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의 조건 (부제 : 여친급구)
35#
이 일대 주변에서도 유명한 축제인 천일제. 그 명성답게 엄청난 인파가 학교를 메우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학생회에서 주관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강당은 발 디딜 곳 하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무대 위를 바라보는 소녀가 있었으니........
“미, 미안해. 저 계집애를 잡는다고 우리도 많이 노력했는데.......”
더듬더듬 말을 이으며, 소녀에게 사과를 하는 강인한 인상의 여인.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소녀의 분노였다.
'짜악-‥!!!!!!!!'
소녀의 매서운 손이 여인의 얼굴을 쳤고, 얼마나 매운 지 여인의 얼굴은 붉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일 처리 제대로 못해?”
“미, 미안.......”
고개 숙인 여인의 모습을 보던 소녀의 두 눈에 잔혹한 살기가 서렸다.
“.......그럼 지금 당장 네가 해야할 일이 뭔지 알겠지?”
“응? 뭐, 뭔데?”
“꼴 보기 싫은 은설하 년이 저렇게 밝은 조명 아래 서 있잖아.”
“........너 설마!”
“이번엔 제대로 처리해”
비릿한 미소가 소녀의 붉은 입술에 스쳐지나갔다.
펀치 머신 종목이 끝나고 난 뒤, 안 그래도 많은 시선이 느껴졌었는데
그 시선들이 한 두 배 정도로 늘어난 걸 느끼며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나........
아, 뛰쳐나가고 싶다.
“강이혁 군, 글자를 선택해주세요!”
“흠....... ‘교’”
이혁이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스크린의 글자가 뒤집어지며 종목이 튀어 나왔다.
“네, 이번 종목은 줄넘기로군요!”
줄넘기라니....... 별 이상한 걸 다 시키는군.
“게임 규칙은 펀치머신과 같습니다. 한 명당 줄에 걸리지 않고
줄을 넘은 횟수를 더하여 가장 많은 커플이 승리하게 됩니다.”
줄넘기는 안 한 지 너무 오래됐는데....... 걱정 되네.....
“괴력소녀, 잘 할 수 있겠어?”
“.......닥쳐”
하여간 사사건건 시비라니깐.......?
“그럼 이번엔 펀치머신 승리팀인 천이원 군과 은설하 양이 먼저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
엄청난 환호성들........ 에라 모르겠다.......
“내가 먼저 할까?”
“.......그냥 내가 먼저 하련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지. 사회자가 주는 줄을 받아들고 무대 중간에 섰다.
순식간에 쏠리는 엄청난 시선들....... 역시 탈출해버리고 싶어........
“자, 은설하 양! 먼저 시작해주세요!”
사회자의 말에 양발 뛰기로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한 200개는 되어야 할 텐데........
“99........100........101........102........”
100개쯤이야 간단한 거니 통통 금방 뛰어버렸다.
음....... 100개를 넘어가면 금방 걸려버리는 징크스를 좀 깨야 할 텐데.......
줄을 넘는 거에만 신경을 쓰고 있던 나, 그 순간이었다.
무대 앞에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 것은.......
“꺄아아아아아악!!!!!!!!!”
“위험해!!!!!!!!”
무슨 영문인지도 몰라 그저 멍하니 줄을 넘고 있는 나를, 누군가가 거세게 밀쳤다.
그리고 내가 살짝 비켜간 그 순간.......
'쿠웅-‥!!!!!!!!!'
무대 천장에 붙어 있던 거대한 조명이 떨어지며, 피가 튀었다.
방금까지도 사람의 몸 안에 있었던 더운 피가 얼굴을 따라 흘러내렸다........
“마, 말도 안 돼........”
믿고 싶지 않았다........
나를 대신하여 조명 밑에서 붉은 피를 흘리고 있는 저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다희야!!!!!!!!!!”
비명을 지르며 다희에게로 달려갔다. 제발......... 제발.........!!!
“누가 구급차 좀 불러줘요!!!!!!!”
누군가가 다급히 구급차를 불러달라는 요청을 했다.
하지만 나에겐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저....... 깨어진 조명을 치우고 다희를 끌어안았다.
“피가........ 피가 너무 많이 나........”
“은설하, 진정해!!!”
“피가........ 피가........”
“은설하!!!!”
“꺄아아아아아악!!!!!!!!!!!!”
아니야........ 이 사람이 다희일 리 없어......... 다희일 리 없다고........!!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하고, 수술실로 들어가는 다희를 멍하니 바라보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아직도 선명하다....... 다희의 더운 피의 감촉이........
“신이시여......... 제발 다희를 살려주세요........”
부디........ 아무 일도 없게 해주세요......... 제.........발............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 연락을 받은 다현이가 내 옆으로 왔다.
얼마나 급하게 온 건지, 땀이 흥건하다.........
“어떻게 된 거야?!”
“다희가.........다희가...........나 때문에..........”
결국엔 참았던 울음이 터져버렸다. 나 때문에 다친 거다.......... 다희는............
눈물이 턱선을 타고 흘러내리자, 다현이가 꼭 안아주며 괜찮을 거라고 토닥여준다.
그 따스함 때문에 안 나올 눈물조차도 흘러내렸다.
벌써 세 시간 째........ 굳게 닫힌 수술실의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이젠 눈물도 말라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멍하니 앉아있는데, 휴대폰 벨이 울렸다.
“.........”
“설아, 전화 온 거 같은데?”
“받기 싫어.......”
“한 번 받아봐, 중요한 전화일지도 모르잖아.”
결국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번호는 모르는 번호인데........ 누구지?
“여보세요........”
- “아깝게 됐어. 그렇지?” -
낯선 여자의 목소리........ 아깝게 됐다니?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죠?”
- “그 부산에서 온 계집애가 아니라 네가 구급차에 실려 갔어야 했는데 말이야” -
“........!!!”
그럼........ 다희가 저렇게 된 게........ 사고가 아니란 말이야........?
- “그러게 남의 남자한테 꼬리를 치는 게 아니지, 쓸데없이 네 친구만 다쳤잖아?” -
“.....네.........남자?”
- “그래, 내 남자 말이야. 네가 그렇게 꼬리를 치고 있는 천이원!!” -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희가 저렇게 된 게........ 내가 천이원을 유혹했기 때문?
“너......... 죽여 버린다.........”
- “허? 네까짓 게 날 죽인다고?” -
“네년이 오늘 다치게 한 윤다희란 여자애는........ 내 목숨보다도 소중한 사람이다........”
- “잘됐네! 물론 네년이 그렇게 됐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
“똑같이 해줄게........ 네년도........”
- “해볼 테면 해봐!! 왜~? 그냥 나 죽인다고 길길이 날뛰지 그래?!!” -
그 계집애의 말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머릿속은 차갑게 식어만 갔다.
“고작 천이원이란 녀석 때문에 네년이 이런 짓을 했다면........ 나도 보답을 하는 수밖에”
- “뭐?! 이년이 지금 뭐라는 거야!!” -
“천이원 그 자식........ 내가 접수한다.”
- “이, 이년이 진짜!!!!!” -
“그리고........ 최대한 잔인하게 버려줄게........”
- “마음대로 해! 그 전에 네년부터 죽여 버릴 테니!!!” -
“소중한 사람이 눈앞에서 끔찍하게 다치는 걸 보는 기분을........ 알아?”
- “닥쳐!!!” -
“심장이 어그러지는 것 같은 그 기분을........ 네년이 알기나 해?!!”
분노로 목소리가 떨려올 정도로........ 나는 제정신이 아니다. 지금.........
“너도 똑같이 느껴봐........ 그리고......... 네년도 갈기갈기 찢어 죽여주마.........”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어버리고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놀란 듯이 날 바라보는 다현이었지만,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윤다현”
“응? 왜?”
“내가 교환학생으로 있을 수 있는 기한이 얼마나 되지?”
“애초에 한 달 잡았었는데? 왜?”
“그럼 일주일정도 남았네?”
웃음이 나왔다. 일주일이라......... 쿡.........
“서, 설아.......”
“다현아, 나 지금 이 순간부터 ‘나쁜 년’ 좀 되어보련다.”
천이원 그 자식을 건드리다 보면........ 그 빌어먹을 년이 튀어나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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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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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의 조건 (부제 : 여친급구)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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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90
06.07.02 20:43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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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재밌네요,ㅎ,ㅎㅎ스토리가 점점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게 너무 스릴있어요,ㅎㅎ열심히쓰세요,ㅎ
으아-설아야ㅠㅠ이게 무슨 일!!?
으하하. 너무 재미있어요. 근데 그 여자는 누군가요? 으윽, 예쁜 다희... 꼭 낫길바래요.
우어 ㅠ_ㅠ 우리 다희 어떠케여 T^T
우와아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그럼 교환학생으로 계속...![?](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근데 천이원그자식은뭐했대요![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설하가 다칠려그랬는데...으어![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ㅠ 불쌍한다희..
어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어떡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다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우리 다희 불쌍해서 어떻하니.. 이럴수가~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재밌어요~~~~~>_<//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재밌어요~~~~~>_<//
오늘 2편부터 요거까지 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봤어여^^ 그뇬 정채뭐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짱](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4.gif)
나![꺄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1.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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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희야 불쌍하군아. 천이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넌 뭐하고 있었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니가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6.gif)
했던애 위로 조명떨어질때 뭐했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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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지극히 밟아주마![ㄱ-](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8.gif)
불쌍한것들...
진짜 재밌어요~ 일주일 밖에 안남았다니. ㅜㅜ
앗 무슨일이...............ㅜㅜ
설아!! 그런면 안되느리랴!!!!
설아!!!!!!!!!!!!!!! 안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