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山) 있음에 나 여기 왔노라!
꽃 피는 오지산골
(거창 월여산 862m)
철쭉군락지에서 바라 본 월여산 3봉 전경
산길을 걷다가,,,
논들가에 피어 난 철쭉꽃
♧ 산 행 일 : 2014년 4월 20일(일) 날씨 : 맑음
♧ 산 행 지 : 경남 거창군 신원면
♧ 산 행 자 : 마눌님과 둘이서
♧ 교 통 편 : 자가승용차
♧ 코 스 : 신기마을 → 정자나무 → 원민마을터 → 칠형제바위 → 삼거리 → 전망바위 → 월여산(정상) → 2봉, 3봉 → 월여산 안녕기원제단(철쭉군락지) → 암봉 → 지리재 → 계곡 → 사방댐 → 신기마을(약 8.3km. 5시간)
[산행개념도]
[산 행 소 개]
(특징·볼거리)
경남 거창군 남쪽 지맥에 우뚝 솟아 있는,해발 8백62m인 월여산은 3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삼봉산으로도 불린다.
이 산은 무학대사가 금계포란형이라 지목하여 유명한 풍수가들이 즐겨 찾곤 했다.
거창의 지형으로 보아 거창지역의 모든 물줄기는 거창읍을 거쳐 남하면에서 합수하여 합천호에 이르지만 월여산이 위치한 신원천만은 그 아래쪽으로 독립되어 흐르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산이 깨끗하면 물 또한 맑다.
거창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이 산은 등산인의 출입이 적어 등산로가 희미하고 그로 인해 길 찾아가는 재미가 오붓한 곳이다.
등산의 가치가 정상으로 오르는 과정을 중시한다면 이 산은 이러한 흐름에 매우 적합한 산이다.
각종 장비와 수준급 기술이 요구되는 암릉등반이나 왕복등반,그리고 종주등반 등 여러 종류의 등반을 즐겨볼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은 신원면 구사리 원만마을에서 시작된다.이 마을은 몇년 전만 해도 16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이었으나 지금은 모두 떠나버려 폐허가 됐다.
차는 원만마을의 앞 동네인 원평 마을까지만 간다.이 마을에 내려 10분 정도 걷다 보면 정면으로 큰 정자나무가 나온다.
바로 옆에는 원만저수지가 있고 둑길을 5백여m 더 걸으면 또다른 정자나무가 보이는데 그 곳이 바로 원만마을이다.
현재는 다 허물어진 돌담만이 길손을 맞아준다.
길은 밤나무밭을 지나 마을 끝 계곡으로 이어진다.계곡은 옥처럼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보기에도 시원하다.
계곡 옆 등산로를 따라 올라도 좋으나 그 길을 버리고 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 물소리 벗삼아 10여분쯤 오르면 와폭과 연속된 암반지대에 닿는다.
이곳은 바위가 미끄러워 특히 조심해야 할 지점. 바위 옆으로 작은 나무들이 절벽과 멋진 조화를 이뤄 밑에서 쳐다보는 계곡미가 절경을 이룬다.
이곳을 지나면 계곡은 두 갈래로 나눠진다.
오른쪽 계곡으로 오르면 얼마 가지 않아 양 능선사이 희미한 소로가 나온다. 길을 계속 오르면 할미산, 월여산, 재안산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에 닿는다.
이 곳은 특히 두릅나무가 많고 고사리 산나물도 지천으로 널려 있어 정신없이 채취하다 보면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른다.
능선에 도착해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가면 웃자란 억새와 잎이 무성한 철쭉군락지가 나오고 곧이어 월여산 제3봉에 닿는다.
온통 바위로 뒤덮인 정상은 조망이 일품이다. 북쪽으로 거창의 진산 감악산(951m)이,동쪽으로 재안산(737m),남쪽으로 철쭉의 명소 황매산(1,018m),서쪽으로 할미산(843m)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멀리 은빛물결을 출렁이는 합천호가 아련하게 보인다.
제3봉을 지나면 곧바로 제2봉.제2봉은 제3봉과 산세가 비슷해 그냥 통과할 수 있다.
곧이어 오르는 제1봉은 그저 평범한 산이다.
정상에는 움푹 팬 흔적이 있다.전망도 제3봉과 비슷하다.
옛날에 기우제를 지냈던 제1봉을 내려서면 바로 하산길.길은 서북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이 능선길은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솔밭사이 걷는 맛이 일품이다.
은은한 솔향과 자연의 신선한 바람.사람 흔적도 거의 없어 초등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자료 : 한국의 산하)
[산행이야기]
꽃 피는 산골~!!
나의 고향을 찾았다가 인근에 있는 월여산을 생각하고 마눌님과 함께 찾아 나선다.
월여산은 6.25동란시 1951년 우리 국군에 의해 거창 대학살사건이 자행되었던 신원면에 위치한 산이다
이 마을은 산 중턱에 자리를 잡아 터전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산기슭을 깎아 만든 전답들이라 경리정리를 하지 못하고 옛 모습 그대로 다락논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산골 중에서도 오지라 마을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공기와 자연이 풍겨 주는 신선함이 남 다르게 느껴진다.
산촌 생태마을 입구에 표지된 월여산 등산안내도
신기마을입구 주차장
이곳 신기마을 주차장에서 정자나무 - 원민마을터를 거쳐 정상까지 오르는 거리가 3.6Km
마을길을 이용 정자나무가 있는 곳으로 들머리를 삼아 오른다
시멘트 포장이 된 농로길을 따라서
산사태로 정비된 계곡
옛 원전마을 사람들이 오고가면서 쉬어 가던 정자나무가 세월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농로길에 피어 난 하얀 싸리꽃이 반갑게 우리 부부를 방긴다
이어지는 농로길은 구 원전마을터까지 이어진다
원전마을터다
16가구 살고 있었다는 폐허가 된 산골 원전마을터다
이 곳에서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계곡을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초입부터 아름다운 모습으로 산님들을 맞아준다
산행길은 초입부터 가파르게 시작된다
비탈길은 이리저리 들어 나 있는 소나무뿌리를 계단 삼아 밟고 올라선다
가쁜 숨을 내 쉬면서도 숲속에서 간간이 들어 내어 보이는 봄꽃들과 마주하며
위안을 삼으며 오르고 또 오른다
이 곳은 등로길을 따라 산기슭에는 철쭉꽃들이 벌써부터 화사한 모습들을 들어내어 보였다
산길을 오르다가
앞다투어 피어나는 고운 빛 고운 자태에
발길을 멈추게 하고 마음마져 빼앗아 간다
바위틈에도 뿌리를 박고
아름다운 색을 띄우는 강인한 생명력도 엿 보고
산능선을 오르면
솔바람 솔솔 타고
풍겨 오는 솔향기에 취하듯
스치는 시원스런 바람의 느낌만 있을 뿐!
오가는 이 없는 오솔길 같은 등로길를
이어가는 기분이야말로 산행의 즐거움을 더 해 준다
인적 드문 산길에
보는 이는 없어도
아름답게 치장한 그들의 모습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산 유 화
詩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칠형제바위
칠형제바위 앞에 묘 1기가 자리하고 있다
한산하기 그지 없는 산행길이지만
이 오지까지 다녀 간 산악회들의 흔적들이
등로길 소나무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바위를 올라서고
산능선에 서면
시원스런 봄바람과 함께 뚝 터여진 조망이 일품이다
완화삼(玩花衫)
詩... 조지훈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신기바을 일대
무학대사가 금계포란형이라 지목한 월여산의 전경
거창사건 추묘공원과 갈림길 삼거리 표지목
한적한 솔밭
그 소나무 등로길에서 만나는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폐부 깊숙히 담아 본다
그야말로
솔 솔 부는 봄바람이요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이라고,,,
동요의 한 가사들을 생각하게 한다
산위에서
詩 이해인
그 누구를 용서 할 수 없는 마음이 들때
그 마음을 묻으려고 산에 오른다
산의 참 이야기는 산 만이 알고
나의 참 이야기는 나 만이 아는 것
세상에 사는 동안 다는 말 못할 일들을
사람은 저 마다의 가슴 속에 품고 산다
그 누구도 추측만으로 그 진실을 밝혀 낼 수 없다
꼭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 어려워 산에 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튼튼해 진 그의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다
좀 더 참을성을 키우라고 내 어깨를 두드린다
두번째 전망대 바위에 올라서
갈급한 심신의 호흡을
정화시킨다
잘 설치된 목계단을 올라서면
툭 터여 보여지는 조망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느껴진게 한다
마주하는 거창 감악산을 조망해 본다
월여산 2봉과 3봉의 전경
월여산이 품어 안고 있는
금계포란형이라는 가운데 암봉의 형상
정상을 이어가는 능선에
언제나 보아도 정겨운 진달래꽃이
동심을 부추기는 듯
아련한 추억을 상기케 한다
정상에서
달이 남아 있다는 산
월여산(月餘山) 정상석
그대 山 있음에
나 여기 왔노라!
작은 정상석 뒷면에
적혀 있는 한 구절 글귀의 의미가
마음에 와 닿게 한다
마눌님과 함께 인증샷
등로길에 오가던 산님이 쌓아 놓은
작은 돌탑
정상 주변에 남아 있는
아기 진달래
2봉으로 올라서는
암석
2봉에서
2봉에서 조망해 본 감악산
2봉에서 내려다 본 신원마을 산자락이
봄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2봉에서 건너다 본 3봉의 모습
3봉 뒤로 합천호의 모습
3봉에서 올려다 본 2봉의 모습
합천호
3봉에서 바라 본 황매산의 주능선의 모습
내려서야 할 철쭉꽃군락지
철쭉군락지로 내려서는 길목에서
갓 꽃망울을 터트리는 철쭉꽃이
개화를 시작하고 있다
개 화(開花)
詩 이호우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빛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꽃밭에 서면
- 詩 이해인 님 -
꽃밭에 서면 큰 소리로 꽈리를 불고 싶다
피리를 불 듯
순결한 마음으로
꽈리 속의 잘디잔 씨알처럼
내 가슴에 가득 찬 근심 걱정
후련히 쏟아 내며
꽈리를 불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동그란 마음으로
꽃밭에 서면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는 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고 싶다
남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받고 싶다
철쭉군락지(월여산 안녕기원제단) 앞에서 3봉을 올려다 보고 촬영
갈림길(사거리 이정목)
지리재방향으로
등로길을 이어가다가 다시 3봉을 올려다 보고
개화을 시작하는 철쭉꽃들의 모습이 분산해 보인다
아직은 때 이른 듯 일주만 있으며
이 곳은 철쭉꽃들로 만발하리라
꽃
- 詩 김춘수 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낙 화(落花)
詩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신기마을방향을 내려다보며
등로길을 이어간다
오가는 산님도 하나 없는 한적한 산행길이
여유롭다
이 곳에서 하산길을 선택한다
3.5Km표지목 방향으로
봄을 질주하는 생명력은
여름을 향해 거침 없는 나래를 펼치고 있다
숲속에서 만나는
여린 잎을 피워내고 있는 두릅나무
지리재 갈림길
이 곳에서 재안산으로 행보를 하려다가
신기마을로 하산을 한다
언제가 폭우로 산사태가 난 흔적이 남아 있고
2009년도에 사방댐을 착공했단다
사방댐을 벗어나
봄소풍 같았던 행복한 시간속에서
아름다운 산행을 마친다
들꽃에게
- 시. 서정윤 님 -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보리피리
- 詩 한하운님 -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癏)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 ㄹ 닐리리.
산을 나서며
뒤 돌아 본
깊고 깊은 첩첩산중 산골에는
아름다운 산새소리와
바람의 노랫소리가
들려 있었고
향기로운 봄의 여신들은
월여산(月餘山) 산자락에 모여
향연들을 피워내며
소담(笑談)한 산골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