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월야환담 낙월야 - 제 4 야 '투영(投影)'-1

[『Libera Me...』]

월야환담 낙월야

 -홍정훈 작가의 월야환담 시리즈 팬픽

제 0 야 'pr-밤의주민':1~2(완)

제 1 야 '만남':1~4(완)

제 2 야 '환청':1~4(완)

제 3 야 'Lunatic Lune':1~4(완)

제 4 야 '투영(投影)':1

글쓴이 : 월광

장르:로맨스 모던 판타지

*본문은 원피스 팬카페 '성지 마리죠아'에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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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너나 나나 똑같아!

난 그 말에 속절없이 슬퍼야 했을텐데

어째서인지 아주 조금..

응.

아주 쬐끔 기뻤습니다.

"이게 말이나 돼?!?"

중년남자는 재떨이로 책상을 쾅쾅치며 소리쳤다.

"빌딩 윗부분이 댕겅 잘려나간게 리모델링을 위해서였다고?

허 참! 그럼 9.11 사태는 건물 확장공사라도 했던건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그래!"

"저기, 그렇게 화내셔도 이미 상부에서는 보고서 작성을 다 끝마쳤습니다.

이번일은 이제 종결이란거죠."

보고를 하던 후배는 난감해하면서도 똑부러지게 보고를 마쳤다.

만년경위인 그였지만, 하늘에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는 경찰생활을 했다고 할수 있었다.

20여년동안 진급도 포기하고 경찰상부인원과 국회의원을 이 취조실에 앉힌게 몇번이던가!

하지만 지금 이 취조실안엔 아무도 없었다.

그게 속 터질것 같단 말이야!

젤리크림도 아니고 빌딩이 두도막 나서 파편덩어리가 8차선을 덥쳤는데,

건물주가 한단소리가 '리모델링을 위해서였다.'란다.

기가막히고 코가막힐 지경인데, 더욱 미치고 팔짝뛰는 일은 상부에서는

'예, 그렇군요.'하고 한점 의심없이 받아들인 것이였다.

그나마 인명피해나 다른 재산피해가 있으면 그걸 구실로 꼬투리를 잡겠는데,

아무리 한밤중이였다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테러와 가까운 일이 터졌는데,

사망자는 고사하고 부상자도 제로.

심지어 부서진 개인차량이나 거리 부속품마저도 그 건물주의 소유라,

'이건 저희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하고 입 싸악 씻고 돌아서니 이쪽에서 더 이상 할말이 없다.

"에잇, 젠장!"

누구하나 멱살잡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지만, 그럴수는 없기에

거칠게 빛바랜 코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사건현장을 다시한번 뒤져서 뭔가 건질만한게 있나 찾아보려는 것이였다.

창문 밖, 난간에 앉아서 안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던 비둘기 한마리가

그가 나가는 것과 동시에 푸드덕 날아올랐다.

"아 거참 미치겠다. 어떻게 2백톤짜리 콘크리트 덩어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데,

이걸 본 사람 하나가 없냐."

몇시간에 걸친 수사가 완벽하게 허탕으로 돌아가버렸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지칠대로 지쳐서 그는 공원벤치에 쓰러지듯 앉았다.

그는 커피캔을 따고 벌컥벌컥 마시고는 빈캔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하지만 멋지게 빗나가고 말았다.

그는 끓는 신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박박 긁고는, 캔을 주워 제대로 쓰레기통에 넣었다.

하늘에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는 경찰.

경범죄에 해당할만한 일은 눈감고도 못한다.

"아니지. 아니지... 머리를 식히고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보자."

이번 일 같은 경우는 '누가'라기보단 '어떻게'라는게 더 의문이였다.

막무가내로 사건의 빌딩으로 쳐들어갔을때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수 없는 것을 발견했다.

손가락 굵기에 철근이 수수깡 부러지듯 끊겨있는 것도 그렇지만,

잘려진 단면에서 굴곡을 발견할수 없단 것이였다.

즉, 단 한번의 공격만으로 싹둑 잘렸다는 것이다!

건물철거의 달인이다 하더라도 300여 제곱미터의 건물을 일격에 두동강 낸다는건 불가능할 터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면 상식을 뭉개버리면 된다.

특촬물을 보며 경찰의 꿈을 키운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상이라는건 생각보다 중요한 수사도구였다.

우주인?

미래인?

혹은 초능력자?

"나도 미쳤나... 초능력자가 뭐냐. 초능력자가..

 초능력자라 하더라도 지가 뭔 원한이 있다고 건물을 자르고 다니겠냐고."

"물론 초능력자는 아니죠."

생각에 너무 깊이 빠져있어서 였을까.

바로 옆에서 들린 듯한 목소리에 그는 깜짝 놀랐다.

머릿속에서 우주인과 초능력자가 한창 싸우고 있던 탓인지, 자연적으로 벨트에 꽂았던 총에 손이 갔다.

하지만 목소리에 주인공은 거기 없었다.

"여깁니다. 여기."

주위를 한참 둘러본 후에야 그는 '그 것'을 발견할수 있었다.

5미터는 될듯한 담벼락과 울창히 자란 침엽수,

커다란 방수포가 널찍하게 걸려있는 그 짙은 그림자 아래, '그 것'이 있었다.

어둠에 가려 겨우겨우 실루엣만 확인가능 했기에 정확한 모습을 볼 수 없다.

그저 앳되지만 굵은 목소리에서 젊은 남성 정도를 추측할 뿐.

"넌 누구냐!?"

"에.. 거참 난간한 질문이네요. 형사이면 좀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시지 그럽니까?"

"야 이 새끼야. 지금 나 말장난할 기분 아니거든? 구체적 질문? 그래, 너 의도가 뭐야?"

"선량한 시민의 목표를 다하는거죠. 범죄를 고발하고 범인을 알려주고.

사회를 깨끗이 만들고 싶습니다."

"지랄하네. 커서 국회의원이라도 해볼려고? 그리고 말하려면 옆에와서 해야지, 멀찍이서 뭔 수작이야?"

"아.. 아쉽게도 제가 갈수는 없네요. 햇빛을 보면 안되서 말이에요. 형사님이 오시죠?"

"가지가지 한다. 응? 왜, 햇빛을 받으면 화끈하게 타오르기라도 하디?"

"빙고."

"...."

"어쨌든 제가 아는건 형사님한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만."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진 내가 판단해. 그러니까 얼른 말해봐. 이번 사건에 대해서 넌 뭘 알지?"

"그 전에."

그림자 속 사내가 움직였다.

아니, 사라졌다?

그가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어디선가 푸드덕 소리가 나고 핏방울이 튀었다!

다시 온 몸이 긴장상태로 돌입하며 당장이라도 권총을 뽑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장례식장에 흩뿌리는 꽃잎처럼 비둘기의 깃털이 흩날렸다.

"아.. 젠장. 단 몇 초 뿐인데도 돌아버릴것 같군."

어둠 속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당황하며 소리쳤다.

"뭐..뭐야?!"

"앞으로 제가 알려드릴 세계에선 이런 일은 숨쉬는 것만큼 당연한 겁니다."

"알아듣기 쉽게 좀 말해봐!"

"일딴 이 비둘기는 그들의 눈이자 귀 입니다. 한마리 족친다고 별 소용은 없겠지만,

당장 우리 대화는 도청되지 않겠죠."

그렇게 말하며 어둠 속, 사내는 형사한테 무언가를 툭 던졌다.

몸통이 절반쯤 후벼파진 비둘기였다.

총탄이라도 맞은 듯 처참한 상처였지만, 총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네가 이렇게 만든거냐?"

"네."

"알려줘! 어떻게 이런게 가능하지? 이 비이상적인 파괴가 이번 사건하고 무슨 관련이 있지?"

"그걸 밝히려면 일딴 제 정체부터 알려드려야 겠네요."

어둠 속 사내가 조금 걸어나왔다.

아직 짙은 그림자 속에 몸을 숨겼지만 아까보단 훨씬 잘보였다.

아니. 보이는건 오직 하나다.

짐승과도 같은 푸른빛을 내는 눈.

"안녕하세요. 흡혈귀입니다."

겹겹이 쌓인 스모그를 뚫고온 달빛은,

황달에 걸린 듯 누렇고 촛점없이 흐려져 있다.

신월이 되기 직전의 달빛은 찐득하게 베어나오는 어둠을 밝히기엔 터무니없이 모자르다.

죽음의 지표가 되는 짐승의 눈빛만이 번뜩일 뿐.

그 것들은 납치해온 노숙자들의 피를 빨며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사회 쓰레기와 브루쥬아가 완벽히 나뉜 사회였지만, 결국 목을 물어뜯고보면 다 똑같은 고깃덩이에 지나지 않는다.

벗겨놓으면 별거없는 놈들이 서로 계급을 나눠 지배를 하다니,

인간은 아주 웃기는 짐승이다.

쓰레기 더미 위, 피의 파티를 내려다보며 그것은 역겨운 미소를 지었다.

마치 신이라도 된것처럼.

아니, 이들한테 난 신이지.

의미상이 아니라 우월한 힘의 차이.

이게 인간과 흡혈귀의 다른점이지.

피의 순도만이 계급을 결정한다.

강한자는 약한자를 잡아먹고, 더욱더 강한자가 되어 지배한다.

이 얼마나 간단한가!

"그래서 대충 간추려보자면 빌어먹을 비스트 자식한테 패거리 반수가 쓸렸다 이거로군?"

"3소대는 아지트에서, 4소대는 출국지점으로 가는 도중 당했습니다.

더불어 1소대의 집행자 둘이 실종됐는데, 이것도 진마사냥꾼과 관련돼있는 듯 싶습니다."

"넌 뭘하고 있었지?"

"전 2소대 통솔을 맡고있지 않았습니까."

"하긴, 그렇군. 확실히 맞는 말이긴 한데. 기분이 꽤나 더러워서 말야."

"자..잠깐! 로드..!"

로드라 불린 자의 팔이 수십여가닥으로 나뉘어졌다.

상황보고를 하던 흡혈귀는 겁에 질린체 뒷걸음질 쳤지만,

이미 수십여개로 나뉜 칼날에 몸통이 조각조각 잘리고 있었다.

피냄새를 맡은 무리가 이미 먹고 있던 시체를 내던지고

갓 죽은 동족한테 게걸스럽게 달려들었다.

단시간내에 VT(Vamplic transrate)를 높이는 방법은 동족을 먹어치우는 것,

흡혈욕구를 참기 힘든 녀석들이라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동족의 몸통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그 장면은 같은 흡혈귀로서도 추악하게 보였다.

하지만 이 무리의 로드-잔(殘)은 웃고 있었다.

어차피 이 녀석들은 자기한테 있어서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방패로 세우고,

잡아먹고,

온갖 잡다한 것을 시킨다.

다른 클랜의 흡혈귀들도 대부분이 자신의 동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잔이 자신의 패거리한테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소중하지 않다'를 넘어서, '적의'에 가깝다.

지금은 어쩔수 없이 데리고 다니긴 하지만,

어젠가 기필코 모두 먹어버리고 마리라.

그런 점에서 패거리가 반이나 쓸려나간 것은 좀 아깝다.

"왜지? 분명히 출국루트는 그 새끼 구역으로부터 2천킬로미터는 떨어져있는 곳인데.

단순히 나 때문에 추적했다고 하기엔 정도가 지나치군. 죽여야 할 이유가 있었나?"

잔은 한참동안 생각하다 피식 웃었다.

웃음은 점점커져 어느세 쩌렁쩌렁 울렸다.

이유라니 우습다!

광기에 휩쓸려 춤추고,

달빛에 홀려 죄를 범한다!

미친새끼한테서 논리를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이 없지!

어쨌든 좋다!

분노는 사랑과 일맥상통한다고 했던가?

사냥꾼의 선전포고가 즐거워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자신을 향해 타오르는 분노에 몸이 달구어져 근질근질하다!

"얼른 와라. 사냥꾼 자식.. 그래야 같이 춤을 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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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야.

사 야.

발음이 참 좋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