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549EF0C4B6E11DAA6)
한 해를 유심히 생각해 보면
꾼에게 튼실한 조과를 제대로 안겨 줄 날은
사실 보기 보다는 그리 많지 않는 듯 합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albumfile.paran.com%2FIMAGE_5619666%2FPHOTO%2F200602%2F1138794079_1128249709_DSC05927.jpg)
막막한, 1~2월 결빙기, 애써 해빙 고대 하며,,
이윽고, 3~4월 산란기, 잠시 대박 기회 엿보다,,
그나마, 5~6월 갈수기, 접어 들어 다시 침체기에,,
하절기, 7월 장마철, 반짝 오름 수위 특수를 맛보다,,
혹서기, 8월 피서기, 계곡 찾아 피서 겸한 낚시를 즐기다,,
혹여나, 9~10월 대물철, 마음 앞서 수초 찾아 줄창 헤매이다,,,
결국엔, 11월 휴식기, 대를 고이 접어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뭐, 거의 이런 사이클로
이루어지지 않나 생각 되어지네요,, ^^
꾼이라면
군침 흘리며 고대하며
누구라도 대물철이라 칭하는 10월,,,
저는 이번 주말도
어김 없이 대물의 꿈을 좆아
홀로 물가를 찾고야 말았네요,,,
제가 찾은
이 곳 승언2호지 한 켵은
너무나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탓이었는지
북적거려야 할 연휴의 첫날 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인기척도 발견 할 수 없더군요,,,
오늘도 저는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푸르른 달빛과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를 유일히 벗 삼으며
길고 기나긴 가을 밤의 서정을 만끽해야 할 듯 싶습니다,,,
"우와, 낚시대 무지 길다,, 아저씨 낚시 왔나 보네요?"
"넌 장개도 안한 총각 보구 아저씨가 뭐야? 형이라꼬 불러! 그나저나, 너 이 동네 사나 보네?"
"예, 저 언덕 위에 살아요. 근데 형은 뭐 잡으려구 오셨어요?"
"응, 형은 붕어 잡으려고 왔단다. 근데 너 낚시 한번도 안해 봤니?"
"예! 저 붕어 좀 잡아 주세요. 집에 가져다 자랑 좀 하게요"
"흠, 내가 하는 낚시는 주로 밤에 하는 거라, 당장 낚아 주기는 힘들단다"
"그럼 이따 밤에 몇시에 오면 되요?"
"너는 이런 외진 곳에 밤에 혼자 나오면 집에서 뭐라 안하시니?"
"아니 괜찮아요. 이따 밤에는 엄마랑 같이 올꺼거든요"
"엄마랑 같이? 흠~그럼 이따 밤에 같이 놀러 오려무나, 형이 붕어 많이 잡아 놓을테니"
"우와, 신난다! 형! 그럼 그때까지 붕어 정말 많이 많이 잡아야 되요?"
"알았다니깐! 그래뵈도 이 형이 붕어 잘 잡기로 인터넷에선 꽤 유명한 사람이니깐 걱정일랑 말거라! 하하하"
"그럼 저는 형이 붕어 잡을 동안 풀피리 불어 드릴께요. 저 이거 아주 잘 불어요!"
"넌 아주 재주가 많은 아이로구나! 오늘 왠지 낚시대 펴는 것도 힘든데 네가 옆에서 그거라도 흥겨이 연주해 주면 덜 힘들겠구나"
"근데 형은 왜 아직 결혼을 안했어요? 내가 보기엔 우리 삼촌 만큼 나이 많아 보이는 아저씬데?"
"이누마! 너랑 나이가 열 두살 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무슨 아저씨래? 나 아즉 스물 다섯 밖에 안됐어!"
"그래요? 우리 큰누나가 스물 둘인데,, 그럼 형! 우리 누나 소개 시켜 드릴까요?" ^^
"흠, 너 누나 많은가 보구나? 뭐, 네가 그리 원한다면 밤도 적적하니 한번 만날 용의는 있을 것 같네" ^^
"정말요? 그럼 이따 밤12시에 엄마 말고 우리 누나랑 같이 올께요. 저는 지금 집에서 엄마가 찾으시니깐 올라 갔다 오구요" ㅎㅎ
"그려렴. 그런데 너는 어리니까 밤에 위험하니 굳이 내려 오지 말고, 그냥 누나만 오면 형이 더 편하게 누나를 만날 수 있 않겠니?" ^^
"아라써요! 그럼 전 이만 올라가 볼께요! 형!!! 근데 울누나 무지 이쁘다!" ㅎㅎ
"그래,, 형이 무척 기대 되는구나,,알았으니깐 조심해서 다녀 오려므나! 에구, 기특한 넘" ㅎㅎ
(아참! 아까 낮에 낚시점에서 식수를 받아 오지 않았는데,,
저 아이 누나가 내려 오면 향기로운 커피라도 따스히 대접해야 도리일텐데,,)
"(후다닥) 얘!! 잠깐만 기둘리!!!
저는 급히 그 아이가 산다는
언덕 위로 급히 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에구, 여기 왠 집이 일케 많디야?
도무지 이 아이가 이 많은 집 중에서
어데 사는 아이인지 알아야 찾기나 하지?" ㅠ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albumfile.paran.com%2FIMAGE_5619666%2FPHOTO%2F200602%2F1138794079_1128249709_DSC05909.jpg)
어느덧 저로서는
두번째 접하게 된 승언2호지의 밤이 짙어 옵니다,,,
아무 인적 없는 나 홀로의 낚시
어느 순간부터 저는
이렇듯 나만이 홀로 만끽하는
그런 시간을 더욱 즐기게 되었던가 봅니다
물론, 밤새 등 뒤에서
슬피 흐느끼는 풀피리 소리같은
이름 모를 풀벌레의 애절한 화음이
뭇내 마음 속 가득 살벌한(?)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말이죠? ^^
그래도 지금은
꾼에게는 일년 중 몇 번 없는
이른바 절호의 대물 빅 챤스!!!
끼니 대충 떼워가며
새벽녁 까지 버티어 보았으나
새우 갉아 먹는 잔 입질에 밤새 힘들어 하다가
결국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안면도에서 홀로 만끽하는 아침 햇살의 꼬리를
차 안에서 게슴프레 눈부셔가며 맞아하게 되었음을 밝혀 봅니다,, ㅠ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albumfile.paran.com%2FIMAGE_5619666%2FPHOTO%2F200602%2F1138794079_1128249709_DSC05920.jpg)
그래도 어쨌든
붕어 비스무레한 얼굴은 보긴 했지만
새우 미끼에 낚인 씨알이
가면 갈수록 민망한 사이즈로 되어 감을
이참에도 역시나 조행기로 기록 할 수 밖에 없었네요,, ㅠㅠ
이상으로
대물의 희망을 가득 않고
다시금 찾은 안면도의 하룻 밤은
또다시 나에게 허탈한 조과 만을
안겨 주고야 말았음으로 마무리 할 수 밖에 없겠네요,, ㅠㅠ
그렇지만, 앞전에 미리 서술한 바와 같이
붕어 잘 잡기로 소문이 자자하다는 나의 명성을 확고히 완성 시켜 줄
초대물에 대한 나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임을 밝혀 봅니다,,,
물론 언제 그럴 일이 있을지는 저 역시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ㅎㅎ
ps;
그나저나 많은 집(?) 바로 아래에
나 홀로 있으면서 밤사이 겪은 일에 대하여
하늘에 맹세코 솔직 담백한 글로서 진솔히 서술해 보았는데
아무도 목격해 줄 이가 없는 홀로 출조인 관계로 아무래도 많은 분 들의 의심의 눈초리가 염려 되지만,,
사실 그런 태클 보다는 밤 사이 그렇게 기다렸던 소년의 누이를 못 만남이
도래할 딴지 보다도 더한 아쉬움으로 남더군요,,, ㅋㅋㅋ
Giovanni Marradi - 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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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조행기
안면도 승언2호지에서,,, '05.10.02
현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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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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