.
" 혜성아? "
내가 시선이 머무른 곳을 바라보는 선호와 진이. 그리곤 놀라움의 신음을 뱉어낸다.
" 허 … "
" 혜, 혜성아. "
" … "
분명 민우였다. 저 앞을 걸어가고 있는건 민우였다. 예쁜여자가 팔짱을 끼고 가는 남잔,
분명 민우였다. 예쁜여자와 걸어가는 그 모습이 너무 잘어울리는 남자는 민우였다.
" 가자. 가서 이민우한테 해명하라고 하자. "
그러면서 내 손을 잡아끄는 진이의 손을 나는 되려 잡아 끌었다.
" 됐어. "
" 혜성아. "
" 별일 아닐거야. 우리는 저쪽으로 가자. "
나는 민우가 가는 반대방향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별일 아닐거야. 사촌동생
일 수도 있고, 그냥 친한 친구 일 수도 있어. 괜히 추측하지말자, 신혜성.
……
그로부터 정확히 3일후. 민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바삐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3일이란 시간 … 생각을하고, 결론을 내리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딸랑. 문 위에 달린 조그만 종소리가 내 귀에 울려퍼졌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바로
보이는 민우의 모습. 지금껏 봐 온 것 중에서 최고로 예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빨리나왔네? "
" 응 … "
" 근데 왜 그렇게 안색이 안좋아? 어디아파? "
" … "
" 혜성아? "
" 힘들지 않아? "
" 응? 뭘 … 알고 있었어? 김동완 이 자식이 말했구나? 내가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시켰는데. 어쨌든 알고 있다니까 … 조금 … "
" 헤어지자. "
" 뭐라고? "
너한테서 … 헤어지자는 그런말 듣기 싫어. 그래서 내가 먼저 말해버리는거야. 그리고
이러면 네가 나한테 미안해 하는 마음같은거 … 조금은 덜어 줄 수 있지 않을까?
" 혜성아 … "
" 미안해. "
" 왜 … 인지 물어봐도 되지? "
" 아니. 안 물어 봐줬으면 좋겠어. "
왜냐면 …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 아직도 사랑하는 너랑 헤어져야 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난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 혜성아. 내가 … 내가 연락을 못한건 … "
" 그런것 때문 아니야. "
" 그럼 도대체 왜. 도대체 왜, 혜성아 ! "
" 가볼게. "
" 신혜성 ! "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마, 민우야. 난 워낙 씩씩한 체질이라서. 엄마, 아빠 돌아가시고
그 뒤로도 쭉 이렇게 씩씩하게 잘 지내왔으니까. 내 걱정따윈 하지마.
" 지금 들어와? 난 좀 늦게 들어올 줄 알았는데. "
" 그렇게 됐어. "
" 뭐 좋은일 없었어? "
" 없어. "
좀 처럼 없는 동완이의 반김 가득한 목소리였지만 나는 그거에 대꾸해줄 기운이
지금은 남아 있지 않았다. 내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는 침대에 누웠다. 그냥 이대로
잠이나 자버리자. 울지마, 신혜성. 울지마.
벌컥.
" 미쳤어? "
" 나가줘. "
" 민우보고 헤어지자고 했다며? 이유도 없이. "
나는 아무말도 없이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머리 끝까지 덮었던 이불을 거칠게 끌어
내리는 동완이. 제발 나 좀 가만히 두면 안되는거니? 지금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 …
" 하. 이렇게 쳐울꺼면서 그 딴말 왜 했는데? "
" … "
" 나한테도 말 못해? "
" … "
" 너, 민우가 !! … 하, 됐다. "
정말 화가난 듯 방문을 쾅, 닫고 나가는 동완이.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썼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이대로 자고 일어나면 아무일 없는 듯 다시 평화로워 지기를.
그리고, 민우를 보낸걸 후회하질 않기를 …
……
" 혜성아. 좀 더 먹어야지, 응? "
" 그만 먹을래요. "
" 휴 … 이러다가 정말 큰병난다, 너. 이모부도 얼마나 걱정하시는데. "
" 죄송해요. "
" 혜성아 … "
" 엄마, 내가 얘기할게. "
" … 그래. 이것 좀 더 먹여. "
침대위에 죽그릇이 담긴 쟁반을 놓고 나가는 이모. 아, 김동완 … 저게 아무리 동생이라도
화내면 무서운데.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 니가 아프긴 왜 아파? "
" 미안. "
" … 이민우도 요새 술만 진탕먹고 다녀. "
" 응? 수, 술만 먹어? "
" 어. 삼시세끼를 술로 먹어. 밥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너처럼. "
" … "
" 걱정되냐? "
" … "
" 그러길래 하고 많은 날 중에 왜 하필이면 그날이였냐, 병신아. "
" 무슨말이야? "
" 아버지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너에게 돌아온 그날이었냐고. "
" 자, 자세히 좀 말해봐. 그게 무슨뜻이야? "
" 이미 지난 일인데, 뭘 말해. 그리고 민우도 말하지 말라고 … "
" 그래도 말해. 뭐야? "
" … "
" 동완아. "
" … 민우 아버님께서 친구하고 어렸을때부터 약속한게 있으셨다나봐. 왜 그런거
있잖아. 자기 자식들이 이성이면 결혼시키고, 동성이면 친구시키는 그런거. "
" 그런데? "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 그래서 약혼얘기가 오고 갔다나봐. 민우는 너 있었으니까 안하겠다고 말했고,
아버님은 당연히 절대 안된다고 하셨는데, 그 여자애가 민우한테 말하기를 지랑
데이트 한번만 해주면 자기가 그 약혼 파혼하겠다고 말했대. "
" 헉 ㅡ "
그럼 그날 봤던게 …
" 그래서 데이트 한번 해주고, 얘기를 마무리 지었나봐. 그리고 그날, 니가 …
시, 신혜성. 왜 울어? "
" 그럼 그날 … 나 어떡해. 나 어떡해 동완아. 나 어떡해에 - "
" 왜 그래. 왜 그러냐구. "
" 난 그것도 모르고, 난 그것도 모르고 ! 다른 여자랑 걸어가는 걸 보고 다른사람이 좋아진
줄 알고, 그래서 … 흑, 그래서 그랬던건데 … 나 이제 어떡해 … !! "
" 뭐? 병신아 ! 나한테 말이라도 해보지 ! "
" 나 어떡해 … "
" 어떡하긴 ! 그걸 말이라고 해 ! 다시 잡아야지. "
" 그래도 돼? 그래도 될까? "
" 당연하지 ! 당장 가서 잡아. "
나는 더 지체할것도 없이 잠옷에 웃옷만 걸치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대로 민우의
집을 향해 달렸다. 제발, 집에 있기를 … 제발 …
" 헉, 헉 … "
집에 거의 다 왔을때, 집을 나서는 민우가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피해
고개를 숙이는 민우. 그리곤 천천히 … 천천히 내 앞에 서는 민우.
" 춥다. 왜 그렇게 입고 돌아다니냐. 혹시 몽유병이냐? "
" 웃지마, 이민우. 그렇게 웃지마. "
" 왜 울어 … "
그 안타까운 미소도 거두지 않은채 두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 주는 민우. 그렇게
웃지마. 그렇게 아픈듯 웃지마 민우야.
" 이렇게 웃어야 … 이렇게라도 웃어야 니 옆에 있을 수 있잖아. "
" 민우야 … "
" 그렇지? 너한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테니까. 옆에만 있게 해줘. "
" 아니야, 아니야 … 아니야. "
" 이젠 형이라고도 꼬박꼬박 불러줄 … "
" 좋아해 ! "
" 뭐? "
" 좋아해 ! 좋아해, 좋아해 ! "
" 혜성 … "
" 오해했어. 내가 오해한거야. 잘못했어. 내가 … 흡, 내가 … "
내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나를 꽉 안아주는 민우.
" … 병신아. 이렇게 올꺼면 좀 더 빨리오지. "
" 흑 … 나 받아주는거야? "
" 병신 … 나 술독에 빠져 죽을뻔했잖아. "
민우는 나를 더욱 꼭 안아주었다. 나도 민우를 꼬옥 안았다. 다시는 이러지 않을게.
네가 직접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을래. 그럴래, 민우야.
……
" 앗싸 ! 쌌다, 쌌어 ! 이민우, 너 쌌어 ! 꺄하하 ! "
" 야, 좋냐? 내가 싸니까 좋아? "
" 당근이지 ! 이 판은 날 위한거라고. 오케바리. 요거 먹고 ! 고 ! 무조건 고 ! "
화창한 일요일. 우리는 모두 다 같이 모였으나, 따로따로 놀고있다. 민우와 나는
진 사람이 이긴 사람이 시키는건 모든지 하는 내기 고스톱.
" 조금만 기다려. 맛있는 거 해줄게. "
" 웅. 알았어♡ 헤헤. 기대된다. "
동완이는 선호에게 맛있는 걸 만들어 준다면서 부엌에서 별의 별 짓을 다 하고 있고,
선호는 그런 동완이를 식탁에 앉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 어때요? 진이자기, 시원해? "
" 응. 아 좀 더 밑에. "
" 여기? "
" 응. 꺄하하. 저것봐, 너무 웃겨 !! "
정혁이는 진이가 어깨가 아프다고 하니까 옆에서 열심히 어깨를 주무르고 있고,
진이는 텔레비전을 보며 웃기 바쁘다. 한집에 있지만 다들 각자 놀기 바쁘다.
" 꺄하하 ! 앗싸싸싸 !! "
" 왜그래? 이겼어? "
" 당근 ! 내가 고스톱만 7년인생이라고. 푸하하. "
" 그것봐. 내가 혜성이한테는 못 당한다고 했잖아. "
민우를 무척이나 안타깝게 바라보는 선호. 그러나 동완이가 음식이 다 됐다는 말에
부엌으로 쪼로로로 달려간다.
" 야. 난 선호만 불렀다고 ! "
" 어허 ! 누군 입이고 누군 주둥이냐 ! "
그렇다. 동완이는 분명 선호만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정혁이, 진이, 민우, 내가 모두
달려 들었다. 어휴, 이 자식 의외로 음식 솜씨가 좋구만. 계속 먹고있는 우리에게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대는 동완이와 선호를 뒤로 하고 우리는 먹기에 바빴다.
" 민우야. 물 좀. "
" 니가 갔다 먹어. "
" 야. 너 내기했잖아. 고새 까먹었냐? 아, 진짜. 나보다 젊은 놈이 그렇게 깜빡깜빡
해서 어디다가 써먹냐? 쯧쯧. 내가 진짜 … "
" 물이나 마시지? "
" 앗, 고마워. … 앗, 뜨거 ! "
" 훗. "
이민우가 준 물을 홀짝 마셨는데. 맙소사 ! 뜨거운 물일 줄이야. 뜨거워 죽으려고 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미소 짓는 이민우. 그렇지, 싹퉁 이민우가 어디 갈리가 없지 !
" 죽을래 ! 입 천장 다 디었잖아 ! "
" 그러길래, 누가 그렇게 마시래? "
" 찬물인 줄 알았지 ! "
" 나는 차가운 물이라고 안했다? "
" 이씨. 이민우, 부셔버리겠어. "
" 훗. 기대할게. "
아주 해맑게 웃고는 거실로 가는 이민우. 나는 그런 이민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두고봐, 꼭 복수해 주겠어.
" 니들은 왜 그렇게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이냐. "
" 니가 이민우랑 사겨봐. "
" 싫어. 우리 정혁이가 슬퍼하거든. "
" 맞아. 난 진이자기 없으면 슬퍼요. "
" 제길. 너네 집에 가서 좀 놀래? "
전진, 저게 정말 저렇게 변할 줄 몰랐다. 김동완 저놈도. 선호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할꺼다. 시늉이 뭐야, 정말 죽으려 들지도 모른단 말이지. 근데, 이민우라는 놈은 …
어휴, 속 터져 !
" 야, 이제 가자. 많이 늦었다. "
" 응. 진이자기는 내가 데려다 줄게요. "
" 그래. 다들 내일 늦지 말고 나와. "
우리는 내일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이 여섯명이서. 으하하, 기대 된다. 아, 그건 그렇고
가기전에 복수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한 … 담? 저거야 !
" 나는 선호 데려다 주고 올게. "
" 응. 그래그래. 그리고 민우야 ! 이거 보리찬데, 집에가서 끓여먹어. "
나는 보리차를 얇은 종이에 고대로 싸서 바지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 우리집에도 있거든. "
" 에이, 내 사랑을 버리려는거야? "
" 우웩. 닭살이야, 신혜성. 너뭐야? "
" 조용히 해라, 김동완. 자, 얼른 가져가. "
" 훗. 그러지 뭐. "
" 응, 그럼 다들 잘가 ~ "
훗, 이민우 ~ 감히 나한테 그 따위 짓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더냐?
[민우시점]
" 아악 ! 이게 뭐야 ! "
" 어머, 민우야. 너 … 오줌싼것 같애. 푸풉. "
내 주머니에 들은게 젖은 보리차 라는걸 느꼈을땐 … 이미 늦은 후였다. 젖은 보리차는
내 바지에 급속도로 스며들었고, 결국 … 애매한 그 부위 까지 젖어버렸다.
" 푸풉. 혜성이형 의외로 귀엽다? "
" 미친거지, 신혜성. 야, 너 어쩌냐? 쫌 쪽팔리겠다? "
" 훗 … "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 귀엽다 신혜성. 이게 너의 복수란 말이지.
아까 집에서 나올때 봤던 신혜성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 풉, 귀여웠으니까
이번엔 봐주겠어.
" 어머, 저것봐. "
" 어머어머, 다 커서 왠일이야. "
그리고, 나는 그날 많은 사람들의 웅성임 속에서 초고속으로 달려야 했다. 내 참,
내가 신혜성 때문에 별 일을 다 겪네. 푸풉.
" 민우야 ! 어젠 잘 들어갔니? "
" 어어, 덕분에 아주 잘 ~ 들어갔다. 즐겁든? "
" 어머, 뭐가 즐거워? 도통 무슨 소린지 ~ "
하하. 그러니까 까불지 말란말이다, 이민우.
여기는 사진관카페다. 사진도 찍어주지만 본래는 카페랄까? 우리는 카페에서
아주 시끄럽게 가위바위보를 했다. 물론, 누가 드레스를 입을지. 이렇게 시끄럽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정혁이가 아는 형이하는 곳이라서다. 그래서 이른시각에
이렇게 느긋할 수 있는 거랄까? 아무튼 우리는 선호, 진이, 나. 동완이, 정혁이,
민우 이렇게 편을 갈라서 대표끼리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
" 신혜성 한테 맡기는게 아니었어. "
" 부시겠어, 신혜성. "
" 오랜만에 니가 정겨워 보인다. "
" 형, 고마워요. 이민우, 잘했어 ~ "
" 훗. "
제길, 그래. 내가 하는게 아니었어. 미안하다구 ! 결국 우리팀이 드레스를
입게 되었다. 췌, 그렇게 웃을꺼면서 뭘 그렇게 싫어라 했냐고 ~
" 꺄아, 사진봐. 그래도 예쁘게 나왔다. "
" 진이자기, 진짜 여자같아요. 아악 ! "
내가 맞을 줄 알았지. … 사진속의 우리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우리 정말로
언제까지나 이렇게 여섯이서 행복할 수 있겠지?
" 언제까지나 이렇게 여섯이서 … 꼭 행복할거야. "
그러면서 내 허리를 감싸오는 민우. 너는 꼭 내가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구나.
나는 민우에게 웃어보였다. 그러자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곧이어 터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선호는 웃음을 참으며 내게 거울을 들어보여줬다.
" 이익, 이민우 !!! 부셔버리겠어 !!!!!!!!!!!!!!!! "
" 하하하하하하 !!! "
내 얼굴은 숯인지 뭔지 모를 검은 무언가들로 폭격을 맞은 상태였다. 이민우는
내 고함소리에 카페를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이민우를 쫓아다녔다.
그런 우리를 보고 힘차게 웃는 아이들.
" 어제의 복수다 ! "
" 이씨, 넌 뒤졌어. 정말 ! "
" 하하하. 얼굴봐. 완전 얼굴지뢰밭이다. 크큭. "
" 야 !! 싹퉁 이민우 !!!!!!!!!! "
그렇게 … 나는 오늘도 한살연하인 이민우와 연애같지 않은 연애를 하고 있다.
그나저나, 끝까지 싹퉁 이민우는 변하지 않을 듯 싶다. 내 팔자야.
─────────────────────────
끝입니다 ^ ^
이건 어떤분의 사랑얘기를 보다가 뭔가 확 끌려서
쓰다가 둔걸, 다시 발견해서 싹 지워버리고 몇일만에
써버린거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진행이 좀 빠른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
예쁘게 봐주세요, 히히 -
─────────────────────────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완결소설
【。자작신화、】
한살연하남과연애중
슈퍼맨이선호
추천 0
조회 6,515
07.02.03 02:58
댓글 37
다음검색
첫댓글 아..........귀엽네요ㅋㅋㅋ보면서계속낄낄낄낄<- 민우씨가더적극적이엇슴좋겟..(...) <-
∥ 하하. 적극적 .. 너무 소심해보였나요 ?ㅠ
맞아요.ㅋ
재밌었어요~~ ㅋㅋ
∥ 아이쿠.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크큭,,,재밌어요 ㅎㅎ
∥ 헤헤.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중간에 혜성오빠가오해하는부분에서 울엇어요ㅜㅜ 애인 듣고 있었는데 뭔가 맞아떨어지는.....ㅋㅋㅋ 잘읽구가요~
∥ 조금 '급'어색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헤헤. 맞아떨어져 보여서 다행이예요 !
아....얼마나 기다렸던 완결소설인가요~!!!!!ㄳㄳㅋㅋ재밌네요^^보면서 계속 흐뭇한 미소를 띄었다는~!
∥ 아앗. 정말요? 히히.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아휴,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오옹!!!>.잘쓰셧어요!!
∥ 그런칭찬, 고맙습니다 -_-♡ 헤헤.
진짜 재밌어요!! 보는내내 웃으면서 침질질 아 여섯명의 사랑이 너무 이뻐서 부러웠다는ㅋㅋ번외편도 보고싶어요~ 번외편부탁드리면 실례인가요?ㅠㅠ 그래도 보고파요~! 아 정말 정말 잘보고갑니다~!>.<
∥ 아, 번외ㅠ 완결소설방은 번외가 금지되있는것 같아서요; 잘못읽은건가; 하하. 무튼,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
ㅋㅋ 너무 귀여워요 .... - ㅋㅋ
∥ 헤에, 고맙습니다 !
넘 귀여워요~~~ㅎㅎㅎ 다들 너무 행복해보여요~ㅎㅎ
∥ 행복해보인다니, 다행입니다 ! 전 언제나 해피를 사랑해요 / ㅁ / 히히.
너무너무 재밌어요.. 번외보구 싶어요./.!!!
∥ 번외가 금지되있는 것 같던데. 아무래도 다시 공지를 읽어봐야겠네요ㅠ 무튼,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 진짜 너무 이쁜최강커플들~ㅋㅋ
∥ 흐흐. 모두 최강커플임은 확실하죠乃 ~
너무귀여운듯,,ㅎㅎ 재미있게봤어요~
∥ 헤헤.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민셩판 복수혈전인건가ㅋㅋㅋ;;;;귀여운이야기인거같아요~
∥ 하하. 복수혈전 - 귀엽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재밌게 잘 봤습니다^^ 민우씨 멋있네요ㅡ 근데 여기선 정혁씨가 더 멋있었다는 ㅡ ㅎㅎ
∥ 전부터 주인공들보다 주변 인물들이 멋있다는 평을 많이 듣는 ㅠㅠ 주인공들한테 신경 좀 써줘야 겠어요, 히히.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재밋네요! 재밋게 봤어요 ~~ 민우 멋있어요 <으흑ㅋㅋ
재밌어요+_+!!정말 귀여운 소설인것 같아요.ㅎ_ㅎ
꺄>< 완전 지대재밌어요!
완전 ㅋㅋ 신숑언니 임눙ㅃ랑 연애 열심히 하세요~
ㅎㅎ 넘 넘 잼있어요... >_<
재미있어요 ㅋㅋ 오랜만에 좋은설 읽고 갑니당 ~~ㅋㅋㅋ
잘 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