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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집★경남,부산 스크랩 부산의 볼거리와 맛집
독도는우리땅 추천 0 조회 374 05.08.16 19:4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부산의 볼거리와 맛집

* 남 포 동

잠들지 않는 항구의 밤

남포동은 낮보다 밤이 더 눈부시다. 화려한 네온사인,제각기 개성적인 인테리어를 뽐내는 가게들,거리 양편에 늘어선 노점들과 부산 젊은이들이 어우러져 생기를 느끼게 한다.

남포동은 서울의 명동과 같은 곳으로 아이쇼핑을 하기에 ‘딱’인 곳이다. 또한 남포동을 중심으로 걸어서 10∼20분 거리에 국제영화제의 상징인 피프(PIFF)광장,부산의 대표 어시장인 자갈치시장,용두산공원,만물시장인 국제시장 등 가볼 곳도 많다.

  ●피프광장

피프광장은 ‘영화의 거리’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찾아볼 만하다. 남포동 끝 부산극장 앞의 중앙 원형무대에는 세계 영화계의 거장과 유명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손도장) 동판이 있다.

국내 신상옥·최은희 부부를 비롯해 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아르헨티나의 페르난도 솔라니스 감독,중국 장이머우 감독 등 국내외 영화인 22명의 손도장이 각인돼 있다.

  ●국제시장

식품,주방기구,학용품 등 없는 것이 없는 재래시장.분위기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하지만 디지털 카메라,MP3 등 가전제품의 가격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더 저렴한 것이 특징.

시장 중간 ‘아리랑 거리’에 형성된 먹자촌은 구수한 부산 아지매의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 “삼촌,와서 함 더셔 보이소.”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당면국수·잡채·충무김밥 2000원,오뎅과 단팥죽이 1500원씩.둘이 배부르게 먹어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시원한 동동주 한 잔까지.부산의 인심까지 흘러넘친다.

  ●용두산공원

부산 친구에게 용두산공원을 간다고 하니 대뜸 돌아오는 말이 “거기 와 가는데,뭐 하러 가는데.”였다. “서울 촌놈이라서,그래서 간다. ”라고 말하고 용두산공원으로 향했다.

로얄관광호텔 옆으로 공원을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생겼다. 몇해 전만 해도 죽 늘어선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이 무척 힘들었는데 이제는 편하게 서서 공원으로 올라갔다. 공원에는 팔각정,이충무공 동상,충혼탑,부산시민의 종 등이 있다. 또 비둘기도 많아 더욱 평화스러워 보였다. 120m의 부산타워에 올라가면 부산항과 영도다리 등 부산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타워에서 바라본 야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전망대는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부산타워 전망대 입장료는 어른 3000원,아이 2000원.

  ●자갈치시장

남포동역 지하도를 건너면 바로 자갈치시장이다. 예전에 시장 바닥에 ‘자갈’이 깔려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산 사람들의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부산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억척스러운 경상도 아지매들의 활기찬 목소리와 파닥거리는 고기들의 물 튀기는 소리,흥정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한,진정 활력이 넘치는 시장이다.

시장 구석,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연탄불에 구운 꼼장어(먹장어),어른 머리만한 문어,삶아서 그 자리에서 썰어주는 고래고기,미역과 톳나물,펄떡펄떡 뛰는 각종 물고기 등은 부산 이외에선 찾기 힘든 진풍경이다. 둘이서 2만∼3만원이면 회와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다.

  ●남포동 여행 팁

부산 체험에 지치면 잠시 PC방이나 만화방에서 쉬는 것도 재미있고 경제적인 휴식처다. 깨끗한 PC방으로 부산극장 옆 게임베이(245-6605)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7000원.컵라면을 주문하면 김치와 함께 1000원.커플석이 30석 정도 있어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오렌지PC(245-2453)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밝은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 곳.가격은 1시간당 1200원.자이언트PC(241-2103)는 PC게임과 플레이스테이션을 함께 할 수 있다.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7000원.식사를 주문하면 인근식당에서 배달해준다. 컵라면 1000원.아카데미PC(231-2929)는 남포동에서 가장 큰 PC방.8명이 함께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길 수 있으며 시간당 1200원.5시간 정액은 5000원이다.

남포동 동쪽에는 만화방이 많다. 향촌만화(245-0071)는 안락의자와 간단한 담요를 제공해 피곤하면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다. 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7000원.시간당 2000원이다. 안성탕면과 김치는 2000원.

남포찜질방(241-5208)은 남포동 유일한 찜질방.남포플라자 10층에 위치해 자갈치시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PC방과 간이식당도 있다. 입장료는 7000원,야간 8000원이다.


잊을 수 없는 바다의 맛

부산국제영화제(PIFF) 광장이 있는 남포동과 광복동은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는 음식점이 많다.

첫손에 꼽을 음식이 돼지국밥.부산에 왔다면 한번은 맛볼 만한 음식이다. 순대와 마찬가지로 이북음식이지만 월남한 이북사람들과 함께 정착해 유난히 부산지역에서 발달했다. 서울·경기 등지에선 순대전문점을 많지만 돼지국밥 전문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국제시장내의 신창국밥(254-5074)이 대표적이다. 이 집의 돼지국밥은 국물이 희뿌연 다른 집과는 달리 붉은 듯 진하다. 돼지뼈와 고기,선지 등을 우려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쑥갓,부추·신김치 등을 마늘·파·된장과 함께 넣고 끓인 것으로 돼지 특유의 느끼한 맛이 전혀 없다. 밥을 만 돼지국밥에는 돼지 편육과 순대가 들어있다. 돼지고기나 순대를 밥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된장에 찍어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풋고추와 양파도 함께 먹으면 좋다. 4500원.돼지편육(1만 2000원)은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남포동 대영시네마옆 스시990(255-0990)은 초밥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1000원이면 초밥 3개와 함께 10원을 도로 내준다. 초밥의 거품을 뺐다. 즉석에서 먹거나 도시락으로 싸 나갈 수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다. 새우·한치·오징어·해파리·골뱅이가 3점에 990원이고,1개씩 주문하면 400원이다. 이외에도 소라·새조개·광어는 1점 700원,도미·농어·장어·북방조개 등은 1개 500원.신선도는 물론 맛도 자신한다.

신창동 창선우체국 뒤쪽의 개미집(246-1828)의 수중전골도 한번 맛볼 만하다. 부산에만 있는 수중전골은 다른 지역의 해물탕과 비슷한데,해물탕은 조개·게 등의 껍데기째 넣지만 수중전골은 먹기 편하게 껍데기를 다 벗긴다. 해물은 주로 꽃게·새우·바지락·오징어 등을 넣고 육수를 부어 매운 양념을 한 것이다. 육수는 새우·다시마·무 등을 넣고 우려낸 것.맛은 담백하면서 시원하고 다양한 해물이 들어갔지만 깔끔하다. 주인 안경희씨는 “매일 새벽 자갈치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사와 쓴다. ”고 말했다. 해산물을 건져 먹고 난 다음 밥을 볶아 먹으면 그만이다. 수중전골 6000원.낙지와 곱창,새우가 들어가는 낙곱새전골도 많이 찾는다. 남포동 일대에는 이 집 외에도 개미집이 3개 더 있는데 모두 친척 간이다.

바로 인근의 찜 전문점 산밭골(257-6482)은 해물찜으로 유명하다. 주방에서 모두 쪄 나오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냄비에 해산물을 담아 직접 끓여 가며 먹는 방식이다. 해물찜에는 키조개·가리비·꽃게·바지락·갑오징어·미더덕·새우 등의 해산물과 콩나물이 들어간다. 양도 품짐하면서 콩나물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2∼3명 분량인 해물탕 소자가 2만 8000원.

창선파출소 바로 옆의 사해방(245-7303)도 부산에서 음식을 깔끔하게 내오는 중식당으로 알려진 집이다. 특히 만두가 유명하다. 짬뽕,자장면 등은 그 독특한 맛이 일품이다. 또한 오이절임을 찬으로 주는데,이 맛이 일품이어서 자꾸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양은 적지만 값은 저렴하다.

사해방 바로 옆의 원산면옥(245-2310)도 50년째 냉면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경남지역에서 가장 내공이 깊은 냉면집이다. 평양냉면(6000원)과 함흥냉면은 물론 회냉면,온면 등을 두루 갖춰 제 맛을 낸다. 양이 적은 게 흠이다.

창선파출소 뒤쪽의 숟가락젓가락(248-0135)은 토속적인 한식을 젊은 세대에 맞춰 내는 것이 특징이다. 된장과 버섯·해물·비지 등 4가지 뚝배기 맛이 특색을 이루고 있다.

영화 시간은 급하고 배가 촐촐하다면 세명약국 뒤쪽의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된다. 김밥·유부초밥·국수·순대·냉면·잡채 등이 나오는데 1인분에 1500∼3000원.평일 한낮에는 장사하는 사람이 적다. 바로 인근 국도시네마 뒤쪽에 서울 장충동처럼 족발골목이 형성돼 있다. 주로 한약재를 넣은 오향족발이 많다.

물론 부산의 대표적인 음식인 회를 즐기고 싶다면 자갈치나 신동아시장을 찾으면 된다. 싱싱한 해산물을 사서 2층으로 가면 회로 다듬어 양념과 함께 준다. 양념값은 보통 1인당 3000∼4000원꼴이다. 매운탕과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 부산 남항에서 불어오는 갯내음과 부산 아지매의 투박한 사투리 속에 넉넉한 인심까지 맛볼 수 있다.

 

* 해 운 대

낭만의 비치 걸어볼까

“푸른 물결 춤을 추고 물새 날아드는 해운대의 밤은 또 그렇게 지나가는데 솔밭길을 걷던 우리들의 사랑 얘기가 파도에 밀려 사라지네….”‘해운대 연가’처럼 부산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운대에서 얽힌 아련한 추억 한편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해운대 해변을 중심으로 가깝게는 걸어서 10분,멀게는 택시로는 기본요금(1500원) 거리에 동백섬,달맞이고개,미술관,카페 등 볼거리가 많다. 아직 해운대에 가보지 못했다면,이번 기회에 해운대에서 아름다운 추억 한편을 엮어보자.

  ●해운대 유람선

해운대 해변 동쪽 끝에 미포유람선 선착장(742-2525)이 있다. 동백섬까지는 7.42㎞.야경이 아름다워 부산의 명물로 자리잡은 ‘광안대교’와 밀물 때는 6개로,썰물 때는 5개의 작은 섬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륙도’를 돌아보는 유람선에서의 1시간도 부산 즐기기에 제격이다.

출발시간은 1시간 간격.어른 1만 2100원,소인 8100원.밤 10시까지 유람선이 운행한다. 바다에서 바로 본 도심 야경이 더욱 이색적이다.

  ●부산 아쿠아리움

해운대 해변 중간 지하에 위치한 이곳은 3000t 규모의 메인 수족관,높이 7m의 산호수족관,크고 작은 테마별 수족관과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짜여 있다. 세계 바다에 서식하는 400여종 3만 5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을 볼 수 있다. 어른 1만 4500원,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도 20% 할인해 준다. 740-1700.

  ●동백섬

해운대 서쪽 끝 웨스트 조선호텔 뒤편에 있다. 해운대(海雲臺)라는 이름은 신라 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아름다운 이곳 풍경에 반해 자신의 자(子)인 ‘해운(海雲)’을 따서 명명했다고 한다. 먼 옛날엔 섬이었지만 지금은 육지와 연결돼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입구부터 하늘로 멋지게 뻗어 올라간 해송을 따라 10분을 걸으면 최치원 동상과 기념비가 있는 동백공원이 나온다. 동백섬을 한 바퀴 산책삼아 돌아보는 데 20분이면 충분하다.

  ●달맞이고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와 갤러리들이 있는 곳,고개 정상에는 ‘해월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월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연인과 어깨를 맞대고 바다에서 솟는 달을 바라보노라면 자연스럽게 내일을 약속하게 된다. 사랑을 고백하기도 좋은 곳이다.

고갯길로 내려오면 멋진 카페들이 즐비하다. 언덕위의 집(743-2212)은 통나무로 운치 있게 지은 건물과 주변의 수목이 어우러져 마치 숲속에 온 듯 기분이 좋아진다. 안심 스테이크 2만원,닭고기와 치즈를 올린 감자요리 8000원.전망좋은 방(746-4323)은 화이트 컬러의 모던한 외관과 해송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일품이다. 후식을 포함한 해물리조토(볶음밥) 1만 4000원,치즈와 빵을 얹은 스파게티 1만 6000원.로즈몽드(743-6999)는 비오는 날이 더 멋지다. 샐러드와 후식을 포함한 오븐 그라탕이 1만 3000원.

달맞이고개에 있는 추리문학관(743-0480)은 독서와 휴식에도 손색이 없는 공간이다. ‘여명의 눈동자’를 쓴 김성종씨가 만들었다. 입장료 4000원만 내면 커피 등 음료까지 대접받을 수 있다. 1층에서는 신문과 잡지를,2∼3층에서는 3만여 권의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또한 달맞이고개와 해운대에는 크고 작은 화랑과 갤러리가 많다. 잠시 들러 그림에 취해 보는 것은 해운대를 찾은 덤이다. 수남갤러리(747-1765),여신갤러리(747-2588)뿐 아니라 갤러리엘사(747-1555),부산비엔날레가 한창인 부산시립미술관(744-2602)도 들러 볼 만하다.

 

 

  ●해운대 여행 팁

 

해운대에 가면 반드시 찜질방에 들를 것.특급호텔과 견줘 손색없을 정도의 시설이다. 다만 소지품 보관에 주의할 것.베스타 온천(743-5705)은 달맞이공원 언덕에 위치하고 있으며 5층 노천온천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끝내준다. 노천에선 수영복을 지참해야 한다. 요금은 8000원,저녁 9시 이후 1만원.부산국제영화제 관련 ID카드나 영화관람권을 소지한 사람은 평일 30%,주말10% 할인.비치레저텔(742-3336)은 해운대 동쪽끝인 미포선착장 옆에 있어 휴게실에서 광안대교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 7000원,저녁 9시 이후 9000원.SK텔레콤 카드 50%,LG텔레콤 카드 2000원 할인.


며느리도 모를 이맛 보이소

 

부산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가 있다. 짚불구이를 하는 곳은 부산 기장군 공수마을이지만 해운대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181번 시내버스를 타면 5∼10분 거리다.

‘먹장어’가 표준말이지만 부산·경남 일대에선 곰장어나 꼼장어로 통하며,이렇게 불러야 제맛이 나는 듯하다. 공수마을은 곰장어짚불구이 집성촌이지만 원조는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장 전통적인 곰장어 구이는 볏짚에 불을 붙인 다음 곰장어를 올려 구워 먹는 방식이다. 곰장어는 눈이 없고 징그럽게 생겨 과거엔 모두 버렸던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기장곰장어 주인 김영근씨는 “150여년 전 기장의 어른들이 춘궁기에 곰장어를 짚불에 던져 구워 먹으니 맛이 좋아 음식으로 본격 개발됐다. ”고 말했다.

곰장어를 짚불에 구우면 껍질이 시꺼멓게 탄다. 이를 하얀 면장갑을 끼고 가운데를 잡고 양쪽 끝으로 당기면 검은 껍질이 벗겨지면서 햐얀 속살이 나온다. 잔뼈가 없고 등뼈는 연골처럼 부드러워서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쓸개와 내장까지 다 들어 있어 약간 쌉싸래한 맛도 돌아 식욕을 돋운다.

짚불구이를 할 때 생솔잎도 함께 넣어 구워 먹는 솔잎구이도 좋다. 솔향이 배어 한 맛이 더 난다. 김씨는 이런 조리법으로 지난 2000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짚불구이를 먹기가 꺼림칙하다면 양념구이를 권할 만하다.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제거한 곰장어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양파·깻잎·파 등을 넣고 맵싸하게 양념해 프라이팬에서 구워 먹는 것이다. 곰장어는 살아 있는 상태에선 너무 질겨 회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회 대신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된장을 풀어 삶은 곰장어다. 통째로 초장에 찍어 먹으면 졸깃하고 쫀득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곰장어숙회로 볼 수 있다. 곰장어는 1㎏에 3만원.2명이 즐길 수 있다.

공수마을 쪽으로 넘어갈 시간이 없다면 해운대해수욕장의 동쪽 끝인 한국콘도를 지나 선창횟집(747-7470)에 들러도 좋다. 회는 1인당 2만∼2만 5000원 정도 한다. 이집의 특징은 뼈찜.생선회를 먹고 나면 나오는 생선뼈를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다. 생선 대가리에 붙은 살을 모아 튀긴 살튀김도 좋다. 뼈찜과 살튀김 모두 무료다.

선창횟집에서 10여m 더 들어가면 미포회센터(731-0017)가 나온다. 조그마한 포구인데 미포어촌계 소속 어부들이 직접 잡아온 잔 고기를 고르는 것이 요령.광어나 우럭처럼 큰 고기는 대체로 양식이지만 도다리,게르치,전어 등 작은 물고기는 자연산이다. 시장 상인들이 회까지 떠주는데 한 사람당 1만원,양념과 매운탕·식사를 포함해 1인당 1만원 정도 별도 지불해야 한다.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은 속을 달래는 데 그만인 집이다. 주인 김응각씨는 “우린 멸치나 다시마 등 다른 것은 넣지 않고 냉동 대구만을 우려낸 육수를 쓴다. ”고 말했다. 한 그릇에 6000원.복국으로 해장하려면 해운대구청 가는 길목의 금수복국(742-7749)도 괜찮다. 창업자 이봉덕 할머니가 복국을 오랫동안 우려 내기 위해 뚝배기에 담아내기 시작한 뚝배기 복국 원조집이다. 해장에는 매운탕보다는 맑은탕(지리)이 괜찮다. 가장 싼 은복지리의 경우 8000원.이외에도 복전골과 복불고기,복수육,복 코스요리 등이 있지만 가격이 만만찮다. 이웃의 소문난 대복집(746-0631)도 성업 중이다. 은복지리와 매운탕이 7000원이고 복수육과 복불고기가 2만 5000원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시내버스 31번 종점인 리베라호텔 뒤쪽의 원조할매국밥(746-0387)도 좋다. 올해 42년째로 뿌리 깊은 맛집이다. 쇠고기국밥 한 그릇에 2500원.밥과 국이 따로인 따로국밥은 3000원.6년째 같은 가격이다. 식당이 허름하고 가격도 싸지만 맛도 싸구려일 것으로 생각하면 크게 오산한 것이다. 선지와 무가 많이 들어가 구수하면서 잡맛이 없다.

이외에도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746-0033)는 한우 암소만 고집하고 있으며,인근의 기장식당(743-4844)의 가자미 찌개가 가정식처럼 깔끔하다.

 

* 태종대, 을숙도, 범어사

안보고 가면 절대 후회!

부산 지하철 1,2호선을 이용하면 해운대,광안리,남포동,서면 등에 쉽게 갈 수 있다. 지하철 부산역에서 30∼4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지하철(800원)을 이용해 태종대,을숙도,범어사도 한번은 들러 볼 만하다.

  ●태종대

울창한 해송들과 기암괴석의 절벽이 푸른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깎아지른 바위절벽과 탁 트인 바다의 절경이 너무 아름다워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이곳의 해안 절경에 심취했다고 해서 ‘태종대’로 불린다고 한다. 이곳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한때 사람들이 자살을 하러 태종대를 많이 찾았다는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모자상이 있는 전망대가 한때 자살바위로 불리던 곳이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전망대를 세웠는데,다시 한번 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의미다.

태종대 중턱에는 폭 6m의 순환관광도로가 4.3㎞에 걸쳐 있으며 망부석,신선바위,전망대 휴게실(자살바위),병풍바위 등 절경이 이어진다. 태종대를 걸어서 구경하는 데 보통 1시간30분이면 넉넉하다. 입장료 1인당 600원,승용차는 탑승객 수에 상관없이 차 1대당 3000원.셔틀버스가 없어져 걸어서 다니거나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4명까지 3000원에 전망대까지 데려다 준다.

또 태종대 주변을 도는 유람선은 어른 6000원,아이 4000원,약 40분이 걸린다.

근처에 바이킹 등 12종의 놀이기구와 조류원 등이 있는 자유랜드(405-0043)나 태종대 온천(404-9001) 등 한나절 나들이로 좋다.

가는 방법은 1호선 남포동역에서 6번 출구로 나와 8,13,30,88번을 타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을숙도

우리나라 최대 철새도래지로 낙동강 하구에 있다. 사계절 먹이가 풍부하고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넓은 갯벌과 갈대가 우거져 있어 철새들의 쉼터와 잠자리가 되고 있다. 겨울이면 철새로 장관이지만 지금도 쇠제비갈매기,딱새과의 개개비,뜸부기류인 쇠물닭 등도 눈에 띈다. 요즘은 하얗게 핀 갈대꽃이 장관이다.

을숙도 위쪽에는 넓은 주차장과 간이축구장,잔디광장,휴게소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을숙도 안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7군데다. 2인용 자전거는 시간당 5000원,1인용은 3000원.갈대 숲에서 연인과 자전거를 타면 영화 주인공이 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부산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5분 거리.

  ●범어사

합천 해인사,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이다. 부산 금정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약 1300년 전 신라 고승 의상이 창건했다. 삼국시대의 유물인 삼층석탑과 대웅전이 보물이다.

임진왜란 때의 승병장 서산대사,경허,용성,동산 스님 등 고승을 배출한 호국불교의 전당이기도 하다. 다른 절과 다른 독특한 형태의 일주문,독성각 입구의 아치문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주문 왼쪽의 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176호로 안 보면 후회하게 된다. 등나무 400여 그루가 참나무,소나무 등과 어울려 사는 모습은 멋지다. 참나무,소나무의 줄기를 휘어감고 사는 등나무,등나무의 등쌀에 못 이겨 말라죽은 소나무,2∼3줄기가 서로 뒤엉켜 흡사 뱀처럼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등나무가 음산한 듯 장엄하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을 이용할 것.부산역에서 지하철로 40분 정도.범어사역에서 범어사 매표소까지 시내버스 90번이 다닌다. 운행간격 15분.


꼭!!! 맛 보고 가이소

국내 해산물 최대 집산지인 부산.온갖 종류의 회가 다 있지만 요즘 미식가들을 색다르게 유혹하는 음식이 아귀회다. 부산 연제구 목화예식장 맞은편 국민은행 뒤쪽 4거리의 팔팔횟집(865-1518)은 자연산만 취급해 아귀도 회로 떠준다.

메뉴판에는 아귀회가 없고,아귀 코스가 있다. 아귀 코스를 주문하면 아귀회와 아귀수육,아귀탕이 차례로 나온다. 깔끔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함께 전채처럼 나오는 아귀회는 아귀의 꼬리 부분의 살점을 회로 뜬 것.광어회처럼 밝은 색이 돌면서 껍질 부분은 붉은 빛이 난다. 한 동행인은 “살이 물컹거릴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고 졸깃하다. ”고 말했다. 약간 미끌거리면서 씹히는 질감이 어찌보면 복어회와 비슷했다. 회는 이 집에서 별도로 마련한 간장 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간장소스는 간장에 고추냉이와 풋고추 등을 넣어 만들었다.

이어 나오는 것이 아귀수육.수육은 흔히 먹는 콩나물이 가득한 아귀찜과는 차원이 다른 음식이다. 회를 하고 남은 부분을 그대로 쪄 낸 것으로 아귀가 수북하다. 테이블에서 아귀 뼈를 발라 앞접시에 들어준다. 아귀 내장도 고스란히 나온다. 아귀 내장은 거위간인 푸와그라와 맛과 질감이 비슷해 미식가들이 무척 즐기는 부위다. 복 수육보다 더 담백하면서 맛이 깔끔하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이 아귀탕.맑은 국물이 시원하다. 밥을 말아 먹어도 좋다.

아귀 코스의 가격은 시가.4년 전부터 아귀회를 시작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는 주인 류순이씨는 “살아있는 아귀를 구하기 위해 통영·고성·삼천포·여수 등 남해안을 샅샅이 헤매고 다닌다. ”며 “어떨 땐 하루 700㎞ 이상 다닌다. ”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가격이 만만찮다. 요즘은 비교적 많이 나는 편이어서 2인분은 5만∼6만원,4인분은 8만원.산 아귀를 다듬는 데 시간이 걸려 예약하는 것이 좋다.

동래구청 뒤쪽의 동래할매파전(552-0791)도 한번은 찾을 만하다. 부산민속음식점 1호답게 고가구가 예스럽게 꾸며져 있다. 부산의 뿌리인 동래는 광복 전까지 장꾼들이 들끓었다.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에 간다. ”는 말이 전할 정도로 파전은 인기 메뉴였다.

4대,70년째 가업인 파전을 잇는 김정희씨는 “파는 향이 진하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기장산을 쓴다. ”며 “여기에 바지락·새우·굴·홍합 등을 찹쌀가루와 멸치 육수에 섞어 걸쭉한 반죽으로 개어 유채꽃기름에 부쳐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 부드러우면서 파의 향이 진하다. 신선한 해물과 향기 좋은 파를 구하기가 힘들어 분점 개업을 꺼린단다. 파전 1만 8000원.논고둥찜(2만원)도 좋다. 직접 빚는 동동주(6000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서부 경남에서 부산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포쪽으로 가는 길목의 유명갈비(313-3392)는 와인삼겹살(5500원)로 내공이 깊다. 삼겹살에 한약재인 정향·월계수잎과 함께 포도주에 하루 동안 대나무통에 절여 둔 것이다. 약간 두툼하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러워 입에 착착 감긴다. 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즐겨 경남지역에서 더 많이 알려진 집이다. 갈매기살(6000원)은 쇠고기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맛이 좋다. 식사로 나오는 영양돌솥밥(3000원)에는 잣·콩·밤·대추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밑반찬도 깔끔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광안리해수욕장 옆의 민락씨랜드 7층의 경포횟집(752-9393)은 자연산만 고집하는 몇 안 되는 집이다. 주인 이영철씨는 2대째 30년 동안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해온 토박이인 까닭에 다른 업주들은 구하기 힘든 자연산 고기를 쉽게 구한다. 그래서 자연산은 끊이질 않는다. 요즘엔 게르치 회가 싱싱하다. 서비스로 나오는 오징어순대도 그만이다. 산 오징어를 통째로 40분가량 삶아 나오는 것으로 먹물과 내장이 그대로 들어 있어 쌉싸래한 맛이 나지만 식욕을 돋운다.

부산에서 시간이 난다면 금정산에 한번 올라보는 것도 괜찮다. 어느 쪽에서 오르든 2시간가량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부산항과 바다,김해평야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도 좋다.

금정산 안쪽의 산성마을에는 흑염소불고기 전문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산성창녕집(517-6288)을 들 수 있다. 달콤·매콤하게 양념한 염소불고기(2만 5000원)는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럽다. 민속주 1호인 산성막걸리(5000원)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전화를 하면 차량을 보내준다.

 

[만추기행] 부산 도심 속 가을 산책로

대신공원 부산 서구 동대신동 대신공원 산책로를 걸어본다.

동아대병원과 구덕도서관 옆으로 난 공원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산책로 가 정답게 반긴다.

잘 닦인 흙길 위에 깔린 잔 자갈이 발바닥을 간질인다.

이곳에도 고운 가을빛이 내리고 있다.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록수인 편백과 삼나무의 푸름 너머로 굴참나무와 벚나무,키 큰 활엽수 이파리들이 조락의 시간을 향해 서서히 제 빛깔을 바꿔가 고 있다.

나무들의 연금술 작업이 한창인 게다.

길 양쪽 숲에 울울창창 군집을 이룬 편백나무는 얼추 20~30m 이상 씩 수직으로 곧추선 채 풍성한 녹음으로 하늘을 가리며 한껏 달아 올랐던 지난 여름의 열기를 차분히 식혀준다.

70~100년의 수령과 30~50㎝의 굵기를 자랑하는 상록수가 빽빽하게 늘어서 신선한 기 운을 뿜어낸다.

삼림욕을 즐기는 동안 이름 모를 산새까지 귀를 즐겁게 하니 문득 한 곳에 퍼질러 앉아 한없이 머물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가을 을 노래하는 대자연을 오감을 통해 즐기고 있으면 쭈글쭈글했던 마음의 결이 한결 탱탱해져 옴을 실감하게 된다.

이런 기분으로 20~30분가량 천천히 걸어가면 매점과 체육공원,공 원안내도간판이 있는 지점에 이른다.

구덕산과 엄광산 기슭에 조 성된 총연장 13㎞의 산책로 4개가 만나는 갈림길이다.

산책로 대부분 구간이 산 정상과 약수터로 가는 등산로를 겸하고 있어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는 데는 좋지만 경사가 급한 오르막이 많은 게 다소 흠이다.

대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경남고 뒤편으로 향하는 1.4㎞ 거리의 흙길은 비탈길이 전혀 없어 편하게 걷기를 원하거 나 노약자를 동반한 사람들의 가을산책에 제격이다.

이 길에서는 띄엄띄엄 간결하게 놓인 통나무 벤치들을 만날 수 있 다.

벤치의 유혹에 이끌려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사방이 어두울 만 큼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간간이 드러나는 높은 하늘은 눈이 시리 도록 푸르다.

이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살포시 내려앉은,가을날 오후의 황금빛 햇살은 묘한 황홀감과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한다.

한참 걷다 보면 산책로가 어른 어깨 또는 허리 높이로 꿈틀대는 경남고 뒷담과 나란히 펼쳐지고,주변엔 벚·굴참·서어·굴피·때 죽나무 등 교목들이 빨강 주황 노랑 등의 색깔을 뽐내며 그윽한 숲길의 운치를 더한다.

500m 남짓한 돌담길은 다른 길보다 호젓하 고 조용해 산책객은 물론 데이트족에게 안성맞춤. 산책로를 벗어 난 숲속 오솔길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와 부드러운 흙의 감 촉,형형색색의 야생화 등이 가을 향기를 물씬 풍긴다.

길가에 우수수 떨어져 나뒹구는 다갈색 낙엽더미를 밟으며 '떨어 져서도 아름다운 존재'를 새삼 느낄 때쯤 느린 걸음으로 1시간 가 까이 걸린 여정은 경남고 정문이나 동아대 예술대 입구에서 끝난 다.

그 외 가볼 만한 곳 부산 기장군 장안사에서 불광산 밑 백련암 주변에 이르는 2㎞의 숲길은 제대로 된 단풍과 낙엽을 구경하는 데 그만이다.

넓은 콘 크리트 포장길을 따라가다 보면 울창한 활엽수가 터널을 이루며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물들어 눈을 황홀케 한다.

백련암 일대에선 낙엽이 푹푹 파이는 흙길과 키 큰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원색의 향연으로 만추의 서정에 한껏 젖을 수 있다.

이곳에서 산쪽의 척판암으로 이어지는 좁은 아스팔트 포장길도 가 을을 음미할 수 있는 산책로로 적당하다.

인근 기장읍 일광산과 철마면 아홉산 허리를 연결하는 10㎞의 테 마 임도는 번잡하지 않고 호젓한 오솔길이 많으며,잘 가꿔진 데다 형형색색 물든 각종 나무와 야생화가 지천이다.

이곳도 어린 자 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산책객이 늦가을 분위기를 맛보기에 좋다.

또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수원지 일주도로변은 상록수 와 활엽수가 적절히 어우러져 대신공원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 공원 제일 안쪽에 자리잡은 삼림욕장 일대 주변에서는 더욱 알 록달록한 단풍나무들과 흙내음이 물씬 풍기는 낙엽길을 만날 수 있다.

금정구 범어사 단풍길과 금정산 동문에서 남문 가는 길의 단풍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남구 대연2동 우룡산 산책로와 영도구 태종대 공원 일주도로,동래구 금강공원,사하구 에덴공원 등에서는 쌀쌀한 늦가을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구 용두산 공원과 금정구 남산동 산복도로변은 낙엽철이면 길바닥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이 볼 만하다.

남구 이기대공원의 4.4㎞에 달하는 순환로와 서구 암남공원 4㎞의 산책로는 숲과 가을바다,기암절벽이 어울려 빼어난 해안풍광을 연출하며 1~2시간짜리 사색의 세계로 안내한다.

특히 이기대의 경 우 공원관리소 아래 해안 길을 택하면 바닷가에 더 가깝게 접근, 해풍에 깃든 갯내음을 맡을 수 있으며 푸른 바다를 가로지른 광안 대로의 위용도 볼 수 있다.

인간은 걷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 아닌가. 도심 산책로를 찾는 것 만으로도 자신을 돌아보며 찌든 마음의 때를 벗겨내는 소중한 체 험이 가능하다.

가을 산책로를 거닐며 가슴 속에 추억을 새기고, 책갈피에 끼워둘 예쁜 단풍잎 혹은 낙엽 한 장을 주워드는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부산근교 돌아보기]-기장9포

멀리 횡으로 지나가는 겨울 빛의 수평선과 하얀 모래밭이 싱그럽 다.

이따금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 함께 묻혀오는 갯내음도 상큼하 다.

물론 해변가에 줄지어 들어선 모텔만 없다면 더욱 좋으련만. 기장 9포의 나들이는 송정 바닷가에서 시작된다.

송정은 지금 해운대구에 속하지만 원래 기장 땅이었다.

송정의 옛 말도 가을포(加乙浦)로 우리말의 '갈포'를 한자로 옮겼다.

갈대가 우거진 갯가를 뜻한다.

조선 말까지만 해도 송정천과 바다가 맞 닿은 자리에 갈대가 우거졌다는 것이 기장군청의 설명. 지금은 포 구 흔적도 갈대도 찾기가 어렵다.

죽도공원이 그나마 아련한 기억 을 되짚으며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대신한다.

가을포에서 31번 국도 지선을 따라 500m가량 기장 방면으로 들어 가면 기장 9포의 두번째 포구인 공수포에 이른다.

기장곰장어 간 판을 확인한 뒤 해안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길 찾기가 쉽다.

포구 의 마을 이름도 공수마을이다.

공수포는 나라에서 내린 논밭을 뜻 하는 공수전에서 유래했다.

한때 비오리가 많이 산다고 해서 '비 옥포'나 '비조포'로도 불렸다고 한다.

'U'자형의 작은 포구로 된 공수포는 다른 포구와 달리 포근하고 깔끔하다.

덕분에 해양부로부터 관광 어촌마을로 지정됐다.

선창 가를 에워싼 나무 보행로는 외국의 산뜻한 관광 어촌을 연상시킨 다.

호리병 모양의 대형 콘크리트 수조도 구경거리다.

지난해 말 건립했는데 올 여름부터 배에서 잡은 물고기를 이곳에 풀어놓고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공수마을 끝자락의 아담한 건물은 지난 1970년대 세워진 LG그룹의 별장이다.

별장 뒤쪽의 언덕을 타고 오르면 극락사 삼거리를 지 나 곧바로 용궁사 주차장에 닿는다.

용궁사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기장군의 관광 명소로 해안 절경이 아름답다.

용궁사 뜰에서 식당을 지나 바깥으로 나가면 시랑대다.

태종대를 축소해 놓은 것처럼 기암괴석이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멀리 내다보이는 수평선도 무척 평온하다.

바위 곳곳에는 옛 시인묵객들이 시랑대의 아름다움을 시문으로 새겨 놓았다.

눈썰미가 있다면 양지바른 바위 틈새도 둘러볼 일이다.

한겨울을 잊은 듯 해국과 인동초,갯당귀,인진쑥이 거친 갯바람을 이겨내며 옹기종기 피어 있다.

시랑대는 예부터 기장 최고의 명승지. 하지 만 최근 용궁사가 입구 문을 막아 양해를 구해야 들어갈 수 있다.

용궁사에서 다시 31번 국도로 빠져나와 2.5㎞가량 들어가면 무지 포를 만난다.

옛 무지포는 희고 긴 모래밭이 아름다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모래밭은 공유수면 매립으로 완전히 사라 졌고 대신 포구 끝자락에 월드컵등대와 대변등대를 남겨 놓았다.

광주리 모양의 커다란 붕장어 통발과 멸치 후릿배는 그 나름대로 무지포의 정취를 되살려준다.

기장 최대의 포구나 다름없는 대변항도 왼쪽에 나타난다.

대변항 을 지나 다시 언덕길을 오르면 영화 '친구'의 촬영장에 이른다.

영화 초반부에 어린 주인공 네 명이 헤엄치며 놀던 장소다.

지금 은 소공원으로 조성돼 길게 펼쳐진 갯바위 주변에서 데이트 나온 연인과 낚시꾼의 한가로운 겨울 풍경을 엿볼 수 있다.

기장의 대 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인 '대변~월전 길'도 여기서 시작된다.

자동차를 계속 몰아 월전상회를 찾은 뒤 죽성리의 왼쪽 골목길로 접어들면 포구 끝자락에 황학대가 위치한다.

얕은 언덕 위의 황학 대는 윤선도가 7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던 유적지. 윤선도는 이곳 에서 한글시 6수를 남겼다고 하나 안내 간판에서 이를 전해받기는 힘들다.

황학대마저 관리 부실로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된 상태다 . 국내에 2곳뿐이라는 국수당도 포구 왼쪽의 금보횟집 위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국수당에는 500년은 족히 됐음직한 소나무가 볼 만하다.

국수당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죽성리 왜성과 신라 토성이 보인다.

왜성과 토성 주변에는 아직도 당시 전쟁 때 화살 재료를 공급했던 대밭이 남아 있다.

왜성 왼쪽의 봉우리는 남산 봉수대다.

죽성리는 옛날 죽성 8경으로 소문났을 만큼 아름다웠다 . 해변의 순환도로도 여기서 끊어진다.

신앙촌이 가로막고 있기 때 문으로 죽성초등학교와 신앙촌을 지나 14번 국도와 31번 국도가 만나는 지점까지 둘러갈 수밖에 없다.

일광해수욕장을 지나 일광 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이르면 이을포가 나타난다.

이을포는 소설가 오영수의 '갯마을'을 낳은 실제 무대. 소설의 배경이 됐던 강송정과 느티나무,느릅나무,당집을 하나씩 찾아내는 재미가 크 다.

갯벌도 당시만큼 넓지 않지만 그런대로 운치는 남아 있다.

마 을 사람들은 일광천을 따라 달음산 밑까지 올라가면 아직도 가끔 은어가 잡힌다고 전한다.

갯가의 돌이 바둑돌처럼 반지르르하다는 뜻에서 유래한 기포(碁浦 )도 여기서 가깝다.

기포는 현재 전국 최대의 다시마 집산지. 하 지만 이곳 역시 포구는 거의 매립된 상태다.

찾기가 쉽지 않다면 행정구역상의 일광면 이동마을을 물어보면 된다.

큰 전등 2개가 긴 대나무 끝에 매달린 갈치배와 멀리 붉은 빛을 내는 이동 등대 가 그 나름대로 이채롭다.

기포에서 임랑까지 이어지는 6㎞의 31 번 국도 동백길도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동백로를 따라가다 보면 칠암에 못미쳐 갯내음이 향긋한 동백포에 이른다.

옛날부터 구갑석(거북 등딱지 모양의 수석)으로 유명해 개발 소문만 들리면 전국의 수석꾼들이 모여든다고 하는 명소다.

갯바위마다 파래가 붙어 있어 작은 포구의 정취가 오롯하다.

파래 와 뒤섞여 붉은 빛을 내는 해초는 '주취'라고 불린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이를 삶아 끼니를 해결했다고 한다.

칠암과 문중마을을 지나면 행정구역상 문동으로 불리는 독이포에 닿는다.

큰 볼거리는 없지만 포구 앞의 옛 돌담과 기와집이 그 나 름대로 호젓한 풍경을 담아낸다.

월내포도 임랑해수욕장을 지나면 곧바로 만난다.

투명한 옥빛의 바다가 무척 온화하다.

월내교 아 래에는 좌광천이 바다를 향해 흐르며 좌광천 위쪽에는 서민의 정 서가 담긴 동해남부선이 횡으로 지난다.

기장 9포의 마지막 순례지인 화사을포는 고리원자력이 터를 잡아 둘러보기가 쉽지 않다.

다만 화사을포(火士乙浦)의 이름 해석으로 포구 여행을 마감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화사을포의 화(火)는 '불'을 뜻하고 사을(士乙)은 '살(光)'을 의미하는데,다름아닌 고 리원자력발전소의 입주를 예감한 듯하다.

여유가 있다면 월내포에 서 멀지 않은 이길봉수대에도 올라가 볼 일이다.

봉수대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하나 가급적 느린 걸음으로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옛 봉수대였던 만큼 조망권이 무척 좋다.

봉수대도 옛 모습 그대 로 복원된 상태다.


 
가져온 곳: [산내들바다]  글쓴이: 엄대장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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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5.08.20 10:48

    첫댓글 개인적으로 남포동 원산면옥 냉면 비싼거에 비해 맛없던데요...

  • 05.11.25 16:49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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