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의 별이 떨어지는 날

[이황수]

"교장선생님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축하한다고 해야할지 서운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뭐~~~이 사람 그래 고맙다.
그래 열 사람이 잘하는 것보다
한사람이 잘 하는게 훨씬 낫다.
이부장은 함양 사람이다.
새로오시는 교장선생님도 함양 사람이니까 잘 모시고
열심히 해라~~~~그래 고맙다~~~아~~이."

왜그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잘 감동하고 울고 하는 나지만
그 몇마디하면서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눈물을 줄줄 흘릴 뻔했습니다.

진영업교장선생님은 수동 서평이 집이시다.
함양중학을 졸업하고 진주 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시고
진주사범학교에서 수학하시고
도회지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려고
김해로 발령을 신청했다가
김해진례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교직을 시작하셨다.

1년 정도 학교 생활을 하다가
이왕 시작한 것 고향을 위해서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안의초등학교에 와서 근무하시다가
자격을 바꾸어서 함양중학교 함양 여중학교에서 근무하시다가
승진하셔서 서상 중학교 교감으로 근무하시고
함양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하시다가
교장으로 승진하셔서 함양중학교 교장으로 만기를 채우시고
함양제일고등학교에 오셔서 근무하시다가 정년 퇴임을 맞으신 분이다.

나는 교장 선생님에 대한 에피소드를 많이 들었다.
배구를 할때면 얼마나 우기든지
모두들 두 손 두발 다 들었다는 이야기나
그 생김새때문에 찐빵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야기
일주일에 야간 수업을 포함해서 57시간 수업을 한 이야기
아내가 부엌에서 독사에 물려 병원에 데려다 놓고
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아내 혼자 두고 학교에 간 일
학생들을 두고 연가를 낼 수 없어서 딸의 결혼 식에 참석하지 못한 일
출근할 시간이 되었는데 밥을 빨리 안챙긴다고
우는 아이를 던져서 아이의 팔이 부러진 이야기
선생님들 데리고 집에갔는데 술상 안본다고
방안에 연탄을 깨고 나온 이야기 등등

요즘 같으면 몇 번이나 이혼을 당할 그 일들을
교직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가르치는 아이들 사랑으로
연결 지으면서 담담하게 이야기 하시던 모습들을 난 잊을 수 없다.

진영업교장선생님은
김해에서 생활한 세월을 빼고는 모두 함양에서 생활하셨다.
함양중학교를 졸업한 사람치고는 진영업선생님을 모를사람이 없을 정도다.
남들이 싫어하는 일들을 도맡아 하시고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학교를 위해서
늘상 노심초사하시는 모습들이 나에게는 귀감으로 와닿는다.

함양고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수학과 모임을 하는 자리에 동석하는 경우가 생겼는데
대뜸 하시는 말씀이 젊은 사람은 3,000
나이 든 사람은 동맥경화 걸려서 죽으면 안되니 2,000
오늘 전부 다 목표량 달성하고 나가란다.
그러면서 당신이 그 자리의 술값을 계산하고
노래방에 모시고 갔더니 살짜기 나오면서 10만원을 주면서 계산하란다.

교장이라면 밥값을 잘 안내는게 일반적인데
이 분은 늘상 앞서서 계산을하고 오신다.
화장실 가는 것처럼 해서 계산을 하고 오시기에
식사라도 한기 대점할라치면 미리 다짐을 받거나
아니면 조금 늦게 들어가면서 미리 계산을 해야할 정도다.

학교 일에대해서, 그리고 학생을 위해서
어찌나 열정적이든지 감탄을 하고
아무리 술을 마셔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
그리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선생들을 싸안는 모습
그 분에게는 똥누는 것말고는 다 배울 것이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퇴임식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심지어 관내교장들 함양교육청에도 알리지않고
교내행사로 조촐하게 치를려고 했지만
여러 분들이 내빈으로 오셔서 축하를 해주셨다.
가운데 카페트를 깔려다가 호되게 꾸중만들었다.
가족석도 만들지 못하게해서
자녀들은 서서 아버지의 퇴임식을 지켜보았다.

퇴임식을 하면서
학생들에대한 열정때문에 소홀했던 가족에대한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하셨다.
가족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여생을 즐기실 모습을 떠올려본다.

폭넓은 인간관계, 온화한 인품, 열정적인 행동들
교육에대한 열정 이 모든 것이
오랫동안 큰 울림이 되고 많이 그리울 것같다.
아직도 걸음마 단계이고 성숙하지못한
나에게는 큰 별이나 마찬가지이신 분이다.
그리고 주어진 자리에서
함양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신 분이기도하다.

교장 선생님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좀 내려놓고 편안하게 지내시고 가족과 좋은 시간들 많이 가지십시오.
사모님 이제 많이 위로해드리시고 여생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아껴주시고 챙겨주신 은혜 그리고 진심어린 충고들 감사합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좋은 날 소주잔 기울이며 많은 이야기 나누길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2004년 8월 25일 진영업교장선생님을 보내며~~

[강형철]

축하를 드려야 할지 ? 아무튼 오고 가는 것은 당연한데 보내기 싢은것은, 아쉬움이 남는것은 그또한 당연하지요 ? 새로운 삶을 시작 하시는 길이니 축하 드려야지요 웃으면서 말입니다.

[권옥선]

멋진분이시네 좋은 사람들속에서 생활하는 그대는 행운아!

[정진권]

이선생님이 학교를 지키고 있으니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