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의지가 놀랍기만 하다.
8개 구단 선수 중 전력의 핵을 이룰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되면 가차없는
배팅을 가한다. 그리곤 유니폼을 입히고 만다. 마치 소유욕이 강한 어린
애처럼.
포지션 중복이란 삼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마해영의 영입으로 1루 거포가 3명이나 포진한 상태지만 ''적자생존
론''을 주장하는 김응룡감독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실력만이 살아 남
을 길''임을 강조한다.
참 프로란 비정한 세계인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 벤치에 눌러 앉아 배트나 만지고 있어야 한다
는 것은 팀간 전력평준화에도 도움이 안될 뿐더러 관중격감의 근본 원인
일 수도 있을 터인데...
이러다 관중 600만 시대는 고사하고 두손 들 날이 도래하지나 않을지 심
히 우려된다.
자, 실력지상주의를 주창하는 거대군단 삼성의 영입현황을 잠시 살펴보
면 탄성이 나올 법 하다.
우선 외인군단의 명단을 나열해 보면 임창용,김기태,진갑용,김상진,김현
욱,이강철,김동수의 A급 선수들을 독점하다시피 영입하였다. 그러고도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자 이번엔 ''우승제조기''인 코끼리감독까지 영
입, 그야말로 한 구단의 맴버들을 통째로 삼성에다 옮겨 놓았다.
결국 삼성인지 외인구단인지 구별을 할 수 없을 지경이지만 전혀 의식하
지 않는다. 네임밸류가 삼성이란 트레이드마크가 찍한 유니폼이 대변해
준다는 식이다.
부끄러움도 없고 오직 지상과제인 ''우승''만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러나 삼성에서 간과하는게 한가지가 있는 듯하다.
유명선수들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나 옛말에 ''구슬도 꿰야 보배''란 말
이 있듯이 스포츠의 기본요건 중 하나인 선수간의 융화가 조화를 이룰
때 우승이란 지상과제의 결실은 부수적인 보너스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혹, 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타구단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한국프로야구의 존속과 안위(?)를
위한 고언임을 밝혀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