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쌓여 바다가 되는가 끝도 없이 하얗게 욕망을 게워내는 11월 바다 그 푸른 허기를 바라본다 바라보며 질끈 생선회를 씹는다 파도의 맨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꾸역꾸역 허기를 채운다 허기로
외로웠어요...... 당신이라고... 결정했... 애들이 떠올... 관대하지 않은 애들... 나도 할 애기는 ...너무... 사무쳐... 옆자리 중년 여자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남자 앞에서 어깨를, 들썩들썩, 출렁이며, 검은 바다의 허기를 토해낸다 한 상처가 다른 상처에게 손수건을 내민다 말없이
유리창에 햇살이 차게 부서진다 해변을 걷는 사람들의 이마 위로 멀리 길이 보인다 쓸쓸하게 어린 개 한 마리 까불락 까불락 모래 위를 혼자 뒹군다 여름날 누군가의 생애를 고단하게 끌고 다녔을 신발 한 짝 열심히 물어 뜯는다 이내 심심하면 갯바위 도요새에게 겁을 주기도 한다 흠칠흠칠
날이 저문다 내 허기도 어린 개의 외로움도 차곡차곡 바다로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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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리 횟집에서 만나다
권현형
퇴근 한 시간 전입니다...
이 시를 읽으면, 마치 그 장면이 눈 앞에 보이는 듯
선합니다...
스물 다섯살 여름, 서울 사는 친구와 그 친구 회사 언니랑
이렇게 셋이서 동해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언니와 그 친구가 내려오고 저는 마산으로 가 만났지요
마산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이 있는 합성동,,,
그 주위에 보면, 삼겹살집, 호프, 노래주점
태반이 유흥식당입니다.
부산에서 마산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쏟아붓는 빗줄기에
하마 태풍이었었죠?
3박 4일 동안 계속 비와 함께 였다면...
억수같이 쏟아붓는 빗줄기를 맞으며,
고기집에 들어가 밥을 먹고
차를 몰아 동해로 동해로 올랐습니다.
가는 동안, 몇 번이나 쉬었는지 모릅니다.
헤드라이트를 아무리 켜고,
빗줄기를 아무리 밀쳐보아도
앞이 보이지 않으니......
그리고, 처음 당도한 영덕
빈방이 없어 겨우 물어물어 민박을 하나 구했습니다.
떨렁한 방 한 칸...
억수같이 퍼붓는 빗줄기에
3박 4일 동안,
방 안에서 소주만 들이키다 돌아왔던 그 해 여름
퇴근을 한 시간여 앞둔 오늘
왜 이렇게 생각이 나는 걸까요......
첫댓글 지나간 시간들은 항시 그리웁습니다... 그때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의 시간도 다른 날과 같이 때가 흘러 그리움으로 바뀌겠지요...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