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카지! / 前照燈 復原記
카이 카지!
좋은 일은 자랑하라 카고
좋지 않은 일은 소문내라 카이
케본다. 카이!
수리(修理)인가 복원(復原)인가?
재작년 9월 말, 출고된지 18년 밖에 안된 나의 애차(愛車=소렌토) 정기검사받으러 갔었어!
매연? 매연저감장치 달았다고 3년간 매연검사 면제라니 가벼운 마음으로 검사장 진입했지,
그런데 불합격 먹었어!
왜? 전조등의 광원이 잡히지 않아서 검사기가 측정을 못하니 부적합처리 할 수 밖에 없노라고, 수리후 접수하지 말고 검사장으로 바로 들어오라고 친절하게 설명 해 주데.
전조등이 문제될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았지, (하기야 여태껏 전구도 한번 안 갈았거던.)
살펴보니 기름때가 끼었는지 변색이 되었는지 황달 끼가 있는데다, 18년이란 긴 세월동안 온갖 먼지에 시달려 표면이 울퉁불퉁, 빛이 마구 흩어지니 광원이 잡히겠는가!
소싯적 자동차에는 전조등이 유리(실드-빔)로 되어 있어서 웬만한 모래에 두들겨 맞아도 흠집하나 생기지 않았는데, 요새 것들은 전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으니!
검사소 한 켠에서 전구 갈아 주는 사장님이 도움말 주시데,
근처 카센터에서 전조등 교환하면 13만원, 부품센터에 가면 8만원에 구입 할 수 있다면서 명함 한 장 내밀며 연락 해보란다. 복원비용은 2만 3천냥이라고,
작업은 단순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사포질만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다.
물을 뿌려가며(물 갈기 작업이다.) 사포 #400, #600, 마지막으로 #1,000으로 마무리한다.
물기 제거하니 뿌옇다. 사포질 흡집에 오히려 더 망가진 거 아닌가? 의심될 정도다.
완전히 건조된 후 스프레이 뿌리니 뿌옇던 것이 마술처럼 맑아진다. 참 기가 막히다.
두 차례 더 도포하고 작업이 끝났다. 핵심은 스프레이 도포제(복원제?)인가보다.
작업하신 사장님은 굳이 수리가 아니고 복원이라고 강조한다. 글쎄! 수리나 복원이나?
* * *
그로부터 2년이 지나고 정기검사 기일이 다가온다.
전조등의 상태는?
황달(黃疸) 끼는 없지만 18년동안 시달린 상흔(傷痕)이 2년 만에 생겼다고 보면 된다.
도포제(지들 말로는 복원제?)가 상당히 연질(軟質)인 모양이다.
심지어 주름이 잡힌 곳이 있는가 하면, 짧지만 미세하게 갈라진 틈도 보인다.
이래가지고서야 검사장에 가는 예의가 아니다,
복원? 비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한 쪽에 3만원이라니, 양 쪽 다하면? 출장비는 별도, 지정장소로 차 몰고 가면 출장비 면제. 2년에 한 번 세차하는 셈 치라고?
/ 나는 시간 여유가 많아, 짬을 내기만 하면 남는 게 시간이잖아!
인터넷으로 거금 일만 칠천냥 주고 ‘헤드라이트 복원제’? 구입했다.
사용설명서는 꽤 상세하게 방법을 얄려준다.
사포질은 물갈기로 하고 #400의 용도는 전에 도포된 복원제의 제거하는 목적으로 #600은 #400의 흠을 완화시키고, #1000은 마무리용이라고,
나는 방법을 달리 해보기로 했어,
연질인 전에 도포된 복원제를 제거하는데 물갈기를 할 필요가 있는가?
#1000 사포만 물갈기 하기로 하고 작업을 시작했지.
목욕탕에서 때밀이하면 국수처럼 때가 밀린다고? 딱 그 모양이다. 때 밀리듯 벗겨지는 것인지 갈려서 나오는 것인지 좌우지간 나의 예측이 맞았다는 생각이다.
사포질의 마지막 #1000사포로 물갈기를 하다 보니 속의 전구도 보일 정도로 투명해졌다.
작업종료? 물기가 마르니 절반은 투명한데 나머지는 뿌옇다.
미세하게 갈려 나온 플라스틱과 전번 복원제의 가루가 되 붙어서 생긴 현상이다.
나에게는 커터 칼날을 끼워 쓰는 스크레이퍼가 있어, 칼날을 뒤집어 끼워서 사용하니 잘 벗겨진다, 문제는 칼 등으로 밀어도 자칫하면 스크래치가 난다는 점이다.
키친타올 몇 겹 싸서 밀고 닦았더니 맑고 투명하게 잘 된 것 같다.
꽤 오래전 장동수가 카톡에 ‘헤드라이트는 치약으로 ~ ’ 라는 글 생각난다.
복원제 도포할 생각은 없어졌다. 현 상태로 검사원에 대한 예의는 지켜진다고 생각한다.
실제 작업시간은 세 시간여 걸렸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헤드라이트 복원제’는 사포 작은 것 석장 사용했을 뿐이다.
혹시 ‘헤드라이트 복원제’ 필요하신 분 연락주면 그저 드립니다.
내가 아는 사람에게는 ‘헤드라이트 복원제’ 사용을 권하지 않겠다.
또한 내가 이 글을 쓰게 될 줄 알았으면 중간 중간 사진이라도 찍어 놓았을 껀데.
2023년 9월 9일 - 담에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