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31
씬1. 로열클럽, 사장실 (전회 64씬)
(급히 들어서는 경옥, 인터콤을 누른다)
정연 : (F) 우리 아버지 저렇게 만든 거.. 이강모, 너라는 거 알아.
경옥 : ..!! (놀란다)
씬2. 동, 밀실 안
강모 : 니가 뭘 어떻게 생각하든 니 자유야. 어쨌든 내 목표는 만보건설을 꺾는 거니까.
정연 : 너.. 니 아버지 복수했지? 이제부터, 나도 내 아버지 복수 하려고.
강모 : .. (본다)
정연 : 우리 아버지 용서하지 마. 나도 널.. 절대 용서 못하니까..
강모 : ...
정연 : (눈물 고이지만, 이를 악물며) 지금까지 니 원수 갚겠다고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녔어.
근데.. 지금 내 꼴이 너무 우스워서 기절 할 지경이야.
강모 : ...
정연 : 평생을 니 생각만 하면서... 너만 그리워하면서 지냈을 생각하면 끔찍하고 치가 떨린다고. 알아?
강모 : 더 들어줘야 되니?
정연 : .. (노려본다)
강모 : 가 볼게. 사무실 정리가 좀 덜 끝났어. (일어난다)
정연 : (일어서며) 언제부터였니?
강모 : .. (본다)
정연 : 우리 집에 처음 들어 올 때부터 복수할 작정으로 들어 온 거니? 그러면서 친구인 척, 연인인 척, 사랑하는 척 한 거였어?
강모 : ... (본다)
정연 : 적어도, 니가 날 진정으로... (사랑)... 생각 했다면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나부터 찾아와야 했어.
강모 : ...
정연 : 난... 내 야망도.. 아버지까지도 버리면서 널 택했었으니까...
강모 : (차갑게) 나한테 아직 미련 남았니?
정연 : 뭐?
강모 : 과거 따위 들먹이는 거..., 나한텐 그렇게 밖에 안 보여.
정연 : ... (부르르 떤다)
강모 : 넌 날 증오하면 돼... 과거에 연연하지 마.
정연 : ... (노려본다)
강모 : (차갑게) 그만 가보겠습니다... 황정연씨... (일어서는데)
정연 : 건대협에 들어오려는 이유가, 아파트건축 허가권 따내려는 거라면서?
강모 : (멈칫, 본다)
정연 : 내가 있는 한, 절대 니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강모 : 막을 수 있으면 막아 봐. 기대 할게.
(강모, 나간다. 정연, 털썩 주저앉는다. 눈물 고인 채 진이 빠진 듯)
씬3. 동, 사장실
(인터콤을 끄는 경옥... 놀라있다. 딸의 아픔을 알고.. 뭘 어찌해야 할지...)
씬4. 어느 도로 / 승용차 안 (그 밤)
(정연이 운전 중이다.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애써 참고 있다.
그 뒤를 따라오는 또 다른 승용차... 강모가 운전 중이다. 앞서 가는 정연의 승용차를 바라보며.. 가슴 아프다.
길게 한숨 내쉬면서... 괴로움이 역력하다)
씬5. 어느 강변 (새벽)
(눈물이 그렁한 채 물끄러미 수면을 바라보고 있던 정연... 빨간 수첩을 꺼내든다. 주르르 펼쳐보는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 일각.. 강모가 정연을 바라보고 있다.
정연, 마음을 독하게 먹고 수첩을 수면에 던지려는데.. 그러나 차마 던지지 못하고 멈칫한다. 이를 보는 강모...)
강모 : (E) 힘껏 던져, 정연아.. 조금이라도 미련 남기지 말고.. 어서 던져. (눈물 고이며) 그래야.. 그래야, 니가 덜 아파...
(정연, 눈물 흘리며 수첩을 강물로 집어던진다. 강모, 울음 삼키며 쓸쓸히 발걸음을 돌리는데...)
씬5-1. 그곳 강가
* 이번 회에서는 안 나옵니다. 드라마 종영 시점 후반부에 회상으로 쓸 씬을 미리 찍어두는 겁니다.
(정연이 눈물을 훔치며 쓸쓸하게 그 자리를 떠난다.
물살에 밀려 강가로 흘러온 수첩.. 나타나는 강모... 막대기로 저어 수첩을 집어 든다.
물에 젖은 수첩을 쓱쓱 옷에 문질러 물기를 닦아내더니 펼쳐보면 그 안의 그림들이 번져 있는데...
안타깝게 젖은 눈으로 바라보는 강모..)
씬6. 조필연 집 전경 (그 아침)
씬7. 동, 거실 안
(아침 식사중인 필연과 민우, 재춘...)
필연 : ... 이강모가 살아 있더구나.
민우 : ..! (먹다가, 본다)
필연 : 아직 몰랐냐? 제임스 리가 이강모였어.
민우 : ...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필연 : 이강모, 그 놈.. 황태섭한테 원한이 아주 많아. 기를 쓰고 만보건설을 무너뜨리려고 대들 거다.
넌 그 틈을 타서 만보건설을 집어 삼킬 계획을 짜면 돼.
민우 : 만보건설 탐내시는 거.. 그만 두시면 안되요?
필연 : ..! (눈빛 날카롭게) 뭐?
민우 :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필연 : (OL) 만보건설을 이렇게까지 뒤흔든 게 누군지 모르겠냐?
민우 : ..!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씀이세요?
필연 : .. 곧 결정적인 순간이 올 거다. 넌 그때를 대비 하고 있으면 돼.
민우 : .. (보다가) 혹시.. 회장님 쓰러진 거.. 아버지하고 관련된 건 아니죠?
재춘 : ..! (당혹, 필연을 본다)
필연 : .. (보는데)
민우 : 저한텐 솔직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잖아요. 아버지가 한 일이에요?
필연 : .. 누가 했는지 궁금하냐?
민우 : ... (보면)
필연 : 하늘이 하신 일이다.
민우 : ..!
필연 : 하늘이 우리한테 길을 내 주시고 있단 말이다. 근데... 우리가 하늘의 뜻을 저버려서야 되겠냐? (미친 듯이 웃는데)
재춘 : ... (미소)
민우 : ... (감지한다. 질린 듯이)
씬8. 만보건설 복도 일각
(민우와 정식이 단 둘이.. 정식, 크게 놀라며)
정식 : 뭐? 강모가 살아 있다구?
민우 : 너, 제임스 리 만났다고 하지 않았냐?
정식 : ..! (생각)
-인서트 (29부, 44씬에서)
(흙더미가 정식일행들을 덮치는 장면..!! 정식, 비명 지르며...)
영출 : 나가 제임스 리여. 하우두 유두..
- 다시, 현실..
정식 : (분개하며) 박소태, 그 자식..!!
민우 : ... 내 짐작이 맞았어. 우리 만보건설을 노리는 놈, 이강모였어.
정식 : 근데? 아부지가 왜 유언장에..?
민우 : 뭐?
정식 : 어? 아, 아냐, 아무것두... (생각)
민우 : ..? (뭔가 이상한 듯)
씬9. 병원, 병실 안
(남숙이 태섭의 손톱을 깎고 있다. 남숙, 깎던 손톱을 만족스럽게 살피며)
남숙 : 당신 손이 이렇게 생겼구나? (피식 웃으며) 예전에, 내가 손톱 깎아 준댔더니 나보고 닭살스럽다고 핀잔 줬지?
태섭 : ... (눈을 감은 채)
남숙 : 당신, 이제야 이 오남숙이 서방 같아. 이렇게나 되야 당신 몸뚱이를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니.. 나도 참 박복한 년이지..
안 그래, 여보?
(이때, 잡고 있던 손가락이 까딱 움직인다)
남숙 : ..!! (놀라서) 여, 여보... 방금 움직였지? 그치?
(다시 한 번 꿈틀, 움직이는 손가락..! 남숙, 화들짝 놀라서 손톱 깎기를 놓치며 보는데 태섭의 눈이 떠져 있다)
남숙 : .. 당신.. 나 보여? 보이냐구, 여보..!
태섭 : .. (눈을 뜬 채, 허공을 응시하며)
씬10. 병실 앞
(남숙이 진찰을 마치고 나온 의사와 얘기중이다. 간호사가 있고..)
남숙 : (놀라서) 전신... 마비요?
의사 : 그럴 가능성이 아주 커요.
남숙 : 의식은 있는 건가요?
의사 : 보고, 들을 수는 있을 겁니다.
남숙 : 언제 회복되는 건데요? 회복할 가능성은 있는 거예요?
의사 : 완치된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습니다. 뭐라고 장담 할 수는 없군요.
(의사와 간호사가 인사하고 간다. 남숙, 뭔가 생각하는데 정식이 다가오고..)
남숙 : 정식아..! 너, 가서 김변호사한테 니 아버지 깨어났다고 전화 해.
정식 : 어? 아부지 깨어나셨어?
남숙 : 얼른..!
정식 : 어.. 알았어, 엄마. (간다)
남숙 : ... (뭔가 생각하며 미소 짓는데)
씬11. 동, 병실 안
(들어서는 남숙... 태섭, 여전히 한 곳을 응시하며... 남숙이 그 앞에 앉는다)
남숙 : 당신, 내 목소리 들리면 눈 한번 움직여 봐요.
(태섭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움직인다. 남숙, 얼굴에 만연의 미소가 번진다)
남숙 : (가까이, 다정하게) 처음으로 당신이 나한테 좋은 일하는 거 알아? 내손으로 당신 유언장 고칠 거거든.
태섭 : ... (반응하는 눈빛)
남숙 : 이젠 당신이 나, 더 싫어하겠네? 치 떨리게 내가 싫을 거야.
(눈물 고인다) 근데... 그거 새삼스럽지 않아. 난 아주 이골이 났거든.
(남숙, 콧노래 부르며 나간다.
태섭, 분노로 떨리는 손... 움직이지 않는 몸..)
씬12. 만보건설, 기획이사실
(정연, 건대협의 입회동의서를 보고 있다. 한강건설 입회 찬성 란에 체크가 되어 있고.. 주영국이 와 있다)
영국 : 회장님은 강모가 건대협에 들어가길 바라셨어. 난 니가 아버지 뜻 어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연 : 싸움을 먼저 건 쪽은 강모예요. 전 그 싸움에서 질 생각 없어요.
영국 : ... (무겁게)
씬13. 어느 회의실
(들어서는 정연과 주영국.. 박회장과 조회장이 앉아 있고.. 정연,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는다. 영국도 앉고..)
정연 : 이강모 사장이, 건대협에 들어오는 거 반대 해주세요.
박회장 : (단호하게) 자네도 앞으로 경영을 할 사람이니까... 회사의 이윤추구가 우선이라는 거 잘 알 거야.
정연 : 이강모 사장이 건대협 연대 보증을 못 따내면, 개포동 땅을 헐값에 팔아야 합니다.
그 땅... 저와 두분 회장님의 공동구매를 제안하겠습 니다.
조, 박 : ..! (놀라서 시선 마주치고)
조회장 : ... 이강모 사장이 그 땅을 우리한테 판다는 보장이 없질 않소?
정연 : (미소) 한국장님한테, 이미 구두로 허락을 받아 논 상탭니다. 이강모 사장이 건대협의 연대보증을 받지 못한다면...
개포지구 아파트 건축 승인권, 저에게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박, 조 : ... (크게 동요한다)
정연 : 개포지구에 아파트를 건설하면.. 이강모 사장이 제공하는 도로공사 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큰 이익이 발생할 거예요.
저보다 두 분 회장님께서 더 잘 아실 겁니다.
박, 조 : ... (헛기침)
정연 : 주이사님?
영국 : (서류를 꺼낸다) 개포지구 땅을 공동으로 구매하겠다는 합의섭니다.
(박회장과 조회장, 서로 시선을 교차하더니.. 사인을 하고 서류를 건넨다)
정연 : 투표 날까지, 이강모 사장이 몰라야 합니다. (미소) 그래야 일이 틀어지지 않을 테니까요.
씬14. 일식집 방안
(강모와 천회장, 백회장, 박회장, 조회장이 앉아 있다)
천회장 : 만보건설은 걱정 안 해도 돼. 여기 회장님들이 다 찬성인데... 이사장, 벌써 건대협 회원이나 마찬가지야.
백회장 : 자, 술 한 잔 받아요.
강모 : (받으며) 감사합니다.
백회장 : 개발계획이 발표 되면 곧 공사를 시작해야 할 텐데, 준비는 잘 되고 있소?
강모 : (여유롭게 미소) 네. 이미 만반의 준비를 다 끝내놨습니다.
(박회장과 조회장... 서로 눈짓하며 뭔가...)
씬15. 요정집 전경 (밤)
박의원 : (E) 어서 오게.
씬16. 동, 방안
(조필연과 성모, 재춘이 자리에 앉는다. 박의원이 앉아 있고...)
박의원 : 고생 많았네. 자, 한잔 해. (술 따라주면)
필연 : (잔 받고) 항소에서 무죄 판결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거 감사드립니다. 헌데.. 저번에 제가 부탁한 일은...?
박의원 : 건설부 자문단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지?
성모 : .! (본다)
필연 : 네, 의원님.
박의원 : 그 자리 비상임 고문직이야. 그냥 허울뿐인 명예직이네.
필연 : (미소) 괜찮습니다.
성모 : .. (심상치 않게 보는데)
씬17. 동, 요정 앞 마당
(걸어 나오는 필연과 성모, 재춘..)
성모 : 무슨 이유십니까?
필연 : .. (걸음 멈추고 본다)
성모 : 월급 한 푼 없이, 아무런 힘도 없는 보직이 아닙니까? 그런 자릴 왜?
필연 : 날 배신 한 놈들, 건대협 회장들이야. 그 놈들부터 손을 봐 놔야 다음 선거 때 편해 질 거 아닌가.
성모 : ...!! (본다)
필연 : 자리가 힘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거, 너무 촌스러워.
니들, 잘 봐 둬.. 아무 보잘 것 없는 자리가 사람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필연과 재춘이 간다. 성모, 뭔가 불안하게 보는데...)
씬18. 미주네 집 앞 공터 (그 밤)
(승용차가 다가와 선다. 뒷자리에 명자가 앉아 있다)
명자 :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차에서 내리는데)
씬19. 미주네 집 안
(미주가 콧노래를 부르며 라면을 끓이는 중이다.
다 끓인 라면을 밥상에 받쳐 들고 들어와서 맛있게 한 젓가락 뜨려는데 초인종 소리..)
미주 : 누구세요? (대답 없자, 미소 지으며) 지금 막 라면 먹으려던 참이었는데.. (문 열어주며) 민우씨, 아직 저녁 밥....
명자 : (썩 들어선다)
미주 : ..!! (놀라는데)
명자 : (노려보며) 나 여기 계속 세워둘 거야?
미주 : 드, 들어오세요.
(미주, 급하게 상을 한쪽에 치우고 방석을 내놓는다.
명자, 마땅치 않게 방안을 살피더니 자리에 앉고.. 미주, 주눅이 들어서 자리에 앉으면..)
명자 : (까칠) 우리 민우하곤 어디까지 간 거야?
미주 : (놀라서) 예? 저흰 그냥...
명자 : 아니, 대답하지 마. 알고 싶지도 않으니까... 니 주제에 우리 민우랑 사귀는 거, 가당치 않은 거 알지?
미주 : ... (본다, 약간 오기가 생기고)
명자 : 알아, 몰라?
미주 : (빤히 보며) 알아요.
명자 : 알아? 알면서 늘러 붙는 건 뭐야? 고아 주제에 우리 민우 꼬셔서 팔자 한번 바꿔보려고?
미주 : ...
명자 : 너, 사람 잘못 골랐어. 니가 내 아들한테 무슨 꼬릴 어떻게 쳤는진 모르겠지만...
우리 민우, 니 따위가 넘 볼만큼 허술한 애 아냐.
미주 : (참다못해) 어머니..
명자 : 뭐? 어머니? 엇다 대고 어머니야, 건방지게..!!
미주 : 아줌마.
명자 : (더 기가 막혀서) 아, 아줌마?
미주 : 저, 밥 좀 먹을 게요. 라면 다 불거든요. (라면을 후룩 후룩 먹는다)
명자 : (어이없어서) 너...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미주 : (먹으며) 여기 우리 집이에요. 식사시간에 들이닥친 건 아줌마구요.
명자 : (젓가락 확 잡아챈다) 너, 이 자리에서 딱 부러지게 말해. 우리 민우, 이젠 다시 안 만날 거지?
미주 : ... (망설이며, 본다)
명자 : 왜 말을 못해? 우리 민우랑 당장 헤어질 거지?
미주 : .. 모르겠어요.
명자 : ..!! 뭐어?
미주 : 어른한테 거짓말 하는 거, 아니하고 배웠어요. 민우씨랑 당장 헤어지는 거.. 저 솔직히 자신 없어요.
(명자, 밥상을 둘러엎더니 미주의 머리칼을 움켜잡는다)
명자 : 니가 지금 날 갖고 놀아? 그래서 못 헤어지겠다구?
미주 : 왜 이러세요? 이거... 놓으세요...
명자 : 못 헤어져? 그래서? 니가 내 아들하고 결혼이라도 하겠다구?
미주 : 아파요., 놓으세요.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명자, 미주를 확 밀어제치면 미주, 전화기 있는 쪽으로 넘어지고.. 수화기가 열린다)
씬20. 만보건설 실장실
(늦게까지 일을 하던 민우가 수화기를 들고 있는데..)
미주 : (F, 울먹) 왜 이러세요? 제가 뭘 잘못했다구요.
민우 : ..!! (크게 놀란다) 미주야..?
(수화기 너머로 미주의 비명소리가 들인다,. 와장창 깨지는 소리..!!)
미주 : (F) 이러지 마세요.
민우 : 미주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명자 : (F) 너, 상습범이지 그치? 얼마를 원해? 이런 식으로 얼마를 해 쳐먹었냐구..!!
민우 : (목소리 알아듣고, 놀란다) 어머니...
명자 : (F) 너, 당장 우리 민우하고 헤어지겠다고 말해, 얼른..!!
민우 : (버럭) 어머니..!!
(민우, 수화기로 전화통을 미친 듯이 거푸 내리치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겉옷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는데..)
씬21. 미주네 집 안
(난장판이 되어 있는 방 안... 미주, 머리가 헝클어진 채 바닥에 앉아서 눈물 고인 채..)
명자 : (씩씩대며) 너, 끝까지 못 헤어지겠다 그거지? (허, 기막혀서) 그래, 어디 한 번 해 봐.
너 같은 애.. 험한 꼴 톡톡히 당해 봐야 정신 차려. (노려보며) 독한 기집애..
(명자가 밖으로 나가면 미주, 그제야 마치 일러바치듯이 오빠아..! 부르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데..)
씬22. 달리는 차 안
(운전 중인 민우.. 미치겠다. 마구 운전대를 내리치는데...)
씬23. 미주네 집 안
(미주가 눈물을 닦으며... 난장판 된 집을 치우고 있다.
이때, 민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미주, 놀래서...)
미주 : 미, 민우씨?
민우 : .. (둘러본다, 짐작이 가고)
미주 : (애써 웃음보이며) 놀라지 마요.. 지금 대청소 중이에요. (물건 주워 담으며) 내가 쫌 청소를 요란하게 하는 편이라...
민우 : 바보야.. 거짓말을 왜 해?
미주 : ...!
민우 : 우리 어머니, 여기 왔다 가신 거 다 알아.
미주 : ... (눈물 고인다)
민우 : ... 나하고 헤어진다고 했니?
미주 : ... (본다)
민우 : 미주야.. 너 이런 일 당한 거, 미안하지만... 난...
미주 : 안 헤어지겠다고 했어요.
민우 : ..! (놀라서)
미주 : 헤어질 자신 없다구요.
민우 : ...
미주 : 세 번째 민우씨 차면.. 용서 못한다면서요. 그럼.. 진짜로 민우씨랑 헤어질 거 같아서... (우는데)
(민우, 미주를 꽉 껴안는다. 미주, 더욱 서럽게 울음 터지는데... 민우, 안타깝게 미주를 안아주며..)
씬24. 조필연 집, 거실
(명자가 커피 한잔을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다)
명자 : 어휴, 넋 빠진 놈... 어디서 그런 거지같은 기집애를..
(이때, 민우가 서슬 퍼렇게 들어선다. 명자를 노려보는데..)
명자 : (그 시선에 찔끔하며) 지금 오니? 저녁밥은?
(민우, 대꾸도 없이 이층으로 올라간다. 명자, 민우가 뭘 알고 있나 싶어서..)
씬25. 동, 민우 방
(민우가 큰 여행 가방에 짐들을 쑤셔 넣고 있다. 옷장 속들의 옷과 서랍 속에 넣어 뒀던 영화 포스터들을 챙기는데..
이때, 들어서는 명자...)
명자 : 미, 민우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민우 : (가방 닫으며) 아파트 비어 있죠? 저, 오늘부터 거기 나가서 살 거니까 그런 줄 아세요.
명자 : (인상 쓴다) 그 기집애가 그새 너한테 일러바치디?
민우 : ... (화나서 본다, 가방 들고 나가려는데)
명자 : (잡는다) 너, 왜 이래, 민우야.. 너, 정말.. 니 아버지한테 큰 일 나려고 그래?
민우 : 저요.. 더 이상, 아버지 때문에 내 인생 안 끌려 다닐 거예요.
명자 : 민우야..?
민우 : 결혼이구 일이구,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제발 좀 나한테 신경 좀 꺼주세요, 제발요..!! (뿌리치며 간다)
명자 : (따라가며) 민우야.. 민우야..!!
씬26. 동, 거실
(민우, 가방을 들고 내려오는데... 들어서는 조필연과 재춘, 성모와 마주친다.
명자, 따라 나오다가 필연을 보고는 움찔하고..)
필연 : (가방을 본다) 이 밤에 어딜 나가는 거냐?
민우 : ...
성모 : 우리 지금 술 한 잔 할 건데.. 같이 할래?
민우 : ... (밖으로 나가 버린다)
필연 : .. (심상치 않고) 쟤 왜 저래?
명자 : (당혹) 밖에서.. 뭔 일 있었나 봐요.
필연 : (의심스럽고) 바깥일 갖고 민우가 저러진 않아. 무슨 일이야?
명자 : 아, 아무 일도 아니라니깐요. 술상 봐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들어간다)
필연 : ..? (심상치 않게)
성모 : ... (뭔가 싶어서)
씬27. 아파트 안 (그 밤)
(어두운 실내.. 민우가 가방을 들고 들어온다. 불을 겨면 원룸 스타일의 작은 아파트.. 텅 비어있다.
민우, 커튼을 열어서 창밖을 보는데.. 마음 무겁게..)
씬28. 한강건설 전경 (낮)
씬29. 동, 사무실 안
(경자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엉덩이를 씰룩대고 복사를 하고 있다.
소태, 경자의 몸매를 훑어보더니 사무실 안을 둘러본다. 시덕이 뭔가를 검토하며 일을 하고 있고..
소태,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다가가고...)
소태 : (시덕쪽을 의식하며) 저, 경자씨...
경자 : (복사하며, 시선 안주고) 왜요?
소태 : 요 앞에 경양식 집 새로 오픈 했던데... 경자씨, 똥까스 먹어 봤어요? 똥까스.
경자 : (흘겨보며) 어휴, 드러워 증말.. 똥까스가 아니구 돈까스겠죠.
소태 : 암튼, 내가 오늘 저녁때 그거 사 줄 수 있는데..
경자 : (복사하며) 혼자 많이 드세요, 똥까스..
(이때, 들어서는 남영출... 소태를 보더니 그쪽으로 슬그머니 지나가면서..)
소태 : 거기 다른 것두 많은데.. 거 뭐냐.. 비프 스텍인지 히프 스텍인지..
(영출, 경자의 엉덩이를 쿡, 움켜쥐고 지나가면... 경자, 화들짝 놀라서 냅다 소태의 뺨을 후려친다)
경자 : 어휴, 변태 같은 인간..!
소태 : (억울해서 영출을 보며) 내가 그런 게 아니라..
경자 : (냅다, 한 대 더 올려 부친다, 자리로 돌아가는데)
영출 : 히프 스텍 나 사주면 안돼?
소태 : 어휴, 저 낚지 대그빡이 증말...
강모 : (사장실에서 나오며) 자, 다들 모여보세요.
좌중 : .. (모여들면)
강모 : 이제 본격적으로 아파트 공사 준비에 들어갈 겁니다. 하도급 업체 계약 현황은 어때요?
영출 : 지금 만나고 있으니까 이번 달까지는 얼추 다 끝날 거 같아.
강모 : 소태는 용역반 빨리 꾸려. 특히 아파트 건설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로.
소태 : 알았어.
시덕 : 건대협에 가입하는 문제는 해결 된 거냐?
강모 : (자신감) 오늘밤 결정 날거다. 다 잘 될 거야.
좌중 : .. (기대감에 환해지고)
씬30. 로열클럽 홀 안
(지나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몇몇 손님들이 있고...)
씬31. 동, 밀실 안
(한쪽 테이블에 잘 차려진 술상이 널려 있다. 천, 백, 조, 박회장들이 다른 테이블에서 마작을 하고 있고.. 강모가 지켜보며...)
조회장 : 이사장, 내 대신 한판 치겠소?
강모 : 아닙니다. 전 마작 못합니다.
백회장 : 건대협에 들어오려면 배워둬야 할 텐데...
강모 : 차차 배우겠습니다.
천회장 : 만보건설이 좀 늦는구만. 기다릴 거 뭐 있습니까? 그냥 결정합시다.
박회장 : 그래도, 명색이 건대협인데, 절차는 밟아야죠.
강모 : .. (정연을 기다리며)
씬32. 동, 홀 안
(정연이 주영국과 함께 들어선다. 이때, 맞은편에서 나오던 경옥과 지배인...
경옥, 정연과 마주치고..)
경옥 : 다들 모여 계세요.
정연 : .. (지나쳐 가려는데)
경옥 : 지금 분위기론, 한강건설, 저지하기 힘들 거예요.
정연 : 패는 끝까지 봐야 승패를 알 수 있어요. (미소, 간다)
경옥 : .. (따라가고)
씬33. 동, 밀실 안
(들어서는 정연과 경옥...)
천회장 : 어서 와요, 정연양..
정연 : .. (인사하고, 강모를 본다)
강모 : .. (보는데)
천회장 : 자, 시작 합니다.
좌중 : .. (자리에 앉고)
천회장 : 의장님이 안 계시니까, 유사장이 진행 좀 해줘요.
경옥 : 지금부터 한강건설의 건대협 입회에 대한 가부 결정을 하겠습니다. 다들 입회동의서 갖고 오셨죠?
투표가 아닌, 동의서를 제출하는 걸로 진행하죠.
강모 : ...
경옥 : 우선... 천회장님?
천회장 : (동의서를 꺼내 보인다) 난 찬성입니다.
경옥 : 백회장님.
백회장 : (동의서 내놓으며) 나도 찬성이에요.
경옥 : ... (정연을 보면)
정연 : .. (강모를 보다가, 동의서를 꺼내며) 황태섭 회장님은... 이 동의서에 찬성의사를 밝히셨습니다.
좌중 : .. (의외라는 듯이 잠시 술렁)
강모 : .. (역시 의외다, 보는데)
정연 : 아버님은... 그래도 한때 친 자식처럼 생각했던 이강모씨의 성공을 바라셨던 것 같아요.
(동의서를 쫙쫙 찢는다) 하지만 제 의견은 다릅니다. (강모를 노려보며) 반대에요.
강모 : ...! (예상했다. 표정 변화 없이)
경옥 : 다음은 조회장님...
조회장 : (동의서를 꺼내든다) 저도 황정연 양과 같은 의견입니다. 반댑니다.
(천회장과 백회장이 놀란다. 강모, 놀라는데.. 정연, 빤히 강모를 노려보며..)
경옥 : 천성 둘에, 반대 둘... 이제 박회장님 의견만 남았습니다.
박회장 : (동의서를 내보이며) 나도 반댑니다.
강모 : ..!! (놀란다)
천, 백회장 : ..!! (놀라며)
경옥 : 이로서.. 한강건설의 건대협 입회는 부결됐습니다.
천회장 : (조, 박회장에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박회장과 조회장, 그 시선을 외면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린다. 천회장과 백회장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나가면...
정연, 싸늘하게 웃으며 강모를 본다. 강모, 굳어진 표정으로 정연을 보는데..
경옥, 두 사람을 보다가 나가고.. 강모와 정연만 남는다)
강모 : (쓴웃음) 인정할게. 이번 일.. 내가 너한테 졌다.. 너, 대단 해, 황정연.
정연 : (차갑게 미소) 그런 여유, 실컷 부려 둬.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 일 테니까. (밖으로 나간다)
강모 : ... (굳어지는 얼굴에서)
씬34. 병원, 병실 안 (그 밤)
(태섭이 눈을 뜬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힘없이 들어서는 정연... 태섭에게 다가가고...)
정연 : (애써 미소 지으며) 아직 안 주무셨어요?
태섭 : .. (눈동자로, 본다)
정연 : (애써 밝게) 방금... 건대협에서 한강건설, 몰아내고 오는 길이에요.
태섭 : ..!
정연 : 제가 강모한테 말했어요. 아버지 복수.. 제 손으로 할 거라구요.
태섭 : .. (눈빛 흔들리며, E, 마음의 소리) 아냐, 정연아.. 날 이렇게 만든 거.. 강모가 아니야.
정연 : 아버지가 내준 그 땅도, 제가 다시 찾아올 거예요. 지켜봐 주세요, 아버지.. 이강모.. 제가 철저하게 짓밟을 거니까요.
태섭 : (E, 눈물 고인다) 정연아.. 그게 아니라니까.. 강모 아니었으면 나 벌써 죽었어, 이것아..
정연 : .. (고개 돌린다. 다시 쓸쓸해진 표정으로)
씬35. 로열클럽, 밀실 안
(강모, 혼자 술을 마시며 생각에 잠겨 있다. 마음 무겁고..)
씬36. 건설부 청사 건물 (낮)
(입구에 건설부 로고가 선명하다)
씬37. 동, 회의실 안
(천, 백, 조, 박회장이 있고 상임고문과 다른 고문 위원 한사람이 앉아 있다)
천회장 : 저번에 장관님께 건의 했던 건 왜 아직 소식이 없는 거요?
상임 : 장관께서 해외출장 중이셔서..
백회장 : 당신들이 하는 일이 뭡니까? 장관님께 좋은 자문을 하라고 있는 거 아닙니까?
조회장 : 아무튼, 우린 자문단에 불만 많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있어야지.
상임 : (당혹) 죄송합니다.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조필연과 고재춘, 성모가 들어선다.
건대협 회장들, 필연을 보자 긴장하는데..)
상임 : 어서 오시오. 조위원.. (건대협에게) 소개하죠. 여긴 이번에 새로 자문단에 들어온...
박회장 : 오지랖이 넓으시군요.
천회장 : 그러게 말입니다. 출소한지 얼마나 됐다고..
필연 : .! (본다)
상임 : 전부터 아시는 사이였습니까?
백회장 : (끙, 외면하며) 별로 좋은 사인 아니었습니다.
필연 : (미소, 상임고문에게) 잠시만 자리를 비켜주시겠습니까?
상임 : ..?
필연 : 개인적으로, 이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상임 : .. 그러죠. (다른 위원에게) 나갑시다. (나간다)
위원 1 : .. (나가고 나면)
천회장 : 세상 참 묘하군요. 우리 앞에서 그렇게 위세를 부리더니..
박회장 : 당신, 우리한테 잘못 보이면, 그 자리도 얼마 못가는 수가 있어요. 알아요?
(필연, 미소 지으며 재춘을 보면.. 재춘, 가방에서 서류뭉치를 꺼내 놓는다)
필연 : 이거... 중정시절부터 모아온 겁니다. (자료 하나를 들고 펼쳐보며) 여기 보면.. 회장님들의 각 개인사와 회사 운영에 관한
모든 것들이 기록되어 있어요.
좌중 : ..? (불안하게)
필연 : (자료를 넘기며) 천회장님께선 탈세에 일가견이 있으시군요.
천회장 : ..! (찔끔)
필연 : 박회장님과 백회장님께선 건설 담합 비리에 연루가 많이 되셨고...
박, 백회장 : .. (당황)
필연 : 조회장님은 젊으셔서 그런지 사생활이 많이 지저분하시군요. 숨겨둔 여자도 한명 있고...
조회장 : ... (헛기침, 당황)
필연 : 여기서 가장 나이 많으신 연장자가... (둘러보다가) 박회장님?
박회장 : 나.. 나 말이오?
필연 : 잠깐 귀를 좀....
(박회장, 다가와서 귀를 내민다. 필연, 박회장을 뺨을 후려치는데..!! 박회장, 그 서슬에 바닥에 넘어지고..
놀라는 다른 회장들..!! 성모, 놀라는데..!!)
필연 : (노려보며) 이봐, 천회장.. 죽고 싶나?
천회장 : ..! (얼른 자세 바로 한다)
필연 : (백회장을 보며) 너..! 죽고 싶어?
백회장 : ..! (자세 바로하고)
필연 : (조회장을 보며) 죽여줄까?
조회장 : ..! (움찔)
필연 : 당신들, 날 배신하고 민홍기한테 붙었지? 눈 크게 뜨고 잘 봐.. 당신들이 생각하는 이 허접한 자리에 조필연이 돌아왔어.
성모 : .. (본다, 눈빛)
필연 : 앞으로 당신들 회사에 관한 건설자문... 장관께 내가 직접 보고하게 될 거요.
좌중 : ...
필연 : 골치 아픈 건대협 회장들, 이 조필연이 관리하겠다고 하면.. 장관께서도 아주 좋아 하실 거요. (흐흐, 웃는다)
좌중 : ... (겁에 질린 채)
성모 : .. (질린 듯이)
씬38. 선술집 안 (밤)
(성모가 굳은 표정으로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다. 찬성이 들어서고..)
찬성 : 선배님..! (다가와 앉고, 표정 살피고) 낮에 무슨 일, 있었어요?
성모 : 조필연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찬성 : 네?
성모 : 건설업계를 장악하겠다는 의도야.
찬성 :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자리가 아니잖아요?
성모 : ..! (소주잔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놈은 인간이 아니야..! 악마라구..!!
찬성 : 선배님...
성모 : (악에 바쳐서) 그래.. 놈이 악마라면.. 나도 악마가 되면 돼. 내가 더 지독한 악귀가 돼서 조필연, 짓이겨버리면 돼. (마신다)
찬성 : .. (불안하게)
씬39. 민우 아파트 안 (다른 날, 아침)
(멋진 양복 차림의 민우... 반지 곽을 열더니 반지를 꺼내 본다. 흡족한듯..
수화기를 집어 들고 다이얼을 돌린다. 잠시의 신호음...)
미주 : (F, 잠결) ... 여보세요?
민우 : (목소리 반갑지만, 정색하고) 너, 아직두 자냐?
씬40. 미주네 집 안
(이불이 펴져 있고... 잠에서 막 깬 미주가 전화를 받으며..)
미주 : (눈 비비며) 아침부터 웬일이에요?
민우 : (F, 명령하는 말투) 이미주는 삼십분 내로 집 앞으로 나온다.
미주 : 네?
민우 : (F) 예쁘게 하고 나와. (끊긴다)
미주 : (수화기 놓고) 어떡하지? 세수도 안했는데... 옷은 뭘 입어..?
(미주, 벌떡 일어나서 옷장부터 열고 정신없이..)
씬41.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
(잔디가 깔려 있는 고급 야외 테라스...
민우, 테이블 밑으로 반지곽을 만지작거리면서 프로포즈 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미주, 포크와 나이프 질이 서툴러서 음식에만 집중한 채..)
민우 : (초조하게, 눈치 살피며) 미주야..
미주 : (안보고) 왜요? (고기 썰며) 이게 왜 이렇게 안 돼.
민우 : 야, 이미주... 그만 먹구 내 얼굴 좀 봐.
미주 : (그제야 본다. 미소) 죄송해요... 근데 왜요?
민우 : ... (분위기 잡고) 나.. 매일 너하고 헤어지는 거 싫어. 우리 그냥...
미주 : (O.L) 그거야 어쩔 수 없죠. (고기 썰며) 사는 집이 다른데..
민우 : (이게 아닌데, 와인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분위기 잡고) 내가 너한테 매일 맛있는 것도 사주구 호강 시켜 주고 싶거든?
그러니까..
미주 : 안 그래두 돼요. (고기 한 점 먹고, 오물대며) 민우씨 회사일도 바쁠텐데... 요즘 저한테 너무 신경 써서 맘 불편해요.
민우 : 야, 너 증말..! (김샜다. 퉁명스럽게 반지곽 주며) 열어 봐..
(미주, 반지 곽을 열면 다이아반지가 나온다. 미주, 알을 들여다보며)
미주 : 꼭 진짜 같네... (미소) 가짜래두 예뻐요.
민우 : ... 니꺼야.
미주 : (본다) 웬일이에요? 내 생일두 아닌데..
민우 : 넌, 남자가 여자한테, 반지 왜 주는지 몰라?
미주 : ..! (의미를 알아듣고, 반지를 민우 앞에 툭 놓는다) 이건 아닌 거 같 아요.
민우 : ..! (본다)
미주 : 민우씨, 지금 집에서 반대하니까 급하게 결정한 거잖아요.
민우 : ... (굳어져서) 그래서?
미주 : 나중에.. 제가 민우씨한테 어울리는 여자가 돼서... 그때 당당하게 민우씨 부모님한테 인정받고 싶어요.
민우 : 절대 그럴 일 없어.
미주 : (본다) 무슨 뜻이에요?
민우 : (반지 집어 들고) 손 이리 내.
미주 : 지금 나 때문에 부모님하고 인연 끊을 생각해요?
민우 : 손 이리 내라구.
미주 : (설득) 민우씨, 우리... 부모님이 허락하실 때까지 기다려요. 앞으로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면...
(민우, 미주의 손을 잡고 반지를 끼우려는데.. 미주, 민우씨..! 하며 탁, 친다.
반지가 잔디밭으로 떨어지고... 민우, 화나서 보는데..)
미주 : .. (미안해서) 그러니까.. 왜 억지루..
민우 : 저거 진짜 다이아야.
미주 : ..!! (화들짝 놀라며) 네? 그걸 왜 이제 얘기해요?
(미주, 엎드려서 미친 듯이 잔디를 뒤진다. 민우, 기가차서 그 모습 보는데 웨이터들이 다가오고..)
웨이터 : 뭐 잃어버리셨어요?
미주 : (소리친다) 가까이 오지 말아요.! 이 근처에 아무도 오지 말아요.
(웨이터들이 돌아가고... 민우, 휴, 한숨 내쉬며 같이 찾기 시작하는데..)
미주 : (정신없이 찾으며) 어휴, 이게 어디 갔지?
민우 : (화나고) 야.. 넌 나보다 다이아가 더..
미주 : (집어 든다) 찾았다..!! (쓱쓱 옷에 닦으며) 이거 잃어버렸는지 알고 진짜 눈물 날 뻔 했네.
민우 : .. (그 모습을 본다, 사랑스럽고)
미주 : (반지 주며) 자요. 비싼 거니까 잘 간수해요.
(민우, 반지를 받더니 일어서려는 미주의 손을 잡아 앉힌다.
잠시 보는 두 사람... 민우, 반지 끼워 주며)
민우 : 평생 끼고 있어... 빼면 죽는다.
미주 : ... (그런 민우 보는데)
씬42. 한강건설, 사무실 안 (밤)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 강모가 혼자 생각에 잠겨 있다. 이때, 윤기훈이 들어선다)
강모 : 어쩐 일이세요?
기훈 : .. (신문을 툭 던져 놓는다) 내일짜 조간신문이야.
(강모, 신문을 펼쳐보면... ‘남서울 개발, 확대 지구 확정’ ‘개포지구 등에 대규모 택지 조성사업’ 등의 타이틀 기사가 보인다.
강모, 놀라는데..)
기훈 : 건대협 가입에 실패했다는 소식 들었다. 개포지구엔 아파트 밖에 못 들어설 텐데... 건축 승인을 못 받아내면 그 땅...
(이때,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강모, 수화기 들고, 네.. 하는데..)
정연 : (F) 나야... 황정연.
강모 : ..!
정연 : (F) 개포지구에 있는 그 땅, 간수 잘해. 안 그러면.. 휴지처럼 찢어져서 다 뜯어 먹힐 거야.
강모 : ..!! (굳어진다)
씬43. 만보건설 기획 이사실
정연 : (수화기 들고) 그 땅... 니가 날 팔아먹고 얻은 땅이잖아. 내가 그 땅을 가만 둘 것 같아?
강모 : ...
정연 : 근데.. 내가 노리는 거, 그걸로 끝 아냐. 그 이상이 될 거야. 명심하세요, 이강모 사장님. (수화기 놓는다, 차가운 눈빛)
씬44. 한강건설, 사무실
강모 : .. (수화기 놓는다)
기훈 : 앞으로 어떡할 거냐?
강모 : 어차피 우리가 필요한 건 연대보증이에요. 건대협 회장들 보증을 못 받으면 다른 걸로 받아내야죠.
기훈 : 거물급들이 연대 보증을 서 주지 않는 한... 말처럼 쉽진 않을 거다.
강모 : .. (마음 무겁다, 뭔가 생각)
씬45. 한옥집 전경 (낮)
씬46. 동, 방안
(백파가 개발계획 발표가 난 신문을 보고 있다. 경옥이 강모를 데리고 들어선다. 강모, 그 신문에 시선 가는데..)
경옥 : 이 사장님 오셨어요, 어르신.
백파 : .. (신문을 놓고) 앉게.
강모 : .. (앉는다)
백파 : 사업을 하다보면, 뒷걸음질 칠 수 있어. 하지만.. (본다, 눈빛) 주저앉는다면 그건 보통 일이 아니지.
강모 : 그런 일 절대 없을 겁니다.
백파 : 자넨 그동안 내 돈으로 사장님 행세를 하고 다녔어. 결실을 못 가져 온다면.. 그거 사기 아닌가?
강모 : 어르신...
백파 : (탁자 위에 의수를 올려놓는다) 이 손을 잘 봐.. 사업 계획서엔, 분명 아파트 공사를 하겠다고 했어.
(서슬 퍼렇게) 만약 날 상대로 사기를 친다면.. 자네의 온 몸뚱아리가 이놈 신세가 될 거네.
강모 : ..! (긴장)
경옥 : .. (두려움)
씬47. 한강건설 사무실 안
(여기저기 전화가 빗발친다. 영출과 소태, 복자가 각자의 자리에 앉아서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고...
시덕, 괴로운 듯이 지켜보는데.. 이때, 강모가 들어선다. 시덕, 강모야..! 다가가고..)
소태 : (수화기 들고) 우리 땅 안 판다니까요? 아니, 대체 어떤 놈이 그따위 소릴 해요? 우리, 금방 아파트 공사 한다니까 그러네?
경자 : (전화 중, 열 올리며) 여기가 무슨 복덕방인 줄 알아요? 땅 사려면 딴 데 가서 알아보라니깐요?
근데, 이 아저씨가.. 이년이라니? 엇다대고 욕질이야, 이 자식아.
영출 : (전화 중) 글쎄, 공사를 왜 안 해? 해야지.. 위약금? 무슨 위약금?
야, 거기에 시멘트가 한포가 들어갔어, 벽돌이 한 장 들어갔어? 이놈 보게? 공사 하면 되잖아, 임마.
강모 : .. (상황을 보고 무겁게)
시덕 : 우리가 아파트 공사 못하게 됐다고 소문났나 봐. 다들 땅 팔라고 난리야.
강모 : ..
시덕 : 하도급 업체에서도 계약 취소하겠다고...
강모 : .. (사장실로 들어간다)
시덕 : .. (한숨 내쉬는데)
씬48. 동, 사장실
(강모,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건다)
강모 : 나야, 형... 형한테 부탁 할게 있어.
씬49. 민홍기 사무실 안
(성모가 와 있다)
홍기 : 그러니까.. 그 한강건설이란 업체에 건축 승인을 해 달라, 그 말이지?
성모 : 예.
홍기 : 그 권한은 전적으로 한명석 국장 손에 달렸어.
성모 : 그러니까 선배님께 부탁을 드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홍기 : .. (보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성모, 니 부탁이라 꼭 들어주고 싶긴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문제로 한국장을 설득할 자신은 없어.
성모 :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홍기 : .. (한숨)
성모 : 저, 웬만해선 이런 부탁, 안 드리는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홍기 : 한국장을 움직일 사람이 딱 한명이 있긴 한데...
성모 : ..!! 그 사람이 누굽니까?
씬50. 개포지구 벌판 / 승용차 안
(아파트 개발 계획 조감도가 붙어 있다.
한명석이 오병탁을 모시고 벌판을 바라보며 뭔가 열심히 설명중이다. 몇몇 도시국 직원들이 수행해 있고...
그 일각의 승용차 안... 운전석의 성모와 조수석의 강모가 그들을 보고 있다)
성모 : 이전 정권 때부터, 개발계획을 주도했던 주역이야. 한국장한테는 스승과도 같은 존재지.
강모 : ... (차에서 내린다)
(그곳, 벌판... 강모가 다가오고 있고..)
병탁 : 그러니까 저 광활한 개펄 땅이 아파트들로 꽉 찬다 그거지?
명석 : 예, 위원장님. 곧 상전벽해가 일어날 땅입니다.
병탁 : 상전벽해라..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구만, 어? (허허 웃는데)
강모 : 안녕하셨습니까?
명석 : 이사장이 여긴 웬일이야?
강모 : (멀리 보며) 바람 쐬러 왔습니다.
명석 : 참, 저 개활지가 당신 땅이지?
병탁 : ..? 이 사람 누군가?
강모 : (얼른) 인사드리겠습니다. 한강건설 대표, 이강몹니다.
병탁 : 건설사 대표시구만. 근데, 저 땅이 임자 땅이라고?
명석 : 택지조성 발표가 났으니 곧 내놔야 합니다.
강모 : ..! (본다)
명석 :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면... 국가 시책에 따라서 헐값에라도 팔아야 합니다.
강모 : 위원장님께 긴히 드릴 말씀 있습니다.
명석 : 소용없어요, 이사장. 그 건축 허가권 만보건설한테 내 줄 생각이니까...
강모 : ...!! (노려보다가, 병탁에게) 잠시 시간 좀 내주십시오.
병탁 : 청탁을 하러 온 거구만. (명석에게) 그만 가지, 한국장.
명석 : 예, 위원장님.
(병탁과 명석이 승용차에 올라탄다. 그대로 출발해 버리고...
강모, 그쪽을 보고 있는데 성모가 다가온다)
성모 : (그쪽을 보며) 정치 자금을 걷어 들이면서도 단 한 번도 개인 착복을 하지 않을 만큼 청탁에 관해선 철저한 사람이야.
설득이 쉽지 않을 거다.
강모 : 오병탁 의원에 관한 개인 정보 좀 줄 수 있지?
성모 : .. (보면)
강모 : 형이 좀 도와 줘. 저 사람 못 꺾으면.. 우리 한강건설도 끝이야, 형.
성모 : 오병탁 의원한텐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아킬레스건이 있어. (본다) 설득을 하더라도 그 부분만 피해야 돼.
강모 : .. (보는데)
씬51. 병원 복도
(선그라스 차림의 경옥이 지배인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씬52. 동, 병실 안
(복자와 재수가 황태섭을 수발하고 있다. 복자, 물수건으로 태섭의 손을 쓱쓱 닦아주며...)
복자 : 얼른 일어나셔야쥬, 회장님. 요즘 사모님이 아가씨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난 거보면, 내가 다 속 터져 죽겠슈.
재수 : 거, 왜 쓰잘대기 없는 소릴 하구 그랴.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경옥이 들어선다)
경옥 : 실례합니다.
복자 : 뉘시유?
재수 : (알아보고) 오셨슈, 사장님?
경옥 : 회장님 좀 뵈러 왔어요.
재수 : 예.. 그럼 저희는 나가 있겄습니다. (복자를 끌고 나가며) 어여, 나와.
복자 : (나가며) 누군데 그래유?
재수 : 로열클럽.. 아니, 만보건설 주주분이셔. (나가고 나면)
경옥 : .. (선그라스를 벗고, 물끄러미 본다)
태섭 : .. (보며, E, 마음의 소리) 너한테 만큼은... 내 이런 모습 보이기 싫었는데...
(태섭, 눈을 감아 버리는데... 경옥, 복자가 놓고 간 물수건으로 태섭의 얼굴을 닦아주기 시작한다. 태섭, 놀래서 보는데...)
경옥 : 정연일 위해서라도 일어나세요... (눈물 고이며) 이대로 영영 못 일어나면... 이번엔 진짜로... 당신을 평생 원망할거 같아..
태섭 : (E) 경옥아...
(이때, 남숙과 정식이 불쑥 들어서며 그 광경을 보는데... 경옥, 놀라며 얼른 선그라스를 끼며 눈물을 감추고...)
남숙 : (다가온다, 의심스런) 여기서 뭐해요?
경옥 : (침착하게, 따지듯) 회장님 병수발이 너무 형편없네요.
남숙 : 그래서? 지금... 그 손으로 회장님 얼굴 만지고 있었어요?
경옥 : 말 똑바로 하세요. 만진 게 아니라 닦아주고 있었어요.
남숙 : 당신 도대체 뭐야?
경옥 : 뭐라뇨?
남숙 : 대체 이 사람하고 뭔 관계냐구..!
태섭 : ..! (두 사람을 본다)
경옥 : 몰라서 물어요? 만보건설 대주주로서..
남숙 : (OL) 너 술집 마담이잖아..! 서로 내연의 관계라도 되는 거야?
정식 : 어, 엄마..
경옥 : 말 다했어요?
남숙 : 묻는 말에나 대답해. 너, 대체 정체가 뭐냐구..!
경옥 : (차갑게 웃으며) 내일 당장 임시 주총이라도 발의해야겠네..
남숙 : 뭐?
경옥 : 병수발이 형편없어서 회장님, 곧 돌아가실 거라고 걸고 넘어져 봐? 주가 폭락하고, 주주들, 들고 일어나면...
당신, 임시 주총에 나와서 무사 할 수 있을 것 같아?
남숙 : 그, 근데 이 여자가..
정식 : 요즘 울 엄마가 신경이 부쩍 날카로워져서 그런 거니까 이해하세요.
경옥 : 회장님 똑바로 보필해요. 안 그러면.. 나만 주식 빼는 걸로 안 끝나고 만보건설, 구렁텅이에 몰아 놓을 수도 있으니까...
(밖으로 나간다)
남숙 : 저, 저게 정말...!
씬53. 동, 밖 복도
(나오는 경옥, 선그라스를 벗고 병실 쪽을 본다. 여전히 눈물이 그렁한 채.. 마음 아프게 가는데...)
씬54. 동, 병실 안
정식 : 엄만 왜 쓸데없는 소릴 해가지구...
남숙 : 너, 지금 당장 가서 저 여자 과거 캐내 봐.
정식 : 어?
남숙 : 저 여자, 니 아부지하고 어떤 관곈지 알아보란 말야.
정식 : 엄마두 참..! 별걸 다 시키구 그래.. (나간다)
남숙 : (태섭을 노려보며) 당신, 저 여자랑 손잡고, 정연이 후계자 만들었지? 내 눈 못 속여.. 틀림없이 보통 관계 아냐, 그렇지?
태섭 : ... (긴장한 눈초리)
씬55. 한강건설, 사장실 (밤)
(불꺼진 사무실 안... 한쪽에 철지난 신문지들이 잔뜩 쌓여 있다.
강모가 스탠드 불빛으로 신문지를 가위로 오리고 있다.
‘와우아파트 붕괴’ 기사... 그 옆에 아미 오려둔 신문 스크랩들이 널려있고...
강모, 또 다른 신문을 펼쳐들고 살피는데... 1975년 2월짜 사회면 ‘오병탁 의원 아들 내외,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 타이틀..
강모, 기사를 보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강모 : (수화기 들고) 네..
성모 : (F) 내일 오후 두시에 오병탁 의원과 미팅 잡아 놨다.
강모 : 고마워, 형.
(강모, 수화기 놓고 ‘오병탁 의원 아들 내외,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 기사를 물끄러미 보며... 그 위로 )
성모 : (E) 오병탁 의원한텐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아킬레스건이 있어. 설득을 하더라도 그 부분만 피해야 돼.
강모 : .. (심각하게, 뭔가 생각)
씬56. 오병탁 사무실 안 (낮)
(오병탁이 업무 중이다. 노크소리.. 네.. 대답하면 강모가 검은 서류가방을 들고 들어선다.
병탁, 강모를 보더니 굳어지며...)
병탁 : 뭐야? 민홍기 의원이 보낸 사람이 당신이야?
강모 : 잠시만 제 말씀을 들어주십시오.
병탁 : 안 들어두 빤 한걸 왜들어? 그만 나가 봐.
강모 : 위원장님.
병탁 : 나가보라니깐..!!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병탁, 수화기 들며, 네... 하는데)
홍기 : (F) 접니다, 위원장님.
병탁 : 이봐. 민의원? 저 사람 대체 뭔데 나한테 보낸 거야?
씬57. 민홍기 사무실 안
(홍기가 전화중이다. 성모가 옆에 있고..)
홍기 : 제가 언제 위원장님께, 해가 되는 일 한 적 있습니까? 저를 믿고 한번만 말씀 좀 나눠보세요. 예, 곧 찾아뵙겠습니다.
(수화기 놓는다)
성모 : 고맙습니다, 선배님.
홍기 : 성모, 니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 자리까지 어떻게 왔겠어? 더 못 도와줘서 내가 오히려 미안하지.
성모 : .. (미소, 뭔가 생각)
씬58. 오병탁 사무실 안
(병탁과 강모가 마주 앉아 있다. 강모, 서류가방을 앞에 놓는다)
병탁 : (노려본다) 정치자금 같은 거... 내 소관에서 떠나지 오래됐어.
강모 : 그런 거 아닙니다.
병탁 : 그럼? 내 용돈인가? 민홍기 이 사람 안되겠구만..!
(강모, 가방을 열어 보인다. 오려둔 신문 스크랩들이 가득하고..)
병탁 : 이거 뭐야? 신문지잖아?
강모 : 지난 칠십년 대에 있었던 건설 관련 사고들만 모은 신문입니다.
(병탁, 들고 본다. 와우 아파트 붕괴부터 각종 아파트 붕괴사고.. 연탄가스 사고.. 장마철의 붕괴 사고 등이 한눈에...
*오병탁 아들에 관련된 기사는 없습니다)
강모 : 아파트 붕괴사고를 비롯해서 수많은 사고들이 부실 공사에서 시작됐습니다.
병탁 : 그런데? 이걸 나한테 보여주는 저의가 뭐야?
강모 : 부실공사가 왜 시작됐는지.. 위원장님께서 가장 잘 아실 겁니다.
한쪽에선 건설사를 압박해서 돈을 걷어 들이고.. 다른 한쪽에선 뇌물로 공사 수주를 따내고..
병탁 : 대체 나한테 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강모 : 이 모든 책임이 위원장님한테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병탁 : ..!! 뭐?
강모 : 그 돈을 거둬들인 장본인이 위원장님시니까요.
병탁 : 너, 이 자식..!! (재떨이를 집어 던지려는데)
강모 : 제 어머닌 연탄가스로 돌아가셨습니다.
병탁 : ..!! (멈칫한다)
강모 : 제가 아파트를 짓고 싶은 이유는 단 한 가집니다. 더 이상 연탄가스 사고로 사람이 죽는 일이 없는..
그런 싸고 좋은 집에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
병탁 : .. (노려본다)
강모 : 정치자금으로 낼 돈이면 충분히 기술 개발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위원장님께서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신다면...
저한테 건축 승인이 나도록 도와주십시오.
병탁 : (노려보며) 나가 봐..
강모 : .. (보면)
병탁 : 나, 양심은 있지만 가책 같은 거 없는 사람이야.
강모 : 위원장님..
병탁 : 어서 나가라구...!
(강모, 틀렸구나.. 신문지들을 가방에 챙겨 넣고 인사하고 나간다.
병탁, 잠시 생각하다가.. 서랍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든다.
오래된 흑백 가족사진... 십년 전쯤의 오병탁과 아들내외가 함께 찍은 사진이다.
병탁의 눈에서 눈물이 고이는데..)
씬59. 개포지구 벌판
(강모가 손에 가방을 든 채 망연하게 너른 벌판을 바라보고 있다. 바람이 불고 있고..
이때, 가방 한쪽이 툭, 열리며 신문지들이 바람에 날려서 벌판에 나부낀다. 강모의 눈에 눈물이 고여 오고...)
씬60. 한강건설, 사무실 안
(시덕과 소태, 영출이 초조하게 강모를 기다리고 있다. 경자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고..
이때, 강모가 빈 가방을 들고 힘없이 들어선다. 소태, 영출, 시덕이 얼른 강모에게 모여들며...)
시덕 : 어떻게 됐어, 강모야?
영출 : 아파트 짓게 해준다고 허락 받은 겨?
강모 : .. (미안하다, 무거운데)
소태 : 얘 또 쑈하네? 야, 그러지 말구 속 시원하게 말해 봐. 건축 승인 난 거 맞잖아? 그치?
강모 : .. 아무래도 그 땅 팔아야 할 거 같아.
좌중 : .. (실망)
강모 : 미안하다..
영출 : ... 그래, 뭐 까짓 거 아파트 안지면 어때? 그 땅 팔아서 딴데다가 집짓구 그러면 되지. 안 글랴 소태야?
소태 : 그, 그럼요. 야, 걱정 마. 강모야. 아파트 안 져두 돈 벌 데 많아.
(강모, 쓸쓸하게 사장실로 가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경자가 받고.. 강모, 보는데..)
경자 : 네, 한강건설입니다. (사이) 네? 그런데요? (사이, 대수롭지 않게) 알았어요. 네.. (수화기 놓는다)
시덕 : 뭔 전화야?
경자 : (매니큐어 바르며) 뭐, 도시국인가 뭔가 하는 덴데.. 뭘 내준데네?
강모 : ..! (다가가고) 내주다니? 뭘?
경자 : 뭐랬더라...? 맞다, 건축승인.. 그거 내준데..
강모 : ..!! 틀림없이.. 건축승인이라고 했니?
경자 : 오빠.. 나, 머리 똑똑하거든? 그거 못 알아 들었을까봐?
강모 : ..!! (뛰쳐나간다)
시덕 : ..!! (따라 나가고)
영출 : 진짜.. 건축승인 내준다고 그랬어?
경자 : 다들 귀가 먹었어요? 그렇다니까..!
(소태와 영출, 얼굴 마주보더니 환호성을 울리며 끌어안고 난리친다)
소태 : 됐어, 해냈어..!!
영출 : 내가 그러줄 알았어, 강모 쟤가 어떤 앤데..
소태 : 이게 꿈이냐, 생시냐..! 경자씨가 복덩이여, 복덩이..!! (끌어안으면)
경자 : 왜이래요..! 매니큐어 다 번지잖아..!!
씬61. 시청, 국장실
(급히 들어서는 강모..)
강모 : (격앙되고) 우리한테, 건축 승인을 내주신다고 들었습니다.
명석 : .. (보던 서류 덮고) 오병탁 의원께서 모든 책임을 지신다고 했어요.
강모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국장님.
명석 : 헌데, 문제가 하나 있는데...
강모 : ..? 문제라뇨?
명석 : 승인 신청은 냈는데.. 최종 결정은 건설부에서 날 거요.
강모 : 도시국에서 신청을 하면 통과되는 거 아닙니까?
명석 : 대개의 경우는 그런데... 이번엔 의외의 변수가 있어서...
강모 : 그 변수란 게 뭐죠?
명석 : 요즘, 장관께서 자문단을 아주 많이 신뢰하고 계세요. 그 자문 위원이.. 바로 조필연이오.
강모 : ..!! (크게 놀란다)
명석 : 조필연이 반대를 하면... 장관께서도 승인을 거절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강모 : ... (놀라서) 지금.. 조필연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되죠?
씬62. 요정집 마당
(강모와 시덕이 급히 걸어 들어서고 있다)
시덕 : 강모야..
강모 : .. (가는데)
시덕 : (잡는다) 가봤자, 소용없어. 조필연이 미치지 않고서야 우리한테 승인을 내줄리 없잖아.
강모 :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가서 부딪쳐는 봐야지. (간다)
시덕 : ... (인상 구기며 따라가고)
씬63. 동, 복도 / 방안
(강모와 시덕이 걸어 들어온다. 이때, 방에서 나오는 성모.. 강모와 마주치고...
강모, 잠시 성모를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성모 : (막는다, 낮게) 들어가지 마.
강모 : ... (가려는데)
성모 : (못 들어가게 잡는다) 가지 말래두...
(강모, 성모를 밀치듯... 방문을 천천히 미는데... 크게 웃고 있는 조필연과 고재춘이 보인다.
문이 더 열리면서... 드러나는 여인의 뒷모습... 여인이 뒤돌아보는데.. 정연이다. 정연, 싸늘하게 웃으면서 강모를 바라보는데...
강모, 정연을 보며 놀라며.. 필연, 웃음을 그치고 강모를 본다)
정연 : (필연에게) 그럼..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필연 : 멀리 안 나가요, 정연양..
(정연, 일어서서 나오다가 강모를 본다. 의기양양한 시선...)
정연 : (작고, 차갑게) 니가 한발 늦었어, 이강모..
강모 : .. (보는데, 눈빛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