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참석한 친구들, 좌로부터 박병수, 강희진, 이정수, 성하봉
2011년 4월 2일 남한산성 산행. 카페의 공지를 금요일까지 산행에 참석하는 회원이 없다. 혼자서 갈 수도 있 지만 생각난 것이 대학동기들. 기대는 하지않았지만, 대학동기들에게 번개산 행 문자를 열댓 사람에게 보냈다. 다행이 반응이 좋아 참석한다는 사람이 세 사람이 있어 같이 산행을 하기로 했다. 서울의 마천역에서 남한산성의 서문쪽으로 가는 코스도 있지만, 성남의 남한 산성 유원지 코스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왜냐면, 남한산성의 4대문 중 남 문이 제일 웅장하고 큰 메인 성문이기 때문이다.
만나는 장소는 남한산성입구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좀 일찍 온 멀리 분당 에서 온 정수는 주변의 과일가게에서 파는 사과, 배등의 과일이 싸다고 나중 에 내려올 때 사가지고 가겠다고 한다. 크기는 좀 작았지만, 배가 5개에 2,000원이고, 사과는 1,000원에 5개씩 준다고 한다. 나도 성남에 살지만, 우리 동네보다 훨씬 싸 버스타고 와서 물건을 사더라도 버스비 몇 배는 건 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슨 모임이건 항상 일찍오던 하봉이가 좀 늦어 10시 20분 경 산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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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유원지의 입구의 야경사진이다. 조금 올라가 오른쪽으로 올라갔다.(사진을 크게보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오늘 비가 조금 온다고 해서인지 흐린 날씨에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약간 은 차가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산행하기에는 그리 춥지도 않고 딱 좋은 날 씨이다. 유원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우측 노인 급식소 옆의 길로 들어서니 사람들 도 많지않다. 본격적인 오르막길로 들어서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일기예보에 약간의 비가 내리고 일교차가 크다 해서 속에 쿨맥스 반팔과 긴 팔 겨울 옷을 입고 오르막 길을 가다 보니 흐르는 땀에 한 꺼풀을 벗지않으 면 안되겠다. 반팔 입고 가는 사람은 눈에 띄지않지만, 남의 눈치 볼 처지가 아니다. 오르막길을 지나 높은 능선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이 식어 한기가 느껴져 그제야 벗어버린 긴 팔 옷을 다시 입었다.
한 시간 정도를 올랐을까? 흐르는 땀도 식힐 겸, 봉우리에 올라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가지고 온 막걸리와 김밥을 꺼내 요기를 하니 꿀맛이다 다른 안주 없이 막걸리 안주로 김밥을 먹었지만, 궁합이 맞았다고 나 할까? 아니, 땀 흘리며 힘들이고 올라오다 보니 맛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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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 올라와 가지고 온 막걸리를 김밥 안주로 먹고 있는데, 내 뒤의 나무가지에 귀여운 곤줄박이가 배고프다고 울어대 같이 배를 채웠다.(사진을 크게보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그런데, 벤치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새 한 마리가 옆 소나무 줄 기에 앉아 "짹짹" 울어댄다. "새가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 거야" 하니 친구가 손에 빵 조각을 부수어 쳐 들고 있으니 새가 기웃거린다. 잘 하면 먹을 것도 같다. 조금 머뭇거리더니 이내 손 위에 앉아 빵 조각을 물고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린다. 조금 있으니 또 다른 새가 와 빵 조각을 물고 간다. 전에 이곳에 왔을 때 한 겨울에는 그런 새가 보이질 않았는데, 봄이 되니 새들도 생기가 도나 보다. 가끔 다른 산에서 손바닥의 새먹이를 주는 경우는 있지만, 남한산성에서는 이런 현상을 처음 본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먹이를 많이 얻어 먹었는지 조그만 새가 통통하고 귀엽기만 하다. 정확히는 기억에 나지않지만, 요즈음 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곤줄박이 일 것 같다. 그 놈들은 나중에 다른 종류의 이름 모를 더 작은 두 마리의 새까지 몰고 왔다. 산에 데리고 오는 애완견 강아지와는 비길 수 없는 짧은 자연 속의 색다른 새와의 만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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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남문의 위용. 다른 문보다 사적가치도 높고 크고 웅장하다.(사진을 크게보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멀리서 남한산성의 성벽이 보인다. 이제부터는 오르막길이 없고 전부 내리막 길이거나 평탄한 길이다. 조금 전 식사를 11시 반에 먹었고, 막걸리를 두병 이나 먹어치웠으니 소화를 시키기 위해서도 앞으로 몇 시간은 걸어야 할 것 같다. 오르막길에서 덩치 큰 정수가 힘들어 했지만, 내리막과 평탄한 길에서 는 제일 잘 걷는 것 같다. 드디어 남한 산성에서 제일 크고 멋진 남문에 도착했다. 나무와 조화를 이른 멋진 남문에서 인증샷은 필수. 전에 남문의 멋진 야경의 앙상한 나무 가지 사진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무는 무성한 잎 파리의 옷을 입었을 때도, 앙상한 가지를 들어내 놓은 알 몸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것은 있는 꾸미지않는 있는 그대로의 모 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리라.
남문을 지나 서문 쪽으로 향했다. 무심코 아스팔트 길을 걷다가 ' 이거 뭐 하는 짓이지?' 하며 왼쪽의 성곽길인 흙길로 들어섰다. 산에 와서 아스팔 트 길을 걷는 다는 것은 산에 온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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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남문을 뒷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크게보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한 이십 여분을 걸었을까? 오른 쪽에 수어장대가 보인다. 남한산성의 군졸 들을 지휘하는 곳이다. 몇 달 전에 성벽과 소나무를 배경으로 고즈넉한 석 양을 찍은 사진이 생각난다. 이곳에 와보면, 비록 다시 복구했어도, 성벽의 돌 하나하나, 수어장대를 올라가는 바닥에 깔린 돌 뿌리나 담벼락에서 병자 호란의 함성과 활의 시위 소리와 날카로운 창과 칼의 부딪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광해군 땐 청과 명에 대한 등거리 외교로 국가의 안전과 평화를 가져왔지만, 반정으로 등극한 인조의 일방적인 명과의 선린관계는 급기야는 전쟁의 소용 돌이 속으로 한반도를 몰아넣은 것은 역사의 판단미스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청과의 일전을 예견했음에도 유비무환의 안보정신이 없었던 인조는 45일 간 의 남한산성의 방어 끝에 삼전도(지금의 송파구 잠실포구)에서 청태종에게 무릎을 꿇어 형제국에서 신하국으로 격하되는 치욕은 조선의 2대 국치로 기록되고 있다.(조선의 2대 국치 : 청나라와의 병자호란의 병자국치와 일제의 한일합방으로 식민지가 시작된 경술국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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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수어장대 앞 성벽 성남쪽으로 지는 해를 찍은 사진.(사진을 크게보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수어장대에서 인증샷을 찍고 성벽을 따라 몇 십분을 올라가니 서문이다. 남문에 비하면 건물도 작고 드나드는 문의 크기도 작아 처음에는 4대문중에 하나인 줄을 몰랐다. 성벽 밖에 소란소리가 나 성벽을 간신히 올라가 내려다 보니 한 떼의 사림들이 모여 세를 과시하고 있다. 성벽 바깥 쪽으로 시계청 소라도 한 듯 소나무와 잡목들을 20여 미터는 베어버린 것 같다. 여름에 비 가 많이 오면 바깥 성벽의 산사태라도 나면 위험할 텐데… 관리공단에서 무슨 복안이 있겠지만, 나무를 벤 것은 이해가 되지않는다. 보 기에도 나무가 없어 대머리를 보는 듯 흉측스럽기 때문이다.
서문에서 북문으로 오는 성곽 길은 경사가 심해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다행이 내려가는 길이라 수월했지만, 올라오려면 상당히 힘이 드는 코스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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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장대를 뒷 배경으로 찍은 사진. (사진을 크게보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북문도 서문과 비슷한 규모이고 건물도 크지않다. 동문까지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다음에 가기로 하고 성안 버스정류장으로 왔다. 북문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이라선지 널찍하게 아스팔트를 깔아놓았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3시. 그냥 헤어지기도, 저녁을 먹고 가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간단히 빈대떡에 막 걸리를 한잔 하기로 했다. 들어간 집은 김가네 빈대떡 집. 막걸리 간단히 하기에 딱 안성맞춤의 장소 인 것 같다. 40대의 아주머니의 말투가 걸작이다. 걸직하고 퉁명스럽지만 그런대로 주모 스타일의 경상도 말투에 관심을 보인 병수가 동향인 줄 알고 고향을 물으니 강원도란다. 허긴 강원도와 경상도는 억양이 비슷해 많은 사 람들이 착각하기도 한다. 출출한 김에 빈대떡 하나로 네 명이 안주를 먹으니 금방 없어진다. 어쩔 수 없이 두부김치를 시키니 또 술이 모자란다. 술 한 병 을 추가로 시키니 두병을 들고 온다. 이렇게 해서 먹은 술이 3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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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장대를 배경으로 초대한 친구들 세사람 사진. (사진을 크게보려면 사진을 눌러주세요) | 4명이 한 병씩은 먹어야 하는데 몸을 사리는지 산행이 힘들어선지 술 먹는 것이 시원치 않다. 두 사람이 한잔 정도를 먹었으니 나와 하봉이가 술을 다 먹은 것 같다. 낮술이라선지 알 딸딸 하지만 기분은 좋다.
술 한잔 마시면서, 원래는 카페번개 산행하기로 되어있는데 사람들이 오지 오지않아 친구들을 불렀다고 이실직고 하고 우리모임 산행 때 부를 테니 오 라고 했더니 흔퀘이 받아준다. 나중에 가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든든한 원군 을 만난 즐거운 하루였다. |
첫댓글 멋진 산행을 하셨습니다...
친구분들과 함께 할때 행복하시지요?
함께 할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것은 살아가는데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추억 많이 간직하세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네~저도 산을 좋아하고 또 가끔 남한산성을 올라가 봅니다.서울근교에 이런 산이 있다는것이 무한한 행복이지요,,,
잘 봤습니다.건강하시고,,즐거운 산행 많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