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약 당신이 책 속 딸이라면 박주태와 계속 만날 것인가?
나재현: 먼저 내가 말할게. 만약 나였으면 박주태와 계속 교제를 했을 것 같아. 나는 아무리 아버지가 내 남자친구가 살인자라고 하고 싫어한다고 해도 난 계속 만날 거야. 왜냐하면 난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가 내 남자친구에게 무슨 말을 하든지 나는 계속 만날 거야.
배상원: 게다가 직업이 부동산 중개인이야, 그렇다면 더욱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지.
나재현: 너는 어떻게 할 것 같아 은섭아?
정은섭: 내가 딸이라면 박주태와 만나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아버지가 그 사람이 살인자라고 말씀하신다면 왠지 기분도 찜찜하고 오래 사귈 수 없을 것 같아.
나재현: 근데 너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있어? 아버지의 말은 그저 어제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 환자의 헛소리일 수도 있어.
정은섭: 물론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환자라고는 하지만 나의 남자친구를 극도로 경계하고 살인자라고 말할 정도로 싫어한다면 아버지의 말을 듣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
김지민: 너의 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고 생각해봐. 아무리 치매 환자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기 딸의 남자친구가 살인자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을 거야. 내 남자친구에게 살인자라고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을거야.
나재현: 맞는 말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평소에 자신의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지 안 키우는지도 헷갈리시는 심각한 치매 환자이기 때문에 나는 아버지의 말을 신뢰할 수 없을 거야.
김지민: 배상원,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배상원: 나는 내 남자친구와 계속 만나겠어. 먼저 내 남자친구는 직업도 좋고 재산도 많은 능력 있는 남자야, 그뿐만 아니라 난 그 사람을 사랑해. 그럼 헤어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
정은섭: 그래. 그럼 네가 만약 네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다고 해봐. 그런데 너의 아버지는 너의 남자친구를 정말 싫어하셔. 그렇게 되면 너는 아버지와 같이 살지 못하고 남편과 독립을 해서 살아야 해. 그런데 그렇게 독립을 하고 나면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를 어떻게 보살필 거야? 이런 상황에서 나는 현실적으로 남자친구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봐.
배상원: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드리면 되잖아.
정은섭: 책 속 아버지는 요양원에 절대로 가기 싫어하시는 분이야. 어떻게 그렇게 매정할 수가 있니?
배상원: 내가 남편과 같이 동거하려면 아버지를 강제로라도 요양원에 보내드려야지.
김지민: 너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불효자식이구나!
나재현: 진정해 지민아. 정리하자면 상원이와 난 책 속 딸이라면 박주태와 계속 만난다는 의견이고 너랑 은섭이는 안 만난다는 거네.
2. 당신의 가족을 죽인 살인자가 고통 속에 살아간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가?
나재현: 당연히 용서할 수 없지! 어떻게 내 가족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어?
정은섭: 난 만약 그 살인자가 알츠하이머병이나 죽기 직전의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면 용서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나재현: 오히려 나는 살인자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면 더욱 화가 날 것 같아. 자신의 가족을 죽인 살인자가 자신이 한 가정을 파탄을 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르지 않아?
정은섭: 나도 그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해. 하지만 내가 그 살인자를 용서하지 못한다고 해서 지금 난 그 사람의 죗값을 물리기 위해 감옥에 넣지도 못하는 상황이야. 왜냐하면, 그 살인자의 몸 상태는 죗값을 치를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까 말이야. 아무리 그 살인자가 원망스럽고 복수 하고 싶어도 그 사람이 남은 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그것이 그의 죗값이라고 생각하는 게 차라리 속이 편할 거야.
김지민: 나도 그러한 상황이라면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아.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내가 그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결국 살인자의 죗값을 물릴 수 없는 건 똑같아. 살인자가 죗값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면 아무리 내가 그의 죗값을 물으려 해도 그렇게 할 방법도 없고 살인자에게 피해를 줄 방법도 없을 테지. 오히려 나만 더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 날것이야.
배상원: 아무리 그래도 내 가족을 죽인 살인자인데 어떻게 용서를 해.
정은섭: 성경에서 나오는 구절이 있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배상원: 죄를 지은 게 사람인데 어떻게 사람을 안 미워할 수가 있어! 그 말은 모순이야!
나재현: 상원아 흥분을 좀 가라앉혀. 정리하자면 은섭이와 지민이는 살인자가 정말 원망스럽지만, 그 살인자가 죗값을 받을 수 없는 몸 상태라면 용서해 줄 수 있다는 것이고, 나랑 상원이는 아무리 그 살인자의 몸 상태가 나쁘고 죗값도 치르지 못하는 상황이더라고 끝까지 그 살인자를 증오하고 심판할 것이라는 의견이네.
10. 책 속에 등장하는 개의 역할은 무엇일까?
배상원: 이 문제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 책 속에서 이 개가 존재할 때가 있고 갑자기 없는 존재가 되기도 해서 정말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
나재현: 난 이 책 속에서 계속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개는 은희의 죽음에 대한 복선과 독자들의 혼란함을 가증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정은섭: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개가 수시로 사라짐과 생김을 반복함으로써 김병수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표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김지민: 그래서 책 속에서 개는 실존하는 거야 안 하는 거야?
나재현: 실존하는 거지. 그 개가 시체의 뼈를 물고 왔잖아. 게다가 그 개가 뼈를 물고 옴으로써 경찰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김병수가 잡히는 계기가 되잖아. 그러니까 환상이라고 볼 수 없지.
배상원: 나도 은섭이의 생각과 같아. 김병수가 그 개가 자신의 개인지 아닌지를 헷갈림으로써 독자들에게 김병수의 상태가 많이 안 좋다는 것을 알려주고 또한 이 상태가 나중에 이 모든 일이 김병수의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것도 암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거지. 그리고서는 책의 마지막에 반전을 줌으로써 이 소설의 퍼즐을 완성한 거야.
김지민: 오 정말 그런 것 같네. 나는 이 개는 그저 작가의 실수라고 생각을 했어.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의 마당에 있던 개가 난데없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그런데 너의 말을 들어보니까 이 개는 작가가 이 책의 마지막 반전을 위해 철저하게 짜놓은 미끼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정은섭: 재현이의 말을 들어보니까 만약 이 개가 책 속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은희의 생사여부도 알 수 없을거야.
배상원: 와! 이제보니 이 개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고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네! 이 개가 없으면 이 책의 반전도 넣을 수 없을 것이고, 은희의 생사여부도 알 수가 없게 되구나.
저는 책 대화 수업을 통해 여러 사람이 책을 읽을 때 모두 같은 책을 읽더라도 정말 다양하고 새로운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수업을 하기 전에 저는 모든 책의 해석에는 정답이 존재하고 작가의 의도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 대화 수업을 하면서 저와 같은 책을 읽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난 후에는 책의 해석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 한 책을 읽더라도 그 책을 읽는 사람의 가치관과 성격에 따라서 책의 내용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작가의 의도 또한 다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책 대화 수업을 하는 동안 책에 관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다는 것은 책을 읽는 활동을 하는데 필수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책을 해석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면서 제가 책을 읽을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 수업을 듣고 나니 이제 책을 읽으면서 어떤 구절을 읽더라도 그냥 넘기지 않고 이 구절이 왜 이 내용에서 필요한지, 왜 작가가 이런 문장을 썼을지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들과 이 책에 관해 대화를 해보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도 책을 읽을 때 해석하기 힘든 부분이 있으면 인터넷이나 친구들과 대화해 보면서 이 책의 해석에 관한 여러 의견을 들어보면서 읽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이거 한글파일로 첨부하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응 이거 크롬은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