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가 된 교향악단대표 | ||||||||||||||||||||||||||
부산역에서 만난 서광덕 을숙도교향악단 전 대표 | ||||||||||||||||||||||||||
사재 털어 악단 인수 후 '승승장구' 노동부 "테스트 기간 고용서 누락" | ||||||||||||||||||||||||||
부산일보 2008/01/17일자 008면 서비스시간: 10:45: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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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덕(37·사진) 을숙도교향악단 전 대표는 "나 하나 이렇게 된 건 그렇다 쳐도 도움 주신 분들까지 사기꾼으로 매도하는 건 못 참겠다"며 운을 뗐다. 서씨는 지난해 3월 을숙도교향악단 도산 이후 채용 시점을 실제와 달리 기재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해 6월 노동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의 곱절에 해당하는 12억6천만원의 추징금 및 과태료를 선고받았다. 그리고 한 달 후 서씨는 노숙자 신세가 됐다. 서씨의 추락은 을숙도교향악단의 흥망과도 맥을 같이한다. 서씨가 처음부터 음악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건설현장 소장으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34살 노총각 서씨에게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된 을숙도교향악단의 음악은 가슴을 멎게 만들 정도의 감동을 가져다줬다. '운명의 그날' 2005년 6월 24일 을숙도교향악단 제1회 연주회는 음악에 무지했고 투박하기만 했던 서씨를 이 악단의 2대 대표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서씨는 부모님이 모아놓은 돈 3억여원까지 털어넣으며 운영비 등을 댔다. 국내 최초 '시민자치 예술단'이라는 이름을 내건 을숙도교향악단이 폐건전지, 10원짜리 동전 등을 입장료로 받아가면 2년 동안 150회가 넘는 음악회를 열어 부산문화계의 '총아'로 부상한 것도 서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노동부 지원금 외에 고정수입원이 없던 교향악단은 점점 어려워졌고 서씨는 운영 15개월여 만에 결국 이를 ㈔이푸른문화예술회에 넘겼다. 그러나 2007년 3월 교향악단은 도산했다. 도산 이후 부산종합고용센터는 단원 체불임금 민원이 제기되자 조사에 들어갔으며 교향악단 측이 채용 시점을 다르게 보고해 145명의 지원금을 부정수급했다며 서씨에게 추징금 및 과태료를 물렸다. 이는 센터가 창단 전 합주테스트 기간을 시용(試用) 기간, 즉 고용 기간으로 본 데 따른 것. 이후 서씨는 추징금을 갚지 못한 채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지난 7월부터는 부산역 등을 전전하며 한뎃잠을 자고 있다. 장손인 그는 부모 재산까지 탕진한데다 매일 찾아드는 빚 독촉 때문에 결국 부모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서씨는 "노동부가 2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모두 47차례에 걸쳐 지원금을 지급해 놓고 이제 와 행정 오류를 거대 사기 사건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지난해 9월 행정심판을 청구해 놨고 행정소송도 진행 중에 있다. 센터 측은 "행정적으로 부정수급에 있어 고의성 여부는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개인적 착복은 아니라 해도 법적 요건을 못 갖췄다면 부정수급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기자 yourfoot@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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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TV에서 이분 봤어요. 정말 답답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실태를 딱 보여주는 사건이네요. 얼른 좋게 해결이 되어서 다시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