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곡‘사계절의 노래’ 합창교실④
‘산과 강, 구름과 바다가 푸르른 여름’(계속)
서울시합창단 지휘자 김명엽
Seoul Metropolitan Chorus
Art director Kim Myung -yup
‘푸르다’를 마치면서 점점 느려지더니 보통속도(Moderato)로 ‘산바람 강바람’(윤석중 시, 박태현 곡) 전주로 넘어갑니다. 이 산 저 강을 넘어오느라 조(調)가 Db장조-E장조-Db장조를 거쳐 옵니다. 원래 ‘바람’이란 좋은 단어죠. ‘봄바람’ ‘겨울바람’ ‘가을바람’으로도 쓰지만 ‘신바람’, ‘새바람’같은 말로도 쓰이죠. 종교에서는 ‘르아흐’라고 해서 영(靈)이나 혼(魂)이란 말로도 씁니다. 어쨌든 바람이 불어온다니 얼마나 좋아요? 249마디, 남성 멜로디에 여성들이 노래하는 “서늘한 바람”(252마디), “고마운 바람”(256마디), “나무를 할 때”(260마디)도 바람결이 살갗을 스치는 느낌입니다. D장조(270마디), 여성 멜로디에 남성 “우-”는 ‘미파솔라시도’ 상행 순차 진행하는 부분도 무슨 뜻이 있는 것 같아 보이고요...
Andantino(♩=72)는 Moderato보다 조금 느린 속도이지요. 이수인(李秀仁, 1939~ ) 작사 작곡 ‘내 맘의 강물’입니다. 템포(디)루바토(Tempo di rubato)란 연주법이 있습니다. 전체의 길이는 변하지 않고 점점 빠르게(accel.) 했다가 점점 느리게(rit.)하거나 그 반대로 연주하는 것입니다. “날은 지나”는 accel., “갔어도”는 rit.식으로요. 두 마디 구조로 말입니다. “새파란 하늘”(304, 322마디)부터는 제 속도(in tempo)로 가고요. 전조를 위해 반음씩 올라가는 “아파도”(312, 331마디)의 부분은 살살 내면서 음정을 조심하셔야 해요.아무리 아파도... 마지막 종지에 “내 맘의 강물”(340마디)의 반복 부분은 분위기 있게 살살 그리고 더 느리면서(rit.) 여리게(mp) 하는 유니슨의 분위기 있잖아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리운 금강산’은 1962년, 6.25전쟁 12년을 기념하여 당시 문공부에서 위촉한 한상억(韓相億, 1915 ~ 1992) 작사 최영섭(崔永燮, 1929- )작곡의 칸타타 ‘그리운 금강산’중에 나오는 합창곡입니다. 처음 “누구의 주재인가”부분의 가사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합니다. 작곡가 초고엔 ‘주제’로 쓰여 있는데요, 실은 ‘주재’랍니다. 주재(主宰)란 어떤 일을 중심이 되어 맡아 처리함이나 또는 그 사람을 뜻하지요. 그러니까 금강산의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 형형색색 아름다움이 벅찬 가슴으로 어떤 주재가 느껴지는 것이지요. “옷깃 여미며” “부를” 경건함도 있고요. “수수만년(數數萬年) 아름다운 산”이란 말은 여러 수만 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매우 오랜 세월을 거친 아름다운 산이란 뜻 아니겠어요? 365마디, 남성의 “수수만년”의 음정이 틀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 그리고 “오늘에야 찾을 날 왔다”에선 악보 경치만 봐도 금강산을 보는 것 같습니다. “더럽힌 지 몇몇 해”는 남북회담이 진행되면서 “못 가본 지 몇몇 해”로 바꾸어 부르고 있지요. “오늘에야 찾을 날 왔다”에서 남성 3부 합창에 여성3부 합창이 쌓인 혼성 6부 합창은 꽉 찬 아주 좋은 사운드를 자아내는 화음입니다. 그리고 환상적인 변화화음이 기다리죠. “부른다”에서 ‘다’(저 산은 부른)는 그야말로 꿈을 꾸는 듯합니다.
마지막은 빠르고 경쾌한(Allegro, ♩=120) ‘희망의 나라로’입니다. 현제명 작사 작곡인데요, 1악장에서 ‘나물 캐는 처녀’도 이 분의 작사 작곡이었지요. 사분음표(♩) 중심의 단순한 노래를 점 사분음표()와 16분 음표(♬)를 섞은 당김 음과 세 잇단 음으로 “자유 평등평화 행복 가득한 곳” 으로 이끕니다. 새 날을 맞은 듯, 반음 높은 F조로 확대된 종지로 마치죠.
Chorus Culture Korea
코러스 컬처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