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개심시킨 공수래공수거
집필자 강재철(姜在哲)
정의
구두쇠에게 죽음을 환기시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내용의 설화.
줄거리
옛날 매우 인색한 천석꾼(또는 만석꾼)이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적선하는 일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식에게도 돈 한 푼 주지 않는 지독한 구두쇠였다.
어느 날, 구두쇠 집에 유숙하게 된 과객(또는 구두쇠의 자식)이 길거리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하면서
구두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인즉, 상여가 나가는데 관에 구멍이 뚫려 있고 그곳으로 망자의 두 손이 나와 있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죽을 때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구두쇠는 자신의 행실을 뉘우치고 과객(또는 자식)에게 선행을 베풀게 되었다.
분석
다른 사람의 주검을 통해 인색한 사람의 심성을 뉘우쳐 고치게 한다는 내용의 설화이다.
이 이야기에서 구두쇠는 재물을 모으고,
모은 재물을 지키는 데에 혈안이 되어 인륜이나 도덕, 동정심과는 담을 쌓고 지냈었다.
그런데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는 구두쇠가 재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그동안 단절되었던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된다.
또, ‘망자의 두 손’은 구두쇠로 하여금 처음 태어났을 때 빈손으로 온 것처럼
결국 죽을 때에도 빈손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한다.
즉, 오직 재물을 모으는 것만 중요시하고
극도로 인색하게 살았던 구두쇠의 삶이 ‘공수래공수거’에 인해 한 번에 바뀐다.
의의
오늘날과 같이 대량생산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절약은 미덕이다.
하지만 구두쇠가 일상생활에서 한 행동은 지나친 인색함이지 결코 절약이 아니다.
이 설화는 구두쇠의 행동이 죽음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렇다고 이 설화의 모티프인 ‘공수래공수거’가 인생의 무상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구두쇠가 다른 사람의 주검을 통해 참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이 설화는 박정(薄情)한 구두쇠의 행위를 통해 ‘나눔과 베풂’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4-6, 659; 5-7, 99.
참고문헌
구두쇠설화의 교육적 활용 방안 연구(김수경, 부산교육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7),
자린고비설화와 강박성 성격장애와의 상관성(강미정, 문학치료연구9, 문학과치료, 2008),
자린고비설화의 전승양상과 의미(최운식, 청람어문교육36, 청람어문교육학회, 2007),
자린고비 이야기의 의미와 교과서 교재화 방안(이신성, 어문학교육23, 한국어문교육학회, 2001).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