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actionbbim/220945305319
최근 작품 '퍼스널 쇼퍼'나 '컨택트' 등은
해설을 들어야 좋고 이해가고,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문라이트'는
'영화적 마법이 어떻게 통했는가'를
복기하는 방식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블랙 버전의 '보이후드' 같고,
'브로크백 마운틴' 같은 영화라 생각들었다.
삶이나 시간에 대한게 인상적,
살면서 세 중간을 나고
시간의 흐름을 보는 듯 하다.
우리는 살면서
순간순간의 몇 가지만 기억하는거 아닌가,
짧지만 삶 전체를 흔들어버린거 아닌가.
영화의 소재도 그러하다.
'문라이트'는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거나
슈퍼스타가 나오지도 않다.
누가 누구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누가 누구를 차에 태우느냐 등을 엮어서
슬프고 감동적이게 만들었다고 본다.
'문라이트'는 이번 아카데미 8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어 주목받고 있다.
'라라랜드'가 최종적이겠지만,
'라라랜드'를 제외하고는
'문라이트'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과연 어떤 결과를 빚을지는 지켜봐야 할듯하다.
'남우조연상'으로는
'후안(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 분)'이 유력해보인다.
'문라이트'의 감독인 '배리 젠킨스'는 1979년생으로,
8년 전 '멜랑콜리의 묘약'이라는 영화로
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국내에 원작이 출판됐다는데,
책은 품절이고 결말은 모르겠다.
그 작품으로 데뷔했고
8년만에 첫 작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미 4배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고 들었다.
이번 영화 '문라이트'의 원작은 희곡으로
'달빛 속에서 블랙 소년은 파랗게 보인다.'이다.
'노예12년'을 만든 '브래드피트'가 공동대표로 있는
'플랜 비'가 원작을 보고 영화로 제작했다.
마이애미 빈민가 이야기인 영화를
작가와 감독이 공통의 경험으로 만들었는데
둘의 어머니도 마약중독이었고,
집안이 둘다 어려웠다는게 공통점이었다.
작가의 어머니는 에이즈로 사망하기도 했다.
엄마인 '폴라(나오미 해리슨 분)' 역은
감독과 작가의 경험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다.
영화는 3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의 '후안(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 분)' 역시
작가의 엄마가 재혼을 했는데,
형의 아버지ㅋㅋ(읭??)에서 인물을 가져왔다고..
사는 곳과 인물들이 반 자전적이다.
내적인 필연성이 있지 않았을까.
원작인 희곡 역시 3막 구성으로 되어있고,
영화에서 본인은 3부가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3부 얘기부터 먼저 하겠다.
'블랙(트레반테 로데스 분)'이
식당에 들어가서 나올때까지
배우의 눈에선 꿀이 떨어지고
영화적으로 마법같은 연출이 펼쳐진다.
'블랙('리틀'이자 '샤이론'이자 '블랙')이
'케빈(안드레 홀랜드 분)'의 가게까지 가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숱도 없는데 머리를 빗는다.
아마도 잘 보이고 싶어서겠지..
걸어가는 순간의 시간은 사실 낭비같은데
편집하지 않고 다 보여준다.
가게를 들어가는 순간,
문에 달린 도어벨이 울리며 순간이 시작된다.
갑자기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아네사 프랭클린'의 음악이다.
'케빈'이 손님이 들어왔는데 일을 하고 있어서
"금방 올게요" 하는데 두 번정도 반복이되고
둘의 만나는 일이 유예된다.
과연 둘이 다시 만나면 어떨까.
마침내 인사를 건네는 순간,
그 러닝타임은 일 분 정도 걸리고,
순간의 공기를 설득시키는 셈이다.
'케빈'은 모르고 '샤이론(블랙의 진짜 이름)'은
식당 안에서 얼마나 긴장이 되고
또 얼마나 설레이는지를
하나의 쇼트로 보여주게 된다.
식당에 도착해서 둘이 식당밖으로 나가는 시간은
14분이 걸리는데 그 14분짜리 안에서 영화의 시점은
'샤이론'으로 시작해 '케빈'으로 끝난다.
모든 일의 마음은 '샤이론'에게 있을테니 말이다.
"뭘 드릴까요?"라고 할 때의
클로즈업 한 '케빈'의 얼굴은
카메라를 통해 우리가 보는건 '케빈'이지만
중요한건 '샤이론'의 마음 상태다.
'샤이론'의 대사의 싱크도 여기서 맞지 않는다.
'케빈'의 모습을 보고 있는 '샤이론'의 얼굴에서
'케빈'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래의 순간을 일찍 당겨 듣는다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영화에서는 흔한 연결이지만
화자가 아직 내뱉지 않은 이름을
선행하는 논리에 있어서는 기교적이다.
애초에 둘의 통화 시
만나게 된다면 맛있는 음식과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약속이 이미 되어있다.
영화는 '케빈'이 '샤이론'을 위한
음식(셰프 스페셜)을 만드는걸 보여주는데
주크박스 음악을 찾는 중간에
'셰프 스페셜'이란 소리에
'케빈'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컷 어웨이' 해서 붙이는 방식이 아닌
'샤이론'의 시각에서 시작해 '케빈'으로 끝나고 있다.
'샤이론'이 아직 범죄 소굴에 있음에
'케빈'은 실망하게 된다.
어느 순간의 대화들이 끊어지고 붙는가..
이런게 리드미컬하게 연결되는 영화다.
두 사람 사이 싸늘해지는 순간에
멀리서 '샤이론'을 비추는데
'줌 인'으로 '샤이론'은 출입문을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샤이론'은 그 순간
1부에 나오는 '후안'을 생각했을거다.
'후안'이 '리틀(블랙의 어린시절 이름)'에게
일단 자리에 앉을때는 출입문을 향해 앉으라,
등 돌리지 말고 앉아라. 라고 가르쳤다.
이게 마약상(후안의 직업)의 입장이었을거다.
출입문 쪽을 바라보고 앉아야 할
마약상의 버릇일거다.
문이 아닌 창으로 들어오는
후안의 습관을 보면 알 수 있다.
3부에서의 '샤이론'은
1부에서의 '후안'과 겹치게 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출입문을 향해 앉아있다라고 생각한다.
약한 아이 '리틀(샤이론의 어린시절 불리던 이름)'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던 사람이기에
'후안'을 떠올렸을거다.
결혼 후 아이까지 있는 친구 '케빈'에게
"왜 오라고 했냐"는 질문에
주크박스로 가면서 손님이 와서 했던 얘기다,
음악이 있다 이런 걸 설득하기 위해..
과연 감정을, 관객을 설득하는가.
캐묻기 시작할 때 장면은
'오버더숄더' 쇼트로 찍힌 화면이 나온다.
대화가 끊어지고
다시 대화를 하는 순간 단독숏,
단절감을 강조하고 사이즈는 커진다.
'케빈'이 카메라 안에 들어갔을 때
'케빈'은 단절 시키며 카메라를 가려 화면을 끊어버린다.
'헬로우 스트레인저'의 음악은
'안녕하세요, 다시보니 반가워요'의 가사인..
가게에서 이 올드팝이 나오는데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뭔가를 느끼게 된다.
'컷어웨이' 없이 '케빈'이 지나가고 앉으면
얼굴을 보여주는데
'샤이론'이 보고있는 시점 쇼트다.
가게를 나설 때도 도어벨 종소리가 울리며 끝난다.
나머지 하나 성적인 긴장감과 함께
집에가는 모습이 나온다.
제대로 감정을 따라간 관객이라면
왜 거기까지 간건지..를
충분히 알지만 말로는 영화가 설득하지 못한다.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감독은 인터뷰등에서
자기 영화는 '허우 샤오시엔'감독의
'쓰리 타임즈'에서 가져온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시가 가진 음악성은 하나는 외형률이고,
다른 하나는 내재율일텐데,
영화는 1부는 9살때, 2부는 16살을.
3부는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후를 보여준다.
각 챕터의 이름이기도 한
'리틀', '샤이론', '블랙'의 이름은
무지의 장과 함께 나온다.
그리고 파란불빛과 빨간불빛이
챕터 사이사이에 있다.
또 각 챕터마다 프롤로그의 공통점이 있다.
처음 시작할 때 '리틀'이
자신을 괴롭히는 애들을 피해
마약창고로 숨는 장면,
두번째 챕터에도
'터렐'을 포함한 무리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장면..
두 장면 모두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점까지도 같고,
3부에서는 어머니의 "쳐다보지마" 소리지르는 장면,
그 꿈에서 깨는.
쫓기는 순간에서 매 순간을 그려냈다.
포스터를 보면
1, 2, 3부의 배우 얼굴을 합성했다.
색도 다르고 강렬하고 강한 포스터다.
표면적으로 어떤건진 모르지만
특정한 한 인물의 공통성이고
나이를 먹는 과정이다.
동일성으로의 개인이다.
같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한사람이 아니라는걸 보여준다.
영화는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으므로
챕터별로 찍되, 마이애미에서 찍었다.
아마도 미드를 찍고 있는 가장 바쁜 배우인
'후안(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 분)'의 일정으로 맞췄을 것이다.
엄마로 나오는 '나오미 해리스'의 분량 역시
모아서 한꺼번에 찍었을텐데,
그녀는 영국 배우이기에 3일동안, 혹은 5일동안,
3일이 됐든 5일이 됐든 인터뷰를 보면
내용은 다르지만 몰아서 찍었다고 한다.
유일하게 3부 모두에 나오는 배우다.
나오미는 지적이고,
캠브리지 출신에 화목한 가정인데
마약 중독인 역할에 처음엔 거절의사를 밝혔다가
감독의 엄마 이야기라 해서 수락한걸로 안다.
영화는 촬영 일수도 25일만에 찍었는데,
그 조차도 이주로 자른거다.
각 챕터마다 찍을 때
1부에 등장한 꼬마와 2,3부의 배우가 못 만나게 했다.
'케빈'역도 역시.
이게 일반적인 영화들과 반대다.
다른 사람이 한 인물을 연기할 때는
서로 닮아보이게 해야 하는게 일반적이다.
설득시키기 위해 모사하게 하는데
예를 들면,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처럼
김윤석과 변요한이
통일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손 동작 하나하나를 염두하고 촬영하게 되는데
'문라이트'에서는 감독이 정 반대로 했다.
이게 이 영화의 열쇠라고 추측한다.
18년 동안의 인물이
각각 시기마다 마주친
독특한 상황이 따로따로 있다.
특정한 인물의 서로다른 이름,
챕터에 인물을 담았다는 점.
탐구하는 과정이다.
'리틀'은 원치 않지만 남들이 억지로 부른 이름이다,
업신여기고 깔보는 말로서
처음 '후안'을 만났을 때 소개를 하면
'후안'은 '리틀'이라 하고,
'테레사'는 본명인 '샤이론'이라 불러준다.
두번째 챕터에 '샤이론'은 공식적인 이름이다,
운명이 담겼다.
엄마가 마약중독자인데,
그 안에서 자라는게 잘못은 아니지만,
계급등에서 본다면 샤이론은 하층민이고,
인종적으로는 흑인이고,
성 정체성은 게이에,
부모 한 명이 없는 나름의 4중고를 격고 있다.
영화에서 샤이론의 '이름'에 응축이 됐다.
nigger(니거)란말은 흑인, 블랙을 의미한다,
'블랙'은 케빈이 붙여준 이름이기도 하다.
블랙으로 불리는 샤이론도 중요하지만
'케빈'이 붙여줬기에 3부에서는 '블랙'으로.
3부에 등장하는 마약 똘만이 대사에
"음악 좋은거 듣네요?" 부터 보면
'샤이론' 이름이 '블랙'으로
현재 시점에서 불린다.
결국 '샤이론'은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단 한번 불러준 이름 '블랙'을 자청한 셈.
인물의 핵심은 이름 속에 있다.
1부에서 '케빈'이 첨 등장해서 부르는 순간의
이름은 챕터 명과 똑같다.
영화 속 세 개의 챕터 명,
이름은 자체가 '케빈'이 '샤이론'을 명명한 방식이고
'케빈'의 시선이 담겨 있다.
영화의 화법은 핵심이 어디에 닿아있나 이다.
엄마가 마약에 미쳤을때
엄마가 장례식 이후로 못 봤다고 말한 사람은 '후안'일거다.
아마도 샤이론이 9-16살 사이에
'후안'은 죽었을거라 생각한다.
영화는 '후안'의 죽음엔 관심이 없고
'샤이론'의 내적 진실에만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시각적 운이 강력하게 느끼듯이
파란색을 썼다.
첫 화면에서 '리틀'이 맨 파란 가방은
아이의 멍에처럼 보인다.
파란색 차를 탄 '후안'이
파란 가방을 맨 '리틀'을 보며 영화는 시작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했을 것이다.
3부에서 '후안' 자리에는
'샤이론'이 가게 되는데,
'후안'의 소파도, '샤이론' 의 집의 소파도
모두 파란색이다.
파란색이 양가적인 의미를 지니는데
아름다움이자 희망일수도 있고,
다른 하나는 살면서 슬픔이나 우울함을 상징한다.
달빛 아래 검은 소년은 파랗게 보인다가 아니라,
슬퍼보인다로 해석될 수 있겠다. blue..
'케빈'이 다가오는 순간의 파란색은 절망이다.
파란 문을 열고 '터렐'을 때리는 사건이
결국 '샤이론'을 소년원으로.
또 엄마가 돈을 요구할 때 입었던
옷의 색이나 경찰에 잡혀가면서
'케빈'과 눈 마주칠 때 입은 파란 옷,
마지막 장면에서 할머니가 한 말인
달빛 속에서 소년 블랙이 푸르게 보이는 장면 등.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스라할수도 아름다울수도 있다.
양가적인 느낌은
영화의 묘사하는 방식이 훌륭하다 할 수 있다.
엄마는 끊임없이 아들을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엄마는 '샤이론'에게
내칠수도 안을수도 없는 운명같은 존재다.
'케빈'과 엄마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후안'의 마지막 모습은
고개를 떨군 우는 옆모습.
그러나 그는 마약상이고 범죄자다.
영화는 인물을 판단하지 않고
그 인물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주인공에 집중함.
희망적이기도 슬프기도 하다.
이것이 '배리 젠킨스'의 인생관일거라 생각이 된다.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의
'One Step Ahead' 음악이 식당안에서 처음에 나올 때,
'리틀'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 있는 날을 생각한다,
'후안'에게 수영을 배우고,
너만은 지켜준다 한 말과 함께 용돈까지 얻은 날,
양 손에 돈이 다 있었을 건데
'리틀'에게 '선택의 결과'로 돈을 준다.
'선택'을 강조하고 '니 인생은 니가 책임져야 한다' 했던
그 순간 나온 노래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노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의 엄마와 모르는 남자,
엄마의 신경질 등..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순간인 그 때,
또 노래는 정 반대 상황에 사용 된다.
'One Step Ahead'는
'한 걸음만 앞으로 내딛어도' 라는 노래다.
방 안에만 들어가도 지옥같은 상황이지만,
반대일수도 있으니.
밤 바닷가에서 '케빈'과의 순간,
집에 들어가자 나오는 인서트 형광등,
지저분하고 더러운 걸 같이 보여주며
복잡한 심정을 들게 만든다.
살면서 달라질 수는 있으나
'샤이론'의 두 개의 결정적인건
수영 배울 때 "절대 안놔, 내가 잡아줄게"
그 말에 안식과 평화를 느꼈을것이고,
아역배우 역시 실제 저 날
처음으로 수영을 배웠다고 한다.
바닷가에서 '케빈'과의 성적인 접촉이 있던 날,
항상 '케빈'은 '샤이론'의
성적인 대상이자 사랑의 대상이다.
3부로 들어가게 되면
후안의 후계자 급인 '샤이론',
초반에 '테레사'가 '넌 '후안'과 같아' 라고 함.
'블랙'의 두건과 귀걸이는
'후안'의 모습 그대로이다.
외모도, 벌크업한 몸까지도.
행동 역시 후안을 따른다.
옆사람을 자기방식대로 압박하는 장면은
'블랙'이 '후안'보다 더
안좋은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3부에 등장하는 그는
다르긴 하지만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터렐' 일당의 모습처럼 보이는 무리를 보고
분통터져 하며 고민하는 모습(총을 만지작만지작),
마약 치료소로 간 어머니,
그리고 마음 속 깊이 간직해 둔 '케빈'이 있을 것.
얼음 찜질 장면 역시 과거에 사로잡힌 것.
전화를 엄마가 한 줄 알고 통화하려는데
'케빈'에게서 온 전화로 그 날 밤 몽정을 했고,
통화 후 다음 날 '케빈'에게 가기 위해서
엄마가 있는 치료소에 간 것 일수도 있다.
엄마나 '케빈' 둘 다 과거로 엮여있기에.
미안하다는 '케빈'과의 통화와
엄마의 미안하단 소리도 들으면서
과거의 연결 고리를 풀게되는.
1부에서 '리틀'이
마약창고인지 모르고 들어간 곳은
일시적 피난처이나 마약소굴.
안식을 제공한 '후안' 집 역시 자신의 집이 아님.
원래 가려던 집은 잠겨있다,
그래도 집이란 테마가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의 방식은 그게 아님.
3부 치료소에서 엄마가 말하는
'여기가 집'이란 소리,
정작 '샤이론'의 집은 거리다.
엄마가 아직도 거리에서 그러고 있냐고 물어봤기 때문.
초반처럼 따듯한 대접을 받는 '케빈'의 식당,
잠자리를 지공받기도 한다.
동선 짜는것들이 비범하고 감동이 있다.
이제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한 상태에서
영화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인생의 바닥에 떨어진 듯한,
'후안'처럼 마지막 순간도
알지 못하는 운명을 답습하고 있지만
어쨌든 그 전화를 받고
케빈을 만나러 거기를 다시 갔다는데서 오는
감동이 있음.
십 년만에 들은 노래가
전화를 하게 만든것이 중요하고,
친구를 찾아가겠다는 '샤이론'의 마음이 중요한.
어쨌든 갔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에 '샤이론'이
어려운 고백의 마음을 보인다.
"너 이후로 아무도 날 만지지 않았다고.."
달이 아닌 달빛인건 마지막 장면에 보면
영화 '아가씨' 마지막 장면처럼
두 여성이 화면에 나오는 구슬로
거리낌없이 성애를 즐길 때의 달과는 다르다.
밤 바다에 멋지게 배가 지날 때 비춘 달은 보름달.
그러나 이 영화는
달빛에 푸르게 물든 소년의 모습만 보여준다.
'케빈'에게 가야겠다는 순간
영화는 디졸브 화면으로
'후안'이 '쿠바'에 대해 말한 풍경처럼
푸르게 보이며 카메라가 하늘에 뜬 달을 보여주는데
불특정 다수의 익명 아이들을 보여준다.
밤 바다에서의 성적 체험 시
두 사람을 부감으로 보여주고
하늘을 올려볼 때 달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때 달이 있었음을 알려주지 않고
달빛이 있었다고 희망을 설명.
해변에서의 부감샷은 시점셔트라고 생각한다면
달이 그 둘을 보았을 것이다.
행복과 불행사이의 이상한 균형감각이 있는데.
'블랙'이 성인 '케빈'과 포옹하며
떠올린 순간은 밤 바다일테고
또 '후안'도 생각했을거다.
마지막 플래시백,
달빛에 물든, 또 돌아보는건, 그 때 무엇을 봤을까.
일부의 과거에서
십수년간 미래의 삶을 돌아보는 것처럼
또는 회고의 시선일수도 있다.
촬영방식 때문에
'케빈'의 부름에 뒤돌아봤을 것.
부르거나 음악을 틀어주거나.
돌아볼 때 '후안'을 초청한다거나
'케빈'을 초청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만약에 이 영화가 3막이 아닌
4막 구성 형식이었더라면
아마도 챕터 4의 제목은 블루였지 않았을까...
[출처] 문라이트 Moonlight - 이동진 평론가 라이브톡|작성자 이오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