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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보라 목사 ⓒGMW연합 |
국회 개헌 특위가 동성혼과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내용을 헌법개정안에 포함하는 것에 합의함에 따라 온 교계가 강력 저항하고 반대할 필요성이 뜨겁게 부각되고 있다. 8월 16일과 17일 국회의 개헌특위 제2소위원회와 제1소위원회의 최종 회의가 각각 있는 뒤 국회가 오는 8월말 헌법 개정안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한국 토양에서 동성혼이 합법화가 되느냐는 초미의 관심사가 분초를 다투는 차제에, 동성결혼반대 국민연합 등 관련 저항 단체들은 "절대 침묵해선 안 된다."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서명사이트 주소: http://hisland.org/#survey).
교계에서 동성애, 동성혼 반대를 위한 주된 목청의 하나인 동성애동성혼개헌반대국민연합 운영위원장인 길원평 교수(부산대)는 지난 달 '동성애 동성결혼 합법화 개헌의 현황과 문제점'을 정리하여 설명해 사태의 심각성을 강하게 부각시켰다. 그의 논점은 '성평등'이란 말 대신 '양성 평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암으로 투병중인 길원평 교수는 동성애-동성혼 개헌반대 전국교수연합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223개 국내 대학의 약 2,200명 교수들은 지난 7월 13일 이 단체를 결성하고 ‘성평등이라는 미명 아래 동성혼을 허용하려는 헌법 개정 시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한편, 심지어 10~17일 기간을 설정, 단식 및 1인 시위를 이어왔고, 16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와 맞물려 한국교회의 한 교단이 소속 교단의 동성애자 대상 사역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내용의 성명이 최근 발표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권오륜 목사)는 지난 8월 10일, 그동안 성소수자(LGBT) 돕기 사역을 활발히 펼쳐온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에 대하여 비호하는 교단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기장의 이런 성명서 발표는 예장합동을 비롯한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모임이 임 목사를 상대로 이단성 조사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예장합동 이대위는 8개 교단을 대표해 최근 임 목사와 기장 교단에게 동성애와 동성혼 관련해 소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공문은 이렇다 할 논리적 설명 없이 동성혼을 직접 이단적인 내용과 연계시켜, 그 접근방식에 있어 논리성이 결여된 균형을 잃은 편협적인 공격이 아난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장은 교단 총무 이재천 목사와 국내선교부장 홍요한 목사 등 2인이 대표로 나선 기자회견에서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모임의 행보에 대해 "공교회의 일원으로서 절차와 관례를 무시한 심각한 사태"로 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재천 총무는 성소수자를 위한 목회를 하는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논쟁거리로 만드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성소수자 문제가 사회의 현실이라며 목양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선교적 과제를 이단성 차원에서 다뤄선 "안 된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장 측은 아울러 시대가 한국교회에 요구하는 목회적 돌봄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함께 (공동)논의를 해 보자고 사실상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기장 측의 이런 주문을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모임이 수용할지 어떨지는 현재 알 수 없다.
비슷한 때를 맞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KNCC)도 입장 지원에 나섰다. 교회협 여성위원회는 “성소수자 목회는 예와 아니오 또는 찬반으로 답할 사안이 아니다.”며 “멸시와 차별의 벽을 허물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온 목회자가 이단 시비에 내몰린 교계 현실을 개탄한다.”고 비판했다. 인금란 교회협 여성위원장 역시 기장 소속이라는 점에서 기장의 교계정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한편 기장 측 지도자들이 내부적으로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돼,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짙은 것으로 보인다. 기장 일부 임원 목사들이 성소수자들을 포함한 개인 신앙의 양심에 따른 '다양성 있는 목회'를 교단이 허용하는 동시에, 총회신앙 고백서에서 전통 결혼제도를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권오륜 총회장은 타 교단과 별 다름 없는 동성애 및 동성혼 반대 입장임을 별도로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권 목사는 지난 8일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교단총회 제101회 제3차 임시 실행위원회에서 교단의 신앙고백이 동성애, 동성혼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교단 신앙고백서의 이 부분은 "사람은 구체적으로 남자와 여자로 창조되어 있다. 그리고 일남일녀를 결합시켜 공동체를 이루어 생을 즐겁고 풍부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축복이다(창1:27~31, 2:24~25). 인간이 이성의 상대자와 사랑의 사귐을 위하여 가지는 성(性)은 생의 의미와 창조의 기적을 발휘하는 귀중한 특성이다. 그러므로 성을 오용하거나 남용하여 불행을 초래하지 말고 그리스도 신앙으로 그 질서를 지켜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이 고백 내용을 낭독한 권 총회장은 "이 신앙고백을 넘어설 순 없다"고 단언했다.
사실 애당초 임보라 목사의 핵심 문제점은 동성애적 시각에서 쓴 '퀴어성경(성서)주석'(QBC) 번역을 주도해 왔고 소위 '퀴어 신학' 보급에 적극 앞장선 것이다. 영국에서 발행된 '퀴어 주석'은 지난 2년간 임 목사를 중심으로 20여명의 진보성 번역자들에 의해 한글로 번역돼 올 하반기 출판을 앞두고 있다.
동성애자들을 긍휼히 여겨 다른 모든 죄와 함께 그들의 주된 죄 문제를 성경적으로 해결해 주고 진정 영혼을 돕는다는 것과, 동성애자들을 옹호하고 그들의 성 평등사상을 성경까지 원용해가며 적극 개진한다는 것은 분명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교단 지도자, 목회자나 교수 등 기장 교계 인사들은 이 문제는 찬반 시위로 될 성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상 예장합동 이대위에서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자는 제안도 ‘퀴어성경주석’ 번역 개입 의혹에 대한 헌의안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관련 보도에 따르면, 예장합동에서 보낸 공문에도, 기장 측의 기자회견에도 ‘퀴어주석’ 관련 내용이 비쳐있지 않아, 이 이슈를 피하여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오히려 자아내고 있다.
한편 영국에서 발행된 '퀴어주석'의 원서는 지난 2007년 대표편집장 데린 게스트, 로벗 고스, 모나 웨스트, 토머스 보헤이슈 등 학자들에 의해 영국 SCM사에서 출판됐고, 2015년 다시 보급판인 페이퍼백 판이 나왔다. 이 주석은 성경 66권을 모두 동성애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어, 성경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한글로 보급될 경우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