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라고 한다.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한가정의 가장이 신통치않으면 가족구성원이 힘들어지고 회사 사장이 엉망이면 회사원 모두가 실직자가 될 수 있다. 나라의 왕이나 대통령이 개판치면 국민들이 고통스럽고 나라가 망가진다. 자리에 비례해 영향을 받는 사람의 수와 영향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높은 자리일 수록 인사가 만사가 된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래서 아주 중요하다. 잘못된 평가를 바탕으로 엉망인 사람이 높은 자리에 중용되면 필연코 그 조직에 속해있는 많은 사람들은 고통을 받게된다.또 재임기간중 그 조직은 심대한 타격을 받게된다.
인물평가는 선입관이나 편견이 들어가서는 않된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기준을 만들어 평가해야만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은 작가 나관중의 주관적인 생각이 반영되어있어 제대로된 인물평가를 하려면 이를 보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삼국지연의의 저자 나관중은 중국의 정통성은 한漢 당唐 송宋 명明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사람이다.촉은 한나라의 황족인 유비가 세운 나라로 정통성이 있다고 보았다.때문에 소설은 작가가 정통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유비와 촉위주로 전개된다.
유교국가에서 정통성과 명분은 반대세력을 누르고 무리없이 나라를 통치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인물에 대한 평가가 정사인 삼국지와 소설인 삼국지연의가 크게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촉의 반대편에 있는 조조와 위, 손권과 오에 속한 인물들은 상대적으로 저 평가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인물들을 볼때 21세기의 시각과 관점에서 재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현재를살고 있는 우리는 600년전 유교적 관념에 매몰된 사람들이 아니기때문이다. 가장 왜곡된 사람은 뭐니뭐니해도 조조를 꼽을 수 있다.또 조조는 삼국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중 한명이다.
낡은 것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것이 들어서는 것은 세상과 우주의 이치다. 한번 망했다 다시 일어섰다해도 통치이념이 녹슬고 제도가 낡으면 쇠락하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다. 나라의 운명과 흥망성쇠도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 멸망에 대한 분함과 애석함을 조조 한사람에게 분풀이하듯 나쁜 사람의 화신처럼 만든 나관중의 역사해석은 대중영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낡고 썩어 망해가는 나라를 살리겠다고 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것인가. 아니면 판을 뒤집어 새롭게 시작하는 게 국민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
사실 한漢은 전한과 후한으로 나뉜다. 거의 망해갈 뻔했던 나라가 전한이고 후에 광무제가 리모델링한 나라가 후한이다. 한번 리모델링했는데도 또 낡아졌다면 뻐대까지 삭아 가만 놔둬도 무너질 수 밖에 없다.완전히 허물고 재건축을 하는 것이 정답이다. 망해가는 후한을 부득불 재건축할 수 밖에 없었던 조조는 영웅의 면모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조조는 실제 진정한 영웅이다. 3국의 정사(正史)를 다룬 진수(陳壽)의 ‘삼국지’는 조조를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지도자로 평가했다. 뛰어난 정치가이자 군사전략가로, 후한의 뒤를 이어 위나라 건국의 기초를 닦았다. 뿐만 아니라 음악과 그림·글씨에 능했다. 두 아들 조비‧조식과 함께 삼조(三曹)로 불리며 후한 말기 건안문학을 이끈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다.
“술을 마주하고 노래 부르니 사람의 한평생 얼마나 되겠는가. 산다는 건 아침이슬 같은데 지나온 세월 고생이 가득하더라. 탄식 섞인 노래를 부르니 근심이 깊어지누나. 무엇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우 우 사슴이 울며 들판의 쑥을 뜯는다. 그대가 내게 온다면 북 치고 비파 타고 피리 불리라. 환하고 밝은 달 같은 그대, 언제쯤 내게로 기울려나. 안타까운 마음 끊어낼 길이 없구나….” 조조가 쓴 시 ‘단가행’(短歌行)의 일부이다.
더구나 조조는 중국의 춘추시대 손무(孫武)가 쓴 병법서 ‘손자병법’의 요점을 추려 해석한 ‘손자약해’를 직접 쓰기도 했다. 오늘날 인류 최고의 병법서로 전해지는 ‘손자병법’은 조조가 쓴 ‘손자약해’로 알려지고 있다. 손자약해는 요즘에도 비즈니스·정치·마케팅 등 각 분야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중국 공산당의 마오쩌둥도, 18세기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이것을 읽고 참고했을 정도다.
‘손자약해’는 조조가 직접 쓴 서문과 ‘손자병법’ 원문을 알기 쉽게 축약하고 주해를 단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손자약해’를 보면 전장에서도 책 읽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조조의 폭넓은 식견이 고스란히 읽힌다. 또한 직접 쓴 서문에 들어 있는 다음 문장들은 조조가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지닌 전략가였음을 알 수 있다.
“지혜로운 장수는 평소 무기를 거두었다가 필요한 때에만 쓰는 집이시동(戢而時動)을 용병의 기본으로 삼는다. 어쩔 수 없을 때에 한해 싸우는 부득이용병(不得已用兵)이 그것이다.” 조조는 싸움을 최후의 수단으로 보았다.
“이기는 싸움의 요체는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데 있다. 민심이 하나로 모이면 1,000길 높이의 계곡에 막아둔 물을 한 번에 터뜨려 쏟아지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군사력, 즉 군형(軍形)이다.” 조조는 사회적 결속이 곧 승리와 성공으로 이어짐을 꿰뚫어봤다.
'손자약해'는 평생을 전쟁터에서 살다시피 한 조조의 무수한 실전경험이 주석의 형태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최고로 평가된다.이론과 실제의 겸비가 그의 주석을 군계일학처럼 돋보이게 만든 결과다. 조조는 삼국시대 당시는 물론 21세기 현재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병법가로 꼽힌다.
그러나 조조에게는 가릴 수 없는 흑역사가 있다. 거병초기인 서기 193년과 194년 2차에 걸쳐 서주를 침공을 했다.이때 주민들 수만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서주 대학살로 부르는 이 사건으로 조조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매도당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서주침공의 발단은 동탁과의 싸움터가 된 고향을 떠나 서주 영역인 낭야로 피난갔던 아버지 조숭과 일가친척이 돌아오는 길에 모두 피살당한데서 비롯됐다. 당시 서주의 지배자 도겸은 조조보다 세가 큰 군벌이었다. 조조는 평소와 달리 이성을 잃고 이사건에 분노해 물불안가리고 도겸에 대한 복수전을 시작했다.
그 결과 2차에 걸친 서주 침공에서 아무 죄없는 백성들이 도륙당하고 생매장당하는 학살극이 펼쳐졌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결국 도겸의 서주는 조조에 의해 정벌되었으나 조조는 서주학살로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됐다.
일각에서는 상대의 전투 능력을 말살하기 위한 초토화 작전의 하나로 과거 전투에서는 항용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변호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규모가 크고 어린아이 노인까지 도륙한 것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개인의 분풀이가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조조는 성격이 매우 감정적인 사람이었다고한다. 친구인 원소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비인간적인 만행들을 눈에 안 띄게 자행했다. 반면 조조는 자신의 감정에 매우 솔직해서 잔악함과 광기를 대놓고 표출했다는 얘기들도 있다.그 때문에 아버지의 죽음에 분노해 도겸을 없애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분풀이로 서주 사람들을 모조리 죽였다는 것이 후대의 일반적인 견해다.
조조는 스스로 황제위에 오르지 않았다. 위왕으로 죽었다. 황제가 될 명분이 없다고 보고 본분을 지킨 것이다. 인재를 좋아해 적이라도 받아들이는 통 큰 포용과 관대함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상황판단이 빨라 지는 판에선 과감히 발을 빼 손해를 키우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병법의 대가이면서 용병에는 당대에 따를자가 없었다. 뛰어난 시인이며 인재를 아끼고 명분없는 일을 삼갔다. 조조는 서주학살에도 불구하고 당대를 호령했던 영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중국역대 인물사전, 두산백과, 나무위키, 신동준 저 '대여대취','무경십서'등 참고>
존 데이비드 사우더(J. D Souther)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다.1945년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1965년 LA에서 작곡 공부를 하며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다.'Long Branch Penny Whistle'이란
듀오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1972년 솔로로 나서 데뷔앨범 'John David Souther'를 발표하고 순회 공연도 다녔으나 성공하
지는 못했다.이후 작곡에 전념해 이글스, 잭슨 브라운, 린다 론스타드의 앨범제작에 참여해 작곡
실력을 인정받았다. You're only Lonely는 1979년 발표한 동명의 3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그의 출세작이다. 빌보드 Hot 100 7위,빌보드AC차트 5주간 1위에 올랐다.
첫댓글 공감합니다ㅎ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조조의 모습을 아주 잘 써 주셨네요
서주의 학살
개 돼지
생명 있는 건 다 죽였다는..
그게 참 ..
인재를 아끼고 등용하고
백성을 생각하고
민심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았고
지금 까지도 조식의 칠보시
조조의 대주당가 등은 그들의 시적 감성을 잘 보여 주고 있지요
또 조조는 주인 있는 여자만 좋아 했다는..
비온뒤님의 정확히 판단된
논술식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조는 다재다능한 재능을 갖춘인물이어선지 성격도 다면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인자하고 담대하면서 모든 것을 용서하는 대인배의 화신처럼 보이다가도 냉정하고 잔혹하며
의심이 많은 소인배의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조조가 주인있는 여자를 유독 좋아했다면 현대에 와서는 바람둥이가 됐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삼국지에 조예가 깊으신 방장님의 수준있는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주말 즐거운시가 보내세요...
의심이 많았지요.
화타를 의심해서 치료를 거부하고
그래서 명을 재촉한 것일 수도 있고요.
옐로나이프님 말씀대로 조조는
의심이 많기도 했습니다.
고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조가 있어서 삼국지의 많은 영웅들이 탄생되었지요.
조조이야기 잘읽었습니다.
이화에 월백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삼생의 영광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공감 2
나오미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쪽에서 부터 봄소식이 올라옵니다.
좋은 일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당신은 외로운 것뿐입니다
You can call out my name
You'er only lonely 🎶
외로울때 호태님을 부르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오는
8일 호태님을 뵙겠습니다....ㅎㅎ
저는 식견이 짧아 한가지만 보고 백 가지를 판단하는 누를 범했습니다.
백 가지를 보고도 한 가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터에 터무니없게 우매했습니다.
조조의 비인간적 면모 딱 한가지를 보고 너무 실망이 컸습니다.
처음 동탁 암살에 실패하고 도망치다 부친 친구의 따뜻한 도움을 받고도 자그만 오해로 그와 그의 가솔을 전부 사지로 내몰아 버립니다.
그걸 보고 조조라면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겨버렸습니다.
이는 확실한 저의 불찰입니다.
본문을 읽고 부끄러운 마음이 됩니다.
사람이 외면, 내면. 전면, 후면. 좌면, 우면. 상면, 하면이 있는즉 한 인간을 논하려면 비온뒤님처럼 두루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역사상 인물 중에 좋은 면과 나쁜 면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분이 건국대통령 이승만입니다.
저는 위의 조조처럼 그 분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겸손하신 말씀입니다.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이 선배님 말씀처럼 쉽지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글을 쓰려다보니 이거저거 떠들어보다보니 그런거지 전에는
선배님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이승만 건국대통령에대해서는 저도 선배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공과를 제대로 가려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으며 이미 일각에서는 그러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넉넉한 저녁시간 되세요...
그저 여러 인물들의 언행을 저의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지혜로 삼겠습니다. 화이팅~!!
선인들의 좋은 말씀과 행동을 본받아 사는 것은
삶의 지혜가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적토마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 없고 머리가 안 된
학생들에게 가능한 시간을 아껴주고
빠르고
정확하게
알기쉽게 집어 주는 게
일타 강사의 조건이라면
비온뒤님의 조조에 대한
이 글이
제겐 일타 강사나 다름없네요 ㆍ
인재발굴의 영재
제후를 써서 제후를 치게 하는
간사한 영웅 정도로만 알았는데
조조가 현존해 있다면
이 음악을 즐겨들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조식은 우리오빠에요 ㅎㅎ
일타강사라는 말씀, 듣기 민망하옵니다.
잘 보아주셔서 어쨌든 감사합니다.
조조에게는 여러면모가 있어서 한두가지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쉽지않은 인물입니다.
윤슬하여님의 오빠인 조식선생은 당의 두보(杜甫)가 나올때까지
시인들의 이상형이었다네요...
윤슬하여님의 시가 뛰어난 것도 오빠 잘 둔 덕인 것 같습니다.
근사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은 밤 좋은 꿈 꾸세요...
조조는 후대 평가 절하 된 사람 중에 한 사람인 듯 합니다.
간사하고 음흉한 이를 "조조"같다고 하니..
작가의 붓은 정말 위대 합니다.
나관중은 동방의 섹스피어라하고 하는게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소설가이자 대문호입니다. 비록 과거에 몇차례
낙방하기는 했지만 소설속에는 역사 철학 문학 군사.치국,처세등에
관한 그의 높은 식견들이 담겨있습니다.당대의 지성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김포인님 말씀대로 600년이 흘러도
삼국지에 대한 열기가 식지안는 것으로 보아 그 영향력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