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프리미엄명작] 미숙아로 태어난 우리아기 10개월 돌아보기

[carpedium]

이 이야기 주인공인 우리 아기 백일 사진이에용~

지난 7월말, 출산 예정일이 5주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직행.

항생제를 맞으며 하루를 기다려도 아기가 꿈쩍도 안해서 촉진제를 투여하고 23시간 진통 끝에 자연분만으로 2.08kg의 혜윤이를 만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혜윤이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산후조리원에 아기와 같이 있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모유만 주리라 다짐했건만... 아기가 너무 작고 젖이 돌기까지 모유의 양이 너무 적어서 이대로 있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고 혼합수유를 시작했다.

(혜윤이가 2.5kg만 됐었어도 나는 모유만 주겠다고 우겼을 것이다. ㅠ.ㅠ)

아기의 첫 1주일은 몸무게가 줄고 그 다음은 늘어난다고 했는데, 산후조리원에서는 하루하루 몸무게와의 싸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축해 놓고, 시간되면 직접 젖 물리고, 유축한 게 모자라면 분유 주고...

다행히 혜윤이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보채지도 않았다.

사실, 많이 보채지 않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숙아라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조리원을 회진하는 소아과 선생님께 미숙아 분유를 먹여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이 아이는 잘 먹어서 금방 따라잡기 성장을 할 거 같다고, 미숙아 분유 먹일 필요가 없다고 해서 안심했던 기억도 난다. ㅎㅎ

조리원에서 나와서 집으로 아기를 데리고 와서는 완모에 도전했다. 그런데 돼지 족도 고아먹고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써도, 모유량이 적어서 혜윤이와 나는 서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한쪽 젖에 40분씩 연달아 양쪽을 한시간 반 물리고 나면 서로 기진맥진 한 상태. 문제는 그렇게 빨고 나서 5분이면 배고프다고 울어대서, 결국은 한 두 번에 걸쳐 유축해 놓은 젖까지 더 먹고 나서야 그쳐서 나를 허탈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다시 섞어 먹이기 시작했는데, 분유를 갈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도 하고, 지금까지 먹은 경과가 좋아서 조리원에서 먹던 분유를 선택했다.

그렇게 50일쯤 되니까, 이 녀석이 꾀가 나서 엄마 젖꼭지를 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젖꼭지 물고 10초 내로 울어 제끼는데... 30분 이상 울어대니 이 짓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일주일쯤 이런 실랑이를 하면서. 도저히 안 되겠어서 모유는 유축해서 먹이고, 모자라면 분유를 타서 먹였다. 유축만 하고 젖을 안 빠니 젖이 자꾸 줄고, 먹는 양은 늘고.... 결국 백일 쯤 되어서 모유수유를 중단하게 되었다.

이론처럼 다 되지는 않는구나 하면서 실망이 컸다. 엄마 젖이 최고라는데.... 1년은 주고 싶었는데.... 마음이 참 아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나처럼 모유가 부족한 사람에게 분유라도 없었으면 어쩔 뻔 했는지...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혜윤이가 트림도 잘하고 소화도 잘하고 변도 잘 봐서 다행이었다. 매일 **** 명작. 혜윤이가 지금까지 먹어 온 분유 이름이다. 분유 단계를 바꾸면서 단계에 따라 영양성분 차이는 뭐가 있나 살펴보다가 보게 된, 분유통에 있는 ‘모유를 닮은 부드러움, 확인해 보세요! 부드러운 변’이라는 문구는 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아기 변으로 마음 고생하는 분유수유 엄마가 있다면, 매일 명작 시리즈를 강추한다. 혜윤이는 변비도 없고, 그렇다고 설사도 아니다. 변 상태가 모유만 먹일 때랑 거의 비슷하다. 분유 먹는 아기들은 염소 똥처럼 변을 본다고 하는데, 우리 아기의 걸쭉한 죽 상태의 변을 보면 다른 분유로 갈아탈 생각은 들지 않는다.(이유식을 먹기 시작한 후로는 모양이 조금 달라지긴 했다 ㅋㅋ) 비싼 ‘산양유’에 솔깃한 남편이 ‘산양유’는 어떠냐고 했지만, 소아과 의사들이 산양유를 추천하지 않는 것과, 분유를 바꾸어서 탈이 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서 남편을 설득시켰다.

참, 이건 여담인데, 분유 단계가 올라가니 분유 수저 용량이 20ml에서 40ml로 바뀌었는데, 180ml처럼 40으로 나눠 떨어지지 않는 용량을 줄 때는 불편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20ml 용량 수저도 같이 들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유식은 보정나이와 몸무게를 고려하고, 아토피가 있는 혜윤이 사촌오빠 때문에 아토피가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여 늦은 시기인 7개월에 쌀미음부터 조심스레 시작했다. 감자, 단호박, 브로콜리... 등을 하나씩 첨가하여 무사히 잘 먹고 있다. 재료뿐만 아니라 양도 조금씩 늘려서, 지금은 입자가 조금 있는 이유식을 한 번에 150~200ml (배고파하면 그보다 더 먹이기도 한다 ^0^)씩 하루 세 번 분유 120ml와 같이 먹인다. 이유식을 더 먹일 때는 분유를 생략하기도 한다. 간식은 하루 한 두 번 먹인다. 밤중에 배고파 할 때는 분유 200ml를 먹인다. 이쯤 되면 잘 먹으니 잘 자라주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유식은, 처음 입맛이 평생 입맛이라는 생각에 간이 된 음식은 주지 않고, 달콤한 음식은 되도록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혜윤이가 모유가 아닌 분유를 먹는데도 달콤한 음식이 아니면 음식을 거부한다든지 하는 일 없이 잘 먹어줘서 고맙다(물론 인간인지라 본능적으로 단 것을 좋아하는 혜윤이는 달달한 과일을 간식으로 주면 빨리 안준다고 울고불고 난리다~ ^-^)

두 달 정도 되었을 때 분유먹는 혜윤이~~

10개월 된 혜윤이 모습. 사람 됐죠? ^.^

아기가 태어난 지 벌써 10개월. 돌잔치 준비를 하며 지난 날을 돌이켜 본다. 돌 때 쯤이면 출생 시 몸무게의 3배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2.08kg으로 하위 1%이하이던 우리 아기는 벌써 4배를 초과한 8.5kg(10개월 현재)으로 세계보건기구 평균치에 도달했다! 체중으로 보자면 따라잡기 성장에 성공한 셈이다.

미숙아라서 혹시 미숙한 기능이 있을까봐 신생아 청각검사도 하고...... 다른 반사 기능은 잘 하는지, 혹시나 아기가 눈을 못 맞출까 등등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걱정스러웠지만, 지금껏 별 탈 없이, 장염 한번 감기 한번 빼고는 큰 병치레도 없이 잘 자라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참 엄마 아빠의 부주의로 엄마 아빠가 마구 밟고 다니던 이불에 아기가 뒹굴도록 방치한 덕분에 얼굴에 피부병이 생겨 며칠간 고생을 했었던 적도 있었네.ㅎㅎ

아직 밤에 배고프다고 한번 깨서 먹고 자기는 하지만,

잘 기어 다니고, 엄마 아빠 소리도 잘 하고, 책도 좋아하고, 엄마보고 잘 웃고, 안고 토닥토닥하면 자기도 엄마를 토닥토닥 해주는.... 너무나 기특한 우리 아기!

자고 일어나면 우는 아기도 많다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서 잘 놀고 있는 순둥이 우리 아기.

(다만 옷 갈아입기와 양말 신고 있기는 싫어라 하는 말괄량이이기도 하다 ^^;;)

우리 혜윤이가 앞으로도 건강하고 착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착하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우리 딸!!

올려 놓고 보니 글이 길어 졌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버럭찡찡이]

어머~ 아기가 너무 예뻐요!!

[carpedium]

헤헤헤..... 감사합니당

[너안의 나]

아가가 넘 이뿌네요 살짝웃는 마소가 넘 사랑스러우네요..
저도 젖양이 모자라서 혼합수유하는데요 명작 정말 변을 잘보게하는 분유인가봐요 모유먹일때는 변을 잘 못봐서 고생많이 헀거든요 아이가 배도 아픈지 울어데는통에 진땀이 날 정도 였는데 명작 분유 먹이고선 없어졌어요^^
요즘 유산균이 들어간 앱솔루트 명작먹이니깐 더 응가를 잘보더라구요..
편안하게 응가라는 우리딸을 보면 저도 시원하니 좋고 그래요 ... 명작수유잘하시고 건강하게 키우세요^^

[carpedium]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___________^
님도 아기 건강하게 키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