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PC업체 레노버가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을 대폭 키우게 됐다.
◆레노버 스마트폰 순위 높아져…삼성전자(005930) (1,280,000원▼ 3,000 -0.23%)·애플 추격
29일(현지시각) 구글은 스마트폰 부문을 담당하는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29억1000만달러(약 3조1000원)에 레노버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레노버는 휴대전화 하드웨어 기술을 갖춘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손에 넣으면서 스마트폰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이번 인수로 레노버는 북미 지역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중요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레노버의 양위안칭 회장은 “모토로라는 레노버에게 보물”이라며 “레노버와 모토로라가 힘을 합쳐 성장 궤도를 오르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주자들을 추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에는 모토로라 브랜드와 모토 X(Moto X)와 모토 G(Moto G), 드로이드(DROID)TM 울트라 시리즈와 같은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모바일 제품도 모두 포함됐다;
레노버는 기존의 PC역량과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관련 특허, 그리고 스마트폰 생산역량 등을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는 몇년전부터 PC를 중심으로 디바이스를 태블릿, 스마트폰, 스마트TV로 확대시키는 ‘PC플러스(PC+)’라는 전략을 세우고 역량을 키워왔다. 새로운 디바이스는 PC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만 그 핵심은 PC와 같다고 보고 기초 체력(PC)을 탄탄히 하겠다는 것이다.
레노버의 스마트폰 순위도 두 계단 뛰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레노버는 2013년 4550만대(4.5%)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5위를 기록했다. 모토로라의 판매량을 더하면 화웨이(4880만대)와 LG전자(066570) (66,100원▼ 100 -0.15%)(4770만대)를 추월하고 3위 자리로 오르게 된다. 레노버는 2012년에는 2370만대(3.3%)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데 그쳤지만 1년만에 판매량이 91.7% 증가했다.
레노버는 글로벌 PC시장에서도 주요 PC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IDC에 따르면 레노버는 2013년에 5380만대의 PC를 판매,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PC시장 1위에 올랐다. 레노버는 노트북과 태블릿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컨버터블PC 및 태블릿 제품군으로 시장 확대에 힘써왔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레노버-모토로라 인수가 마무리되면, 연간 1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구글, 125억에 샀다가 30억에 매각했지만…특허권 대부분 유지
구글은 2012년 125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모토로라를 인수했지만, 약 2년만에 30억달러에 저가 매각하게 됐다. 하지만 구글로서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당시 1만7000건에 달하는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부문 특허를 손에 넣었고 이번에 매각하면서 대부문의 특허권을 구글이 그래도 보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로 휴대전화 부문 특허 2000건을 손에 넣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거액을 주고 모토로라를 인수한 주된 이유도 모토로라가 가진 모바일 특허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맹주 역할을 유지하며, 제조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애플의 자회사격인 록스타 컨소시엄이 LG전자(066570) (66,100원▼ 100 -0.15%)를 포함한 다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구글은 모토로라를 통해 ‘모토X’ 등을 내놓으면서 실제 스마트폰 하드웨어를 어떻게 제조하는지도 배우게 됐다. 모토X는 북미 지역에서도 예상만큼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구글은 하드웨어 노하우를 배우면서 더 좋은 OS를 만들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