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스포츠, 차별이 없는 스포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포츠, 운동에서 장애가 없는 편리한 스포츠, 어린이와 노인 세대 등 모든 세대가 더불어 어울리며 안전하게 스포츠를 즐기게 하는 스포츠 환경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필자는 지난 24일 전북 익산시 함열 게이트볼장에서 열린 어르신 세대와 장년 세대, 어린이 세대 등 3세대가 함께 어울려 운동하고 경기하는 ‘익산시장기 생활체육 게이트볼대회’ 심판으로 참가, ‘1-3세대 함께해요 게이트볼팀’ 등을 만나고 경기를 운영하면서 3세대 스포츠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었다.
‘2022년 제1회 한가족 3세대 게이트볼대회’ 현수막. ©김최환
필자는 2년 전 한마음대회에서도 심판으로 참가하여 청소년 경기자(선수)들과 연세 많으신 어르신 경기자(선수)들이 서로의 기량을 내세워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맨십 멘탈과 루틴에 젖어 있는 게이트볼 청소년 세대를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3세대가 함께 하는 가족 단위로 팀을 이루어 9개 팀이 참가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이번 대회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으로 팀을 구성하여 참가하여 어르신 팀들과 당당하고 공정하게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하는 기회로 만들어 가는 대회인 것 같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3세대 팀과 청소년팀은 2팀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코트에 배정되어 어르신팀들과 경합하는 구조로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전 세레머니에서부터 경기 종료에 이르기까지 진지하고 호기심 있게 경기에 임하면서 주장의 작전 지시와 자신들의 경기력을 통해 게임을 이끌어 가는 광경이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직은 서툴고 경험이 부족하지만 물론, 3세대 전국대회 등에 참가하여 우승하는 경험도 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 어르신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자신의 볼로 게이트를 통과하고 타구를 터치하고 스파크 타격으로 상대 팀 볼을 아웃시키고 득점을 얻어 갈 때의 뿌듯함을 즐기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해 보였다. 이것은 배리어프리 스포츠의 가치를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참고로 게이트볼 경기는 10명의 경기자가 볼의 색깔에 따라 홍색팀(5명, 1,3,5,9)과 백색팀(5명, 2,4,6,10)으로 나누어 1번부터 10번까지 순번이 매겨진 10개의 볼을 1번 홍팀 타자, 2번 백팀 타자, 3번 홍팀 타자, 4번 백팀 타자 순으로 경기장에 들어가 자기의 볼을 타격하여 다른 선수의 볼을 터치하여 보내면서 1게이트 2게이트 3게이트를 통과하고 골폴을 맞추어 득점을 얻어가는 경기로 총득점이 많은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3세대 팀 구성은 1세대 할아버지(할머니)와 2세대 부모와 3세대 자녀가 원팀으로 구성하여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3세대 대회라고 한다.
사실 생활체육 게이트볼은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여가와 취미로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만의 스포츠로 인식되어 있는데 이번 청소년 세대들의 참가로 게이트볼은 더이상 어르신들의 전용 스포츠가 아니라 모든 세대와 장애인 등 스포츠 약자들까지도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인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최고령 경기자인 윤봉순 할아버지는 94세이시고 심지어는 팀의 주장을 맡아 작전 지시까지 수행하시면서 경기를 지휘하셨고, 나이가 제일 어린 최연소 회원은 7세의 이윤슐 어린이로 두 오빠와 아빠가 함께 운동한다고 한다. 이날 대회에서 이들은 최고령자와 최연소자로 표창장까지 수여 받았다.
평소에는 이들 청소년 팀원들은 성당초등학교, 함열초등학교, 성당중학교, 함열여중, 황등중학교 재학생으로 이루어진 “1-3세대 함께해요 게이트볼팀”이라는 클럽명을 가지고 있는 30명의 학생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난번 대회에서는 한 가족 3세대(할아버지세대, 아빠세대, 자녀세대 등이 5명이 한 팀으로 구성)가 참가한 경기였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5명이 한 팀으로 구성하여 미래팀과 비전 팀 2팀이 참가하였다.
“방과 후 마을학교 다 함께”(대표 남궁민회)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마을학교 운영자 한수정 선생과 배성희, 김한나 마을학교 강사의 지도 속에서 게이트볼과 함께 바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게이트볼을 통해 스포츠정신과 협동심 배려심을 배우고 더 나아가 핵가족화된 가족 체계에서 세대간 소통과 화목 그리고 효를 배우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세대 통합을 할 수 있는 게이트볼 종목은 이제 더이상 어른들만의 생활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다함께 청소년팀들의 게이트볼“을 통해 배우고 즐기며 바르게 성장하는 모습들이 그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최고령자 94세 할아버지와 최연소 7세 어린이에게 표창장 수여식. ©김최환
게이트볼은 막대기(채, 스틱)로 공을 쳐서 관문(게이트, gate)을 통과시키는 경기를 말한다. 고대로부터 막대기로 공을 치거나 게이트를 통과시키는 경기는 여러 나라에서 존재하였다. 중국의 추환, 한국의 격방, 서양의 골프나 크로케, 크리켓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게이트볼은 13세기경 프랑스 남부 농민들이 양치기가 쓰는 끝이 굽은 막대기(크로케)로 공을 쳐서 나무로 만든 문을 통과시키는 파유마유(Paille maille)가 발전하여 크로케(Croquet)가 되었는데,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이 크로케에서 착안하여 게이트볼을 고안해낸 것이다.
일본에서 게이트볼이 성행하게 된 것은 1964년 토쿄(東京) 올림픽이후 일본 사회 전반에 생활체육의 붐과 함께 1970년대 이후 쿠마모토(熊本)현을 비롯한 전국에서 게이트볼 단체가 구성되면서부터이다. 과격하지 않고 운동량이 적은 특성상 주로 노년층의 스포츠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게이트볼은 노인들의 여가생활과 건강 증진을 위해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노인 스포츠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지만 지금은 어린 세대들이 많이 참가하는 추세에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생활체육으로 동호인 참여자 수가 많기로는 다섯 번째에 속한다고 한다.
지금은 점차적으로 3세대(할아버지, 아빠, 자녀)가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전천후스포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 종목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스포츠, 차별이 없는 스포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포츠, 운동에서 장애가 없는 편리한 스포츠, 어린이와 노인 세대 등 모든 세대가 더불어 함께 어울리며 배리어프리 스포츠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