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있음으로 불교가 있고, 불교가 있음으로 기독교가 있다
생명 평화경 이야기
우리는 왜 자꾸 모순과 혼란에 빠지게 되는가.
살상과 파괴의 악순환이 반복 확대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많은 성찰과 모색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문제의 근저에 직면한 존재의 실상에 근거하지 아니한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그릇된 세계관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보편적 진리인 직면한 존재의 실상에 근거하지 아니한 이원론, 실체론의 세계관이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현대인 대다수가 첫단추를 잘못 꿴 상태에서 다음 단추를 계속 꿰듯이 어느 한 측면과 부분을 절대화 시키거나 왜곡시킨 그릇된 세계관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
당연히 문제의 근본 원인인 그릇된 세계관을 바로 잡아야 할 터이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진실, 너나 없이 수긍하게 되는 구체적 사실 즉 존재의 실상에 근거한 보편적 세계관을 확립하는 일이 문제를 해결하는 큰길임을 깨달았다.
동양과 서양, 국가와 국가, 종교와 종교, 과학과 종교, 무종교와 종교, 자본가와 노동자, 진보와 보수, 너와 나, 남자와 여자의 벽을 넘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의 세계관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동학, 원불교, 동양철학 등 존재의 실상에 입각한 공통적인 세계관, 현대 과학이 제시하는 공통적인 세계관, 역사 경험으로 터득한 공통적인 세계관의 정신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예를 들어본다면 “동체대비론”으로는 화엄의 세계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관점으로는 기독교의 세계관, 생명 그물론으로는 과학의 세계관, 인내천의 관점으로는 동학의 세계관을 담았다.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존재의 실상에 일치되는 보편적인 모든 세계관을 용해시켜서 만든 것이 생명평화경이다.
그 중에 제일 많이 참고한 것이 화엄경이다.
아니 화엄의 눈 즉 인드라망의 사상과 정신의 사유로 만들어진 것이 생명평화경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따라서 생명평화경은 누구의 창작이 아니다.
기독교, 불교, 동양철학, 현대과학, 동학, 역사적 경험 등 인류 문명사에서 존재의 실상에 근거하여 가꾸어진 기존의 보편성을 담고 있는 모든 세계관들을 나름대로 종합하여 만들었다.
특히 개인의 창작이 아니고 인류 모두의 지혜로 이루어진 것임을 나타내기 위해 “나는 다음과 같이 들었습니다.”로 시작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는 한 겨울 한밤중에 경전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눈 내리는 한밤중”이라는 표현을 했다.
다음은 그렇게 만들어진 “생명평화경” 가운데 세계관 부분이다.
지금부터 생명평화의 길인 우주의 진리를 설파하리니 그대들은 귀 기울여 경청하고, 깊이 사유 음미할지니라.
이것이 있음을 조건으로 저것이 있게 되고, 저것이 있음을 조건으로 이것이 있게 되며, 이것이 없음을 조건으로 저것이 없게 되고, 저것이 없음을 조건으로 이것이 없게 되나니라.
조건 따라 생성하고 소멸하는 우주의 진리인 이 사실은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에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니라.
지면 관계로 전문을 옮기지 못했다. 전문이 필요하면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을 참고하기 바란다.
- 도법 스님
- 1990년대 불교 개혁운동을 시작, 2000년대 들어 지리산살리기운동을 하면서 5년간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을 꾸려 전국을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다녔다.
- 남원 실상사에서부터 생명과 평화의 기운을 전국에 보냈고, 지금은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며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휴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