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을 준비하기 전부터,
바라나시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들어왔다.
그리고 여행하는 중에도 바라나시에 대한 평가는 아주 극단적으로 대립됐는데,
누군가는 우기에 가서 가트도 한번 제대로 못 걸어봤고,
어떤 때는 발목 위까지 차 오른 빗물에 소똥 같은 게 둥둥 떠나니는 골목길은 정말 너무도 역겨워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인도 전역을 돌아봐도 진짜 인도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라나시 만한 곳이 없다고,
최소한 일주일은 머물러 줘야 한다고도 했다.
나에게 바라나시란?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는, 처음 비행기에서부터 델리까지 같이 움직였던 일행들을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보기로 약속한 곳이라
무슨 고향에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굉장히 설레고 빨리 가서 좋은 사람들과 회포도 풀며 편히 쉬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한마디로 거의 바라나시란 도시 자체에 대한 특별한 기대는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녀온 후에 바라나시는 인도 여행지의 종결자랄까... 뭐 그런 곳이 되어 버렸다.
아,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1. 힌두 문화와 종교, 철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화장터, 가트, 아르티 뿌자 등등
2. 느리게 사는 법,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게 아닌지라 바쁘게 돌아다닐 이유가 없다. 가트 나가서 멍 때리기. 먹고 놀기, 수다떨기가 주요 일과다.
3. 맛있는 음식들이 지천에 깔려 있다. - 정말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음식들, 특히 인도 현지음식까지도 탈 없이 맛있게 먹었다.
4. 내 마음만 열면 누구와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 한국 사람은 물론, 인도사람 일본사람... 이건 어디나 다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 이렇게 말하면, 맥간을 다녀온 수많은 여행자들이 쌍수 들고 맥간만큼 좋은 데가 어딨냐고 하는데,
사실 그곳에 가보지 않은 나로서는 단지 풍문으로 판단해 보건데,
맥간은 인도 답지 않게 깨끗하고, 인도 사람들 답지 않게 사기도 안 치고, 티벳 음식에 티벳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진짜 인도를 느끼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맥간이 나쁘다고 말하는 게 절대 아니다.
판단의 기준은 "얼마나 인도적인가?"이다.)
여행을 끝낸 후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나는 바라나시가 다른 곳과 비교해 훨씬 더 지저분하거나 뭐...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물론 두 사람이 함께 지나다니기 불편할 만큼 좁고 며칠 눈에 익어야 길 찾기가 수월해 보이는 그 미로 같은 골목에서
굳이 오토바이며 자전거를 타고 무대뽀로 지나다니는 거나,
사람들 다 서 있고 소 한마리 떡 허니 버티고 서서 어슬렁거리며 다니는 것 하며,
몇 발짝 뗄 때마다 소똥이며 개똥이 나뒹구는 모습,
그리고 여기저기서 풍기는 지린내는 참 쉽게 적응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 정도의 소동, 개똥, 지린내는 인도의 기차역(특히 플렛폼) 몇 군데만 경험해 보면 그리 낯선 것도 아니고,
미로 같은 골목은 하루 이틀이면 동물적 감각으로 어째어째 내 목적지를 찾아가게 되어 있다.
오히려 좁은 골목길 덕분에, 상점 주인들과 한번 더 인사할 수 있고
그래서 더 가까워지고 인간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 하겠다.
딱 바라나시를 보며 생각난 말이, "개똥에 뒹굴어도 이승이 낫다"는 것.
아무리 뭐라 해도 바라나시는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삶의 터전이다.
자자,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일단 바라나시로 들어가 보자.
1. 역에서 숙소 찾아 가는 길
거의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바라나시 정션 역으로 해서 이 도시에 들어온다.
(그 외 무갈사라이역이라고 오토 릭샤로 30분쯤 가는 곳에 위치한 기차역을 이용하기도 한다.)
백배에는 오토릭샤보다 사이클릭샤를 이용해보라고 권하지만,
동행까지해서 총 인원 네 명에 각자의 배낭까지 생각해 보면 결국 사이클릭샤를 두 대로 나눠타야 하는데,
이럴 경우 그리 싼 것도 아니고,
(이건 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힘겨워보이는 릭샤왈라를 보면 왠지 모르게 미안하고 마음도 불편해서 그냥 오토릭샤를 탔다.
고돌리아까지 60루피.
그런데 이곳에서 가트까지는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므로,
"다샤스와메드 가트" 혹은 "고돌리아 근처 야채시장(vegetable market near Godoulia)에서 내리는 게 좋다.
숙소로 가는 골목길을 잘 안다면 이곳에서 바로 연결되므로 더더욱 좋고,
길을 모르는 첫 방문자들은 메인 가트로 가서 자신이 생각해 두었던 숙소와 가장 가까운 가트를 찾아
그쪽 출입구로 나가는 것이 헤매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말이다.
다샤스와메드 가트에서 강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는
최근 한국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쉬바카시 게스트하우스, 옴레스트 하우스, 비쉬누 게스트하우스 등이 있고
왼쪽으로는 알까호텔, 티르쓰(teerth) 게스트하우스, 라가카페, 블루라씨가 있다.
내가 도착한 날은 바로 데오디왈리 전날이었다.
데오디왈리는 디왈리가 지나고 15일 후에 있는 바라나시의 가장 큰 축제이다.
모든 신들이 깨어난다는 이날은 가트에 온통 촛불을 켜두는 빛의 축제인 터라 인도인들이며 외국인들이 발디딜 틈 없이 몰려든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어찌어찌 도착한 날이 초피크 시즌이 되어 버려,
길가는 온통 사이클릭샤와 오트릭샤들로 가득하고,
쇼핑하는 사람들을 위해 고돌리아에서 야채 시장까지는 길까지 막아둬 온통 아수라장이었다.
이때 등장한 삐끼. 자기가 이 난장판을 뚫고 가게 도와주겠단다.
됐다고 그냥 갈 길 가라는 나의 말도 무시하고 끊임없이 쫒아오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가 우리 넷을 리드하고 이리저리 끌고 가기 시작했다.
뭔가 뺑뺑이를 돌리는 느낌이 많이 들어 우리가 알아서 가겠다고 했지만,
결국 골목 골목 뺑뺑 돌아 티르스 게스트하우스까지 가게 됐다.
아, 여기 비끼였군... 하는 생각에, 우린 숙소도 예매했고 일단 라가 카페를 가야 한다고 물리치고 걸어가니,
뒤쪽에 따라오시던 50대 부부 옆으로 가서 쫄래쫄래 쫒아온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부부에게서 팁을 챙겨갔단다.
에휴... 먼저 말을 붙이고 다가오는 인도인들은 절대 모르는 사람에게 아무 대가 없는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
2. 제대로 한번 먹어 보자구
라가 카페는 완전 한국 레스토랑이다. 식당 분위기도 그렇지만, 메뉴도 한식이고, 나오는 음식도 매우 정갈하다.
반찬까지 딸려 나와 굉장히 푸짐해 보이는 것도 그러하고,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많은 한국 책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다.
500루피의 보증금(책을 가져다 주면 다시 돌려준다)을 내면 2박 3일 대여도 해준다.
무선 인터넷도 쓸 수있다(단, 서버 다운이 잘 되고, 정전되는 무용지물, 전기 콘센트가 없기 때문에 배터리가 장착돼 있어야 한다).
일단 한국 음식에 굶주린 사람들은 이곳부터 찾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 정보도 구하고 동행도 만들게 된다.
이 무한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옥이 티가 되어 버린 결정적 단점(?)은 바로 비싼 음식값.
음식값 자체도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비싸지만, 여기에 13.5% 텍스도 붙는다.
내가 먹은 인도 라면은 80루피, 여기에 텍스가 붙어 91루피.
여기서 잠깐 인도라면 가격 비교.
카주라호 50루피.(여기엔 김치, 짜이나 커피 등 후식 제공)
자이살메르 80루피.(3개의 반찬 + 플레인 라이스 제공)
그런데 여긴 딸랑 인도 라면 하나에 91루피다. 게다가 맛도... 정말 인도 맛이 난다.
(카조라호나 자이살메르의 안성탕면 맛 인도 라면이 아니다.)
그후 이곳에서는 더 이상 식사란 걸 해본 적이 없다. 왜? 훨씬 싸고 더 맛있는 게 바라나시엔 널려 있으니까.
라가 카페와 같은 방향에 있는 샵 중 가장 사랑스러운 건 당연 블루라씨.
나는 감히 블루라씨를 인도 최고의 라씨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떠먹는 요플레처럼 걸쭉하면서도, 절대 그 가공된 맛이 아닌, 수제품의 깊은 맛이랄까...
너무 과하지도 않으면서 달콤한 바나나(바나나 라씨의 경우) 맛과 커드가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8일간 바라나시에 머물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출석 체크하든 가서 먹은 바나나 라씨는 떠나기 3일 전에 5루피 인상되는 바람에 이젠 25루피.
불루라씨 매니아들 중엔 여성들의 비율이 더 많은데, 그 덕에 탄생한 새로운 매뉴판이 이거다.
참 보기도 좋고 이쁘긴 한데, 이렇게 메뉴판이 바뀌면서 라씨 가격도 인상되었다는 건 참 충격적이다.
혹자에 따르면, 어떤 한국 언니들이 나서서 라씨값 인상을 강력히 주장했고,
그 뒤 바로 뛰어나가 종이랑 펜을 가져와 메뉴판을 작성해 주었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개인적 친분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미 여기서 판매하는 라씨의 가격은 일반 라씨 가격보다 충분히 비싼 가격이라는 거는 아시는지...
이미 외국인 물가를 적용해 팔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물가 인상(?)을 주도하는 건,
다른 다수의 여행자들을 위해서라도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데, 인도 여행객 중 몇몇은 팔이 밖으로 굽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자이살메르의 머드미러가 주인장의 성추행으로 문제시되는 이 마당에도 이 숙소를 추천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블루라씨는 말 그대로 온통 푸른색이 칠해진, 아주 작고 예쁜 숍이다.
언제 가도 한국인들로 바글대는 곳.
한국 사람들의 메모와 사진들로 가득해 이 또한 보는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별한 볼거리(?)는 블루라씨 앞 데쓰 로드(death road)로 지나가는 장례행렬이다.
나무 들것에 천 한겹 씌어져 운반되는 시체를 이렇게 가깝게 보다니.
한국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집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화장터를 세운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는데,
수없이 지나다닐 영구차 보기 싫다고 온 동네가 반대 서명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바라나시에서 죽음은 삶의 반대말이 아니라 서로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다다니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그저 이 블루라씨 숍의 문지방 하나 넘는 차이밖에 없는 것이다.
이 근처에서 또 하나 맛집을 꼽는다면,
일본 아줌마가 직접 요리를 하시는 일본 레스토랑 "메구 카페".
일본 분위기가 나는 식당도 깨끗하고, 식기도, 음식 맛도 제대로 일본식이다.
인도 음식 가격과 비교해서는 비싼 편이지만(물론 라가 카페보다는 저렴한 편), 한번쯤 꼭 가서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야채김밥(100루피). 우리 나라의 1500원짜리 김밥을 생각하고 너무 비싸다고 주저하며 주문했지만,
와우... 완전 통통한 것이 웬만한 스시롤보다도 크다. 이 김밥의 특색은 안에 튀김을 넣어주는 것.
아삭한 튀김과 야채, 그리고 (일본 애들이 아주 좋아하는) 마요네즈가 아주 잘 조화를 이뤘다.
(하지만 좀 느끼한 건 인정! 그래도 짭쪼름한 우동 국물과 함께 먹으면 나쁘지 않다.)
이쪽 식당들은 강가 후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는데 정작 이 레스토랑은 들어가 본 적이 없다.
대신 여기 소개된 식당들을 찾아갈 때(이쪽 구역은 강쪽을 바라보고 왼쪽에 있는 화장터(마니까르니까 가트)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벽이나 곳곳에 부착된 강가후지 레스토랑 안내 표지판을 적극 이용하면 좋다.
참고로, 강가 후지 레스토랑에서는 매일 밤 시타르와 타블라 라이브 공연을 여므로, 한번에 식사와 공연을 해결한다는 장점이 있다.
자, 이제 한국인들의 점령 지역(?)인 벵갈리 토라로 가보자.
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벵갈리토라... 지금도 그 좁은 골목길을 따라 쭉 포진해 있는 맛집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옴레스트하우스 골목길을 나와 오른쪽부터 야채 시장으로 올라가며 첫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스파이시 바이트(Spicy Bite)다.
가격 착하고 맛도 훌륭하다. 치킨 오믈렛(65루피), 김치 라면(이건 그때그때 좀 다르지만) 괜찮고,
커리 종류도 향이 진하지 않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특히 일식이 저렴하고 맛있다. 미소국이 함께 나오는데 그 맛도 제대로다.
근데 이곳의 가장 큰 단점이랄까... 식사가 정말 늦게 나온다.
여럿이 시키면 한 사람 다 먹고 나서 마지막 사람 음식이 나올 정도.
게다가 수저도 꼭 한 사람 앞에 하나씩만 가져다 주므로, 여럿이 갈 경우 서로 나눠먹는다는 개념이 꼭 필요한 곳이다.
스파이시 바이트 가는 길 오른쪽으로 작은 도사 가게가 있다.
점심 때 잠깐 열고 문을 닫은 후 저녁 때 다시 여는 곳인데,
그 좁은 골목에 현지인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어 한눈에 맛집임을 증명해 준다.
그곳에서 먹은 10루피짜리 도사는 정말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이 도사가게에서는 여러 종류의 튀김도 함께 파는데,
아... 난 개인적으로 인도의 튀김류는 정말 손 안대려고 했는데
(인도 현지식당에서 쓰는 튀김은 아주 시커멓다. 이게 대부분 산폐된 거라서 먹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기 때문이다.)
맥주 안주로 애들이 사온 것들(하물며 고추 튀김도 있다)을 요것조것 집어먹다 보니, 정말 감탄스럽다.
이 근처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보나 카페가 있다.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이곳은 어느 인사동 카페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줄 만큼 한국적이고 이쁘다.
그런데 근처 다른 식당들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 게다가 음식 맛은 just so so.
하지만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이유로(게다가 앞에서 사온 튀김을 펴놓고 먹어도 좋다는 말을 해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맥주 가격은 킹피셔 650리터, 120루피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 다음은 아침 식사 때마다 걸르지 않고 들렸던 찬단 레스토랑.
브랙퍼스트 세트가 아홉 가지 종류나 되는데, 추천하고 싶은 것은 5번.
토스트 2장, 쨈, 계란 후라이 2개, 감자 볶음, 커피나 짜이 중 선택 1. 이렇게 해서 60루피다. 맛도 훌륭하고 양도 푸짐하다.
한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9번 메뉴, 토스트 대신 나오는 김치볶음밥을 선택하면 되는데,
먹어본 사람들 말에 따르면, 맛도 괜찮았단다.
주인 아저씨의 폭탄 머리 때문인지, '인권이네'라고 데스크 앞에 씌어 있다.
(아 참, 비추하는 건 스페니쉬 브랙퍼스트 세트.
누군가 추천해서 먹어봤는데 토스트에 토마토가 발라져 나오는데(캐찹은 아님), 영... 아니올씨다다.)
여기서 더 쭈우욱~ 야채 시장쪽 거의 다 다다를 때 즈음 오른쪽으로 '안자니 카페'가 있다.
작은 인도 현지식당인데, 정말... 바라나시 마지막 날에 이 집을 알게 되었다는 게 땅을 칠 만큼 안타까운 점이었다.
이곳의 추천 메뉴는 스페셜 도사, 우타팜, 매기다.
우타팜은 언뜻 보면 빈대떡처럼 보이는데, 감자전 위에 여러 가지 야채를 얹은 것으로 맛이 아주 환상적이다.
이 매기(라면)는, 걸죽하게 국물이 있는 게 아니라, 마치 짜파게티처럼 꼬들꼬들한 면만 스프와 썪어 볶은 것이다.
이 맛에 한국에 올 때 매기 라면을 왕창 사들고 와는데, 절대 이 비슷하게도 만들기 힘들었다.
일단 면이 절대 퍼지지 않아야 하는데 이게 참 힘들고, 라면 스프가 감칠맛 나게 라면에 스며들어 짜지 않아야 하는데,
이 역시 그 노하우를 알 수 없어 아무나 쉽게 이집의 맛을 쫒아갈 수 없다.
이 집의 가격표는 아래와 같다.
이젠 다시 옴레스트하우스 골목을 나와 왼쪽으로 꺾어보자.
한 5미터쯤 가면 바라나시의 한국인 사랑방, 만수네 짜이집이 나온다.
그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주르륵 앉아 한국 사람들이 짜이를 마신다.
인도인들은 이른 아침, 혹은 시도때도 없이 짜이를 즐기는데, 이곳 덕분에 바라나시에 오면 한국인들도 예외는 아니게 된다.
특히 이른 새벽 일출을 보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가트를 거닌 사람들이라면 이곳을 마다할 리 없다.
워낙 한국사람들이 많아 인도, 네팔 등에 관한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심심찮게 동행자들도 찾게 된다.
이곳에서 한국말 잘하고 너무 착한 철수 씨의 보트를 예약(배당 100루피, 동행과 1/N로 나누면 된다)할 수도 있다.
철수 씨의 보트가 인기인 것은 겸손하고 친절한 철수씨의 상세한 한국어 설명이다.
게다가 이런 저런 궁금한 것은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다.
밑으로 쭉쭉 따라 내려가면 오른쪽에 모나리자 레스토랑이 나온다.
첫날 이곳에서 빵을 몇개 사 먹었는데, 맛으로 따지자면 (인도라는 걸 충분히 감안해서)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들은 말이... 이곳은 빵을 한번 만들어 놓으면 다 팔릴 때까지 놔둔단다. 그래서 배탈 나는 사람이 간혹 있다고..
그래서 소개받은 곳이 바로 쉬바 카페 저먼 베이커리다.
이집 빵은 신선하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늦게 가면 맛있는 빵은 이미 다 팔린 뒤다.
저녁 9시가 넘으면 남은 빵은 세일하는데(10%던가... 20%던가... 가물가물...), 그만큼 신선도를 보장한다는 말!
이곳의 네스카페는 인스턴트임에도 아주 진하고 맛이 좋다. 짜이(10루피) 역시 밀크 맛이 풍부하고 좋다.
오무라이스(60루피)도 괜찮았고,
치즈 갈릭 스파게티(65루피)는 까르보나라 비슷한 맛이 났는데, 까르보나라 메뉴가 따로 또 있어 뭐가 틀린지 모르곘지만,
인도에서 먹은 스파게티 중 제일 나았다.
후에는 거의 스파이시 바이트를 애용하느라 이곳에서 먹은 건 별로 없지만,
그때까지 맛본 것으로 보아 다른 것도 합격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먹거리를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벵갈리 토라쪽이 머물기 좋다.
3. 어디서 잘까
메인 화장터(이렇게 말하는 건, 강을 바라보고 오른쪽 아시 가트 방향으로 쭉 내려가면 또 하나의 화장터가 나오는데 규모가 작다.) 쪽은
티르스(teerth) 게스트하우스(황금 사원 근처)가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인도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이 추천하는 숙소 중 하나.
전화 : (0542) 2400741
주소: 8/9 kalika gali, varanasi
더블 300루피가 기준이라고 하는데, 비수기에는 좀더 깎을 수 있는 것 같았다.
좀더 고급스러운 곳으로는 알까 호텔이 있는데, 가트와 바로 면해 있다.
데오 디왈리 때 붉을 밝힌 정도를 보면 얼마나 부유한지 짐작할 수 있다는데, 눈에 띄는 라이트닝 가운데 알까 호텔도 포함돼 있었다.
400루피부터 1500루피까지 다양한데 자세한 정보는 다음 홈페이지 www.hotelalkavns.com 에서 확인
Hotal Alka |
MeerGhatt, Varanasi- 221001 |
T : 0542-2401681,0542-2398445 |
Email : hotelalka@hotmail.com, hotelalkavns@yahoo.com |
Fax : 0542-2400046
벵갈리 토라 부근의 숙소 중 단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곳은 쉬바카쉬 게스트하우스다. 주인 아저씨, 너무너무 친절하시다. 미리 예약을 한 터라 여유를 부렸는데, 예정 도착시간보다 6시간이나 늦은 터라 안 오는 줄 알고 방을 다른 사람에게 내줬단다. 허거덕... (예약할 때 도착 시간을 아주 넉넉하게 두어야 한다. 왜냐... 인도의 열차는 제때 도착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이리저리 다른 곳을 수소문해 주셨는데, 걱정 말로 일단 땀 좀 식히라며 쇼파쪽으로 안내한 뒤 팬도 틀어주시고... 센스 있으시다. 숙소가 굉장히 깨끗하다. 가격도 더블 200루피(2층 공동욕실 / 개인욕실 300루피)부터 500루피까지 다양하다. 내가 갔을 때는 한국 사람이 80% 이상 점령하고 있었다. E-mail : easytravels.anuj@gmail.com , shivakashinguesthosevaranasi@yahoo.com
도착한 날은 데오디왈리 때문에 숙소 찾기가 정말 힘들었다. 이때 소개해 주신 곳이 바라나시 레스트하우스. 사실 쉬바카쉬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운영하는 또 다른 숙소란다. 기존에 운영하던 것을 넘겨받아 재오픈한 지 1,2주밖에 안 됐다고 하는데, 정말 깨끗하긴 하다. 방이 조금 좁아 침대 두개 빼고는 공간이 별로 없지만, 베렌다가 따로 있어 빨래 널기 편하다(베란다에 철망이 있어 원숭이가 빨래를 낚아채 갈 위험은 없다.) 그런데 새로 페인트칠을 해서 페인트 냄새가 너무 강하게 나(지금쯤은 냄새가 좀 빠졌길...), 밤에 베란다 문을 열어 놓고 잤다. 더블 1박 300루피. 이 숙소는 베스트 초이스로 추천하고 싶진 않지만, 혹 극 성수기에 가서 숙소를 못 구했다면 고려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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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아지트라고 하는 옴레스트 하우스는 정말 한국인들 투성이다. 그 외 구성원은 일본인 몇 명?
혹자에 따르면, 완전 대학 MT 분위기, 신입생, 복학생, 졸업생, 교수님 등등 다양한 연령대의 스타일들이 모여서 복작복작 대는 곳이란다.
이 말에 100퍼센트 동감한다.
한 방에 3개 혹은 4개 베드가 있는 도미토리룸은 베드 당 80루피에 저렴하게 제공되지만,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다.
(남녀 공용. 그래도 서로 전혀 신경 안씀. 1층 도미토리룸은 욕실이 내부에, 2층은 외부에 있다.)
한국 사람들이 시도때도 없이 들락날락 거려, 노트북 놓고 다녀도 분실 사도 한번 못 봤다.
이곳은 매일매일 방값을 치르거나 한꺼번에 미리 치르는 거 두 가지 방식이다.
(나갈 때 한꺼번에 내는 거 없음.)
그래서, 방명록에 보면 어떤 사람이 이렇게 써 놓았다.
"옴 상, 짜증난다, 매일매일 보는 얼굴에 방값 달란 말 좀 고만해라. 안 떼어먹는다!!"
이렇게 된 데에는 원인 제공자가 분명 있었을 테니(누군가가 떼어먹고 도망갔을 거라는 데 한 표!),
게스트 입장에선 군말할 처지가 못된다.
(간혹 옴 상에 대해 찬반 의견이 올라오는데, 그냥 그도 비즈니스하는 인도인일 뿐이다.
이 말은 무슨 말이냐면.... 인도에서 무역을 하는 한국분이 말씀하셨다.
"중국 상인이라고 하면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지만,
그런 중국 상인 네 명이서 인도 상인 한 명 못 당한다."
자, 대충 분위기 파악이 되는가?)
거실은 아주 미끄러질 만큼 굉장히 깨끗하다.
침실은 그렇게 너무 깨끗하지도, 또 그렇게 더럽지도 않고 머물만 하다.
사람들이 들고 날 때마다 시트를 갈아주는 건 아니라는 말씀.(뭐... 이건 인도에서 절대 바랄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바닥 청소도 거실만큼은 아닌 것 같고...
단, 아주 저렴한 가격에, 좋은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MT 온 분위기에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면 OK다.
(* 참, '옴레스트하우스'가 잘되는 걸 알고, 릭샤꾼들이 이와 비슷한 이름의 게스트하우스로 마구 데려간다고 하는데,
앞의 음 '옴'만 듣지 말고, 전체 이름 '옴레스트하우스'가 맞는지 꼭 확인할 것.)
4. 바라나시에서 뭐하지?
바라나시의 가장 큰 볼거리(?)는 뭐니뭐니해도 화장터가 아닐까.
바라나시 가트에는 강을 등지고 오른쪽에 24시간 바글바글한 메인 화장터가 있고,
왼쪽으로 위치한 하리시찬드라 가트에 좀더 한산하고 작은 규모의 화장터가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전기 화장터도 함께 있는데, 비싼 화장용 나무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저렴한 값에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전기 화장터에 시신이 들어가는 것이나 연기 나는 걸 본 기억이 없다.)
개인적으로 메인 화장터보다 이 작은 화장터가 훨씬 좋았다.
어느 시신이나 할 것 없이 초라한 나무 들것에 놓여 강가로 실려온다.
빈부 격차에 따라 시신은 덮인 천이 화려한가 그렇지 않은가, 꽃은 더 풍성하게 놓여 있는가 아닌가,
장작들은 충분하게 준비돼 있는가 아닌가가 갈린다.
장례 인부들은 먼저 이 시신들을 겐지즈 강물에 몇 번 담궜다가 꺼내둔다.
그리고 천을 벗겨내 쌓아 놓은 장작 위에 올려둔다.
부유한 사람들은 장작도 튼실하고 그 양도 풍부해 시신을 완전히 덮고도 남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위에 덮는 장작이 부족해 배와 가슴을 제외하고 얼굴쪽과 다리쪽은 고스란히 노출된다.
간단한 의식이 끝나고 불이 댕겨지면, 그렇게 2~3시간 고스란히 타들어가기 시작한다.
장작이 부족한 시신은 인부가 불쏘시개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불 기운이 골고루 닿게 만든다.
이때 간간히 보이는 시신은 아... 정말... 그냥 사람 모양의 인형 같다고 할까... 때론 장작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다.
인부들이나 이 시신의 가족들이나, 모두 그저 무덤덤하다.
그걸 지켜보는 관광객들도, 그리고 나 역시, 굉장히 무덤덤해지고 만다.
참으로 이상하지... 한국에서는 그렇게 무서웠던 시신들이, 혹은 화장터가, 장례식장이,
그냥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그런 삶의 단편이 되고 만다.
3시간 정도 지나 화장이 다 끝난 것인지, 인부가 가족 중 몇을 불러 갠지즈 강 물을 떠다 잿더미 위에 뿌리게 한다.
그러고는 끝이다. 가족들도 물러가고, 인부는 남은 잿더미를을 처리한다.
한국에서는 화장을 해도 유골이 남지만, 이곳은 정말 잿더미 외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무엇이 나무의 재인지, 시신의 재인이 구별할 수 없은, 자연과 인간이 혼연의 일체가 되어,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아무것도 남지않는 삶의 끝...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숨쉬는 이 순간순간을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가느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다는 건 현재의 실존이다.
바라나시에서 잊을 수 없는 건 컴컴한 새벽녘의 가트다.
뿌자를 드리는 인도인이나 관광객들도 아직 몰려들지 않는 이 시간이면,
오로지 이 천지에 나만이 존재하는 느낌이 든다.
조용히 가트 계단에 앉아 강 너머를 바라보면,
너무나 고요한 이 어둠 속에서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렇게 나와 대화하는 그 시간이 바라나시에서 보낸 최고의 시간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조금씩 밝아오기 시작하면, 여기저기 뿌자를 드리기 위해 혹은 해돋이를 보기위해 갠지즈 강이 부산해진다.
수많은 배들이 강 위를 오가고, 도비왈라(빨래꾼)들의 빨래 내려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가트를 걷다 보면, 인도 아저씨들이 이쪽으로 들어와 보라고 손짓을 한다.
웬만큼 간 큰 사람 아니고는 거 물에 물방을 하나 닿는 걸 꺼러하는 법,
그런데 8일을 머물면서 딱 한 번, 일본인 커플이 풍덩 물에 몸을 담그는 걸 봤다.
저것이 정녕 사무라이 정신인가... 그저 놀랄 뿐이다.
해질녘 다샤스와메드 가트(메인 가트)에선 아르띠 뿌자가 거행된다.
강가 여신에게 바치는 제사 의식으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사실 종교적인 믿음이 없는 이방인의 입장에서 이 의식은
경건함이 느껴지는 제사라기보다, 놓치면 후회될, 흥미로운 볼거리의 하나쯤 되지 않나 싶다.
(솔직히, 이 의식을 집전하는 예비 사제들에게 더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중 몇몇은 참 보는 사람 맘 훈훈하게 만들 만큼 괜찮다.
이걸 또 알아서인지, 지나치게 보는 사람 의식하는 사제들도 있으니, 나름 재밌다.)
바라나시에서 누구나 한번 관광으로 가는 곳은 베나레스 힌두 대학이다.
고돌리아에서 힌두 대학 입구까지 오토릭샤 45루피.
근데 실수했다. 입구부터 바라트 깔라 바반 박물관까지... 참으로 멀다.
어떻게 가느냐고 학생들에게 물으면, 하나같이 릭샤를 타란다.
드넓은 들판, 양 옆으로 굵은 나무들이 주르륵 심어져 있는 메인 도로를 걷다보면, 중간중간 건물들이 보인다.
건물 하나하나가 한 과의 건물이다. 신방과 건물, 경영학과 건물, 미술학과 건물... 등
박물관은 겉보기에 잘 관리돼 있지만, 그 값을 해서인지 입장료가 100루피나 됐다.
다녀온 사람들의 평가가 그닥 좋지 않았던 터라 그냥 패스하기로 하고, 뉴 비쉬와나트 사원으로 향한다.
가도 가도 사원 같은 게 보이지 않아, 릭샤 꾼에게 물어보니 5분 더 가라고 한다.
근데 무슨 5분? 15분은 더 걸린 거 같다.
모스크를 짓기 위해 파괴했던 힌두교 사원을 복원한 것이라고 하는데, 정원도 깔끔하게 조성돼 있고 쾌적하다.(신발 보관료 징수)
같이 동행했던 애들이 미술을 전공해서 스케치 여행을 하던 중이었는데,
왼쪽은 수성 사인펜으로 그린 것이고 오른쪽은 연필로 그린 것이다.
셋 중 싸인펜 쪽의 느낌이 훨씬 좋다.
뉴 비쉬와나트 사원 앞 양쪽으로 상가들이 조성돼 있는데,
사원을 마주보고 왼쪽에 있는 음식점엔 인도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북적였다.
이 집이 도사로 엄청 유명하다고...
베나레스 대학을 방문하고 출출하다면 꼭 한번 들려볼 일이다.
힌두대학 근처에서는 툴시 마나스 사원이나 두르가 사원, 아시 가트 등을 방문할 수 있다.
또한 백배에는 람 나가르 포트라는 곳도 소개돼 있는데, 후에 이곳에 다녀온 동행의 말.
"언니, 안가길 진짜 잘하셨어요. 거기 완전히... 공사판도 그런 공사판이 없다니까요.
철근 더미 올라와 있고, 정말... 심란한 곳이예요."
그리고 찍은 사진들을 보여 주었는데....
포트라는 말에 현혹(?)되지 마시고, 그냥 갈 생각을 마시길.
힌두 대학 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보다 바라나시를 가득 채운 흙먼지다.
얼마나 목이 칼칼한지, 입안 가득 흙을 삼켜버린 듯하다.
다시는 가트 바깥쪽으로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힌두 대학 갈 때는 마스크나 손수건은 꼭 챙기자.
연날리기는 이곳 아이들이 가장 즐겨하는 놀이다.
바라나시에는 연날리기 대회도 열 만큼 대중적인 놀이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골목 곳곳에 연가게 있다.
우리 어렸을 적을 생각하고 연을 사다 시도해 봤는데(제 싼 연이 개당 2루피. 그런데 인도 꼬마들이 사면 1루피란다.)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
바람을 타고 연 줄을 풀었다 당겼다 해야 하는데, 언제 풀고 당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거다.
지켜보던 인도 아이들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하나둘 나서서 연 날리는 법을 가리켜 준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연줄은 아이 손에 들어가 있고, 아이만 신나게 연을 날리고 있다.
연을 잘 다룰 줄 아는 아이들끼리는 연 싸움도 펼친다.
뎅강 끊어져 버린 연을 보며 반 울상이 되어 버리는 아이.
이렇게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금방 친해지게 되는데, 요 녀석들, 정말 너무도 귀엽다.
바라나시에 가면 꼭 아이들과 한번 어울려 보길... 또 다른 인도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라나시에는 장기간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영어 학원도 다니고, 요가도 배우고, 시타르나 타블라 같은 악기도 배운다.
영어 학원 다니는 사람한테 들은 얘기는...
발음은 그냥... 전형적인 인도 발음이란다.(좀 알아듣기 힘든 인도 특유의 영어)
정시에 수업을 받거나 규정 시간을 꽉 채운 적도 별로 없다는...
시간도 선생 마음대로 막 바꿔 더 늦게 하기도 하고 일찍도 하고... 자기 마음대로.
그래도 이게 인도이니 어쩌겠느냐 한다.
결국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바라나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쇼핑이다.
바라나시의 벵갈리 토라 골목에는 옷가계, 신발가계, 가죽제품 가계 등이 자리잡고 있다.
디자인도 예쁘고, 가격도 저렴하다.
당장 내가 쓰고 버릴 것에서부터 여기저기 선물할 것까지,
이렇게 저렇게 챙기고 나면 짐이 한봇다리 늘어나고 만다.
특히 한국인 열에 아홉은 꼭 들린다는 히말라야 숍. 이곳에 18% 할인해 주는 그 숍이 있다.
나도 립반 12개 짜리 한 통, 화이트닝 크림, 콜드밤(코 밑에 바르면 막힌 코가 뻥 뚫린다는 건데, 그렇게 뻥! 뚫리는 건 아닌 것 같다)을 샀다.
캘커타에서 아웃을 하는 터라 그곳에서 사면 되겠다 싶어 최소한을 구입해 두었지만, 제일 아쉬운 건 히말라야 벌꿀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쨈 병 정도 되는 양이 75루피쯤 하는데, 설탕맛 없이 진하고 제대로다.
근데 유리병에 들은 터라 무거워 캘커타에서 사려 했지만, 안타깝게 실패.
일행 중 한 처자가 펀자비도 아닌, 사리 입기에 도전을 했다.
야채 시장에서 고돌리아까지 대로를 따라 사리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펀자비와 달리 특별 제작이 필요 없는 사리는
그냥 쉽게 말하면 7미터쯤 되는 긴 천을 몸에 둘둘 말아 걸치는 것이다.
천의 일정 부분을 잘라 위에 입는 배꼽티를 만들기도 하지만,
수공비가 따로 들고 치마로 걸칠 부분이 짧아지기 때문에 그냥 기성복 블라우스(60루피 정도)를 사서 입는 게 더 낫다.
의외로 사리는 가격대가 다양해서 최소 100루피에서 최대 1000루피 이상까지 가지각색이다.
수공이 많이 들어간 천(예를 들어 수를 많이 놓거나 보석이나 반짝이들이 많이 붙은 것)일수록 비싼 건 당연하다.
기성복 배꼽티, 속치마, (겉치마용) 천 합해서 500루피면 아주 훌륭한 사리를 한 벌 마련할 수 있다.
5. 바라나시에서 나오기
바라나시에서 라자스탄 지역으로 이동할 때에는 거의 바라나시 정션역을 이용한다.
들어올 때와 달리, 고돌리아에서 정션역으로 나갈 때 비용은 매우 비싸진다. 최소 80루피,
그런데 이 길은 상습 정체 지역으로 악명이 높다.
그리 멀지도 않은 길이 떄론 4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나와야 기차를 놓치는 일이 없다.
또 하나 정보, 바라나시 정션 역 안 왼쪽으로 외국인 전용 매표소가 있다.
이곳은 에어컨이 있고, 인도인들이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나 쾌적하다.
단 저녁 8시까지만 문을 열기 때문에, 아주 늦은 밤 기차를 타야 할 경우 이용 불가하다는 단점이 있따.
시간이 맞을 경우, 이곳을 잘 이용하도록 하자.
만일 바라나시에서 다즐링을 가기 위해 뉴잘페구리로 간다면, 바라나시에서 30분쯤 떨어져 있는 무갈사라이 역을 이용해야 한다.
오토릭샤로 단번에 가려면 300루피는 줘야 한다. 하지만 정말 300루피를 내고 가는 인도인은 없지 않겠는가.
여기 고돌리아에서 무갈사라이역까지 싸게 가는 법이 있다.
1. 고돌리아에서 사이클 릭샤를 타고 베냐로 간다.(5분 20루피)
2. 베냐에서 대기하고 있는 쉐어 오토릭샤를 타고 무갈사라이로 간다.(30루피)
옴 상이 베냐에서 쉐어 오토릭샤를 탈 때는 릭샤에 타고 있는 현지인한테 가격을 물어봐서 그들과 똑같이 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무갈사라이행 릭샤라고 타라고 재촉하던 운전사가 무갈사라이까지 50을 내란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승객들한테 얼마 내냐고 물어보니, 슬슬 운전사 눈치를 보더니 입을 딱 다물어 버렸다.
이때 저쪽에서 나타난 꼬아 여자 아이가 "20루피만 내면 돼" 하는 것이 아닌가.
운전사가 소리 고래고래 지르며, 여자 아이를 잡으려고 난리가 났다.
그럼 그렇지... 외국인이 봉인데, 순순히 인디안 프라이스를 제시할 리 없다.
내가 다른 오토 릭샤를 타려고 짐을 챙기자, 운전사가 30루피로 급 수정한다.
어차피 인도인들과 똑같이 20루피로 가긴 불가능 할 듯 싶어 릭샤에 올랐다.
오우... 근데 꽤 멀다. 게다가 골목골목 가는 곳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이... 혼자 릭샤 타고 가기는 정말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릭샤를 타고 편히 가는 것도 좋겠지만, 불편하더라도 이 구간은 꼭 인도인과 쉐어해서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P.S. 인도인의 3의 법칙
옴레스트하우스의 방명록에 쓰여 있는 글 중, 인도 여행에 꼭 도움이 될 듯싶어 사진으로 남겨왔습니다.
여행해 보신 분들은 "맞아맞아.."하며 박수칠 만큼, 인도 현실을 꼭 반영하고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첫댓글 "" 개인적 친분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미 여기서 판매하는 라씨의 가격은 일반 라씨 가격보다 충분히 비싼 가격이라는 거는 아시는지...
이미 외국인 물가를 적용해 팔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물가 인상(?)을 주도하는 건,
다른 다수의 여행자들을 위해서라도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데, 인도 여행객 중 몇몇은 팔이 밖으로 굽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자이살메르의 머드미러가 주인장의 성추행으로 문제시되는 이 마당에도 이 숙소를 추천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 동감백배!!!!!
근데 인도 주인들이 인터넷에 올리면 잘 된다는 걸 알아서, 자기 보는 눈 앞에서 글 올리라고 막 그러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짜이 공짜로 준다, 싸게 해준다... 이래서 추천글 써주는 사람도 있는 것 같구요. 쫌.. 그렇더라구요.
많은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들..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지금 실시간으로 강의를 받는 기분이 듭니다,,,,,스킬이 넘치는 글솜씨에 언제나 감사~~햠%^
실시간 강의라.. ㅋㅋ 다녀온지 얼마 안돼서 아무래도.. 글솜씨 칭찬에 감사드려요~
잘 봤습니다. 바라나시의 맛집들 탐이 나네요ㅎㅎ
정말 맛은 보장해요. 바라나시에 또 가고 싶은 건 저 맛집들 때문이기도 해요.
골목에서 길 잃고 한참을 헤메다 보면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게스트하우스가 불쑥 나오고 신기했죠;;;
다음부턴 무조건 가트쪽으로 나가서 집 찾아오게되고...
제가 바라나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굳이 뭘 보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그냥 멍때리기??ㅋㅋㅋ
멍때리기는 바라나시가 최고죠! ^^
인도 여행하는 분들께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정보들로 가득한 글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감사합니다.
여행 준비에 도움 되셨으면 해요.
아.. 빨리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는 글이네요^^
아.. 저도 또 가고 싶답니다. 흐흐흑..
감사합니다. 제 메일로 스크랩해서 보겠습니다. 다음주 가는데 큰 도움이 될거같아요
즐거운 여행이 도움 되셨으면 합니다.
하루 온종일 가슴을 울렁대게 만들었던 바라나시에 가득했던 향냄새를 떠올리게 만드네요..
제가 있을 때 바라나시에만 한달 계신분 있으셨는데, 지금에 와서는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출발준비에 여념이 없는중에 좋은정보 감사히보고 메모하였읍니다.감사함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래요.
블루라씨가 최고는 아니죠 가격도 엄청 비싼편이고 빵라씨도 판매하고 좋은건 아니에요 처음 잠깐 간거가지고 평가하긴 않좋을꺼같네요
아, 그렇군요. 방라씨도 파는 줄은 몰랐네요. 제가 올린 글에 적은 숙소나 식당들은 모두 처음 간 곳이고, 그저 몇일 지내는 여행자로서 맛있는 집, 깨끗한 숙소를 선택해서 경험한 것과 지극히 제 주관적인 느낌을 적은 거다 보니, 이렇게 되는군요. 블루라씨에 대해 저희가 잘못 아는 게 있으면, "여기 안 좋았어요" 란에 글을 좀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문제가 있는 집이라면, 여러 사람이 공유해서 피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야채시장에 있던 노점 라씨가게(두곳이 나란히 있음)에서 플레인라씨 큰 도자기로 10루피 였는데... 뭐 3년 전 정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2배인상은 좀... 물가가 정말 많이 오르긴 했나봐요-
3년 전보다 물가는 다 많이 올랐어요. 매년 7% 이상 물가가 상승한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해도, 블루라씨는 많이 비싼거죠. 에휴..
가이드북 분위기가 나요... 잘 읽었습니다.^^
그냥 에세이 같은 것보다, 앞으로 여행하시 분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드리고 싶었거든요. ^^
알찬정보!!!메일로 담아갑니당~~!!!!
여행에 많은 도움 되셨으면 좋겠어요~
승원님 기행문 무지무지 고대하고있어요...빨랑올려주셔욤....홧팅!!!
아, 감사합니다. ^^ 누구에게 기다림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네요. 제가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어서, 일이 들어오면 짬이 좀 없네요. 조만간 끝나는데, 정리되자마사 마지막회 올려놓을게요. 다음은 캘커타예요.
이 글 보니 바라나시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정말 잘봤습니다. ^^
근데 한 가지, 쉬바카쉬도 예전에 성추행 등 안좋은 소문이 있었는데...시간이 지났다고 사람들이 또 찾는걸보면 안타까워요.
쉬바카쉬 주인이 바뀌었대요. 그래서 완전 아저씨 넘 착하시고 좋아요. 근데 이것도 뭐... 제가 오래 겪어본 바는 아니라 모르는 일이긴 해도, 여기 머물러서 문제 있었다는 분은 아직 못 뵈어서...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원래 인도 여러번 다녀 온 사람들은 이것저것 보러 돌아다니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뭘 보느냐가 아니라 뭘 느끼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겠어요?
보나 분위기가 좀 변했네요 ^^ 사장님과 시간가는줄 모르는 수다삼매경이 그립네요~
좋은 정보 담아갑니다. ^^ 27일 델리 in인데 걱정반 설렘반이었는데 정승원님의 알찬정보로 걱정 조금 덜어봅니다 ^ ^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ㅎㅎㅎ 다른 지역도 쓰신거 있나요? 마지막 글은 완전 공감이요!
이번에 인도 가려고 하는데 준비하는데 큰 도움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스크랩해갑니다. 후지와라 신야의 책에서 본 것 같은 풍경을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