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디나 드나로(Deena De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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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떠있는 ‘빅풋(BigFoot) 스타디움’의 모형, 헤네흐한 펭 아키텍츠(Heneghan Peng Architects)
제2회 로테르담 국제 건축 비엔날레는 2005년 5월 26일부터 같은 해 6월 26일까지 열렸다. 이 중 ‘흐름’ 전과 ‘세 개의 만’과 ‘간척지, 땅과 물의 극장’은 각각 8월 4일과 9월 4일까지 네덜란드 건축원에서 열렸다.
뉴욕 시장에게 보내는 메모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뉴욕 시장을 포함하여, 댄 닥토로프(Dan Doctoroff), 브루스 라트너(Bruce Ratner) 등 유력인사들에게 이렇게 권하고 싶다. 만일 뉴욕에 새 스타디움 경기장을 짓는다면, ‘빅풋 스타디움’을 지으라고 말이다.
헤네흐한 펭 아키텍츠가 작업한 ‘빅풋 스타디움’은 물 위에 뜰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경기장이다. 이 작품은 1997년 국제 아이디어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이번 여름 로테르담 건축 비엔날레에서도 그 모델이 전시되었다. 경기장이 해상 운반선에 위치해 있으므로 한 구단이 다른 도시에 팔린다면, 새로운 구단주가 구단뿐만 아니라 경기장을 함께 가져가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대도시들이 강이나 항구를 끼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에 떠있는 스타디움은 건축 비용과 이를 대기 위한 납세자들의 세금 문제에서부터 스포츠영업권 등 골치 아픈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 전후의 도심 교통 체증을 경감시키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빅풋 스타디움’은 뉴욕에서 스타디움을 건설할 때 발생하기 마련인 토지수용권 등 부동산과 관련된 온갖 난제를 보다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분명 기발한 제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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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아닌 희망의 물 - 물의 건축에 관한 다섯 개의 전시
나는 이 독창적인 건축물을 제2회 로테르담 국제 건축 비엔날레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지난 여름 네덜란드 건축원(NAi)이 개최한 전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었고, 그로 인해 같은 기관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2회 로테르담 국제 건축 비엔날레의 주제는 ‘홍수’로 네덜란드의 도시계획 및 건축 전문회사 베스트 8(West 8)에서 일하고 있는 아드리안 헤우제(Adriaan Geuze)가 기획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간척지’, ‘세 개의 만(灣)’, ‘물의 도시’, ‘해양정책’ 그리고 ‘흐름’이라는 다섯 개의 전시로 구성되었다. 전시는 역사적으로 또 지리적으로 물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네덜란드 건축과 토목 공학의 전통에 대한 전반적 시각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전시는 이러한 네덜란드적인 독창성을 세계의 다른 아이디어들과 함께 비교할 수 있도록 시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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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지’ 전시는 개간되었거나 보통 제방을 통해 보호되는 낮은 지대를 포함하여 네덜란드 도시개발사업의 특수성을 각각 다른 15개의 사례들을 다섯 가지 테마 안에서 고찰하고 있다. 반면 마르텐 클로스(Maarten Kloos), 마리노 폴린(Marino Folin), 히데노부 지나이 (Hidenobu Jinnai)에 의해 초청 기획된 ‘세 개의 만’은 도쿄, 베니스, 그리고 암스테르담이라는 세 항만 도시들의 동시적인 진화에 대해 비교하고 있다. 이 전시는 문화가 서로 다른 세 도시가 지리학적으로 유사한 환경 속에서 보여온 해법을 분석함으로써, 물을 이용하고 그에 대응해온 건축이 네덜란드만의 독점적인 유산이 아님을 드러내고 있다.
‘흐름’에는 거주가 어려운 지역을 거주가 가능한 지역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소개되었다. 이 전시는 앞서 말한 두 전시와 함께 네덜란드 건축원에서 열렸다. 네덜란드 건축원에서는 이 세 전시 외에도 홍수에도 안전한 가옥 설계를 탐구한 결과물들이 소개되었다.
‘물의 도시’와 ‘해양정책’ 전시가 열린 라스 팔마스 창고는 마스트 강의 한 섬 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 창고는 한때는 로테르담에서 가장 큰 나이트클럽이었다고 한다. ‘역사’, ‘국제화’ 그리고 ‘유토피아와 미래’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 ‘물의 도시’는 물과 함께한 건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포괄적 시각을 제공한다. ‘해양정책’ 전시는 관광 산업이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의적절한 평가를 제공하며, 급증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생태학적 결과를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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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미래를 비추는 거울
오늘날 기상 이변과 자연 재해 등 세계 각국이 직면해 있는 문제들은 도시계획가와 건축가들에게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 만일 이 문제들에 대한 답이 있다면 네덜란드 건축의 전통이 적어도 그것에 대한 힌트가 될 것이다. 이번 로테르담 국제 건축 비엔날레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시 중 하나인 ‘물의 도시’는 네덜란드 건축의 특수성을 세계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들과 연관시키고 있다.
‘물의 도시’의 하위 전시인 ‘역사’는 물을 늘 고려해야 했던 네덜란드 건축 문화가 세계의 도시 계획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브라질의 레시페, 러시아의 상트 페터르부르크와 같은 세계의 많은 유명 도시들은 네덜란드 기술자들의 도움으로 네덜란드를 모델로 삼아 건설되었다.
수로의 독창적인 사용에서부터(물이 채워진 이 전략적 방어선은 군인, 수레, 말 등을 적의 진격으로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배가 통과할 정도로 깊지는 않게 고안되었다) 같은 간격으로 배치된 보루들과 그것들을 둘러싼 해자로써 요새화된 마을까지, 네덜란드인들은 상업적인 목적에서 군사적 목적까지 도시 건설에 물을 솜씨 있게 다루는 기술을 구체화 해왔다.
암스테르담과 바타비아(오늘날의 자카르타)는 각각 한자동맹과 네덜란드령 동인도제도 무역회사를 통해 도시 고유의 상업적 발달을 일구어냈다. 16세기 네덜란드의 기술자이자 도시 건축가인 시몬 스테빈(Simon Stevin)이 설계한 두 도시는 여행과 상품의 운송, 물의 저장, 상하수도 시스템 등을 모두 수로에 의지하는 수상도시의 모델로 이상적이다. 그리고 바타비아는 네덜란드의 수도보다도 오히려 더 스테빈이 계획한 이상적인 수도의 모습과 닮아있다.
‘국제화’ - 재창조된 전통, 새로운 대안
17세기 이후, 세계의 수상도시들에 대한 네덜란드의 영향은 점차 쇠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제화’ 전시의 여러 건축 모형들에 의해 증명되듯이, 네덜란드의 영향은 여전히 뿌리깊다.
‘물의 도시’는 도시 개발에 있어서의 두 가지 문제를 고찰하고 있다. 첫째는 인간이 마른 땅을 어떻게 만들어 냈는가 이다. 즉 인간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개간을 하였으며, 할 수 없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다. 둘째는 인간이 물에 대한 통제력과 지배력을 획득함으로써 어떤 이익을 취하게 되었는가 이다. 이 전시의 목적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네덜란드의 도시 문화와 건축 전통을 현대 세계에 맞게 재창조하여 국제적인 대안으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테면 수문학은 도시 개발에 있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학문 중 하나이다. 강수량이 기록적으로 적으면 지하수의 수위는 점차 낮아지고, 이러한 요인이 다시 지표의 침강과 가뭄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물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수문학은 네덜란드의 도시 계획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학문 중 하나였다.
“만일 우리가 물 문제를 다루는 전통에 대해 이해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앞으로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로 인한 새로운 도전들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시 카달로그에 실린 전시 소개 인터뷰에서 아드리안 헤우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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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를 포함하여 더블린에서 두바이까지 최근의 도시 개발 프로젝트들은 물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를 계획에 점점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 더블린의 시 공무원들은 산업 쓰레기장을 개선하고 재생시킬 목적으로 선창지역 부두에 대한 재개발과 환경 개선 계획을 내놓았다. 1997년에 초안이 작성되고 2003년에 수정된 이 마스터 플랜은 물리적인 환경 개선과 경제 성장 사이의 균형을 보장하고 있다. 이 플랜은 궁극적으로 더블린을 현지 시민은 물론 외국인 모두가 즐기고 일하면서 살 수 있는 세계 수준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같은 목적의 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이미 실행한 바 있는 바르셀로나는 이 분야에 있어 유럽의 선구자다. 프랑코 독재 정권 시절, 규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성장 이후 도시 계획 전문가들은 그들 나름의 혁명을 시작하였다. 1979년부터 199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바르셀로나의 도시 정책은 공적 공간을 설계하는데 맞춰졌다. 바르셀로나가 1992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게 되자, 시 정부는 올림픽 프로젝트를 기존의 도시 구조 개선 계획에 조합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반겼다.
데 라 푸스타(De la Fusta) 쇼핑몰과 올림픽 빌리지, 델 리토랄(del Litoral) 공원 등 세 지역에 걸쳐 실행된 프로젝트로 황폐화된 산업단지들이 재건되었으며, 도시 중심가와 변두리 사이에 자리한 역사와 전통이 깃든 공간은 다시 살아났다. 도시 계획가들은 도시를 바다와 다시금 연결시켰으며, 포럼 2004(Forum 2004) 개최에 때맞춰 베소스 강가 부두를 확대개발하고 해안선을 확장했다. 또 토목공학가 일데폰스 세르다(Ildefons Cerda)가 구상했던 바다 위 ‘대각선 거리’를 조성하는 꿈을 실현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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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남쪽 사막에 위치한 두바이조차 물을 기반으로 한 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른 산유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두바이가 도시 개발을 통한 부동산 개발과 관광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의 경제 자유구역인 자벨 알리(Jevel Ali)의 풍부한 사업 기회 및 세금 혜택 등으로 유명해진 두바이는 ‘팜(Palm)’이라 불리는 세 개의 광대한 간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두바이가 그 자체로 그러하듯 각각의 프로젝트들의 아이디어 역시 매우 극단적이다.
‘달에서도 볼 수 있다’는 엉뚱한 광고 문안의 주인공인, 야자수 모양을 닮은 첫 번째 인공섬 ‘팜 주메이라’는 페르시아만 밖으로 5.5킬로미터나 뻗어 있다. 이는 두바이의 해안선을 120킬로미터나 연장시킬 것이며, 대나무 다리 위에 지어질 1,000채의 수상 가옥을 포함하여 대규모의 주거 공간과 레저 공간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2006년 초에 완공 예정인 ‘팜 주메이라’는 이미 10,000명의 사람들이 2,400채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청약한 상태다.
이 광대한 간척 프로젝트는 50회에 걸친 환경적, 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했으며, 16군데의 채석장에서 채취한 7백만 입방 미터에 이르는 석재와 자벨 알리 공항 근처의 운하 바닥을 긁어서 모은 8천만 입방 미터에 이르는 모래가 소요되었다. 그 결과 운하의 바닥은 17미터가 더 깊어졌다.
야자수 군도는 단순한 말 꾸밈이 아니다. 야자수 형상으로 디자인된 긴 줄기와 17개의 거대한 잎사귀는 12킬로미터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방벽섬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형상은 이곳에 거주할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개인 소유 해변을 안겨주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다.
‘해양정책’ - 개발로 인한 집중, 개발에 의한 분산
두바이의 전시 모형은 ‘물의 도시’ 테마를 자연스럽게 ‘해양정책’ 테마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한다. ‘해양정책’ 전시는 대규모 관광 산업의 급부상으로 인한 전지구적인 개발의 문제를 다룬다. 해안가의 리조트들의 수가 관광객의 수보다 넘어서게 되는 주객전도의 사례가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 번 지진해일로 제기된 특정 문제들과 이후 재건 문제에 대한 논쟁들과 관련하여, 이 전시는 레저 장소로 각광 받고 있는 온대와 아열대 지방의 17개국 해안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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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다루는 영역과 기술에 있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주민린(Jou Min Lin)의 ‘타이완의 해변’이었다. 이 난해한 전시는 미리 그려진 타임라인과 전자 센서가 부착된 커다란 아크릴 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그래픽 작업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관광 산업이 타이완의 경제와 사회, 행정 그리고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CGI 애니메이션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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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연구 전문 집단인 수퍼서다카(Supersudaca)가 기획한 ‘알 카리브(Al Caribe)’와 린드세이 브레머의 ‘리퀴드 더반(Liguid Durban)’은 우선 그래픽의 규모만으로도 관람객들을 압도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베스트 엔트리(Best entry) 상을 수상한 수퍼서다카는 카리브 제도를 지나는 모든 직항 국제선 여객기와 유람선의 항로 및 리조트가 그려진 지도를 선보였다. 카리브 제도를 촘촘히 수놓은 점들과 선들을 보고 있노라면, 다음 휴가를 남극대륙에서 보내고 싶을 정도다. 린드세이 브레머는 2005년 1월 1일이라는 글씨가 인쇄되어있는 남아프리카 해변의 대형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무시무시하게도 이 사진은 지난 크리스마스를 그러니까 지진해일이 들이닥치기 바로 직전의 태국의 붐비는 해변 모습을 연상케 한다.
‘유토피아와 미래’ - 새롭게 발견되는 오랜 영토
두바이는 도시 개발의 영역 안으로 물을 끌어들인 혁신적인 사례이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물과 관련된 오래된 숙제들을 해결한 사례라기 보다는 단지 현대적인 수상 도시의 건설 경향을 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물의 도시’의 내일을 보여주는 ‘유토피아와 미래’ 전시는 더 이상 자연적이지 않은, 인공적인 조건하에서의 생태학적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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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치수를 고려하여 수립한 건축 및 개발, 도시 계획을 ‘유토피아와 미래’ 섹션에서 전시하였다. 이 프로젝트들은 거주가 불가능한 ‘회색’ 지역에 대해 하이테크에서부터 초현실주의적인 발상에까지 이르는 해법을 담고 있어, 도시 계획의 정책 결정자들이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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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도시 캄펜은 에이셀 강이 에이셀 호수로 흘러 드는 하구 근처에 위치해 있다. 캄펜은 네덜란드의 건축 및 도시 디자인 업체인 MVRDV와 네덜란드 교통부의 협력으로 유약한 병목부분에서 강이 단절되는 것을 막으면서 새로운 주거지를 제공한, 성공한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캄펜의 사례로 이 두 가지 목표는 더 이상 상충되는 것이 아님이 입증되었다.
MVRDV는 강과 주거 지역의 용적을 단순히 늘리거나 새로운 수로를 파는 방법과 같은 전통적이고 일방적인 기존의 방식을 택하는 대신 600미터에 이르는 범람원 지역을 설계하였다. 에이셀 강변의 둑을 낮추는 작업은 비슷한 너비의 입수구와 방수구를 생성시켰고, 범람하는 물에 대한 통로가 되어 주었다.
한 생태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에이셀 강물은 100년에 한번 이 지역으로 흘러 들어 5,300헥타르에 이르는 호수를 형성하게 되는 데, 범람원에 위치한 6,000 여 가구에 이르는 새로운 집들은 대나무로 들어 올려지거나 각각의 제방을 통해 홍수로부터 보호된다.
MVRDV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공법은 초현실적인 도시 계획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히 생태학적인 대안일 뿐만 아니라 집중 호우와 홍수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신뢰할 만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캄펜 범람원의 설계는 거주지와 농업 활동에 대해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자연 습지의 보호도 가능케 한다.
캄펜의 마스터 플랜을 세우는 일 외에도 MVRDV는 범람에 대비하여 고도를 높인, 인상적인 주거 형식도 설계하였다. 이 주거 형식은 단순히 고도만 높인 것이 아니라 400 평방피트의 실용적인 구조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 주택의 한 양식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 건물들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통유리 창문에 그랜드 피아노와 온수욕조가 내장된 커다란 옥상이 있는 첨단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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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교통부와 수자원관리부의 후원을 받아 설계된 ‘스폰지도시’는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의 니알 키르크보드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이 계획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홍수 때 범람한 물은 유동적이면서도 구조적인 이중 스폰지 시스템에 의해 흡수된다. 먼저 발 강 유역의 범람원에는 인공적인 하천의 굽이와 우각호를 조성되고, 범람원에는 범람한 물을 담아 둘 수 있는 수로가 파진다.
강력한 흡수중합제(SAP’s)가 이러한 굽이들에 설치되고, 강 가까이에 위치한 둑방이 터지면 새로운 스폰지층이 강 전체에 걸쳐 형성된다. 이 스폰지는 20미터까지 부풀어 올라, 새로운 지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 아이디어는 물과 구조물이 혼성된 도시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네덜란드의 전통적 도시 형식을 다시금 연상시킨다.
스폰지는 자기의 무게보다 100배의 물을 흡수할 수 있다. 설치된 스폰지는 계절 홍수에 따라서 상승하거나 가라앉아 홍수 조절 능력을 갖게 된다. 수면이 상승하게 되면 고체화 촉매가 첨가된 스폰지는 표면이 딱딱해지고 범람을 막게 되는 것이다.
‘흐름’ - 물과 공존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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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섬세하면서도 감상적인 유수케 오부시의 작품, ‘물결의 정원’을 쿠퍼-휴잇 디자인 트라이에니얼에서 이미 한번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조명과 설치는 쿠퍼-휴잇보다는 네덜란드 건축원이 훨씬 품위가 있다. ‘물결의 정원’은 바다의 표면에 설치하는 것으로, 피에조 원칙(Piezo principle)을 응용하여 물결의 움직임을 전기로 전환한다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일라리아 디카를로(Ilaria Dicarlo)의 ‘그물 쳐진 사막(Netted Dunes)’ 역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그물 쳐진 사막’의 아이디어는 유수케 오부시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장막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다만 장막의 소재가 나무 재질이고, 이 장막들이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달랐다.
이 설비는 풍력을 이용하여, 영국에서 가장 넓은 모래 사막인 브라운톤 버로우스에서 해수의 탈염 공정에 사용되도록 고안되었다. 이곳의 여름은 항상 물 부족에 시달리는데, 이 설비를 이용해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관개(灌漑)한다면 사막을 녹지화하고 안정시킬 수 있을뿐더러 이는 관광 사업으로 확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야릭 아우트부르흐(Jarrik Oudburg)와 세르헤 스후마커(Serge Schoemaker)가 작업한 ‘이미지빌딩(IMAGEbuilding)’ 역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는 네덜란드 부두에 건설된 매혹적인 외관의 거대한 담수 시설로 계획에만 38년이 걸렸다. 이 담수 시설은 우주에도 건설될 수 있는 구조라고 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esignflux.co.kr%2Fdata%2Farticle%2Fa001_flood%2Fa001%2F17.jpg) ‘그물 쳐진 사막(Netted Dunes)’, 일라리아 디카를로(Ilaria Dicarlo)
‘마스터 클래스’ - 물 위에 거주하는 방법
‘마스터 클래스’는 로테르담 건축학교와 베를라헤(Berlage) 건축원이 기획했다. 산타모니카에서 활동 중인 건축가 그레그 린(Greg Lynn)은 세계 곳곳으로부터 모인 60명의 건축학도들과 젊은 건축가들과 함께 한 주 동안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서 건축가들은 홍수 다발 지역인 데벤터(Deventer) 지역에 거주지를 조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탐구하고 이에 대한 결과물을 전시하였다.
시주에 카라사와(Shizue Karasawa)와 리케 헨텐(Lieke Genten) 그리고 헌터 나이트(Hunter Knight)가 설계한 작품 ‘떠있는 선체(Floating the Hull)’는 선박 축조술에서 힌트를 얻어 범람원에 거주지를 형성하는 문제에 답하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esignflux.co.kr%2Fdata%2Farticle%2Fa001_flood%2Fa001%2F18.jpg) ‘떠있는 선체(Floating the Hull)’, 시주에 카라사와(Shizue Karasawa)와 리케 헨텐(Lieke Genten) 그리고 헌터 나이트(Hunter Knight)
이번 비엔날레에서 학생 대상을 수상한 작품은 범람한 호수의 모양을 본 따 동심원들을 조합한 형태로 디자인된 거주시설, ‘굴(Oyster)’이라는 작품이다. 이 거주 시설은 생존과 영양분의 섭취를 위해 스스로의 요새 안으로 물이 침투하는 것을 허락하면서도 진짜 중요한 중심부는 물로부터 보호하는 굴의 자가 방어 시스템과 같은 원리를 응용하고 있다.
이 혁신적인 대안적인 생활 공간을 만든 팀의 구성원은 캐롤라 디에리치스(Karola Dierichs, 런던 건축 협회), 존 도일(John Doyle, 호주 RMIT), 테레사 나이-추에이 예(Teresa Nai-Tsuei Yeh, 네덜란드 로테르담 베를라헤 건축원) 그리고 나이벤 헹(Naiwen Cheng, 네덜란드 로테르담 베를라헤 건축원) 등 4명이다. 이 프로젝트는 개발과 건축을 통합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반 시설까지 프로젝트의 한 구성 부분으로 삼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esignflux.co.kr%2Fdata%2Farticle%2Fa001_flood%2Fa001%2F19.jpg) ‘굴(Oyster)’, 캐롤라 디에리치(Karola Dierichs), 존 도일(John Doyle), 테레사 나이-추에이 예(Teresa Nai-Tsuei Yeh), 나이벤 헹(Naiwen Cheng)
로테르담 건축 비엔날레에 대한 마지막 메모
로테르담 비엔날레에서 돌아온 지 거의 한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전시에서 얻은 수많은 정보들과 감흥들 그리고 질문들을 되새기고 있다. 전시 큐레이터 아드리안 헤우제가 던진 질문은 내 머리 속에서 여전히 공명한다.
여름 학기의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저녁, 나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덤보 부두로 향했다. 현란한 모습의 리버 카페를 제외하고는 부두 주변의 상점들과 풍경은 건너편의 강물과는 단절될 채, 사막처럼 황량해 보였다. 산들바람은 좋았으나 부두에 정박해 있던 마지막 페리가 이미 3시간 전에 출발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건 어쩌면 잭 케루악이 ‘옛 샌프란시스코’를 ‘슬픔의 대륙 끝’이라고 표현했을 때의 그런 심정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로테르담에서 보낸 지난 몇 일간을 떠올리며, 물을 다룰 줄 아는 건축가와 도시 계획가 그리고 디자이너에 의해 얼마나 더 나은 하루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강둑에서 출발한 수상 택시가 유서 깊은 델프츠 하번(Delfts Haven)의 수로에 닿았을 때, 그리고 도심에서 출발한 전차가 운하 주변에 조성된 녹색 공간에 닿았을 때, 로테르담의 모습은 도시 계획가들이 공공 생활의 아주 작은 부분에까지도 물의 영향을 고려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을 둘러보고, 우리가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esignflux.co.kr%2Fdata%2Farticle%2Fa001_flood%2Fa001%2F20.jpg) 라스 팔마스에 위치한 뉴욕호텔의 전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