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평안하시죠?
저는 오늘 새벽부터 많은 일을 했습니다.
오늘 대구에 시내버스가 데모를 하는지 버스가 안다닌다고
동생이 그랬습니다.. 그나마 영애는 새벽에 나가서 택시
라도 타고 학교를 갔지만 엄마 모셔다 드린다고 신천대로
를 달리는데 평소에는 잘보이지 않던 택시가 눈에 많이
보였습니다. 저는 버스가 일부는 다니는줄 알았는데 도로에
는 한대도 안보였습니다. 엄마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 정류장 마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
리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직 뉴스를 듣지 못한것인
지 혹시 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기다리는 것인지
무작정 오지도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 학생...
들을 보니깐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버스오는 방향을 보면서 발을 동동구르면서
애타게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집을 향해 운전해 가는 길에 바로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정화여중학생들인 것 같이 보이는 어린 세명의 소녀가
눈에 띄였습니다. 물론 정류장에는 다른 이들도 많았지만
제 눈에는 교복입은 학생들이 제일 먼저 눈에 보여서
잠깐 고민을 하다가(혹시 사고날까봐 다른사람을 태우기
가 겁이 납니다.)
차를 세우고 "정화여중이니" 하고 물어 보니까 그렇다고
하길래 학교까지 데려다 줄테니 타라고 하니 엄청 기뻐
하는 애들의 웃음소리가 제 귓가에 울렸습니다.
내가 행한 작은 일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기뻐하며
웃을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학교를 향해 가는 도중 애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 보았습니다.
주로 관심사가 연예인이나 남자친구 얘기였어요. 그리고
담배냄새도 나는 것 같았구요.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세상을 살아가는 잃어버린 어린 영혼들
이 참으로 불쌍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답답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세차도 하
고 집에 계단도 물청소하고 주차장과 골목길도 청소를 했
습니다.. 저희 집에 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희 집은
1층에 주차장이 있는데 어린 학생들이 와서 술마시고
담배피고 침도 마구 뱉고 주차장 벽에 낙서도 엄청하고
거기다 본드까지 하는 것을 아버지가 발견하고 많이
혼내신 적이 있습니다. 저도 종종 발견하면 혼내곤
하는데 어떻게 남의 집 주차장에 그것도 알것 다 아는
배움터에 있는 학생들이 이런 일들을 할수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오늘도 아버지랑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양의 담배꽁초랑 깨진 술병조각과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아버지는 담배꽁초 줍는게 일이랍니다.
우리집이니깐 청소도 안할수는 없고 누군가가 버리고 간
쓰레기를 매일 치워야 한다는 것에 오늘은 솔직히 화가
좀 많이 났습니다.
왜 사람들이 이것밖에 안되는지. 다 그런건 아니지만
오늘 아버지랑 내가 주운쓰레기처럼 사람들 머리속에
쓰레기같은 생각들로만 가득 차 있는것 같습니다.
가끔씩 길을 가다가 환경미화원아저씨를 보면 가슴이
찡합니다.
쓸어도 쓸어도 계속 나오는 휴지. 사람들은 휴지를
휴지통에 안버리고 길거리가 휴지통인줄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휴지통의 존재를 모르는가 봅니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쓰레기통만 같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답답합니다.
주여! 날로 더러워져 가는 이 세상을 긍휼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