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호] 바다2집-Bada Boom? 애매모호함의 극치 (04.10.08 16:03) | 목록 |
바다 2집에 대한 평은 극명하게 갈려있다.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자신의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색깔만을 잘 만들어 가고 있다는 부류로 나눠 볼 수 있다. 바다가 둘러 쌓여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대중들이 원하는 바다의 색깔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S.E.S. 시절에 바다에게 기대되는 것은 고음처리 외에 사실 두드러지는 것이 없었다. 그에 맞게 그녀는 거의 모든 노래마다 쉴새 없이 고음을 질러댔고(-_-) 나머지 부분은 슈와 유진이 커버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커버해주었다. 비록 S.E.S. 시절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음만 질러대는 모습만 기억했을지라도 사실 바다는 상당히 많은 장르에 집적대고 있었으며 그 안에서 다양한 창법을 보여주었고 고음 뿐만 아니라 중저음의 목소리도 상당히 몽환적이면서도 분위기 있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 모르게 인식을 시켜왔다. 문제는 그룹에서 솔로로 전환하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바다에 대한 이미지가 사람에 따라 너무나도 판이하게 달랐다는데 있다. 어떤이는 텔미나 비가 같은 풍의 발라드를 불러주길 원했고, 혹은 감싸안으며 같은 R&B 댄스, 어떤이는 그냥 우우우하고 떨면 다되는 R&B를 원했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Tiny little things나 Be Natural에서 보여줬던 이미지를 원했던 사람도 잇고 사랑이라는 이름의 용기 같은 노래를 불러주길 원했던 사람도 있다. 각자 자기한테 각인되어 있는 가장 최상의 바다의 목소리를 불러주길 원했고 같이 바다를 기다리면서도 팬들 조차 서로 동상이몽을 꾸고 있던 것이 바다 1집에 대한 기대였다.(한 마디로 할줄아는게 너무 많은 그녀였다-_-;) 그런데 누가 바다가 MUSIC 같은 댄스곡을 들고 나왔줄 알았겠는가? 사실 바다는 S.E.S. 시절부터 매 앨범마다 율동 아닌 댄스를 해가며 왔었고 국내에서 라이브를 하며 댄스를 할 수 있는 (보아와 바다 이외에 또 누가 있던가?) 몇 안되는 가수 중에 하나였다. 바다의 뮤직은 사실 가장 앞서갔고 가장 빼어났던 댄스곡중에 하나지만 (바다의 뮤직은 다른 가수들 보다 6개월 이상 앞서나간 곡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원코드...많은 가수들이 트렌드를 쫓고 있지만 사실 뮤직만큼 빼어나고 깔끔한 곡은 찾기 힘들다.) 국내에서 갖는 댄스의 이미지, 그리고 바다의 성형과 그녀의 컨셉이였던 섹시가 동시에 그녀의 빼어남을 짓밟으면서 14만장이나 팔고도 바다는 실패했다라는 소리를 들을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다가 1집이 좀 부진했다고 여겨지는 이유를 추가하자면 일부 대중들 사이에서는 이미 아이돌 이미지를 벗기 시작한 바다지만 음악을 좀 듣는다는 계층(한국 대중가요가 아닌 팝이나, 락, 힙합, R&B 가수의 노래를 듣는 이들)한테는 여전히 바다는 아이돌의 이미지가 강하며 현재 가요에 관심없는 많은 대중조차 바다하면 그저 S.E.S. 시절에 너를 사랑해나 부르는 가수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었다. 결국 당시 대중의 취향과는 좀 빗겨서고 앞선 귀를 가진 사람들한테는 그저 아이돌 가수의 앨범일뿐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던 까닭에 바다의 1집은 대중음악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사람과 팬, 그리고 바다에 대한 인식이 바꼈던 몇몇 사람 외에는 상당히 관심없는 앨범이 되었고 혹독한 평을 받았다. 물론 그녀의 앨범이 완전히 대중에서 멀어졌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대중에 영합했던 앨범도 아닌 어중띤 성격을 지녔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조성되었던 것은 어쩔 수 없다. 프롤로그, 새로운 날에, 뮤직등 빼어난 곡도 많았지만 노을 같이 세련되려다 전개가 촌스러워 이상해진 곡도 있었고 대중을 의식해 한번 고음을 질러준 발라드도 있었다. 또한 뮤직이 조금 삐긋하는 면모를 보이자 대중을 의식해 Somehow, Somewhere는 브릿지 부분에서 의례있는 고음을 추가하고 애드립을 많이 넣게 해서 대중을 배려(?)하기도 했었다.
단지 6개월을 앞서나갈 뿐이었는데도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바다, 그나마 대중을 배려했기에 바다 2집에 대한 기대는 다시 대중을 위한 노래를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조성하게 했고 그랬기 때문에 바다가 들고 나온 2집 앨범은 대중의 뒤통수를 한번 더 후려갈길 수 밖에 없었다(-_-; 표현이 과격한가;;) 그나마 1집 때는 대중과 영합하는 부분이라도 있었지만 바다가 7곡이나 작곡한 이번 앨범은 완전히 바다가 하고 싶은 음악만 골라서 해놓은 앨범이 되버렸다. 솔직히 말해 한국 대중음악외엔 거의 안듣는 필자가 처음에 이 앨범에 적응하기 까지는 꽤 시일이 걸렸고 아직도 과연 이 앨범이 괜찮은 앨범인가 하고 가끔씩 의문을 띄울 때가 있다. 사실 필자는 바다 1집조차 리뷰를 제대로 할 자신이 없어서 은근슬쩍 2집때 두고보겠다는 식으로 미루어 놓고 말았는데 완전히 한국 대중에게 먹히기 힘든 노래로 나온 바다를 과연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한국 일반대중이 기대하는 바다로 기준을 잡고 평가를 내리면 이 앨범은 지나치게 앞서갔고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앨범이 되지만 순전히 음악적인 면모로 놓고 평가를 내리면 편곡도 깔끔한 뿐더러 군더더기를 찾아보긴 힘든 완성도 높은 앨범이 된다. 결국 어느 선을 놓고 리뷰를 할 것인가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본 결과 필자는 회색분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_-; 바다 2집은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재량 껏 펼쳐 놓았다. 특히 일본 작곡가들이 준 곡보다 바다가 작곡한 곡에서 훨씬 두드러지게 그 Force가 느껴지는 바이다. 그나마 일본 작곡가들이 준 곡은 앞서 나가 있으면서도 어느정도 대중에게 다가설수 있는 면모가 있지만(해피 페이스, 오로라, 인투 유 등등) 바다가 작곡한 곡들은 연예계 뒷다마 임진님 말씀처럼 그 흔한 뽕끼조차(물론 일본작곡가들이 준곡에 뽕끼가 있을리는 만무하다) 배제한채 본토의 음악들을 수용하고 있다. 한국의 아이돌이나, 좀 역량있다고 인정되는 가수들은 변화를 두려워 한다. 일반 대중에게 보이기는 참 많은 변화를 한 것같지만 알고보면 그 속에 다 뽕끼가 숨어 들어 있으며 아예 대놓고 변화 없이 뽕끼가 눈에 선한 가수도 있다.(그래서 이수영의 경우 라라라 이후 필자에겐 다 그저그런 노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대중들은 알게 모르게 뽕끼에 심취되어 있고 뽕끼 섞인 음악을 좋아한다. 그 예를 들자면 거의 죽어가고 있는 트롯이 아직도 곳곳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장면에서 목격된다. 90년대 중후반에 영턱스의 정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까닭, 사랑은 아무나 하나와 네 박자 방실이의 뭐야뭐야 요새 뜨고 있는 장윤정의 어머나가 완전한 트롯임에도 불구하고 10대 20대에게 어필할 수있는 저변의 힘. 베이비복스가 우연을 뽕짝 풍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보다 더 인기있었던 이유. 전부 일반 대중 머릿속에 잠재되었 있는 뽕풍에 대한 그리움이라 할 수 있겠다.-_-; 그래서 보아든 이효리든 앞서가는 음악을 들여오긴 하지만 그들이 가져온 앞서나가는 트렌드라는 것은 지금 일반 한국 대중에게 먹힐수 있도록 상당히 변형시킨 변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다의 경우는 다르다. 변형은 한국대중을 어느정도 배려해(뽕풍 배려가 아니라..) 시키긴 시켰지만 본토나 일본에서도 먹힐수 있을 세련됨이 묻어나 있다.
한국의 대중들이 여태까지 들어왔던 노래는 본토의 그것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이미 익숙하도록 만든것은 한국 가요계의 불찰이지 결코 대중들의 무지함 때문 만이라고는 볼 수 없다. 게다가 국내음반도 잘 안사는 이 때 해외 가요까지 들어가며 수준을 높여라 하는 것은 실질적인 면모로 봤을 때 대중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닌가?
게다가 대중은 자신이 원하는 노래(설령 그게 뽕풍일지라도)를 듣고 만족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지 꼭 더 높은 수준의 음악을 듣고 더 배워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또한 뽕풍이 꼭 저급한 문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 명절날이 되면 외국인들이 노래를 부르는 프로가 있기 마련이다. 그곳에서 백인이든 흑인이든 동남아 계열이든 주로 부르는 노래는 뽕짝이다. 또한 해외에서도 뽕짝이 잘 통하는 경우를 TV에서 보기도 한다. 과연 뽕풍이 본토의 세련됨에 비해 덜 세련 되었다 해서 그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든다.
어찌보면 문화의 주체적 수용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뽕짝이 설령 본래 진정한 우리의 음악이 아니라 할지라도 한때 수십년간 국민에게 통하던 대중음악이었고 그렇게 된 까닭에는 분명 우리의 정서와 맞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 미묘한 정서가 있기에 아직도 우리나라 대중가수들이 뽕풍이 가미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어쩌면 새로운 문화의 창조라고 말할수도 있기 때문에 단지 뽕풍이 들어갔다고 해서 수준 낮다고 말하는 것은 어찌보면 일반 대중의 정서를 무시한 문화 사대주의적 태도라고 꼬집을 수도 있다.
체육시간이다. 농구 연습을 시키는데 아직 자유투도 제대로 못 넣는 학생들에게 선생이 온갖 개인기를 부리며 마치 지가 NBA선수인양 막 뛰어다닌다고 생각해보자. 학생들이 과연 제대로 배울 마음이 생기겠는가? 아마 배우기도 전에 포기부터 해버릴것이다.
바다의 상황이 딱 그렇다. 혼자 너무 앞서나갔다. 1집에서 대중을 배려하긴 했지만 1집또한 대중에게는 버거운 노래들로 가득했었고 2집에서는 아예 대중을 배려한 흔적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
바다가 곡을 읽어내고 앞서나가는 곡들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분명 뛰어나지만 바다는 한국 대중가수이다. 스타가 되고 싶든 말든 간에 한국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사는 가수란 말이다. 그럼 좀더 템포를 늦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적어도 2집에서 1집에서 약간 발전된 모습을 보였더라면, 뮤직을 능가할만한 그런 댄스곡, 원코드를 들고 나왔더라면 좀 더 대중이 바다의 음악세계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바다가 제2의 이상은, 김완선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상관 없다. 바다는 이번 2집을 통해 확실히 다른 일반 한국대중가수들은 발꿈치 조차 따라올수 없는 그러한 경지에 이미 이르렀다.
지금에는 자기 스타일을 못찾느니 어쩌니 하는 헛소리를 들을지 몰라도 나중에 가면 아 바다의 음악이 몇년전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세련되어 있구나 하는 소리를 들을런지 모른다.
그런데 그게 소용이 있는 일인가? 여기에 대해선 필자도 확고한 답을 내릴수 없다. 죽은 정승보다 산 호랑이가 낫다고 어쩌면 지금 대중에게 사랑받고 점차 한국가요계의 수준을 높여가는 것이 그녀가 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러면에서 그녀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일본이나 유럽 혹은 미국 시장에 한번 진출 하는 것도 좋지 않냐는 것이다. 물론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한국 가수라는 것이 아직도 그 쪽 시장에선 생소한 형태로 받아들여질테니. 하지만 정말 운이 좋아서 그곳에 대박이 난다면 한국 대중도 그녀의 음악을 인정할테고 그러면 보아처럼 일약 NO.1의 스타로 발돋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한국 가요계에도 갑자기 앞 선 본토의 음악이 들어오게 될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바다 3집이 벌써부터 참 기다려진다. 2집이 완벽하게 부진한 가운데 과연 여기서 몇걸음을 더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좀 더 대중에게 돌아설 것인가? 어쩜 현재의 음악을 고집할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여기서 몇걸음은 더 나아가야 그녀의 직성이 풀리겠지 하고 체념해 버리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인가 보다. |
|
첫댓글 제 싸이 페이퍼에서 작성해 와서 퍼왔습니다;-_-;
호오-_- 트리플에 올렸더니 반응이 장난아니게 냉혹하네요^^ 이게 그렇게 찬양일색글인가요-_-;; 전 그런의도에서 쓴게 전혀아닌데-_- 표현이 잘못된건지...받아들이시는 분들이 편견만 갖고 보는건지 도통 모르겠군요~ 최대한 씹어주세요~ 그래야 저도 잘알지요 ㅋㅋ
트플에 이 제목과 그 옆에 코멘트 수를 보고는 클릭하기가 무서워져서 결국 하지 않았습니다 -_- 하지만 상당 부분 공감해요. 역시 팬이란 게 여지없이 드러날 만큼 애정어린 시선이 가득하긴 하지만, 팬이란 걸 감안하면 충분히 봐줄 수 있을 듯도 한데, 현재 트플의 분위기상 아마도 반응이 죽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_-
아주 약간은;; 과찬이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이번 앨범에 실린 자작곡들도 깔끔하고 좋지만 분명 개선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체적으로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 역시도 정신차리지 못할 만큼 팬이라 객관적이라고는 하기 힘들겠군요.
ㅡ.ㅡ 흠;;;....생각해보니 원코드는 이효리와 휘성이 시기상으로 앞섰군요..맞죠? 아닌가...살짝 가물가물 하네요...거의 비슷하게 컴백햇었던가 ?
이효리와 휘성이 앞섰죠. 휘성이 아마 6월쯤인가였고 이효리는 7~8월인가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근데 전 이제 바다 씨는 님의 말씀대로 호오가 극명하게 갈리는 스타일의 사람이란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트리플 크라운 홈페이지가 어디죠??;; 저번에 한번 들어가봤는데 주소를 기억못해서요;;
아, 휘성이 한 명더 있었구나. 어쩐지 바다씨 보다 원코드가 앞선 사람들이 셋인데 다 생각이 안 나서 둘이라고 얼버부렸던 적이...^^; 저 레터님 트플에서 글 봤어요. 아니 거기 사람들 그렇게 안 봤는데, 왜 그렇게 요점을 이해 못한데요. 쓰잘데기 없는 걸로 물고 늘어지긴...;
저도 CD듣고 첨에 참 난해했다는;;바다가 원하는 음악이 이건가.. 그럼 우린 여기에 맞춰야하는건가...팬으로서는 계속들으려고하니깐 정말 지금은 만족한 앨범이 되있지만 대중들은 계속 기다리고 있지 않은데;;;바다여 대중에게 흔들리지말고그렇다고 너무 대중을 버리지마요;;;
집적대고 있었으며 -_- 이표현좀 그렇다.