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I. 들어가는 말
II . 한국아동문학의 현황과 전망 1. 한국아동문학의 현황 2. 4차산업혁명시대와 아동문학 3. 한국아동문학의 전망
III. 나오는 말
참고문헌
|
I. 들어가는 말
어린 시절을 거치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 접한 직간접 체험 문화는 정서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 아동문학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는 문구에서 보듯이 문학은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어릴 때 접하는 아동문학의 영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상재는 “아동문학이란 작가가 어린이와 동심을 향유하고 싶어하는 어른을 위하여 창작한 시, 동화, 희곡 등을 총칭한 문학”이라 정의했다. 김관식은 “아동문학은 어린이를 주 독자로 한 문학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문학의 뿌리가 모두 아동문학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때 아동문학은 문학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기초문학”이라고 했으며, 후나키지랑은 “아동문학은 넓은 의미에서 생에 대한 향수의 문학으로 유물관(唯物觀)보다 유심관(唯心觀)에 서서 소년의 인간성 해방과 개성발육을 지향하며, 나아가서 인도주의와 사회를 개선하려는 이상주의 문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동은 다양한 문학작품을 접하면서 정서를 함양하고 삶을 익혀간다. 그런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아동문학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학진흥법에 아동문학 장르가 실종되었고, 출산율 저하로 책을 읽는 수요자가 줄고 있으며, 영상시대의 추세에 맞춰 아동들이 선호하는 흥미 요소에 책이 밀리고 있고, 직접 책을 읽는 아동들을 대신해서 인공지능 로봇이 읽어주고, 들려주는 현상 등이 그것이다.
사회의 다변화도 아동문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산율은 저하되고 고령화추세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다문화 사회형태로 다문화 2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역할을 해나가는 시대가 다가왔고, A.I시대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3차산업혁명 시대의 문학이 포스트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식의 장르와 장르 간의 융합이라면 도래될 4차산업혁명 시대의 문학은 매체와 매체 간의 다양한 융합으로서, 문학의 이노베이션을 지향하는 통합된 예술의 혁명이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 문학의 공급은 각기 다른 매체가 하나로 저장되고 수급되었던 정보들을 단일 물량으로 통합시키는 시도이며, 작가와 독자 간의 일방성이 아닌 쌍방성 또는 다방성의 거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적 방식으로서는 디지털 시대를 판독해 내거나 모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중매체라는 가상의 교섭 공간에서 또 다른 매체와의 결합을 다채롭게 타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독자들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텍스트와 종이책의 생산 양식과 문학의 소비 양상도 다중매체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날로그에 의존했던 창작자들이 인문학의 위상이나 권위를 보장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문학을 지키려고 하는 작가들의 간절함이 섞여 있기도 하다.
디지털 문학의 다매체, 복합성, 융합성은 문학의 네트워크성과 함께 강력한 전환을 요구한다. 이로 인해 종이 위의 문자는 휘발되어 버리고 비트화된 텍스트, 정보화 된 비결정체로서의 문학만 남게 된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문학은 비물질적 기호로서 읽는 문학이 아닌 영상, 사진, 그림, 소리 등의 물질적인 시각적․청각적 이미지로서 편입되거나, 함몰되지 않고 재탄생되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4차문학산업을 준비하는 이노베이션으로, 장르와 장르는 매체와 매체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휘발되어가는 문자 위에 새겨지는 문학의 부활로서 그것의 의미를 다중매체라는 공간에 강력하게 주입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아동문학에 대해 성찰해보고 전망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II. 한국아동문학의 현황과 전망
1. 한국아동문학의 현황
아동문학은 어린이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만나는 문학이다. 아동과 어른이 같이 읽는 이중코드를 지니는 문학으로 영화 등급에 견주면 전체관람가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문학, 희망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아동문학을 하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거기에 부응해서 많은 공모전이 있어 작가로 검증받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다. 또 각 도나 시에서 주는 창작지원금 수혜로 창작집 출간 기회도 늘었다. 그럼에도 아동문학을 위축하게 하는 요인들이 있는 현실이다.
아동문학은 아동들의 문학 향유를 위해 분류된 특수문학이다. 그런데 문학 분류 정의에서 아동문학을 빼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분명 아동문학이 존재하고, 동화작가, 동시인이 존재하는 데도 동화작가는 소설가, 동시인은 시인이라고 하는 세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그 문제점을 바로잡으려고 아동문학 단체들이 나서서 노력하고 있지만 법이란 게 한 번 정해지면 고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명칭에서부터 아동문학의 위축을 가져올까 우려가 된다.
또 아동문학을 위축하게 하는 요소가 출산율 저하이다. 요즘 초등학교 교실 아동 수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예전 조부모, 부모세대의 교실 인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다. 그러다 보니 폐교되는 학교도 늘고 있다.
조선일보 2019년 7월 31일 기사에는 “올해 합계 출산율이 0.89~0.9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0.98명으로 처음 1명 밑으로 떨어진 출산율이 올해는 0.9명을 밑돌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15~49세 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 수를 나타내는 합계 출산율은 점점 빠르게, 갈수록 더 깊은 저출산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2016년 1.17명, 2017년 1.05명, 지난해 0.98명에 이어 올해는 0.9명 선도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올 초 발표한 인구 전망에서 올해 출생아 수가 30만 9000명, 합계 출산율은 0.94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지만, 출산율 하락이 정부 예상보다 더 가팔라진 것으로 보인다. 아동수당 확대 등 올해 12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생아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로 청년층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8년째 결혼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아동문학 독서 수요자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책을 출간해도 출판사는 책 판매가 안 된다는 소리를 하고 아동작가들은 인세수입이 줄었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책은 사서 봐야 한다는 개념이 사회 전반적으로 약해져서인지, 대체로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추세이다.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다보니 공공대출보상권 입법화를 정부에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공공대출보상권의 입법화를 위해 활동하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작가단체 연합’이 2월 12일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 및 서명운동 진행 후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공공대출보상권은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줌으로써 줄어든 인세 등에 대해 정부에서 보상해주는 제도를 의미한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서양 34개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9월 작가단체 연합이 결성되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작가들이 양질의 작품을 창작해내려면 생계와 직결되는 인세수입을 비롯하여 수입이 있어야 한다. 기껏 출간해놓으면 도서관에서 1권에서 10권 정도 구입하여 독자들이 대여해 보게 하니 인세수입이 발생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들이 목소리를 내기에 이르렀다. 작가들의 창작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공공대출보상권이 통과되어 실행되어야 한다. 그럴 때에 아동작가들은 양질의 창작물을 내놓으려고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아이가 움직이면 가족이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아동 한 명을 키우기 위해 가족 6명이 관심을 쏟는다고 한다. 그만큼 아이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의 반영이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살려서 국민의 기본문학인 책 읽기로 이어가야 한다.
그런데 요즘 문화를 주도하는 미디어영상이 책 읽는 분위기를 멀어지게 하고 있다. 흥미와 속도를 요하는 영상시대에 책이 독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면이 원인이기도 하고, 본다와 읽는다는 매체 행위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책 읽는 사회적 분위기를 방해하는 매체도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전국노래자랑을 예로 들면, 아동이 출연해서 걸맞지 않은 춤과 대중가요를 부르는 현상은 낯설지 않다. 그것을 보는 어른들이 귀엽다고 박수를 보내고 있다. 대중가요는 아동들의 정서에 맞춰진 게 아닌 어른들의 정서에 맞춰진 노래이다. 그러므로 아동이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 가사는 어린이부터 감상할 수 있는 가사와 거리가 있는 게 많다. 그러니 대중매체에서도 아동의 문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주고 보호해 줘야 할 부분은 해주어야 한다. 전국노래자랑에 아동을 출연시키는 걸 허용한다면, 동요를 부르게 하면 어떨까, 제안해본다. 동시를 읽고 동요를 불러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동시와 동요에는 동심으로 회귀하게 하는 좋은 에너지가 있다. 먼저 어른들이 동요를 부르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아동들은 자연히 동요를 부를 것이다.
또 4차산업혁명의 도래로 휴보노이드, 나노로봇들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화면에서도 그들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2034년 즈음에 나노로봇에 의해 텔레파시가 가능해지면서 매개체 없이 뇌에서 뇌로 지식이 곧바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런 문명의 편리함은 지식습득뿐만 아니라 책 읽기에도 작용하여 독자의 수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2. 4차산업혁명시대와 아동문학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를 주요 의제로 설정했다. 그간 저성장, 불평등, 지속가능성 등 경제 위기 문제를 다루어온 다보스포럼에서 과학 기술 분야가 의제로 꼽힌 것은 포럼 창립 이래 최초였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앞서 독일이 2010년 발표한 ‘하이테크 전략 2020’의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뜻하는 의미로 먼저 사용되었다. 이후 세계경제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설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요 화두로 등장하게 되었으며, 포럼 이후 세계의 많은 미래학자와 연구기관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산업·사회 변화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창자이자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자신의 책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 3개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으로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3차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도래할 4차산업혁명은 ‘초연결성(Hyper-Connected)’, ‘초지능화(Hyper-Intelligent)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이 상호 연결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으로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해 슈밥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타당한가에 대한 일종의 세대 논쟁이 있다. ‘3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1년 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인터넷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발달과 재생 에너지의 발달에 의해 수평적 권력구조로 재편되는 혁명’이라고 처음 제시했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10개의 선도 기술을 제시했는데, 물리학 기술로는 무인운송수단·3D프린팅·첨단 로봇공학·신소재 등 4개, 디지털 기술로는 사물인터넷·블록체인·공유경제 등 3개, 생물학 기술로는 유전공학·합성생물학·바이오프린팅 등 3개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단말, 빅데이터, 딥러닝, 드론, 자율주행차 등의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고 봤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첨단 IT기술과 인공지능로봇이 활성화될 것이 자명하다. 아동문학의 소재도 구태의연한 것보다 시대 상황에 걸맞은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AI 시대를 찬양하기보다는 파생되는 문제점을 짚어 볼 필요도 있다. 아동 인구는 줄어가고 노인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아동문학과 연계한 실버문학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순수해지고,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림책 중에 로버트 먼치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Love You Forever)』가 있다. 아이들 가슴에 일생동안 간직될 한결같은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그림책으로. 어머니는 아기가 말썽을 부려도, 말을 듣지 않아도, 그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어도 가만히 노래를 불러준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4차혁명시대에는 인간의 감성이 메마르고, AI에게 구속되어 심성이 거칠어져서 어른들은 동심을 그리워하고 노인들은 동심의 회복을 갈망할 것이다. 그렇기에 아동과 어른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즐겨 읽게 될 것이다.
3. 아동문학의 전망
미래를 칭하는 말은 다양하다. 기술발전으로 인류문명사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에서 제3의 물결(토플러), 지식이 부의 척도가 되는 지식사회(드러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이동과 갈등이 심화되는 하이퍼제국(아탈리), 에너지원과 소통의 변화로 공유와 협력의 경제현상을 보이는 3차 산업혁명(리프킨) 인공지능의 발달에 주목하여 인공지능시대, 의식기술시대(박영숙, 글렌 제롬) 인간과 기계의 연결에 주목하여 영적기계의 시대, 4차 혁명시대(슈밥), 기계시대, 자동번역시대, 로봇시대(구본권) 등이 그것이다.
미래기술이 어느 정도 왔는지 살펴보면, 아동문학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6년 3D바이오프린트로 만든 귀를 살아있는 쥐에 이식하는데 성공하였으며, 일본에서는 로봇강아지가 우울증에 걸린 반려동물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로봇강아지가 수명을 다하면 로봇승려가 장례를 치러준다. 또 우리나라와 일본은 인공지능 소설쓰기대회가 열리는데, 배경요소와 첫 문장만 기록하면 소설이 완성된다. 인공지능 작곡가는 30초면 곡을 만들 수 있고, 인공지능 작곡가와 인간 음악가가 협업하여 낸 앨범도 있다.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은 2016년부터 한국의 여러 병원에서 암 진단 의사로 활약하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왓슨과 인간의사 중 누구의 진단을 따르겠냐고 묻자, 더 많은 환자들이 왓슨의 진단을 신뢰했다. 2016년 인공지능 변호사 로스는 미국입법에 고용되었고, 런던대학 실험 결과 인공지능 판사의 판결 적중률이 79%였다. 그러나 인공지능 판사는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을 거라고 한다.” 이처럼 미래에 일어날 일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일들이다.
고령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도 미래예측의 하나였는데, 실제로 현실이 된 요즘,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대책을 만족할 만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노인을 대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미 백악관과 유수의 기업에서 고령화 관련 자문을 해 온 미국 최고의 노인 시장 전문가 조지프 F. 코글린은 이 상황이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장수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인을 위한 상품이라고 하면 보통 은퇴나 신체적 불편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가 오히려 노인을 사회로부터 분리하고 그들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일이 되기 쉽다. 이제는 노년을 안락한 여생을 보내는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시기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려면 노인,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적, 문화적 욕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람은 평생 그림책, 동시, 동화를 세 가지 형태로 읽는다고 한다. 처음은 어른들 무릎에 앉아 어른들이 읽어주는 걸 들으며, 두 번째는 글자를 익힌 뒤 스스로 읽고, 세 번째는 노인이 되어 다시 읽게 된다는 것이다. 노인이 되면 눈도 노화가 되어 책 읽는 데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집중력도 저하되고 글씨가 작고 내용이 긴 소설은 눈에 피로가 오기 때문에 그림책을 비롯하여 동시, 동화책의 독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아동문학가들이 실버문학에 관심을 갖고 노인들이 향유할 수 있는 작품을 창작해내야 한다.
다문화 가족의 2세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시기를 맞을 것에 대비해, 그들을 대상으로 또는 그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문학이 필요할 것이다. 아동문학가가 그림책에서부터 청소년소설까지 소화해내는 현실이라(청소년문학만 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다문화2세들이 필요로 하는 문학은 아동작가들이 관심을 갖고 창작해야 한다.
해외로 번역되어 나가는 문학에서 아동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했지만 앞으론 아동문학 책도 많이 나갈 것이다. KBBY의 활약도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거기에 걸맞게 아동문학가들은 세계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발굴에 더욱 힘써야 한다.
미디어영상에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 글과 만화가 혼합된 형태의 책이 환영받을 것이다. 글로만 된 책보다는 전달력과 집중력이 좋은 반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의 활약으로 사람들이 많은 일자리를 내놓는 현실에서 사람들의 매마른 정서를 채워줄 따뜻한 이야기를 더욱 필요로 할 것이다. 거기에 적합한 문학이 아동문학이다. 그러므로 아동문학은 국민의 기초문학, 기본문학으로 더욱 창작의 활기를 띨 것으로 본다.
그리고 건강한 인류로 살아가기 위해 생태에 관심이 커질 것이다. 그래서 생태에 대한 작품이 많이 양산되리라 본다. 또 아동문학의 새로운 서사전략으로 추리, SF 장르의 아동문학이 성행할 것이다. 아동들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게임, 웹, 유튜브 등 영상에 대응해서 아동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서사전략의 필요에 부응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추리동화는 범인을 찾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게임 요소와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에 흥미 유발에 적합한 장르이다. 그 외에도 해양, 역사, 환경, 우주과학 등 아동문학이 소재에서 더욱 세분화되어 창작될 것으로 본다.
III. 나오는 말
지금까지 한국아동문학의 현상을 살펴보고, 한국아동문학의 미래를 전망해 보았다.
김상욱은 2010년 아동문학과 과제의 전망에서 “아동문학 출판의 경향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앞서 언급한대로 독서 인구가 그다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현실과 함께 무엇보다 출산율의 저하로 아동기에 처한 아동들의 절대적 수가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매체 환경의 지속적인 변화 역시 아동문학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음은 분명하다. 문제는 급격한 위축을 막아내고, 연착륙을 가능케 해야 하는 내적 동력들을 견고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출판, 도서관, 학교, 아동문학계, 시민단체 등 관련된 모든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문화적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동문학의 균형 잡힌 장르적 발달이 급선무다. 어느 한 편으로 치우지지 않는 균등한 발전을 위해 자본의 논리를 넘어서는 문화적 실천이 요청된다.” 고 전망했다.
박상재는 아동문학 100주년 회고와 전망에서 “오늘날 한국아동문학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출산율의 저하와 경기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아동도서의 출판현황은 위축되지 않고 있다. 어린이책 전문출판사들과 1인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아동도서의 출판 특히 그림책 시장은 더욱 약진하고 있다. 한국아동문학은 역량 있는 작가 시인들과 평론가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그 어느 장르보다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경제가 성장되어 출판시장이 활성화되면 더욱 발전하리라 기대된다.” 고 내다 보았다.
필자도 아동문학을 위축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지만, 아동문학의 필요성과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 출산율 저하로 아동문학 독서 인구 저하가 올 수 있지만 고령화 사회 도래로 실버문학의 독서인구가 확장되어 아동문학가들의 창작영역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다문화사회에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도 요구된다. 또 인공지능이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사랑의 문학, 희망의 문학인 아동문학이 사람들의 메말라가는 정서를 위로해주고, 인간성을 회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아동문학 작가들은 양질의 작품을 써서 독자들에게 내놓아야 한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의미한다. 누구도 명확히 단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호기심과 상상력을 발휘하는 아동문학의 가치는 더욱 높아갈 것이다.
참고문헌
강정규 외 『아동문학 창작론』학연사, 1999.
김관식,『한국아동문학의 이해와 전망』, 도서출판 고향 , 2018,
후나키지랑(船木枳郞),「아동문학」,『현대아동문학사전』寶文館, 1958.
권성훈,「4차 문학산업의 혁명과 멀티 작가의 이노베이션」 계간 <시작> 천년의 시작, 2017. 겨울호
권순영, 『미래학교에선 뭘 배우지?』, 내일을여는책, 2018.
클라우스 슈밥(지은이), 송영진(옮긴이),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새로운현재, 2016.
*출처 : 아동문학세상 가을호
첫댓글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훌륭한 글 잘 읽었습니다. 다시 또 탐독할게요.
고맙습니다♡좋은 글 읽게 해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