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차역 삐끼를 조심하라!
1시간 연착한 기차가 자이살메르 역에 도착한 건 새벽 6시.
간밤에 너무 피곤한 탓에 짐을 들고 내리는데 제정신이 아니다.
역을 나오는데, 깜짝 놀랐다.
역 앞에, 완전 공항 입국장에서처럼, 인도 애들이 피켓을 들고 주르륵 서 있다. 이 새벽에....
그리고 몇 명이 또 우르르 달려든다.
아... 정신 없어...
그러다 한국말이 들린다. 어제 조드뿌르 역에서 봤던 일본애들처럼 생각 청년 둘이 한국 사람들이었다.
같이 있던 인도 사람도 한국 말을 너무 잘한다.
자기가 타이타닉에서 나왔다고, 따라 오면 된단다.
사실 타이타닉으로 갈 생각이 아니었는데,
역 앞의 저 난장판(?)을 보면서 다른 숙소로 가겠다면 다들 우르르~~ 달려들어 낚아채갈 분위기라 그냥 마음을 바꿨다.
근데 아무래도 타이타닉이 아닌 거 같다. 피켓 같은 것도 없고...
"진짜 타이타닉에서 왔대요? 아닌 거 같은데..."
먼저 와 있던 한국 청년들한테 물어봤다.
"그렇다는대요."
아... 그러니까 정확하게 뭔가를 확인한 게 아니고, 그냥 타이타닉 가고 싶다고 하니 자기가 거기서 나온 사람이라고 했던 거다.
게다가 한국말도 잘 하니 당연히 그렇게 믿었겠지. 아, 정말 순진한 청년들 같으니라고...
내가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고, 안 가겠다고 버티고 있으니,
주변에 있던 다른 삐끼들이 몽땅 몰려와서 자기네가 타이타닉이라고 난리다.
타이타닉만 10명은 되는 것 같다.
내가 폴루와 전화를 하고 싶다니, 아까 타이타닉에서 나왔다는 녀석이 전화를 걸어 바꿔준다.
난 다짜고짜 한국말로 말했다. 폴루는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고 했으니까...
근데 저쪽에서 아무 말도 없다. 그럼 그렇지... 아무나 자기 아는 인도사람한테 걸어서 폴루라고 하라고 했던 것이다.
나참, 어이가 없어서... 폴루는 한국말을 할 줄 아니까 거짓말 하지 말고 진짜 폴루랑 통화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그 근방에 우릴 둘러싸고 있던 인도애들이 동시에 여기저기 전화를 해대기 시작했다.
폴루 전화번호를 묻는 애들도 있는 것 같고... 하여간 난리가 났다.
그때 한 오토릭샤꾼이 폴루와 전화 연결을 시켜줬다. 폴루네는 새벽에 기차역에 나오지 않는단다.
그냥 릭샤 타고 숙소로 와달라고 미안하단다.
이렇게 해서 사건 종결!
2. 자이살메르 숙소 찾아가기
자이살메르에서 머물 숙소는 꼭 미리 정하고 가자.
역 앞에 내리면 저 엄청난 삐끼들 때문에 혼이 쏙 빠진다.
하지만 숙소에서 직접 픽업을 나왔기 때문에, 릭샤 값 안 들이고 편이 내가 원하는 숙소로 갈 수 있다.
그러니 역을 나와 펫말을 보고 미리 자기가 정한 숙소의 삐끼한테 가면 만사 OK.
앞서 말한 것처럼 타이타닉은 델리-자이살메르 열차 도착 시간(11시 45분)에만 픽업을 나가므로,
그 외의 교통편을 타는 사람은 오토릭샤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역에서 30루피)
참, 타이타닉은 직접 폴루가 픽업을 나간다.
폴루는 한국말을 잘하고(아까 한국말 잘하는 녀석은 나중에 알고 보니 데저트뷰에서 일하는 사람이란다) 염색 머리에 선그라스를 썼고,
팔에 '폴루'라고 한국말로 문신을 했으니 의심되면 문신을 확인하면 된다.
3. 자이살메르에서는 꼭 낙타 사파리를 해야 할까?
거의 90퍼센트 이상이 낙타 사파리를 위해 자이살메르에 온다.
근데 나는 호주에서 이미 낙타도 타봤고, 사막에서 일몰, 일출도 보고 잠도 자고, 정말 하늘 가득 빛나는 별도 다 봤던 터라
낙타 사파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과연 사파리를 안 해도 자이살메르가 매력적인 도시일까?'
인방 카페에 이런 질문을 올렸는데, 황금의 도시, 성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는 말에 과감하게 루트에 넣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에게도 좋았던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건 이 도시 때문이 아니라 '타이타닉' 때문이었다.
총 4일씩이나 타이타닉에 머물면서 내가 한 일은
정말 맛있는 한국음식들을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고, 정말 수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 떤 거다.
(인도라면을 꼭 안성탕면처럼 끓여준다.
무엇보다 타이타닉에서는 모든 음식에 반찬 3개가 나온다는 사실. 대박이다.
옆에는 누뗄라 바나나팬케익, 간식으로 참 괜찮다.
김치볶음밥, 오무라이스, 수제비, 칼국수, 백숙, 닭도리탕 뭐 하나 맛이 부족한 게 없다.
특히 백숙, 강추!! 정말 푹 고아 제대로 맛을 낸 국물, 웬만한 한국의 백숙집 저리가라다.
열두 명이 백숙 2, 닭도리탕 2개 시켜서 각자 130정도씩 냈다.
수제비, 칼칼한 칼국수의 국물은 직접 멸치를 우려 맛을 내고 조미료는 안 쓴단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절대 만나볼 수 없는 사람들,
나와 전혀 다른 지역, 다른 분야에서 생활하고 다른 생각을 지닌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 여행 얘기를 하다 보면,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우리 삶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폴루가 말했다.
"난 여기가 좋아. 굳이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왜냐고? 전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이곳에 와 자기들의 삶을 이야기하니까. 난 여기 앉아 전 세계를 만나는 거야."
난 이 말에 동의한다.
꼭 자이살메르가 아니더라도, 인도를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나의 세계 밖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거다.
그것도 사람을 통해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일주일 이상 머무는 장기 체류자들이 많다. 무조건 하루에 100루피라는 저렴한 숙박비도 그렇지만,
폴루, 가지, 마누즈(뒤의 둘은 레스토랑 요리사들) 모두 한국어를 잘하고, 밥 맛있고,
사람들(손님이나 주인들 모두)이 너무너무 좋고, 재밌으니까.
(타이타닉 루프탑 레스토랑의 모습. 참으로 수다 떨기 편한, 홍대의 인도풍 어느 카페 같다.)
4. 폴루 이야기
폴루에 대한 평가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폴루가 너무 좋아 자이살메르가 아니라 타이타닉에 오는 거라는 사람도 있고
친절을 가장한 채 비즈니스나 하는 장사꾼이라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은 숙소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느낌에 따라 상대를 평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편을 들고 싶지 않지만,
최소한 나에게 폴루는 다시 만나도 좋을, 그리고 누군가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은 인도 사람임에 틀림없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자이살메르는 사막 지역이라 물이 굉장히 귀하다. 그래서 특히 물을 아껴 쓰자는 글이 방마다 붙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정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일을 저질러 버리게 된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화장실을 이용하고 물을 내렸는데, 레버에 문제게 있어서 물이 계속 새 나갔던 것이다.
저녁을 먹는데 폴루가 큰일 났다고, 누님 방 화장실 물이 새는 것 같은데 확인 좀 해다라고 헐레벌떡 올라왔다.
모든 손님들이 써야 할 물이 다 바닥난 상태라는데, 게다가 그날은 디왈리 명절 전날이었다.
물장사 문 닫기 전에 빨리 해결해야겠다며 바람같이 나가는 폴루를 보며 와락 겁이 났다.
정말 혹시 나 때문에 물이 부족해서 다들 욕실도, 화장실도 못쓰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
그리고 그곳에서는 물값이 곧 금값이라는 걸 짐작하는 터라 내가 폴루한테 얼마나 큰 손해를 입혔나 미안해서 눈물이 계속 나왔다.
조금 뒤 돌아온 폴루는 시무룩해 있는 나를 보며 괜찮다고, 다 해결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줬다.
그래도 그 물값이 장난 아니었을 텐데 미안하다고 또 울먹이니, 폴루 돈 많다고 걱정하지 말란다.
아무래도 마음이 무거워 내 방에 들어가 있는데, 한참 뒤 폴루가 문을 두드렸다.
아이스크림 사왔으니 같이 먹자고, 일부러 챙겨주러 온 거다.
다른 사람 시켜도 될 일을, 마음 풀어주겠다고 직접 와서 데려가는 그 마음 씀씀이에 너무 고마웠다.
물론 폴루는 비즈니스를 잘한다. 이렇게 한국 사람들한테 잘해야 입소문도 나고, 그래야 더 많은 손님이 온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그 마음도 정말 일적인 문제에서 딱 끊어버리는 사람이 있고,
이렇게 사소한 일(전혀 비즈니스에 도움이 안 될 만한 일)에도 마음 써주는 사람이 있다.
폴루는 젊은이들과 모여 있을 때는 릭샤나 몰던 자신이 어떻게 타이타닉의 사장이 될 수 있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준다.
폴루의 이야기에는, 그리고 그의 삶에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상대에게 충심을 다하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자신이 더 많이 행복해진다고 했다.
폴루에게 "넌 참 마케팅을 잘해. 그 비법이 뭐야?"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거. "
그리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그의 말.
"사람들은 언제나 행복해지려고 노력해. 그런데 행복해지려고 노력만 하다보면 행복할 수 없어.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거야."
* 타이타닉 숙소 및 낙타 사파리 정보
연락처 : polutitanic2001@yahoo.com ph. 91 94147 60047
(성수기엔 사람들로 넘쳐난다. 십여 명 이상의 단체도 많이 오므로 꼭 여길 머물러야 한다면 예약할 것.)
무조건 1인당 100루피(1박)이다.
혼자서 한 방을 써도 100루피다. 하지만 손님이 많은 성수기인 경우에는 더불룸은 방을 쉐어하는 게 예의다.
방은 깨끗한데, 어떤 침대는 매트리스가 좀 꺼진 감이 없지 않다. 온수는 정해진 시간에 잘 나온다.
낙타 사파리는 1박 2일에 700루피.
만일 사파리에서 바베큐와 맥주, 혹은 콜라 등의 음료를 먹고 싶으면 추가 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사파리 가는 길에 바라박과 같은 관광지를 들리는데, 입장료는 따로 내야 한다.
새벽에 사막이 춥기 때문에 침낭이 꼭 필요한데 없으면 폴루가 무료로 빌려준다.
낙타 몰이꾼이 따로 팁을 요구해도 절대 주지 말란다(요금에 다 포함된 것이므로).
당일 낙타 사파리는 사막에서 1박을 하지 않고, 저녁까지 먹고 지프 타고 돌아오는 것이다.
4인 이상이 되어야만 가능한 프로그램이고, 가격은 500루피 정도(확실치 않음) 했던 것 같다.
낙타 사파리는 당일 바로 떠날 수 있는 게 아니다(하루 전에 낙타와 낙타 몰이꾼을 맞춰놓아야 하는 것이라서).
따라서 일정 조정을 잘 해야 한다.
오전 9시 출발, 다음날 타이타닉 돌아오면 11시쯤 된다.
돌아오는 사람들은 보면 하나같이 다들 너무 힘들어 보인다(낙타 타는 것도 힘들고, 사막에서 밤을 보내는 것도 편하진 않으니 참고할 것).
5. 자이살메르 구경거리
타이타닉에서는 오토릭샤 1대(최대 4인 탑승 가능)당 100루피에 시티투어를 알아봐준다.
가디 사가르라는 인공 호수 먼저 가는데, 정말 한편의 엽서가 따로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특히 이곳에는 엄청나게 큰 메기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식빵을 던지면 달려드는 그 모습이... 한번 꼭 봐보시길...
그 다음에는 귀족들과 부호들의 저택인 하벨리를 방문한다. (내부 입장은 유료라 밖에서만 구경한다. 특별히 볼 것은 없단다.)
그리고 선셋 포인트로 간다. 이곳에서는 먼저 자이살메르 성의 장관을 즐길 수 있다.
그 후엔 자이살메르 도시 저 뒤쪽 사막을 넘어가는 해를 볼 수 있다.
자, 이젠 자이살메르 성 안으로 들어가자. 이곳 뷰포인트에 서면 자이살메르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인교 사원의 화려한 조각들이 눈을 끈다. 오후에는 문을 닫기 떄문에 꼭 오전 중에 방문해야 한다.
그리고는 성 내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녀 본다.
성 내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어느 작은 동내 서민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6. 자이살메르에서 나오기
자이살메르에서 움직이는 동선은 크게 세 곳이다. 조드뿌르, 우다이뿌르, 델리다.
1) 조드뿌르까지
버스 6시간.
타이타닉에서 사설버스 210루피에 티켓 구매(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줌)할 수 있지만
수수료 포함돼 엄청 비싸므로 그냥 직접 사설 버스 정류장가서 타는 게 좋다.
거의 매 시간마다 있으므로, 당일 가서 타도 문제 없다.
기차는 하루 두 번, 오후 4시 반에 출발 밤 10시 도착 / 밤 11시 15분 출발해서 새벽 5시 20분 도착.
시간이 없는 사람은 낙타 사파리를 다녀와서 오후에 쉬고 밤 기차를 타고 조드뿌르로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2) 우다이뿌르까지
버스로 15시간(직행 기차는 없다). 오후 2시에 버스가 있다. 다음날 새벽 5시쯤 도착(총 15시간 소요)
이 버스는 조드뿌르를 꼭 거쳐 가는데,
15시간이 부담이 되는 사람은 나오는 길에 조드뿌르에 들러 몇 시간이든 며칠이든 머물다가 우다이뿌르로 간다.
아니면 저녁 기차를 타고 새벽에 조드뿌르에 도착, 버스 스탠드로 가서 우다이뿌르 행 버스를 타면 중간에 라낙뿌르에 들를 수 있다.
라낙뿌르는 인도의 대리석 사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자인교 사원이라 우다이뿌르에서도 당일치기로 가기도 한다.
3) 델리까지
무조건 기차다. 오후 4시 30분 출발, 다음날 11시 5분 도착. 슬리퍼 347루피 / 3A 929루피
(이 가격은 인터넷 정가. 여행사나 숙소에서 사게되면 수수료가 붙는다.
일정을 확실히 정해 놓고 이전 역에서 미리 사두는 게 현명하다.)
7. 추가 정보
자이살메르에서 잊지 못할 먹거리 "파인애플 주스".
간디촉 시작되는 초입(메인 도로 쪽에서 좁은 시장 골목길 들어가기 전)에 왼쪽으로
'쉬브구리 주스 센터shivgouri juice centre'라는 생과일 주스집이 있다.
특히 파인애프 주스 최고. 중독성이 강해서 매일 1~2잔씩 꼭 마셨다. 10루피.
* 머드미러(숙소)에 대한 한마디
성 안 자인교 사원 앞에 머드미러라는 숙소가 있다.
자인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인도 남자가 다가와서 자인교 사원에 대해 이런저린 이야기를 해줬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 한국인이라 했더니 한국말을 섞어가며 말을 하기 시작한다.
참 친절하고 사람 좋아 보였다.
그가 저쪽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는데 뷰가 괜찮으니 와보라고 해서 낼름 따라갔다.
근데 그곳이 머드미러였고, 이 사람이 문제의 사장 수리야였다.
짜이 한잔을 시켜주길래, (얻어 먹는 거라 그런지) 맛있게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나누게 되었다.
자기는 한국 사람들을 좋아하는데, 정말 사실과 다른 소문(성추문)이 퍼져서 자기가 너무 힘들다고,
자기네는 절대 그런 곳 아니라며 강조한다.
워낙 조근조근 조심해서 말을 하는 터라 듣고 있으면 굉장히 불쌍하게 느껴졌다.
이런 사람이 정말 성추행이라는 걸 할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요즘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면,
계속해서 한국 여성들에 대한 성추문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한국 사람 우습게 봤으면 자기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하면서 한쪽에선 비웃듯 계속 성추행을 하는걸까.
사실 머드미러의 뷰가 좋긴 좋다. 방도 깨끗하고 성 안에 있고 말이다.
그래도 한국 여성이 계속 당하고 있는 이런 숙소는 좀 본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만 안 당하면 된다, 혹은 난 남자니까 상관없다...
이런 생각으로 머드미러를 간다면, 계속 피해보는 한국 사람은 생기기 마련이다.
첫댓글 아주 조곤 조곤하게 설명을 곁들여 주시니 맛나게 먹고 이쑘다,,,괌샤합니댜,
칭찬 감사합니다.
마음을 動하게 하는 글과 사진. 좋아요 ㅎ 잘 읽고 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이런 칭찬에 힘내서 쓰고 있습니다.
새로 도착한 곳에서 혼빼는거 참 그렇죠??
인도여행 하고 나면 웬만한 곳은 눈감고도 다닌다더니ㅋㅋㅋ
인도 다시가보고 싶은데 서울생활에 찌들어서 잘 다닐 수 있을지,,,
ㅋㅋ 진짜 다시 인도 가면, 정말 잘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여행자들의 눈에는 인도가 아름답게 보일 수 있지요. 저도 라자스탄에선 자이살 메르가 경제적으로도,환경적으로도 가장 쉬기 좋은 도시 였습니다. 조용하고 깨끗하고..하지만 다시 인도에서의 삶이 시작되면 나도 모르게 독한 마음을 먹게 되고 주먹을 불끈 쥐게 됩니다.
제가 갔을 때 타이타닉이 좋다고 출국 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오신 분이 계셨어요. 쉬기에 최고라고 맥간을 갈까 타이타닉을 갈까 고민하다 결정했다고. 거기서 20일 정도 머물다 가신다고 하셨는데, 그 오랜 시간 기차 타며 다시 자이살메르까지 오는 그 마음... 이해 할 만도 하더라구요.
글을 읽으니 저또한 다시 가고 싶어지네여...
저도 마음은 그런데, 진짜 자이살메르까지 그 오랜 시간 기차 타고 또다시 갈 수 있을까... 자신은 없네요.
다녀온지 2주 됐는데,, 그리워지네요 그곳이 그사람들이
저두요. 전 폴루나 가지, 마누즈랑 친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이 좋더라구요. 그리고 그곳에 오는 한국사람들은 다들 좋은 분들 같아요.
제 딸이 붙임성이 워낙 좋은 편이라..까불어대니..타이타닉 머물때 폴루가 자기 딸 하자면서 껴안고 놓질 않았었지요..아들이 둘이길래 딸을 하나 더 낳으라고하며..이런 저런 얘길 나누게 되었는데..큰아들이 병으로 어렸을 때 죽은 얘길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네요..제 딸은 가지랑도 친해져서 같이 오토바이 타고 시내구경까지 가고..빨리 안돌아와서 제 속을 엄청 태웠답니다..저보다도 인도 적응을 더 잘해서요..ㅎㅎ저도 그곳에 머물며.. 일주일휴가 받아서 두번째 인도오는데 타이타닉만 있다가 갈거라는 한국여자분도 봤어요..전 그렇게 까지는 아닌데^^
저도 그 큰 아들 이야기 들었어요. 참 맘이 짠하더라구요. 일주일 휴가를 그 험한 인도에서? 그것도 그 먼 자이살메르라면... 왕복 이틀 까먹고... 대단한 분이시네. 저도 좋긴 했지만, 아... 자이살메르는 넘 멀긴 해요.
1월 24일에 자이살메르가서 낙파사파리를 하려고 일정을 짜 놓았는데,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타이타닉에서 묵으면서 낙타사파리를 해야겠군요.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시고, 좋은 추억 많이 남기세요. 부럽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이긍~ 저에게는 악몽 같았던 타이타닉. 님에게는 환상이었나 봅니다.
두 얼굴의 사나이들, 폴루와 식당 주인 가지 더택에 낙타사파리 안한다고 예약되어 있었던 방을 쫒겨 나서 하루밤 지붕위에서 밤 이슬 맞으며 자기도 했고 한국인들 사이에 이간질하는 꼴 보기 싫어 라자스탄 여행을 포기하고 데저터뷰 사장의 도움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아래 디오 섬으로 바로 날라었죠. 도착하자마자 그들의 이중 플레이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근 여흘을 앓아 누웠습니다. 다 지나갔으니 이것도 추억의 한자리로 남아있지만 당할 당시에는 돌아삐겄더만요. 과거를 이야기하는 레파토리도 비슷하고 나날이 윤색을 하는 듯ㅎ. 한국인 욕이나 말길..
에구.. 여행의 좋은 기분 다 망치셨겠네요. 근데 그 방 쫒겨나는 건 낙타사파리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폴루를 두둔하는 게 아니구요, 저 머물 때 예약 손님이 왕창 몰려오면서, 낙타 사파리했던 사람이나 안 했던 사람이나 다 방 내주고 옥상에서 잤거든요. 원래 예약이라는 게 미리 걸어놓은 사람한테 우선순위가 가는 거잖아요. 저는 오히려 데저트뷰에 안 좋은 경험이 있어서... ^^;; 하여간 인도는 다 호불호가 가리는 것 같아요. 아무리 한국인한테 인기 좋은 식당, 숙소도 자신의 경험에 따라 평이 달라질수밖에 없는거 같습니다. 부디 나쁜 기억은 빨리 털어내시고 인도의 좋은 기억만 간직하시길...
그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비지니스에 도움이 되고 안되고 차이겄지유? ) 그들에게 간택당한다는 느낌을 왜 떠칠 수 없을까요......음.......
폴루가 좀 그렇죠... 저희 있을 때도 눈에 띄게 잘해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기분이 쫌 그랬죠. 폴루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한테 유명한 숙소들 주인이 다 좀 그렇더라구요. 이런 인도인들에 대해 한번은 캘커타 파라곤 호텔에서 머물 때 열변을 토하며 한국 사람들이랑 얘기한 적 있었는데요, 결론은 '결국 인도인은 인도인이다' 이거였어요. 우리가 한국에서 친구 사귈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많은 생각과 경험을 함꼐 나누는데, 인도에서 기껏 몇일, 안되는 영어로 이야기 나누고 진정한 친구?? 뭐 이런 게 있을까... 가족끼리도 열받으면 박터지게 싸우는데, 비즈니스에 뭘 기대하냐... 뭐 이런 거였는데,
음.. 그래서 저도 그냥 인도인들한테 큰 거 기대 안 합니다. 적당하게 선을 그어놓고 생각하면, 오히려 맘 편하달까... (물론 제가 안 당했으니, 그런 소리 한다하시면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래서 사실 저 글을 써놓고 나중에 폴루에 대한 안 좋은 글들을 봤을 때, 글을 지울까 말까 고민했더랍니다. 분명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곳이긴 하지만, 또 많은 분들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계시니까.. 근데, 그렇다고 또 안 좋은 기억만 이야기되는 것도 실제 모습을 왜곡하는 게 되는 것 같고... 그래서 그냥 놔두긴 했는데... 하여간 딱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같은 상황이고, 결국 이런 양면을 알고 여행자가 잘 판단, 선택하셔야 할것같아요
^^*
아고~ 친절하셔라. 일일이 답변을 다 해주시네요.
폴루는 겉모습으로는 저한테 엄청 잘했어요. 한국인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모르지만 누님누님하면서 맘에 드는 말들만 골라서 하는 스킬이 장난아니었고 밤에는 기분 풀어라며 즉흥 연주를 하며 간이 라이브 무대도 만들어 주고. 그런데 그것 조차도 폴루 나름 낭패인 이유가 있었죠. 델리에서 몇일 머무를 것이라고 예약을 해 놓고 현지인에게 거듭 예약확인까지 해서 기차역까지 픽업 나온 가지에게 전화 연락 받았냐 재차 확인을 하고 그를 따라 갔지만 숙소 도착하자마자 뭍는 낙타사파리 여부에 감기기운이 있어 못한다고 했더니 그자리에서 예약된 방이 거절 윽~.
제가 자이살메르를 들어 갈 때는 감기몸살 중이었고 델리 방랑기 식당에서 그 곳을 소개를 해 주어 아무 정보없이 도착했습니다. 그러니 우짭니까. 곧 밤이 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머무를 수 밖에 없었는데 폴루와 가지 생각은 제가 그기서 버팅기고 있을 줄 몰랐겠죠. 그날 내내 제 눈치만 보고 있더만 그렇게 생쑈를 했어요. 참 가증스러워 보였습니다. 그기에 맞장구 치는 일부 한국인들은 참 그렇더군요. 싸워서 정당한 내 권리를 찾을까 싶었지만 만사 귀찮아 2층 소파에 혼자 누워 있었더니 폴루가 와서 한바탕 퍼붓었습니다 윽~. 그래 놓고 사람들 많은 옥상에서는 방긋방긋, 한국인들과 마주하면 지 레파토리 줄줄. 2일을 진짜 쌩쑈~했
정말 저 같았으면 울고 싶었을 듯하네요. 근데 진짜 좀 이해 안 가는 건, 인도 애들은 인도애들이고 비즈니스맨이니까 그렇다 치고, 거기서 한국 사람 탓하면서 인도애들 편 드는 한국 사람들은 참... 좀 그렇더라구요. 전에 바라나시에서 블루라씨 값 올리라고 한국 사람들이 더 난리쳐서 결국 값이 올랐잖아요. 이미 블루라씨는 다른 데 비해 많이 비싼 건데, 거기서 값 올리라고 하는 한국 사람들은 대체 왜그런지... 여행하면서 참 안타까운 장면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여행에 대한 좋은 기억까지 퇴색시키진 않았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