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더방입니다. 저번에 "수도권집중현상과 학령인구감소"라는 주제로 초광역권 경제권 설정과 국가균형발전이 중요하다는 요지로 글을 썼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댓글도 달아주셨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깨시오, 난이님 특히 정성스런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댓글에 감사하다는 대댓글을 달지못해 송구합니다.
최근에는 "이준석현상"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민주당의 과제에 대해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관점입니다. 저는 90년대생(93년생)이지만 제 관점에 반대하는 젊은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40-50 어른분들의 의견도 괜찮습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생각 환영입니다. 부끄럽지만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1. 보수의 세력교체. 근대적 국가주의 보수에서 현대적 능력주의 보수로 세력교체.
2. 민주당, 능력주의(비례적 공정)에 맞서는 담론(사회적 연대, 보편적 공정)을 만들어라.
3. MZ세대에게 드리는 제안- 우리 90년대 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연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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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수의 세력교체. 근대적 국가주의 보수에서 현대적 능력주의 보수로.
이준석씨가 최근 국민의 힘 당대표 선거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당대표가 될 듯합니다. 많은 언론들이 주호영, 나경원을 "올드세대"로 규정하고 이준석씨를 "뉴세대"로 규정합니다. 언론은 아무래도 세대교체라는 프레임으로 분석합니다. 하지만 저는 세대교체보다는 "세력교체" 프레임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한국의 보수, 한국의 주류세력의 세계관은 "국가주의 보수"이었습니다. 이 세계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주도형 산업화와 군부-신군부의 독재정치를 통해 형성되었고 뿌리내렸습니다. 대한민국은 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50년 6.25전쟁 후 절대빈곤에 허덕이었습니다. 보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주도형 산업화를 통해 나라를 절대빈곤에서 구출했다고 자랑합니다. 또한 보수는 반공의 세계관을 통해 군사독재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우위를 낼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개인의 자율보다는 국가에 대한 충성을 내세우며 북한에 맞서는 반공정신을 강조합니다. 국가주의 보수가 이들의 통치이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이라는 한때 능력주의를 내세우는 시장형 보수(친이)가 집권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보수 주류는 국가주의 보수(친박)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정치인이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입니다. 아버지가 만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지키기위해 대통령이 되었다고 스스로 말합니다. 친박이라 불리는 이 정치세력이 산업화와 신군부의 세력에 뿌리를 둔 한국의 보수주류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최대 아킬레스 건은 "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입니다. 79년 10.16부산-마산항쟁을 통해 10.26사태로 18년 군사정권 통치는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은 12.12 쿠테타와 5.17쿠테타를 통해 정권을 찬탈합니다. 신군부의 정권연장에 반대하여 저항한 민주주의 운동이 "5.18광주민주화운동"입니다. 총과 칼로 잔혹하게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뒤에 정권을 잡은 세력이 전두환의 신군부세력입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진실입니다. 한국의 보수주류에게는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과거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산업화를 부각하고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자 시도했습니다. 더나아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역사왜곡을 일삼았습니다. 북한군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개입되었다는 것을 유포했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역사왜곡을 통해 어떻게든 면피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국가에 대한 충성과 반공정신으로 무장한 국가주의 보수는 2016년 촛불혁명을 통해 퇴출을 맞았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통해 국가운영을 사유화한 국가주의 보수세력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사망선고를 받았습니다. 한동안 한국의 보수주류는 갈팡질팡했습니다. 바른정당과의 분당을 겪기도 했었고, 안철수 대표와의 당 통합(바른미래당)도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준석이라는 능력주의를 표방한 새로운 이념을 내세우는 정치세력이 등장했습니다.
세력교체는 새로운 통치이념을 동반합니다. 새로운 세력은 이전 세력과는 다른 가치관을 통해 차이점을 부각합니다. 이준석씨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반공이데올로기보다는 개인주의, 개인간의 공정한 경쟁을 통한 능력주의를 내세웁니다. 원래 보수는 능력주의과 엘리트주의를 표방합니다. 그는 저서에서 청년, 여성 할당제보다는 성별과 나이 구분없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결과의 차이를 강조합니다. "배려"가 "역차별"을 낳는다고 반대합니다. 정부가 결과의 차이를 조정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지방의대/약대 지역인재 40%할당에 반대합니다. 공정한 경쟁(공개채용, 지역구분없는 공정경쟁)을 통해 선발해야지, 비정규직이라서, 지역출신이라는 "배려"가 능력있는 사람들을 배제시키는 "불공정"을 낳는다고 주장합니다.
공정은 크게 비례적 공정과 보편적 공정으로 나뉩니다. 비례적 공정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능력있는 사람이 더 많은 성과를 챙기는 것이 정의롭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보편적 공정은 공정한 경쟁도 중요하지만, 구조적 환경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사례로 들겠습니다. 비례적 공정은 모두가 납득할 만한 공정한 채용절차를 통해 "정직원"이라는 신분과 그에 걸맞는 임금이 주어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공개채용만이 공정하며, 공정한 공개채용을 밣지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보편적 공정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현실과 구조를 지적합니다. 그들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임금구조를 지적하고 그들이 장시간 일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지적합니다. 하루 종일 공부할 여견이 되는 구직자와 장시간 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조건 공개채용이라는 동일한 잣대로 들이대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저는 이준석씨가 바로 전자, 비례적 공정에 기반을 둔 "현대적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러니 하게도, 이준석씨도 유승민의원실에서 국회인턴으로 일했었습니다. 이준석씨 아버지가 유승민의원과 막역한 친구사이라고 합니다. 아빠찬스입니다. 또한, 2012 박근혜 비대위 청년몫으로 비대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박근혜 키즈"라고 내세웁니다. 즉, "청년" 몫으로("청년"할당)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왔습니다. 청년 할당으로 들어온 그는 할당제 폐지를 주장하며 여성과 호남의 배려는 필요없으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두가 승복한 말한 공정한 룰을 만들겠다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능력있는 엘리트가 사회을 변화시킨다는 입장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비례적 공정경쟁과 엘리트주의라는 현대적 능력주의 보수주의 통치이념을 내세우며 과거의 국가주의와 반공이데올로기라는 국가주의 보수를 대체하려고 합니다. 그는 당대표가 된다면 당직자부터 성별, 나이에 구분없이 시험을 통해 당의 주요보직을 공정경쟁으로 채우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실제 당대표가 되어 국민의 힘의 세력을 교체하는데 성공한다면, 한국의 주류 보수정당은 과거의 국가주의 보수정당에서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현대적 보수정당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보수의 세력교체입니다.
2. 민주당, 능력주의(비례적 공정)에 맞서는 담론(사회적 연대, 보편적 공정)을 만들어라.
만약 보수의 주류가 능력주의 정당으로 탈바꿈한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될까요? 한동안 이슈선점에서 밀려날 것입니다. 왜냐구요? 청년세대는 비례적 공정에 민감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청년들과 청소년들은 치열한 경쟁에 놓여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취업하기 전까지 대입, 일자리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물론 과거에도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현 40대 후반은 IMF세대라고 합니다. 20대 대학생 때 외환위기를 맞은 세대가 가장 어렵다고 푸념합니다. 그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90년대 생과 2000년생 청소년들은 초등학생때부터 심한 경쟁에 노출되는 구조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초등학생때는 중학교 선행학습을 하고, 중학교에서는 외고-특목고 입시준비를 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우열반을 두었으며, 입시에 준비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온 뒤에는 고시, 변호사, CPA, 공기업, 대기업 정규직, 기타 전문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준비합니다. 학점에서 상대평가라면, 시험볼 때 학우들 모두가 예민해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소위 MZ세대는 가치관이 정립되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인 코호트 시절에 치열한 경쟁을 겪습니다. 당연히 청년세대는 공정이 중요한 가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시험의 결과가 인생을 좌우하니까요. 결과의 차이가 클수록 과정의 공정성에 예민해집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좋은 명문대학과 남들이 선망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것이 청년세대의 가장 큰 목표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한국사회는 계층이동이 사실상 더이상 힘든 사회현실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직업을 투잡, 쓰리잡을 통해 버는 돈보다 부모님으로부터 건물을 물려받아 임차인으로부터 매달받는 임대료가 더 큰 돈을 버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피케티 교수가 자본소득(임대료, 불로소득)이 노동소득(월급, 시급 등)을 추월하게 되어 "세습 자본주의"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사회는 이미 세습자본주의 사회입니다. MZ세대는 자신의 노력으로 계층상승을 하기보다는 부모님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신의 삶을 좌우하는 세대에 살고 있습니다. 금수저-흙수저 담론이 바로 청년세대가 놓여있는 사회경제적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계층이동이 막힌 현실에서는 "한탕주의"가 유행하기 마련입니다. 청년세대가 주식과 비트코인에 매달리는 이유가 어쩌면 노력으로 내 삶을 바꾸기 어렵다는 자조에서 벌어지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청년세대는 더더욱 남은 좋은 일자리마저 공정한 채용절차와 공정한 과정이 지켜지길 바랍니다. 노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문이라도 공정한 룰이 집행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경쟁 중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청년세대가 공정한 경쟁에 매달리다 보니 더 큰 구조적 불공정에 둔감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명문대생일수록,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은 청년일수록 개인의 능력을 내세우는 경향이 강합니다. 자신의 노력이 사회에서 인정받기를 바랍니다.(저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많은 젊은 세대가 이 의견에 반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특히 절차의 불공정에 민감합니다. 불공정한 절차는 결과의 차이를, 사회의 인정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19년 조국 전 장관 딸의 입시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서울대생과 고려대생들은 조국 전 장관의 입시 불공정 의혹에 촛불을 들었습니다. 불공정과 부정의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위험한 작업현장에서 홀로 일하다 사망한 고 김용균 노동자가 겪는 열악한 노동환경(저임금, 죽음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이들은 원청과 하청, 재하청으로 내려가면서 임금은 점차 저임금이 되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라서 다치거나 사망사고가 나더라도 원청회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며, 설사 원청이 책임을 지더라도 경력이 많은 숙련공이 아닌 연차 낮고 나이 어린 청년이라 재해부조금이 매우 낮게 나오는 현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자기들이 겪을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관심합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슈에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비정규직노동자가 처한 구조를 보지 않고 공정한 공개채용절차를 밟지 않았으니 불공정하다며 분노합니다.
민주당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례적 공정과 능력주의에 맞써 싸울 담론을 형성해야 합니다. 20대를 남녀로 세대로 갈라치는 보수정치권과 보수언론과 담론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상대방이 새로운 무기를 내세우면 새로운 방식으로 맞대응을 해야합니다. 비례적 공정에 민감한 20대 청년들을 납득시킬 만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일관되게 관철해야 합니다. 밭을 갈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1. 교육제도/입시제도 개선(제도개선)= 경쟁이 만연한 교육현실에서 협력과 연대정신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정말 코호트 시절의 형성된 가치관이 인생을 좌우하는 가치관으로 자리잡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남이 처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을 만들어야 합니다.
2.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이 쏟아내는 20대 청년 갈라치기 보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정적 보도에 대해 맞써 싸워야 합니다.(언론대응) 언론은 담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사회기능을 합니다. 언론은 국민들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조중동, 보수종편, 경제신문들이 만드는 갈등야기적 프레임에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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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셜 믹스가 정책적으로 필요합니다. 같은 20대라도 처해있는 현실이 천지차이입니다. 누구는 좋은 부모만나서 명문대와 명문대 로스쿨을 들어온 청년이 있지만, 누구는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자신의 생계를 위해 배달앱 서비스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이 있습니다. 즉, 청년 세대 내 양극화도 매우 큽니다. 문제는 20대 청년들은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청년들만 만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명문대생은 명문대생들끼리, 지방대생은 지방대생들끼리, 고졸취업청년은 고졸취업청년들끼리 어울립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다양한 계층에 놓여있는 청년들이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상층 가정의 명문대 로스쿨 다니는 대학원생과 하루하루 도로를 누비면서 일하는 배달앱 청년노동자가 서로 친구가 될 때 서로가 처해 있는 삶을 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만나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알게 된다면 청년세대가 생각하는 "공정"의 범위도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정책 차원에서 "청년 오프라인 만남"을 제안합니다.
보수정당이 비례적 공정과 능력주의(엘리트주의)라는 새로운 담론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새로운 담론에 새로운 담론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비례적 공정과 엘리트주의에 대척점은 "사회적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연대란 비록 내가 처해있지 않지만 남이 처해있는 사회 현실에 같이 분노하고 함께 응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현실에 같이 공감하고 함께 문제제기 할때 사회현실은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청년세대는 "각자도생"입니다. 개인주의 가치관 더불어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까지 치열한 경쟁을 겪은 세대입니다. 사회구조가 그렇다보니 협력하여 뭘 같이 하기보다는 공정한 경쟁을 선호합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청년세대는 사회적 연대가 매우 중요합니다. 청년 각 개인은 불안합니다.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만 사회에서는 소수를 제외하고 다수가 불행할 것입니다. 더구나, 각 개인은 독립되고 개성 넘치는 개별적 존재이지만, 함께 살아야 하는 시민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울타리가 될 때, 좀 더 안전하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민주당은 치열한 경쟁을 만드는 구조적 모순인 입시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동시에, 보수 정치세력과 보수언론이 만드는 비례적 공정과 엘리트주의 담론에 맞서 연대와 협력이라는 보편적 공정과 사회적 연대라는 담론을 청년들에게 끈질기게 설득해야 합니다. 청년들이 비례적 공정뿐만 아니라 보편적 공정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능력 만능주의 가치관을 만드는 제도와 담론에 맞서야 하는 이중의 과제에 놓여있습니다.
3. MZ세대에게 드리는 제안- 우리 90년대 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연대정신.
이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마무리를 제 또래 90년대생 MZ세대에게 드리는 고언입니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제 또래에게 제가 뭘 제안하는 것이 민망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말을 할까.. 그러던 중 고일석 기자님의 페북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고일석 기자님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조국 사태에 반성하는 성명에 대해 댓글을 달았습니다.
다음은 6월 2일자 고일석 기자님 페북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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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
조국 전 장관이나 송영길 대표나 저나 다 같은 세대입니다. 당시 소위 명문대에 다니던 학생들은 81년 졸업정원제 실시로 정원이 두 배로 늘어났는데도 동년배의 5%에 해당했습니다. 그들 이외의 동년배 청년들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시스템에 들어와 이루 말할 수 없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 당시 그들의 문제의식이었습니다.
그런 부채의식과 책임감으로 송영길은 노동현장으로 달려갔고, 조국은 사노맹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이 그런 뜻으로 수 차례 성찰하고 사과하고, 송영길이 집권당 대표로 같은 맥락의 사과를 한 것은, 바로 그들의 청년 시절에 가졌던 문제의식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채 오히려 더 심화됐고, 거기에 본의건 아니건 스스로 한 몫을 했다는 자괴심 때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시스템의 혜택을 누렸고, 누리고 있는 청년이나 기성세대들은 "자신이 누렸거나 누리고 있는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에 대해 부채감이나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까요?
지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어떤 청년 정치인은, 그의 배경이 된 이력의 바탕에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시스템의 도움과 혜택'이 있었고, 그 이면에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을까요?
누구라도 지금 어떤 지위에 올라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배타적이고 과점적인 시스템의 혜택과 도움"없이 그 지위를 누릴 수 있을까요? 조국 전 장관과 민주당에게 죄의식을 가지기를 강요하는 사람들은 혹시 그들도 '아무나 접근하기 어려운 시스템의 도움과 혜택'의 덕으로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그들이 요구하는 만큼 그들도 느끼고, 그래서 그것을 바탕으로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이라는 말이 나오게끔 하는 그 '시스템'을 해체하는 일에 나서준다면, 조 전 장관이나 송영길 대표나, 또 같은 세대인 저도 어떤 욕을 먹고 어떤 비난을 받는다고 해도 충분히 감수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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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고일석 기자님의 일침처럼, 부모님 세대는 청년시절에 같은 또래의 청년노동자들을 위해 함께 싸웠습니다. 1970년 전태일 열사는 평화시장에서 분신자살을 통해 노동현실을 고발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평생소원이 법을 잘아는 대학생 친구를 두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전태일 열사의 희생이후, 수많은 대학생들(부모님세대)이 죄책감과 부채의식때문에 노동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고 노회찬 대표님은 위장취업을 통해 용접공으로 입사했습니다. 그는 또래 청년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함께 싸웠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자식세대인 우리는 대학생, 성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부모찬스, 스펙품앗이에 분노하면서 정작, 그런 제도조차 이용하지 못한 다수의 청년들에게는 관심을 기울리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세대는 또래 청년 노동자들과 함께 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1970년대 수많은 전태일이 있었다면, 2021년에는 수많은 구의역 김군과 김용균, 이선호가 있습니다. 50년이 지났지만 청년노동자들이 겪는 노동환경이 여전히 가혹합니다. 아니 어쩌면 이들의 환경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위험한 일터에서 혼자 일하다 죽은 청년노동자가 작년에만 890명 정도 됩니다.
90년대생 MZ세대분인 여러분. 저는 같은 또래로서, 여러분에게 어려운 길을 제안해드리고 싶습니다. 공정한 경쟁 중요합니다. 능력주의 그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경쟁은 순기능이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사회가 분명 발전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공정한 경쟁이라는 운동장에 서지 못한 다수의 청년들과도 손을 잡읍시다. 청년은 수도권 중심의, 서울 소재 명문대생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는 지방대생, 전문대생,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졸취업 노동자들, 미취업 청년등도 있습니다. 이분들도 우리와 동등한 청년입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이들이 처한 현실에 같이 눈물 흘리고 함께 싸울 때 우리사회는 "사람사는 세상"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MZ세대에게는 서로에게 등대가 되어주는 "사회적 연대"가 절실합니다.
마치 우리 부모님 세대가 전태일열사와 같은 청년노동자의 권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듯이,
우리 세대가 공정한 경쟁 운동장 바깥에 있는 다수의 청년들과도 함께 해주시길것을 정중히 제안합니다.
저는 우리 MZ세대, 90년대생들의 저력을 믿습니다.
구의역 김군 사고가 났을 때, 추모의 포스트잇을 붙이고, 따뜻한 도시락을 추모장소에 갖다놓은 것이 여러분이었습니다.
김용균님 사망사고가 났을 때, 아무런 일면식도 없지만 그 추모집회에 나가 촛불을 든 것이 여러분이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시, 국회 청원 사이트에 10만명 청원동의에 찬성버튼을 누른 것도 청년세대 여러분이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p.s 참고한 기사와 책을 수록합니다.
-고일석 기자님 페이스북 6월 2일자
-시사인, 천관율 기자. [문재인 정부를 흔든 '공정의 역습']
문재인 정부를 흔든 '공정의 역습' (daum.net)
-마이클센델 [공정하다는 착각]
-조너선 하이트 [바른마음]
p.s 2. 다른 커뮤니티나 클리앙, 딴지 등등 다른 곳에 자유롭게 퍼가도 괜찮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글을 읽고 한번 깊게 생각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너무 좋은 내용ᆢ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나경원이 국짐당 대표가 되어야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이준석이 대표가 되어야 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준석 대표 체제의 국짐당은 언론이 그들 편인 이상 만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이준석은 논리라도 있기 때문에 논리 대 논리 싸움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MZ 세대라는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20-30 세대가 신자유주의적인 무한 경쟁 체제를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부 20-30세대가 무한 경쟁을 내세우는 이준석에 동조하는 듯한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현 경제 체제가 절차적 정의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 노직의 논리도 대한민국에 온다면 급진적인 주장이 될 수 있습니다. 노직은 주장하는 교정의 원리, 소유와 이전의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노직이 우리 나라를 본다면, 일제가 남긴 적산과 군사 정부의 지원을 먹고 자란 현 기득권 세력들의 재산을 정당한 소유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주장은 신자유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네. 공감합니다. 근데, 이준석 대표 시켜놓고 구김당 꼰대들이 맨날 꼰대질하고, 쌈박질이나 하고 있을 거 같아요. 내가 어쩌다 구김당 걱정까지 하게되었나 자괴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