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트레킹 일정에 ‘꽃 길’을 넣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개화시기에 딱 맞춰 길을 떠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최근 몇년간 이어 온 이상기온으로 꽃피는 시기가 들쭉날쭉해졌습니다.
이번 진달래트레킹의 원래 목적지는 대구 비슬산입니다.
대구시에서도 작년에 정한 마힐로 일정과 똑같이 13일을 참꽃축제 개막일로 잡았습니다.
(참고로 경상도에선 진달래 꽃잎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참꽃’이라고 부릅니다.
반면 같은 진달래과인 철쭉은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개꽃’이라고 폄하합니다)
하지만 헛집었습니다.
이날 비슬산 참꽃 군락은 개화율이 30%를 밑돌았습니다.
아마도 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속이 타들어갔을 겁니다.
마힐로가 경남 창원 천주산으로 급선회한 배경입니다.
천주산 진달래축제는 지난 주말 막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론 꽃이 때깔을 잃었을까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천주산 8부 능선에 올라갔을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기분입니다.
화려한 분홍빛을 내뿜고 있는 싱싱한 진달래가 산머리를 뒤덮었습니다.
마힐로가 절정의 시기에 맞춰 잘 찾아온 겁니다.
‘하늘을 받치고 있다’는 뜻을 가진 천주산은 해발 639m입니다.
청주의 진산인 우암산이 353m이나 대략 300m가 더 높습니다.
평소 걷기운동을 게을리한 사람들에겐 어려운 코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네 뒷산이라도 꾸준히 걸었다면 금방 올라갈 수 있는 길입니다.
MZ세대는 물론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 외국인들도 씩씩하게 올라왔습니다.
이 산은 진달래 군락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6부 능선부터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잣나무숲이 일품입니다.
잣나무가 울창해 어둡고 그늘진 숲은 시각적으로도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어디선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온몸을 휘감습니다.
그래서 그 숲에서 앉아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거나 홀로 명상을 하는 이도 보입니다.
피톤치드를 호흡하고 청량감을 음미하며 숲의 끝에 이르렀을때 우리가 기대했던 '천상의 화원'이 등장합니다.
마치 장막이 걷히고 조명이 켜진 거대한 무대처럼 수만평의 핑크빛 능선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온 산에 불이 난듯 황홀한 풍경입니다.
천주산은 이원수 선생의 동요 ‘고향의 봄’ 모티브가 됐던 곳입니다.
산 정상에 오르면 남쪽으론 가고파의 고향 마산 앞바다가, 동쪽으론 창원시내가 조망됩니다.
운치있는 잣나무숲, 화려한 진달래 군락, 광활한 전망은 이 산의 매력포인트입니다.
청주에서 그 먼길을 달려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 노고가 한순간에 달아납니다.
천주봉 정상인 용주봉 아래 진달래 군락으로 가는 길은 지름길과 완만한 길이 있어 선택하면 됩니다.
마힐로는 살짝 가파른 잣나무숲 지름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돌탑위에 장승을 설치한 조형물입니다.
다소 가파르긴 하지만 고즈넉한 숲의 풍경때문에 기분이 상쾌합니다.
돌탑앞에서 밝게 웃고 있는 산드라.
"친구야 진달래 보러 가는 길이 쉽지 않지~~?"
"고생을 해야 멋진 풍경을 보는거야.... 힘내자.."
/몽이와 달구나.
" 젊은친구들이 뭘 이정도 길 갖고~~."
느티나무아래와 페퍼민트연
"이런 숲이라면 얼마든지 걷겠어요~~~"
느티나무아래.
"숲향도 좋고 청량감이 있는 숲길이네요~~~"
연부인
"이런 길은 진달래를 좋아하는 친구 '달래'와 같이 와야 하는데~~~"
골드스푼.
잣나무 숲길을 걷는 것은 산림욕하는 것처럼 기분을 상쾌하게 합니다.
/ 코바기와 개나리부부.
드디어 도착한 천주산 정상 부근 진달래 탐방길 입구.
중간에 간식타임을 갖지 않는다면 1시간이면 도착합니다.
어린이회관~상당산성 코스와 비교하면 체감상으론 난이도가 비슷합니다.
진달래에 취한 회원들은 이 곳에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잣나무숲을 벗어나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진달래군락 포토존.
분홍빛 진달래 능선을 배경으로 수국, 동추, 팬더, 산드라.
가볍게 첫번째 포토존에 도착한 만세와 친구.
"학창시절 소풍 온 기분인데~~~"
청주여중 동창인 수국과 산드라.
"진달래와 잘 어울리쥬~~~"
비홍.
천주산 정상에 오르면 360도 각도로 '마창진'으로 불리는 '마산, 창원, 진해'가 조망됩니다.
어쩌다시스터즈의 큰 언니, '어쩌다한번'
진달래 숲으로 접어든 '어쩌다시스터즈'의 화기애애한 모습.
정상이 보이는 9부 능선에서 어쩌다자매 세째.
어쩌다자매 둘째.
어쩌다자매 막내.
"진달래 트레킹에 오려고 아웃도어도 새로 장만했어요~~~"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알리'에서 단 돈 2만5000원에 구매한 모자 ,티셔츠, 반바지, 등산화까지 풀세트로 갖춰입고 즐거워하는 비홍.
(저렴하긴 한데 슬리퍼는 오른발용만 와서 버렸다는....)
티 하나 없이 맑은 파란하늘 아래 곱고 싱싱한 자태를 뽑내고 있는 진달래~~~
천주산 진달래 군락은 지난주말 80%, 이번 주말 90%, 다음 주말이면 100% 개화할 것 같습니다.
/ 수국
진달래 능선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은 팬더.
"정상까지 올라온 내가 너무 대견스러워요~~~"
/ 산드라.
' 꽃길만 걷자'고 다짐하고 있는 어쩌다시스터즈.
"꽃길은 우리도 늘 걷고 싶어요~~~"
수국과 팬더. / 포토바이 백화산.
진달래군락 제 2 포토존에서...
/ 동추, 신옥수, 다이아....
핑크빛 능선을 배경으로...
몽이 / 포토바이 백화산
마동석 만큼이나 '알리'패션과 잘 어울리는 '비홍'
진달래 언덕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 포토바이 백화산
사진상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 진달래 군락은 훨씬 광활하고 멋집니다.
제 2포토존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에서 도청팀과 비홍.
/ 포토바이 백화산
진달래 군락 너머 멀리 마산 시내를 바라보고 있는 팬더.
마창진 한가운데 위치한 천주산.
" 천주산에 오길 참 잘한것 같아~~'
흐믓한 미소를 띠고 있는 수국.
진달래 능선 제 1 전망대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마힐로 회원들....
하산길에 만세와 친구.
천주산 능선을 뒤덮은 진달래.....
이원수 선생님은 이 산에 올라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로 시작하는 국민동요 '고향의 봄'을 작사했습니다.
첫댓글 240415 05:00
저날은 갔으되 사진은 추억으로 남겨주니 다행입니다.
마힐로 덕분에 가보게 되는 코스.
다음날인 14일 일요일엔 불교대학에서 성지순례로 강원도 상원사를 다녀왔습니다.
불과 얼마전 마힐로에서 다녀온 선재길코스로 월정사까지 갔던 코스였었는데 그 월정사를 두번씩이나 가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건만....
인생이 장담할거 하나 없다더니...
그렇게 주말을 보냄이네요.
부럽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