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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웨이길 서리풀길 걷고 토박이 그리고 중랑 장미축제
<2022년 5월 16일>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69회(2022. 5. 7.방영)에 소개된 서래마을 서울음식전문점 토박이,
그 슴슴한 서울 맛을 보러 길을 나선다. 요즈음 같은 날씨에 식당으로 바로 직행할 수야 없지 않은가.
동작역 1번출구에서 만나 허밍웨이, 피천득산책로를 걷고, 이어서 서리풀길을 걸은 후,
[토박이] 식당으로 가기로 한다. 두시간 여 걸었나, 김영철의 [수제만두전골]에
허영만 식객이 즐겼다는 [고추장두부찌개] 추가, 지평막걸리 몇 잔에
상쾌한 오월 하루가 취한다. 이대로 그냥 갈 순 없잖아.
어제(5/15) 장미축제 개화 공연이 있었다는 중랑 장미공원, 서울장미축제장으로 향한다.
태릉입구역 8번출구를 나와 묵동천 장미정원을 둘러보고, 둑방길 장미터널 초입의 수림대 장미정원,
그리고 이어지는 장미터널을 따라 이화교까지 걸을 예정이었건만 걷다보니 중랑교 부근까지,
결국 중랑역 부근 찻집에서 화창한 봄날, 오월 하루의 다양하고 멋진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 모든 게 축복이요, 크나 큰 은혜임을 뼈속까지 절감하며, 또 감사하며 ~~~.
♣ [허밍웨이] 동작역 1번출구를 나서면, 반포천을 끼고 [허밍웨이길]이 시작된다.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쾌적한 길'이라하여 붙여진 길 이름, Humming Way.
지금은 반포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여전히, 쾌적한 숲길을 따라 십여분 남짓 걷다보면 싯귀와 수필의 명문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이름하여 [피천득 산책로]. '오월' '이 순간' '종달새' '순례' 등, 주옥같은 글귀들이
고속터미널역 5번출구까지 좌우로 이어지는 2.4km의 멋진 산책로, [허밍웨이길].
♣ [서리풀길]은 고속터미널역에서 방배역까지 4.1km의 숲길이다.
고속터미널역 ~ 서리풀공원 ~ 참나무쉼터 ~ 누에다리 ~ 몽마르트공원 ~
서리풀다리 ~ 할아버지쉼터~ 전망대 ~ 청권사쉼터 ~ 청권사를 거쳐 방배역까지,
하나의 산줄기가 강남개발로 끊어진 두 지점을 2009년 누에다리(반포대로 위)와
서리풀다리(동광로 위)로 연결하여 아름다운 길로 조성한 멋진 숲길이다.
(오늘은 식당예약 시간으로 서리풀다리에서 다시 누에다리로 되돌아 나와 식당으로.)
♣ [중랑 장미공원 - 서울장미축제]
중랑 장미공원은 묵동천의 중랑천 합수부 구간(0.3km)과 중랑천 구간(월릉교 ~ 장평교 5.15km).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장미터널이며, 크고 작은 장미정원 중 묵동천 장미정원과 수림대 장미정원이 명소.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해오던 장미축제가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올해 다시 개최(5/2 ~ 5/22).
*오늘(5/16) 장미의 개화 상태로 볼 때, 다음주까지는 여전히 좋을 듯하다. 유채꽃 또한 이제 마악 개화.
동작역 ~ 허밍웨이 ~ 고속터미널역 ~ 서리풀공원 ~ 누에다리 ~ 몽마르트공원 ~ 서리풀다리 ~ 몽마르트공원 ~ 식당[토박이]
동작역 1번출구
재건축 공사 중.
거목들이 베어져 나가기도 하고 ~~~.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
"문학의 본질은 정(情)이다."
" ~~~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사는 방법은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나날이 착한 일을 하고, ~~~"
위대한 사람은 시간을 창조해 나가고, 범상한 사람은 시간에 실려간다. 그러나 한가한 사람이란 시간과 마주 서 있어 본 사람이다."
반포2교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속에 있다."
*** "나는 오월 속에 있다."일 텐데, "나는 지금 오월속에 있다."가 맞나????? 헷갈리네.
아카시아 꽃잎은 어느새 다 떨어지고 ~~~.
가막살나무 꽃이 만개 상태.
반포종합운동장
오월의 햇살 아래, 오디가 익어간다.
걸어온 반포천을 뒤돌아본다.
고속버스터미널역 5번출구, 피천득 산책로는 끝나고,
고속터미널역 5번출구에서 길 건너, 서래공원 ~ 성모병원 ~ 미도아파트 진입로를 통하여 [서리풀길]로 진입
팔각정 쉼터
서리풀 = 서초(瑞草) = 상서로운 풀 = 벼, '겸손을 가슴에 담는다'는 맺음말이 마음에 와 닿네.
이 파고라는 왜 아직도 개방하지 않았을까?!
참나무 쉼터에서 1차휴식
누에다리에서 성모병원 방향 조망
누에다리를 건넌 후, 한 컷.
사랑을 나누는 두 마리의 누에를 형상화한 작품 [잠몽(蠶夢)]
***누에 입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거나, 한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면 '天蟲' 즉, 하늘이 내려준 곤충인 누에가 소원을 들어준단다.
공원 아래, 서래(西來)마을은 1985년 서울프랑스학교가 여기로 이전(1974년 한남동에서 개교), 동네에 프랑스인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프랑스 마을로 변모. 2000년 이 공원을 조성할 때, [몽마르트공원]으로 명명,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 서울프랑스학교는 외국인학교로 유치원 과정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포함, 프랑스 교육부의 정식 승인을 받은 교육 기관이다.
[미라보 다리]
♣ 월드컵대교 개통(2021. 9.)으로 한강의 다리 갯수는 31개. 혜은이의 '제3한강교(1969. 1.)'를 감안하면 획기적 증가다.
그럼 프랑스의 세느강(Seine River)은 어떨까. 37개의 크고 작은 다리들이 각각의 운치와 사연을 지닌 채 놓여 있단다.
영화나 광고에 주로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퐁네프 다리, 비르아켐 다리, 전망이 가장 아름답다는 퐁데자르 다리 등등.
그러나 '세느강의 다리'하면 무엇보다 먼저 떠오르는 건 [미라보 다리(Le pont Mirabeau)]일 듯, 누구에게나 그럴 것 같다.
아마도, 詩人 기욤 아폴리네르와 畵家 마리 로랑생의 사랑이 아직도 이 미라보다리 아래로 흐르고 있어서가 아닐까.
1907년 피카소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해 서로서로 사랑에 빠지며, 각각 그들의 황금기를 구가하는데,
1911년 '기욤'이 엉뚱한 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에 휘말리며 수감, 그 와중에 '마리'의 결별 선언,
그후,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으나, '기욤'은 실연의 아픔을 견딜 수 없어 친구인 샤갈(Chagall)을 찾아가 밤새 술을 마신다.
해뜰 무렵, '기욤'은 '마리'와의 지난 5년간 사랑을 회상하며 세느강변을 거닌다. 이 때 쓴 詩가 그의 대표작 [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흐른다.
마음 속 깊이깊이 아로 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잡고 얼굴 마주하며
우리들의 팔 밑 다리 아래로
지친 듯 흘러가는 영원의 물결
~~~ ~~~~ ~~~~~ .
♣ 사랑을 주제로 하는 노래나 詩는 주로 사랑의 기쁨보다는 사랑의 슬픔을 담고 있다.
흔히, 사랑에 듬뿍 취해 있을 때는 그 기쁨을 노래할 틈조차 없는 것일까.
마리 로랑생의 전기 작가(플로라 그루)에 의하면 '기욤'이 이 詩를 발표한 1912년 2월 이후에도 두 사람의 만남은
간간히 이어지다가 1914년 이후 완전 결별하였다고 전해진다.
서로의 예술 세계를 오롯이 이해하며 정신적 반려자로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두 사람의 사랑이 영원할 것 같았지만,
미라보 다리 아래로 흘러가 버린 강물처럼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는데 ~~~, 오늘도 여전히 세느강은 흐른다.
♣ 기욤 아폴로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1880. 8. ~ 1918. 11.)
초현실주의 선구자로 20세기 프랑스 문학과 예술의 흐름을 주도한 시인, 미술비평가.
이태리 로마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을 어머니와 함께 니스, 모나코에서 어렵게 보내다가,
어머니를 따라 파리로 이주, 재혼과 이혼을 거듭하는 어머니 밑에서 궁핍하고 험한 생활을 하며 여러 직업을 전전.
여자들을 쫓아다니며 연시와 소설을 쓰면서 문인들의 모이는 카페에 들락거린다.
22세 때 그가 쓴 문예 비평이 게재되면서, 미술 비평가로서도 두각, 향후 입체파 회화 시대가 열릴 것을 예견하는 등
피카소, 브라크, 샤갈, 앙리 루소 등과도 교분을 쌓고, 다양한 여성편력으로 여러 여성들과의 사랑 얘기도 남긴다.
1907년부터 1911년까지 마리 로랭생과의 격정적이고 꿈같은 사랑, 1911년 모나리자 도난 사건 연루로 사랑도 깨지고,
비록 일주일만에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어도 외설 작가 불법 체류자 등으로 지속적인 언론의 비난 속에 휩싸인다.
1914년 세계1차대전 발발로 12월 군 입대, 전쟁 중에도 두 여인(루 그리고 마들렌)과의 정열적인 사랑 이야기를 남기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1916년 전장에서 머리에 파편을 맞아 대 수술, 1918년 스페인 독감과 파편 후유증으로 생을 마감한다.
♣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1983. 10. ~ 1956. 6.)
프랑스의 화가, 판화가로서, 우아하면서도 황홀한 색감의 수채화, 개성미 강한 미묘한 표정의 여성 그림으로 유명하다.
피카소, 브라크 등 몽마르트의 입체파 화가들과 함께 하면서도 입체파 화풍을 따르지 않고 그녀 만의 그림을 그린다.
국회의원 아버지와 가정부 사이에 태어난 태생적인 한계 때문일까, 그녀의 그림에는 묘한 외로움이 묻어나기도 한다.
그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코코 샤넬의 초상화] 역시, 성공한 여성 기업인의 활력은 어디에도 없고, 작은 물건 하나
들기도 어려울 만큼 힘이 빠져버린 외롭고 우수에 젖은 멍한 여인 같은 느낌이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는 모르지만,
친구였던 '마리'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의뢰했던 '코코 샤넬'도 이 그림을 그리 달가워 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니 ~~~.
2017년 말인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그녀의 특별전이 열리기 전까진 사실 나는 그녀의 그림을 알지 못했다.
그저 기욤 아폴로리네르가 쓴 詩, 미라보 다리의 여 주인공인 여성화가라는 것 외엔 사실 별로 관심도 없었다.
몽마르트의 화가들. 고흐 고갱 피카소. 내가 좋아하는 르누아르가 빠진 게 살짝 아쉽다.
*** 우리에게 뭔가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 고흐(1853. 3. ~ 1890. 7. 네델란드)
나는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 --- 고갱(1848. 6. ~ 1903. 5. 프랑스)
안하고 죽어도 좋을 일만 내일로 미뤄라 --- 피카소(1881. 10. ~ 1973. 4. 프랑스)
[부지발의 무도회], 르누아르(1841. 2. ~ 1919. 12. 프랑스)의 1883년 그림을 조각 작품으로 설치.
무희의 표정이 그림과는 많이 달라 아쉽다.
*** 또 하나 조각 앞에 설치한 동판에 작품년도를 '1883'을 '1833'으로 오기.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르누아르 그림의 모델은 몽마르트 인상파 화가들의 '뮤즈'로서 모델 겸 화가였던 '수잔 발라동'(1865.~1938. 프랑스)이며,
밀짚모자를 쓴 남자는 르누아르의 친구이자 언론인, 탐험가인 폴 로트이다.
르누아르는 부지발의 무도회 외에 도시의 무도회, 시골의 무도회 등 무도회 삼종 세트를 남겼다.
***수잔 발라동은 사생아로 태어나 어려운 성장기를 거쳐 드가, 르누아르, 로트렉 등과 친분을 쌓으며, 누드화 자화상 등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18세에 낳은 아들 모리스 위트릴로(실제 아버지 불분명)를 몽마르트 풍경화의 대가로 성장 시킴.
외국인들이 공원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단풍나무의 열매],
*** 봄에 꽃이 핀 후, 이렇게 날개가 달린 열매를 맺고 있다가, 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바람결에 멀리 날아가 후손을 퍼뜨린다.
식당 [토박이] 예약시간이 되어 다시 누에다리로 ~~~,
*** 계단을 내려가 중앙도서관과 조달청 사잇길(반포대로39길)로 접어들면 얼마 안가서 바로 식당 간판이 보인다.
반포대로에서 본 누에다리
서래마을 [토박이]
수제만두전골
만두를 먹고 난 후, 국수사리나 밥으로 마무리. 식객 허영만의 추천 메뉴인 고추장두부찌개는 맛보기로 ~~~,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나.
<<고속터미널역에서 7호선을 타고 태릉입구역으로 이동>>
태릉입구역 8번출구 ~ 묵동천 장미정원 ~ 장미터널 ~ 수림대 장미정원 ~ 장미터널 ~ 중랑역
묵동천 장미정원으로 ~~~.
이제 마악 개화가 시작되어 모르긴 해도 다음주 주말까지는 충분히 장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중랑천변의 유채꽃 또한 이제 마악 꽃이 피려고 히고 있다. 아직은 유채밭이 노랑보다 초록초록이다.
제방길로 올라 장미터널로 ~~~.
수림대 장미정원
찔레꽃도 동참
[샹송 미라보 다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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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또한 한편의 작품이네요!
막연히 어렴풋한 앎을 확실히 깨우쳐 주어 고맙고 잘 읽고 잘 보았습니다!
땡큐, 어게인!
오호, 다녀가신 걸 몰랐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