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단부에서 흑해로 돌출되어 있는 반도. 면적 2만 7000㎢. 영어로는 크리미아(Crimea)라고 한다.
자연·사회 북쪽은 나비 8㎞의 페레코프지협에 의하여 본토와 연결되어 있으며 철도·도로·관개시설과 남우크라이나~북크림운하가 이곳을 지난다. 동쪽은 아조프해에 면하는데 여기에 케르치반도가 이어져 아조프해와 흑해를 나누고 있다. 아조프해 연안에는 길이 110㎞의 아라바트사주(沙洲)가 뻗어 서쪽으로 시바시늪을 형성한다. 남쪽은 해안선을 따라 솟아 있는 크림산맥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 산맥을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이 기후차를 보인다. 동서로 길게 뻗은 크림산맥은 북사면이 완경사이고 남사면이 절벽을 이루며 흑해로 떨어지는 케스타형이다. 최고봉 로만코슈산(1545m) 정상 주변에는 준평원지대가 펼쳐져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체로 건조한 스텝기후이며 월평균기온은 평야지역이 1월 1~2℃, 7월 24℃, 남부해안지역은 1월 4℃, 7월 24℃ 이다. 산지에서는 산록의 지중해성기후식생부터 고산성초원에 이르기까지 식물의 수직변화를 뚜렷이 볼 수 있다. 농산물은 밀·해바라기·포도·담배·향료 원료식품·채소 등과 관개시설을 이용한 곡물·사료작물 등이 재배된다. 그 밖에 케르치를 중심으로 제강업·기계공업, 포도주를 주로 하는 양조업·통조림·제염 등의 산업이 입지하여 있다. 중심도시인 심페로폴에는 각지로 이어지는 철도·항공로가 개통되어 있고, 모스크바~심페로폴간의 장거리 버스가 운행된다. 지중해성 온난기후를 보이는 남부해안은 20세기초부터 관광·휴양지로 개발되기 시작하여 얄타·가스프라·알루프카 등 여러 곳의 휴양도시가 형성되어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아든다.
역사 크림의 옛 이름은 타우리카(Taurica)였다. 크림(요새라는 뜻)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13세기 몽골의 지배 아래 있을 때부터였다. BC 7~8세기 무렵 선주민 키메르인을 몰아내고 스키타이인이 이주하여 왔으며, 이어 그리스 식민지 개척에 따라 반도의 동부 판티카파이온(Pantikapaion)을 중심으로 보스포루스왕국이 생겨나고, 서부에는 식민도시 케르소네소스가 건설되었다. BC 1세기말에는 연안의 주요 도시가 로마의 점령 아래 있었으며, 그 뒤 고트·훈·아바르 등 유목민족의 각축이 치열하였다. 13~15세기에는 몽골의 지배 아래에서 킵차크한국(汗國)의 속령이 되었다가 킵차크한국의 분열로 15세기 중엽 독립하여 크림한국을 세웠으나 다시 오스만제국의 보호국이 되었다. 16~17세기 투르크의 지원으로 크림한국은 러시아를 위협할 정도로 세력이 커졌으나 18세기에는 그 형세가 역전되었다. 제1차 러시아·투르크전쟁에서 쿠추크 카이나르지조약으로 러시아에게 그 종주권을 빼앗겨 1783년 완전한 러시아 영토가 되었다. 19세기 세바스토폴리가 크림전쟁의 주무대가 되었으며 제1·2차세계대전 때에는 잠시 독일군의 점령 아래 있었으나 현재는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되었다. 1945년 2월에는 휴양지 얄타에서 전쟁정책과 전후처리문제를 토의하기 위한 영국·미국·소련의 정상회담이 개최되어 얄타협정이 체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