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코앞 6·25 격전지서 조국 수호 중요성 체감
입력 2023. 08. 10 16:06
업데이트 2023. 08. 10 16:07
DMZ 청소년 통일안보교육 여름캠프
최전방 집결 중학생 66명 힘찬 함성
승리전망대서 북 감시초소·주민 관측
무더위 속 GOP 철책로 경계임무 동행
부상자처치·심폐소생술 등도 배워
“힘들게 나라 지키는 국군 장병에 감사”
육군15보병사단 훈련장에서 학생들이 PT체조를 하고 있는 모습.
안보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그 가치를 후손에게 계승하는 것도 등한시하면 안 된다. 이에 육군15보병사단과 사단법인 DMZ미래연합은 청소년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제8회 DMZ 청소년 통일안보교육 여름캠프’를 개최했다. 미래 세대가 생각하는 안보는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캠프 현장을 찾았다. 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폭염이 절정에 달한 9일 강원도 화천군 15사단 신병교육대대 안보교육관. 갓 입대한 훈련병들은 보이지 않고, 이들보다 더 앳된 목소리가 건물을 가득 채웠다. 함성의 주인공은 중학교 학생들이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DMZ미래연합은 세계 유일의 생태보전지역인 비무장지대(DMZ)의 유산을 보전·관리해 DMZ를 국가 브랜드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9년 창립했다. 그동안 △나라사랑 음악회 △DMZ 평화대회 △DMZ 미래길 걷기대회 △DMZ 청소년 여름캠프 등의 활동을 해 왔다.
“교육생들, 이제부터 조교들의 통제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멀리서 온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손희웅(소령) 15사단 인사행정계획장교가 본격적인 캠프의 시작을 알렸다.
9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캠프는 청소년들의 올바른 안보의식과 국가관 확립에 이바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나아가 대한민국 최전방을 수호하는 능력과 태세를 갖춘 군의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대군 신뢰도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각지에서 모인 66명의 학생은 촘촘하게 짜인 행사 일정표를 보며 평소 궁금했던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살피기도 했다. 학생들은 생활관을 배정받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신의 이름과 번호표가 적힌 관물대에 전투복·장구류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남춘천여중 1학년 이서희 학생은 “눈으로만 본 전투복을 입게 돼 군인이 된 것 같다.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도 많아 앞으로 있을 프로그램이 기대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첫날 일정은 △강원도 철원군 승리전망대 견학 △일반전초(GOP) 철책 도보 답사 △유격 체험으로 구성됐다. 점심식사 후 버스에 오른 학생들은 40분을 이동해 승리전망대에 도착했다. 철원 동쪽 끝에 있는 승리전망대는 주변 자연경관이 돋보이는 곳으로, 북한군의 이동 모습도 볼 수 있다.
전망대에 도착한 학생들은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봤다. 호기심에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지만, 촬영하려면 사전에 유엔군사령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말에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아닌 ‘눈’으로 광경을 담았다.
전망대에서는 을지여단 GOP대대 김태민(소위) 정훈장교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 소위는 학생들이 DMZ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승리전망대 바로 앞 개활지 뒤에 큰 산이 보이시나요? 이곳은 6·25전쟁 당시 국군 2사단과 중공군 4개 사단이 혈전을 치른 저격능선전투 현장입니다. 40일 넘게 이어진 백병전에서 고지 주인이 수십 차례 바뀌었을 만큼 백마고지전투와 함께 6·25전쟁 최대 격전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저격능선전투의 최후 승자는 우리 국군이 차지했고, 이를 통해 정전회담을 유리하게 끌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에 설치된 전자망원경은 최대 80배율로 북한군 감시초소를 확인할 수 있다. 김 소위는 “전망대에서는 북한군 훈련병을 교육하는 하전사 교육장을 비롯해 북한 주민들이 농사짓는 모습을 시시각각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학생들은 김 소위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자망원경으로 북한군 초소 등 군사시설을 관측했다. 반곡중 3학년 권해정 학생은 “북한 땅을 직접 보며 국군 장병들이 힘들게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이번 기회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망대 관람 후 학생들은 을지여단 GOP대대 장병들이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철책로를 같이 걷는 시간을 가졌다. 무더운 날씨에 얼굴을 찌푸릴 만도 하지만,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장병들의 임무 수행에 동행했다.
“여러분, 같이 철책을 걷는 동안 만지지 말아 주세요. 철책에 설치된 광망이 여러분의 손짓에 경보가 울릴 수도 있습니다.” 도보 답사에 동행한 김 소위가 학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학생들은 전망대 바로 밑에 있는 GOP 철책로를 걸으며 잠시나마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는 군인으로 변신했다. 또 장병들에게 궁금했던 것을 질문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묵호중 2학년 원선영 학생은 “무더운 날씨와 험난한 지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전방을 수호하는 군인 오빠들이 멋있다. 병영 체험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재미있는 시간을 선물해 준 군인 오빠들이 건강하게 생활하시기를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DMZ미래연합과 15사단은 학생들의 안보교육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둘째 날에는 △DMZ 생태 특강 △전투부상자처치(TCCC)·심폐소생술 교육 △전투장비 체험·관람 등을 시행했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여름캠프 체험 소감 발표, 우수학생 선정, 수료식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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