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13 - 밤기차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니 호텔이 없어졌네?
모스크바- 밤기차- 페테르부르그( 넵스끼대로- 카잔성당- 운하유람선 )
***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그라바예도프 운하 변의 "피의 사원" ***
우리 부부와 선배님 부부등 일행 4명은 보름간에 걸쳐 러시아 전국일주 배낭여행
에 나서서 7월 31일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톡 항공편을 타고는 러시아 연해주의 관문인 블라디보스톡 에 내렸다.
블라디보스톡 시내를 이틀간 구경하고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하바로프스크
를 거쳐 나흘만에 이르쿠츠크 에 도착해 시내와 바이칼 호수 를 보았다.
*** 모스크바의 레닌그랏스끼 바그잘 (상트페테르부르크 가는 레닌그라드역) ***
그러고는 러시아 항공으로 모스크바 에 도착해 사흘간 시내는 물론이고 근교에
황금의 고리라고 불리는....
고도 세르기예프 파사드 까지 본 다음에 기차로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와사는 지하철
로 레닌그랏스끼 바그잘로 이동한다.
모스크바에는 모두 8개의 기차역이 있지만 모스크바 역은 없는 데.... 그건 기차
"목적지 별로 역 이름" 을 붙이는 지라.....
우린 상트 페테르부르크 로 가니.... 상트 페테르부르크 도시의 소련 시절의 이름
레닌그라드를 따서는 레닌그랏스끼 바그잘(역) 인 것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가는 이 열차 는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한 모스크바 까지 7일
이 걸리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와 구조는 같으나.....
러시아의 화살 이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시설은 아주 훙륭하여 고급이라는 느낌이
든다. 화장실의 변기도 깔끔하고.....
기차역은 정문으로 들어갈 수도 있으나 오픈 시스템 이기 때문에 우린 영문도 모르
고 옆문으로 들어 갔는 데, 11시가 넘어 무려 6대의 기차가 시차를 두고 출발한다.
기차역 선로가 긴데다가 차량을 20칸이나 달았기로 우리 바곤(차량)을 찾아 달리는
데 거의 마라톤 수준이라... 제복입은 차장 이 탈 때 기차표를 확인한다.
8월 10일(화) 기차 4인실방 ( 쿠페 ) 안에는 서양풍 도시락과 빵이며 물이 4인분이
놓여 있는 데....
다음날인 10일 아침에 이걸 먹어야 하느냐로 일행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였다.
틀림없이 돈을 받을텐데 바가지를 쓰지나 않을까 하여!!!
그 때 울 마눌이 이건 서비스 일거란다. 어째서 그러냐하면 하룻밤이 지난 아직
까지 돈 받으러 안오는 걸 보면......
하여 에라 모르겠다! 배도 고프니 돈을 내기로하고 먹었는 데, 진짜 공짜로구나!
안먹었으면 웃음거리가 될뻔했네!!!
모스크바역 ( 러시아에서는 기차의 목적지에 따라 이름을 붙임! ) 에 내리니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여름인데도 완연히 가을 날씨이다.
기차 역사 (모스크바역) 가 아름다워 캠코더 에 담으려 했더니 경찰이 안된단다!
벌금 안낸걸 다행으로 생각하고는 걸어서 넵스끼대로 로 접어드니 5층짜리 고색창연
한 바로크식 건물 들이 끝간데 모르게 뻗어 있어.....
탄성을 자이내게 하는데!!!! 이 거리에도 삼성과 LG의 광고판은 여전하다.
러시아는 9세기에 바이킹 노르만족 올레크가 키예프 공국을 건국한후 13세기에는
몽고족 타타르의 지배 하에서 신음하다가.....
15세기에 이르러서야 타타르를 물리치고 모스크바 대공 이 로마노프 왕조 를 연다.
*** 넵스끼 대로 그라바예도프 운하옆에 자리한 카잔 사원 ***
상트 페테르 부르크는 페테르 ( 표트르, 피터 : 모두 예수의 제자 베드로의 이름! )
대제의 도시라는 뜻 인 데....
페테르 는 알렉세이 황제의 후처소생으로 14번째 아들로 태어나 궁중에서 쫃겨나
시골에서 자라서는.....
마침내 1,689년 이복형과 누이를 밀어내고 황제에 올라 터키의 아조프를 탈취한다.
그러고는 황제의 신분임에도 유럽사절단에 변복하고 직공 으로 참가해서는 포술과
조선술을 배워서는 1,700년부터 발트해를 지배하는 스웨덴과 전쟁 을 치르는 데...
그 전쟁 도중인 1,703년부터 발트해로 빠지는 네바강 하구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
했으니...
바로 북유럽의 베니스 라 일컫는 운하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 인 것이다!
미뜨로(지하철) 쁠로샤지 넵스까바역 에서 지하철을 타고는 2구역 가스찌느이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2구역 만에 목적지 삐뜨라그랏츠까야 역 에 내린다.
지하철표가 토큰 처럼 생긴게 특이한 데, 모스크바 지하철에 견줄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역이 깊은 것은 같으나, 역내부는 화려한 모스크바에 비해 단순처리 하여....
"모스크바 처럼 예술품" 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평범하고 모던하다. 단, 지하철
을 탈 때 선로에 문(벽)이 있어서 자살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 상트페테르 부르크의 중심 넵스끼 대로 ***
지도를 보고 영어‘Petro Pavlovskaya’ 에 해당하는 러시아어(키릴 문자) 로 된
거리 이름 은 생각보다 쉽게 찾았는데 거리 전부를 훑어보아도....
우리가 예약한 ‘안데르센 호텔’ 은 찾을수가 없다!!! 행인에게 물어도 아는
사람이 전혀 없으니.....
선배님과 둘이 지하철 역까지 돌아가서는 호텔에 전화를 하는데 간신히 연결 되었
으나 무어라 말하는 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후 러사아 행인중에 남자분과 여자분 한분이 차례, 차례 도와주려 했으나...
이번에는 아예 통화가 되지않는다. 난감하기 짝이 없으니 이제 어떡해야 하나?
할수 없어서 우리 여자들이 있는곳으로 돌아오니... 어떤 수수한 차림의 러시아
아주머니가 자기가 도와 주겠단다.
울 마눌에게 들으니... 여자분이 지나가는 "행인에게 휴대폰을 빌려 호텔과 통화"
를 했다는 데, 와이프는 매우 부담스러운 눈치이다!
*** 네바강에서 바라본 이삭 성당 ***
이제는 됐다고 그만 가시래도 그예 가지 않고 뭐라고 러시아어로 말하는 데....
자기와 함께 가자는 뜻인 것 같다.
어두운 골목길과 인적이 드문 폐가 비슷한 곳을 지날때는 괜히 따라가나 하고 걱정
이 들기도 한다. 혹시 강도가 있는곳으로 유인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과 조바심으로 간은 오그라드는 데 한 20 여분이나 걸었나? 큰길이 나타나더
니, 아직 간판도 붙이지 않은 새 건물로 불쑥 들어가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뭐라 말하니 직원이...... 호텔이 신축 건물로 이사해서 아직 영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예약은 취소됐다고 대꾸하는 것 같다.
그러자 이 아주머니가 열을 받았는지 무어라 소리높여 한바탕 끓어 부은 뒤에 분을
삭이지 못한양 휙 돌아서 나가버리는게 아닌가!
직원들은 아주 난처한 표정으로 꿀먹은 벙어리인양 멍하니 바라 보고만 있고......
*** 네바 강변에서 바라본 이삭 성당 ***
아차 미처 고맙다는 인사를 못해 어떡하나, 저 아주머니가 우릴 위해 거진 한
시간은 고생 했는 데...
좀 전에 집사람이 한국에서 준비해온 부채모양의 열쇠고리와 스타킹을 선물했다니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다른 호텔을 소개시켜 주겠다기에..... 캔슬된 서류를 달래서 받은 뒤, 저네들이
불러준 택시를 타고 강을 두차례 건너 뤼스까야거리의 나우틸러스호텔 에 내린다.
러시아 최고의 인투어리스트 여행사에서 한다는게 어째 이모양이냐! 여행자를
이토록 곤욕스럽게 하다니...
그 러시아 아주머니를 못만났으면 과연 이사간 호텔을 찾을 수 있었을까?
나중에 귀국해 보니 서울의 "인투어리스트 여행사" 는 러시아 "국영 인투어리스트"
지점이 아니라.....
그저 명칭만을 사칭한 곳이었고, 게다가 자금난으로 결국은 부도 가 나게된다!
나우틸러스 호텔은 일반실이 2실까지는 없다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선배님 부부등
4명이 딜럭스 룸에 들었으니 방 하나에 응접실이 딸렸는 데....
그런데 침대 2개에서 4사람이 어떻게 잔담????? 그러자 응접실 소파를 밑에서 잡아
당기니 2인용 보조침대 가 하나 나오는게 신기하다.
*** 네바 강변의 겨울궁전 에르미타쥐 미술관 ***
나중에 한국식당 ‘서울가든’에서 들었는데, 페테르부르크는 호텔이 부족하여....
내년 여름 시즌이면, 금년 10월께에는 예약이 끝난다고 한다.
그러니 아예 한국 여행사는 직접 호텔예약 거래는 엄두도 낼수 없고, 나중에 러시아
여행사를 통하여 한다리 건너 방을 구한다고 하니 서울에서 품었던 의문이 풀린다.
그래서 여행사에서도 호텔예약이 안되다가 출발이 임박해야 호텔이 나왔던 거구나.
차라리 여기와서 발품을 팔아 직접 호텔을 구하는게 나을법도 하다. 우선 호텔예약
에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되고 방값도 절반 값이면 족하니...
블라디보스톡과 이르쿠츠크는 2인1실 1박에 90$,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는 100 ~
120$ 정도면 된다.
정 안되면 한국식당 을 찾아가 부탁해도 된다. 이제 다시 지하철로 넵스끼 대로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