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레쉬맨은 지구를 지키고...
캡틴 플레닛은 자연을 지키고...
문롹커씨는 한국 개그계-_-를 지킨다...
그리고...
나는 집을 지킨다. -_-
이렇듯...
언제나 집에 쳐박혀 속세와의 인연을 끊은 나에게도...
고역시뷁!(고난과 역경과 시련과 뷁스러움)이란게 찾아왔으니...
때는 서기 2004년 2월 1일이였다...
현재 미국 촌구석;;에 거주하고 있는 나...
어차피 나가봤자 할 것도 없는지라....
매일 컴퓨터 앞에서 폐인짓을 일삼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은 늘 하던 폐인놀이-_-에서 벗어나
방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스파이더맨 놀이;를 하고 있었다.
한참 한마리의 거미가 되어...
방바닥을 스물스물 기어다니고 있는데...
이 모습을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던 어머님께서 말씀하시길...
[엄마] : 으휴.... 새해가 밝아 온지가 언젠데 너 언제쯤에야 20대다운 인생을 살래? 내 조만간 일자리를 알아보마...
[오백원] : 어머님! 일자리를 구하느니 돗자리 깔고 누워 낮에는 하늘을 떠도는 잠자리를 바라보고 밤에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바라보고, 새벽에는 돗자리 깔고 잘자리를 찾겠소...
[엄마] : .......
[오백원] : 졸라 억지 라임개그 어땠어요? 잇힝 -_-)~
[엄마] : 가소로운 것....
[오백원] : -_-?
[엄마] :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사수자리, 염소자리!!!!!!!
[오백원] : ........이런게 어딨습니까! 라임개그를 하려면 적어도 문장을 만들어야죠!
[엄마] : 아들아... 이건 '라임 단어 개그'란다 ^^
[오백원] : ..........내가 젖소....
[엄마] : 그럼 너도 내일부터 돈좀 벌어.
[오백원] : 어, 어머님!! 그건 절 두번 죽이는 일이에요!!!
[엄마] : 세번죽고 싶니?
[오백원] ....................
얼떨결에 알바를 해야 할 처지에 처하게 된 나...
알바라 해봤자 그저 집안일 좀 도와주면 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경기도에 있는 다섯개의 산이였다.
(경기도 오산이라고-_-a)
다음 날 아침...
그 날도 예외없이 뒹굴뒹굴 방굴러대쉬 스킬을 쓰며
온 세상을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영창피아노-_-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담배도 없네요~~ 달도 쓸쓸 하네요~ ♬
[엄마] : 이런 씨봙새끼야!!!!! 내가 담배피지 말랬지?!!!!!!!!!
[오백원] : 어, 어머님!! 오해십니다!! 이건 '사랑의 시' 라는 노래 가사인.......
퍼퍼퍽!
-_-
다음 날 아침....
뒹굴뒹굴 방굴러대쉬 스킬을 쓰며
온 세상을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영창피아노의 목소리로
건전한-_-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깊은 산속 옹달샘 누구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
-_-
바로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딩동~!"
음.... 누구지?
내가 방바닥에서 일어나는건 일반인이 팔굽혀 펴기 200번 하는것 보다도 더 힘든 일이지만;
혹시라도 누군가 발렌타인데이 초콜렛-_-을 보내준게 하닐까 하는 기대감에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현관문을 향해 느그적느그적 기어갔다
[오백원] : 누구세요?
[성진] : 성진이
[오백원] : 성진이구나. 왠늬리야 이 느준시칸에~
[성진] : .... 지금 낮인데-_-
[오백원] : 무서운 쿰을 끄었그나... ^^
[성진] : -_- 자, 여기 ... 니네 어머니께서 부탁하신 물건이다...
녀석의 품에는
아기가 한마리-_- 안겨져 있었다.
[오백원] : 이런... 내가 조심좀 하랬더니 결국 사고 쳤구먼... 애 엄마는 누구냐?
[성진] : -_- 옆집에 사는 애다. 어여 받어
[오백원] : 어, 어라?? 얘 미국애잖아?? 너 뭐야? 이 자식이 이젠 국제범죄까지!!!
[성진] : .........
[오백원] : 이름은?
[친구] : 미쉘
[오백원] : 미쉘? ㅋㅋㅋ 차라리 몽쉘로 하지 그러냐 몽쉘통통.
[친구] : 난 분명 전해줬다. 나 갈께.
[오백원] : 잘가 ^^
참, 살다보니 별일 다 생기네...
어.......어? 자...잠깐
내가 지금 얘를 왜 안고 있는거지?
-_-
얼떨결에 아기를 안고 집에 들어서니
행복한 표정의 어머님꼐서 반긴다... -_-
[엄마] : 왔구나.
[오백원] : 어머님, 이것이 무엇입니까?
[엄마] : 니 일자리다. 오늘 하루 애나 봐라.
[오백원] : ................
[엄마] : 난 나갈테니까. 애 잘 보고 있어.
............-_-
결국 뜻하지 않게 여자와 단둘이 동거를 하게 된 나......
허허허...
이거 참...
피부도 새하얀게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겼구먼.. -_-
녀석을 방바닥에 눕혀논채
월요일까지 재출해야 되는 에쎄이 때문에 머리카락을 쥐어 뜯고 있었다.
주제 : What is life? (삶이란 무엇인가?)
심오한 주제로다...
그냥...
Life is In Kwon I life~ (인권이 라이프)
라고 쓸라다가... -_-
식용유 13g에 버터와 마가린을 2 티스푼씩 섞어준 졸라 느끼 미사여구들로
글들을 마구마구 포장하고 있었다.
[꼬마] : hey, what are you doing? (뭐해?)
[오백원] : 숙제하고 있단다.
※ 지금부터 미쉘과 저의 대화는 영어지만 영어실력이 딸리는 관계로 직역하겠습니다.-_-
그 말을 시작으로 아이들의 필살기인 '질문공격'이 나올 줄 알았건만...
녀석은 한동안 모니터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예상을 뒤엎고
그냥 바닥에 엎어진다... -_-
흠.... 역시 미국애들은 한국인 특유의 집요함과 끈기가 없단 말이야... -_-
그렇게 한참을 모니터에 버터칠;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오백원] : 헬로우?
[????] : 안녕하세요. 거기 예수님 계세요?
[오백원] : ........-_-
미국도 장난전화가 종종온다...
특이한 점은...
장난 전화 하는놈들이 주로 어른이라는거다.. -_-
[????] : 예수님좀 바꿔주세요.
[오백원] : 예수님은 당신의 마음속에 계십니다.
찰칵
-_-
전화를 끊고 다시 컴퓨터를 향해 돌아섰는데......
녀석이 모니터를 부시고 있었다. -_-
[오백원] : 자, 잠깐!!!!! 그건 삼성 안구보호용 기종번호 FPD1520번 17인치 LCD 모니터란 말이다!!!! 스탑!!!!
미칠듯한 스피드로 녀석을 제지하고-_-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녀석이 심심하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뭔가 놀아줄거 없을까... 라고 고민한지 대략 0.82초만에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
바로 '미국인에게 한국어 가르치기' 였다.
[오백원] : 미쉘아 일루와봐!
[미쉘] : 응?
[오백원] : 한국말 배워볼래?
[미쉘] : 아니
-_-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과 우수성을 자랑하는 한글을 반드시 세계에 알려야만 한다 -_-!
아이들에게 통하는 최고의 무기!
호기심 유발 작전을 사용하기로 한 나는
한국말로 아무거나 생각나는 말을 주절주절 뱉어 내었다.
[오백원] : 미쉘아 사랑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절 아티스트라 불러 주세요.
-_-
역시 예상대로...
졸라 신기한듯 쳐다본다... -_-
후후후, 이제 마무리 기술만 남았군
[오백원] : 왜날뷁!!!!!!! G가리지마!!!!!!!!
[미쉘] : +_+
[오백원] : 어때? 한번 해볼래?
[미쉘] : (끄덕끄덕)
역시...
애들은 단순하다 -_-
괜히 어려운거 부터 가르쳐 줬다간 흥미를 잃을까봐
일단 쉬운거 부터 가르쳐 줘야 했다.
[오백원] : 오빠 해봐.
[미쉘] : 오바?
[오백원] : 노노, 오빠
[미쉘] : 오빠
아하하하하!!!!
내가 지금
미국인 입에서 오빠란 소리를 들었단 말인가! -_ㅠ
아 썅... 변태같다.. -_-
어쨌든 금발녀에게 오빠란 소리를 들은건 크나큰 쾌감이었다... *-_-*
-_-
[오백원] : 그래 바로 그거야! 다시 한번 해봐.
[미쉘] : 오빠!
[오백원] : 아싸 좋구나! 앞으로는 계속 오빠라 부르렴~
[미쉘] : 왜?
" 한국에서는 나이 많은 남자를 오빠라고 부른단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영어로 그걸 설명하려니 복잡해서.. -_-
[오백원] : 그게 진짜 내 이름이야 ^^
[미쉘] : 아 그래. 오빠
훗... 역시 난 잔머리계의 아티스트인가... -_-
오빠 하나로 끝내기엔 못내 아쉬운지라 좀더 상위레벨의 한국어를 가르쳐 보았다.
[오백원] : '사랑해 오빠' 라고 해봐
[미쉘] : 싸랑해 오빠
[오백원] : 우하하하하하하
[미쉘] : 싸랑해가 무슨뜻이야?
[오백원] : 음... Thank you 라는 뜻이야... ^^
-_-
좀 더 고난이도;의 문장을 가르쳐 보았다.
[오백원] : '오늘밤 행복했어 오빠' 해봐
[미쉘] : 오늘밤 복했어 오빠
[오백원] : 다시! 오늘밤엔 행복했어 오빠
[미쉘] : 오늘밤 행복해쎠 오빠
-_-
이딴거 밖에 생각이 안나더라;;
[미쉘] : 근데 이건 무슨뜻이야?
[오백원] : 음........... good bye라는 뜻이야 ^^
-_-
그렇게 녀석과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사랑-_-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벨이 울렸다.
딩동!
[성진] : 데리러 왔다. 얘 좀 놀아줄만 하더냐?
[오백원] : 고맙다!! 니 덕분에 오빠 소리 실컷 들었어 -_ㅠ
마침 그 타이밍에 집에 들어오시는 마이 마덜....
[엄마] : 성진이 왔구나 ^^ 아주머니께 안부 전해드리렴
[성진] : 네. 미쉘아 가자!
[오백원] : 미쉘아 잘가~
[성진] : 미쉘아, 백원이 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
[미쉘] : 사랑해 오빠 ^^
[엄마 & 성진] : -_-
[오백원] : ご_ご;
[엄마] : 이게 뭐냐
[오백원] : 하하하하하핳;;; 한국말을 좀 가르쳐 줬거든 ^^ 얘가 날 너무 좋아하는 모양이네 ^^
그렇게 가식적인 웃음으로
다행이 수습이 됐나 싶었다...
하지만...
[성진] : 근데 오빠는 뭐여? 그것도 가르쳐줬냐?
[오백원] : 음....오빠가 아니라 오바야. 무전기 놀이했거든... ^^ 알았다 오바! 미쉘아 잘가라 오바!
-_-
역시 난 잔머리계의 아티스트다. -_-
그러나....
이 번뜩이던 잔머리도 녀석의 강력한 한방에 무너지고 마는데.....
[미쉘] : 오늘밤 행복했어 오빠^^
-_-
결국 그날 밤...
얼떨결에 맡게된 일자리에서 바로 짤리고;;;
집에서 쫒겨나;;
잘자리 찾아 떠돌다 돗자리 깔고 누워 낮에는 하늘을 떠도는 잠자리를 바라보고 밤에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바라보았다.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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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유머!"
정말 웃기오 배꼽빠지는 유머 이야기 꼭보시오 강츄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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