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겨울을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요.
지리산 바래봉 중턱인 전북 남원 허브랜드 주차장은 겨울이 아니라 가을이더군요.
불과 이틀전이 절기상 '대설'이지만 겨울은 완전히 실종됐습니다. 영상 14도의 포근한 날씨에 회원들은 칙칙한 패딩을 벗어던지고 산뜻한 아웃도어 차림으로 바래봉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눈꽃’과 ‘설경’을 시그니처 풍경으로 내세우고 있는 겨울 바래봉은 단풍이 사라진 내장산만큼이나 생경합니다.
계절은 길을 잃었지만 역시 바래봉은 명불허전입니다. 가을로 역주행한 겨울 바래봉은 매력이 반감되기는 커녕 외려 돋보였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자락에 시간이 거꾸로 흘러간듯 고적(孤寂)한 분위기의 고산(高山)을 즐길 수 있는 것은 흔치않은 기회입니다.
억새꽃이 만발한 조붓한 오솔길을 지나 솔향이 가득한 부드러운 오르막 임도길을 휘돌아 올라가면 철쭉군락이 9부 능선을 뒤덮고 있습니다. 지금은 잿빛 메마른 가지가 볼품없지만 겨우내 에너지를 비축해 내년 봄이면 화려한 붉은 꽃망울을 터트릴 겁니다.
1000m 고지대가 가까워지면 밋밋하고 평이한 산 길은 아연 활기를 띱니다. 수백년된 주목들이 사열해 있는 고즈넉한 길을 지나면 탁트인 하늘과 황홀한 능선뷰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주목군락에서 전망대까지 나무데크길은 ‘조망 맛집’입니다. 눈부시게 쾌청한 하늘도 한몫했습니다.
열발자국을 걸을때마다 도저히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병풍처럼 늘어선 해발 1300m~1500m의 봉우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날 바래봉에 마힐로 회원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찾은 탐방객은 세련된 복장의 MZ세대입니다. 그것도 대부분 젊은 여성들입니다. 바래봉에 인스타그램 ‘인증샷’ 명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회원들은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올 한해가 가기 전 뜻깊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오전 10시.
전북 남원 허브랜드 주차장에서 출발해 운봉읍이 보이는 첫번째 전망대에서...
섭씨 14도의 지리산 중턱은 겨울이 아니라 초봄 또는 가을같은 분위기입니다.
산악인 엄홍길의 휴먼재단 네팔 카두만두 지사장 3년 임기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해훈님.
20대에 에베레스트 칸젠중가(해발 8586m) 원정대원으로 다녀오고 방송기자로 충북인으로 유일하게 남극과 북극을 방문해 다큐멘터리를 제작, 공중파 전국채널에서 방영했으며 러시아 남서부 카스피해와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종단 잉카트레일을 걸은 탐험가입니다.
쾌청한 하늘아래 부드러운 겨울햇살을 받으며 바래봉을 향해 걷고있는 회원들.
바래봉 8부 능선의 전나무숲길에서 포즈를 취한 골드나인.
야자수매트위에 솔잎이 푹신하게 깔린 길은 짧지만 인상적인 구간입니다.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며 전나무숲길을 걷고있는 코바기 부부.
(이번 지리산 바래봉 트레킹에서 '떡'과 음료수를 협찬하셨어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바래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나무데크길 입구에서 활짝 웃고 있는 김기진님.
쉽지않은 길이지만 완주할 때마다 조금씩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할 겁니다.
바래봉 정상 바로 아래에서 수국과 골드스푼.
'조망 맛집'으로 입장하는 회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수국, 김기진님, 골드스푼.
데크길을 쭉 올라가면 광활한 조망을 볼 수 있는 바래봉 정상이 나옵니다.
코바기와 개나리 부부.
주목과 억새 너머 멀리 스펙터클한 능선뷰가 일품입니다.
"이 멋진 길을 팬더와 함께 걸었어야 했는데~~~"
감기몸살로 급취소한 팬더를 걱정하며...
보랏빛향기
그림같은 지리산능선을 배경으로 조이와 소리.
바래봉 1전망대를 향해 부지런히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와 푸른하늘이 장관입니다.
모녀가 자주 참가해 마힐로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신비님 큰 딸.
"엄마랑 함께 라면 어디든 걸을 수 있어요~~~~"
거친 바람에 납작 엎드려 있는 바래봉 능선 억새밭에서....
느티나무아래, 페퍼민트연, 연부인.
알프스를 배경으로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처럼....
"선하야~~~ 폼만 잡지말고 노래 좀 제대로 불러!"
감기몸살에도 정상 정복의 투혼을 발휘한 느티나무아래.
"난 차분하게 풍경을 감상해야지~~~"
어쩌다한번
"난 격조있는 포즈로~~~"
어쩌다가끔.
"언니~~~ 우리 아웃도어 모델이나 할까봐...."
"적극 응원할게요~~~"
두근두근.
"나도 아웃도어 모델이라면 자신있는데~~~"
연부인
바래봉 전망대를 올라오며 손을 흔들고 있는 예비아웃도어모델 어쩌다자매.
"모델이라면 이 정도 포즈는 취해야 겠죠...."
"맞아...
우리는 역시 모델 체질인가봐~~~"
"저도 좀 끼어줘요~~~~"
마힐로 새내기 회원인 햇살가득.
"나도 새 모자에 새 옷 입고 왔는데~~~"
배천순님.
"이 정도면 아웃도어모델 후보는 되겠죠....."
바래봉 제 1전망대에서 마힐로 회원들.....
뒷편 능선뷰는 아무리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마힐로 원조 아웃도어 모델인 수국.
"남희야~~~이 길이 이렇게 멋진 길었어.... ? "
북쪽 능선을 배경으로....
코바기 부부.
"엄마! 우리 해냈어....."
해발 1165m 바래봉 정상에 오른 신비 모녀.
MZ세대의 인증샷 장소입니다.
정상석 뒷쪽 바위위에 서면 마치 정상석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죠...
(너무 정상석에 포커스를 맞추는 바람에... 살짝 아쉽네요)
신비 따님....
"나도 우리딸처럼~~~"
신비.
"난 조신하게~~"
느티나무아래....
"난~~ 날아갈듯하게"
어설픈 동작으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선 회원들을 웃긴 연부인.
함께 교직생활을 걷고 있는 신비, 조이, 소리.
"난 바른자세로~~~"
페퍼민트연의 다소 경직돼 보이는 포즈.....
그나마 자연스러운 두근두근....
햇살가득
어쩌다한번과 햇살가득
어쩌다자매와 배천순님 그리고 햇살가득.
멀리 실루엣처럼 아름다운 능선을 바라보며 아쉬운듯 바래봉을 내려가고 있는 느티나무아래.
오후 2시.
허브랜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억새길에서 우보천리와 종이상자.
첫댓글 걷기 좋았던 지리산 바래봉~~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 이었지만
걷다 쉬다.
쉬다 걷다.
풍경에 취하다 보니 어느덧 정상~~
저 멀리 천황봉이 가슴으로 시원하게 다가오네요.
회장님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자주 와서 근사한 사진 많이 올려줘요..^^
산뽀님이 싸온 과메기 먹느라 바래봉 정상을 포기 했었는데 백화산님과 냅다 정상을 향해 가보니 산정상은 또 다른 뷰~를 선물해 주더군요. 오르길 정말 잘했다 싶었습니다.
청주 도착후 송년 모임으로 문화제조창에 있는 "만강원"에 늦지 않은 시간에 도착해서 코스 요리도 하나도 안 놓쳤답니다.ㅎㅎㅎ
...
2024년도에도 마힐트랙킹과 더불어 지낼 것을 다짐하며.....
혹시라도 늦어서 비홍이 코스요리 못먹을까봐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ㅎ
부산스럽지 않고
고즈넉한 소풍이라 더 좋았어요.
내년 드레킹도 기대하며 체력올려
기운광풍과로 합류 해보려 합니다.ㅎㅎ
코바기,개나리님.
맛난떡과 쌍화차,
배려해주시는 따뜻한 마음까지 잘 먹었어요.
감사합니다.꾸벅^^
걷는 자세를 보니 체력이 더 좋아진듯 해요...
평소 규칙적으로 걷기운동을 하다보면 내년엔 펄펄 날아다닐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