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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안부)
은하 김현희
새벽에 눈 뜨면
머리맡에 있는
휴대전화기로
제일 먼저 손이 갑니다
밤새 무음으로 잠자던 휴대전화기가
기지개를 켜면
여기저기서 날아든
소식들이 날개를 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다소곳하게 들어와 있는
안부 문자에 배시시 미소가 터집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더위 가고 나니 기온 뚝입니다"
"아프지 않게 건강 잘 챙기세요"
가끔은 "사랑한다"는
말도 고명으로 얹어 놓고
덧붙인 이모티콘들도 귀엽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누군가에게 안부 인사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휴대전화 창에 패턴을 걸어놓았습니다
다 열어 놓아도
훔쳐 갈 것 하나 없지만
나만의 공간 최초 출입자는 내가 되고 싶어서
형식상 헐렁한 자물쇠를 걸어 놓은 것입니다
갖은 미사여구로
양념하지 않아도
진솔함이
그대로 묻어나서
아름다운 글귀들
"잘 주무셔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가을바람이 찹니다.
창문 닫고 이불 꼭 덮고 주무셔요."
한 번이라도 내가 먼저 안부를 물었던가
되돌아봅니다
답장은 필수입니다
이미 여름을 장식해버려
계절을 잃어버린 코스모스
그러나 날아든 안부 문자는
가을향 물씬합니다
오늘 저녁엔 먼저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은 분명 여름보다 아름답겠지요?
옷깃을 풀어 헤치는 계절보다는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운치 있지요
늘 변함없는 마음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먼저
인사드리고 싶어서
어둠이 내려앉자마자
문자 넣습니다
지금 주무실 시간은 아니지요?
몸 건강 마음건강
건강을 빌며......"
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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